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은 A도 아니고 B도 아닌 이 경계를 문지방 영역이라고 표현했다. 아이가 크리스마스 양말 속에 손을 넣는 순간부계들이-터 양말 속 선물을 만지게 되는 순간까지. 먹장구름이 우리 머리맡에 잔뜩 운집해 있는 순간에서부터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져내리는 순간까지. 당신이 나에게 오기로 한 그날로부터 당신이나에게 도착하게 되는 순간까지. 이 사이들. 이 짧은 시간 안에는 설렘과 긴장과 예감과 떨림이 농축돼 있다. 짧은 순간이지만없이 길고 긴 체험의 시간이다. 한 세계와 또 한 세계의 문지방위에서, 기대에 대한 희망과 절망의 교차점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가장 농밀하게 흔들리는 시간을 산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화학적으로 성숙한다.
성숙에 대해 한 시인이 이렇게 말했다 .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함민복 꽃에서 - P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