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한강 지음 / 창비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이번주 독서모임 책이다 . 내가 이책을 선정했을때 우리 회원중 누군가는 " 왜 이런 우울한 책을 읽어 ? 좀 즐거운 책 읽으면 안돼 ? 광주 이야기 다들 알지 않아 ? "라고 했다.

그 회원은 말은 안했지만 , 지겹다라는 말도 내포되어 있지 않았을까 ? 싶다 . 아니면 그 처참함을 어느 정도 알기에 이야기를 맞딱드리는게 두려워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랬다. 이책이 나왔을 당시에 ,나도 또 광주야 !! 라면서 안 읽었다 .

1980년 5월 18일을 잊고 싶었다. 국가가 시민에게 저질렀던 만행, 잊고 싶은 잔인하고 부끄러운 역사 .

살인자 전두환은 살아서 골프도 치고 여행도 가고 , 개같은 자서전도 내는 것을 잊을 만하며 대중 채널들이 알려주는 현실에서 , 그 당시의 만행을 겪어야 했던 광주시민들의 울분을 내가 과연 이해하고 있었던 것인가 하는 죄책감이 든다.

하지만 한강이 이야기하는 광주, 그 뻔한 이야기를 그가 지닌 문장과 서사로 절묘하게 이끌어가는 매력을 그리고 그 역사의 한가운데를 뚫고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똑같은 이야기, 역사 , 특히 우리가 잊고 싶은 치욕적이고 절망적인 역사를 되풀이해서 이야기해야 하는 당위성을 한강이라는 작가는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다.

시작과 끝과 다나온 역사적 사실, 그리고 대중이 모두 다알고 있는 이야기를 소설로 만드는 것부터가 작가에게는 그리 쉽지 않은 작업이고 또한 그것을 읽는 대중들 또한 선뜻 집어들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것은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이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추천사 중에서 .

 

실화 속에 담긴 참혹한 참상, 고문 , 학대와 폭력등이 담담하면서 각자의 시각속에서 그려진 이야기 구조 , 그리고 광주민주항쟁을 지나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 그리고 아들,딸 ,남편,아내를 잃어버린 자들의 슬픔이 처연하게 그려져 있었다. 단어하나, 문장하나가 아프고 아파서 , 울면서 소리내어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시위항쟁에서 손을 놓친 동무를 찾아 나선중 학생 동호, 그가 죽고 난뒤 세월의 죽음 속에서 매일 아들을 그리워하는 동호어머니의 담담한 절규 속에서 인간의 존재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과 고뇌가 생긴다 .

 

네 중학교 학생증에서 사진만 오려갖고 지갑속에 넣어놨다이.

 

낮이나 밤이나 텅 빈 집이지마는 아무도 찾아올 일 없는 새벽에.

 

하얀 습자지로 여러번 접어 싸놓은 네 얼굴을 펼쳐본다이.

 

아무도 엿들을 사람이 없지마는 가만가만 부른다이 .

 

...........동호야

 

192페이지 중에서 .

 

 

 

정리되지 않은 역사는 언제나 되풀이 될수 있음을, 수만번 말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나 ? 우선 그 사실을 알려고 하는 노력과 나의 역사가 아니라서 무심히 지나치려는 비겁함을 없애야 함을 ..

그래서 이 책을 더이상 어떤 소감도 불필요함을 그리고 내 짧은 어휘력과 표현으로 부족하여 , 한강이 만든 한강을 뛰어넘은 소설 광주 이야기를 읽어봐야 안다 . 세월호도 ,용산참사도 우리가 제대로 읽지 않은 역사들속에서 또다른 광주가 반복되고 있음을 ...

 

 

잊지 않고 있습니다. 내가 날마다 만나는 모든 이들이 인간이란 것을.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선생도 인간입니다. 그리고 나역시 인간입니다.

 

흙탕물 처럼 시간이 나를 쓸어가길 기다립니다. 내가 밤낮없이 짊어지고 있는 더러운 죽음의 기억이, 진짜 죽음을 만

 

나 깨끗이 나를 놓아주기를 기다립니다.

 

나는 싸우고 있습니다.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

 

살아남았다는 , 아직도 살아 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웁니다.

 

오직 죽음만이 그 사실로부터 앞당겨 벗어날 유일한 길이란 생각과 싸웁니다.

 

선생은,

 

나와 같은 인간인 선생은 어떤 대답을 나에게 해줄 수 있습니까 ?

 

135페이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07-07 0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