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이 바뀌는대학 신입생들은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자신의 삶이터닝 포인트로 여긴다. 부모의 속박에서 벗어나 미지의 세계향하는 첫걸음 단계니까. 그런 만큼 다들 설렘 반, 불안감 on심정일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신입생들 중 한 명으로, 앞으로도 그런 보통학생으로 지내게 될 터였다. 왜냐하면 지금껏 평범하기 이를 데없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렇다. 누가 내 특징을 묻는다면 평범하다는 점입니다‘라고대답할 것이다. 사실 오리엔테이션에서 이렇게 자기소개를 했더니같은 조 여학생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평범한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평범한 성적으로 대학에 합격했다. 내 인생은 그야말로 평균값이다. 0에서 10까지의 범위가있다고 한다면 나는 언제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5를 가리킨다. 일본식 카레를 먹을 때도 늘 ‘보통 맛‘을 선택한다. 너무 좋은것, 너무 나쁜 것, 너무 빠른 것, 너무 느린 것, 너무 강한 것, 너무약한 것 등은 모두 나와 인연이 없다. ‘너무‘라는 단어를 써서 나를 나타낼 수 있는 말은 오로지 ‘너무 평범하다 뿐일 것이다. 비록 이런 성격이 재미없는 건 사실이지만, 내 특성에서 평범함은 절대 바꿀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22페이지
염소 머리가 나를 보며 교활한 미소를 짓고 있다. 나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멈춰 서고 말았다. 이 신비한 도안때문이 아니라 그 위에 놓여 있는 물체 때문이었다. 오각성 한가운데 시커먼 시체 두 구가 놓여 있었다. 한 구는등을 대고 누운 자세였고, 다른 한 구는 그 시체 위에 올라타엎드린 자세였다. 두 시체의 팔다리가 서로 엉켜 있었다. 외형이나 신체적 특징으로 보건대 남녀 한 쌍의 시체로, 불이 났을 때두 사람은 성행위를 했던 것 같다. 도안 바깥쪽에도 여섯 구의 시체가 있었는데, 그들의 팔다리는 기이한 각도로 꺾여 마치 미친 듯이 춤을 추는 모양새였다. 시체를 발견한 소방대원은 도안 위에 누워 있는 시체가 이스트베스 백작이라고 추정했다. 백작 위에 올라탄 시체나 다른 시체들은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나는 백작과 뒤엉켜 있는 여성의 시체를 살펴보다가 모골이송연해졌다. 시커떻게 그을렸지만 입술이 분명 양쪽으로 길게당겨진 채 양 끝이 미세하게 위로 솟구친 표정이었다. 말하자면 그녀는 불에 타 죽는 순간까지 괴이한 미소를 짓고있었다. 그 미소는 바닥에 그려진 염소의 표정과 똑같았다.
(멘데스 이스트베스 경의 주술에 관한 비밀)
내일 돌아올게두 여학생은 졸업할 때까지 그 방에서 자지 않았다. 나중에알고 보니, 과거에 444호실에서 지냈던 여학생이 교통사고로죽었다는 거였다. 우수 학위를 받고 졸업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던 그녀는 그날도 기숙사에서 늦게까지 공부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외국에 살던 친척이 홍콩에 와서 가족 모임을 한다. 는 소식을 듣고, 모처럼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그 여학생은 책상 위에 참고서와 필기도구를 잔뜩 늘어 놓은 채 급히 나간 터였다. 룸메이트가 책들을 치울까 봐 포스트잇에 "내일 돌아올게"라고 적어놓은 채.
- 노퍽관 7대 불가사의 일곱 번째 이야기, <444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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