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도키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9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문승준 옮김 / 비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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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줌마라는 기억이 있을 뿐 정신적으로는 완전한 남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이런 귀찮은 일은 지긋지긋하다는 것이 그때 느낀 솔직한 감상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상당히 충격적인 사실을 전달받은 직후였지만 다쿠미는 고등학교 입시도 문제없이 통과했다. 고등학교에서는 야구부에 들어갔다. 부모님의 고백을 듣기 전에도 들은 후에도딱히 변한 것은 없는 듯했다. 양아버지는 택시 운전을 하며 늦게까지 일했고 양어머니는 다쿠미를 위해서 영양가 있는 식사를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변화는 확실하게 다쿠미를 찾아왔다. 사슬처럼 단단히 연결되어 있던 가족의 마음이 서서히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 P77

"뭐를?"
"자신들이 잃어버린 것을, 앞으로 십여 년 동안 모두가 소중한 걸잃게 돼. 그중에는 아까 형이 말한 인정이라는 것도 포함되지."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는데, 그런 일이 있을 리가 없잖아. 일본은더욱 커질 거야. 그 흐름에 제때 올라타는 자가 승자가 되는 거다."
다쿠미는 얼굴 앞에서 주먹을 쥐어 보였다. 도키오는 작게 숨을내쉬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P154

까지.
"아직도 기세등등하시군." 이시하라가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편이 좋아. 그게 형씨를 위한 일이거든. 아무것도 모르는인간이 결국 오래 사는 법이야. 이 세상은 바보가 제일 강하지."
다쿠미는 파이프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장신 남자가 재빨리 앞을 가로막았다. - P337

"좋아하는 사람이 살아 있다고 확신할 수 있으면, 죽음 직전까지도 꿈을 꿀 수 있다는 말이라고, 당신 아버지에게 어머니는 미래였어. 인간은 어떤 때라도 미래를 느낄 수 있어. 아무리 짧은 인생이어도, 설령 한순간이라 해도 살아 있다는 실감만 있으면 미래는 있어.
잘 들어. 내일만이 미래가 아냐. 그건 마음속에 있어. 그것만 있으면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어. 그걸 알았기에 당신 어머니는 당신을 낳은 거야. 그런데 당신은 뭐야. 불평만 하고, 스스로 무엇 하나 쟁취하려 하지도 않아. 당신이 미래를 느끼지 못하는 건 누구의 탓도 아냐.
당신 탓이야. 당신이 바보라서." - P396

아. 그사이 네 고생은 말할 것도 없고, 어머니를 원망해도 이상할 게없어. 그런데 너는 지금 그 어머니와 사이좋게 장사를 하고 있잖아.
어떤 식으로 용서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서."
찔린 듯했다.
"네 어머니는 아버지를 죽게 해서 상해치사죄로 감옥에 들어갔잖
"아, 그거." 눈을 내리깐 다케미는 멋쩍은 듯했다. "용서고 자시고할 것도 없어. 부모자식 관계에서는 도망칠 수 없으니까. 상대가 미안해하는 걸 알았다면 더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데, 안 그래?" - P427

"당신 탓이 아녜요." 그가 말했다.
그 순간, 스미코의 속눈썹이 움찔거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만히 그녀를 응시했지만 눈은 감긴 채 움직이지 않았다.
다쿠미가 침을 삼키고 숨을 깊이 들이켰다.
"당신 탓이 아니에요." 다시 한 번 말했다. "여러 일이 있었지만, 당신 탓이 아니에요. 내 인생이니,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에요. 더는 당신 탓으로 돌리지 않겠어. 그 말이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하나 더.
나를 낳아줘서 감사해요. 고맙습니다."
다쿠미가 양손을 바닥에 대고 고개를 숙였다. - P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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