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만 친절합니다 - 독일인에게 배운 까칠 퉁명 삶의 기술
구보타 유키 지음, 강수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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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독일가서 10년동안 산 이야기이다. 나도 가끔 외국에서 살아간다면이라는 상상을 하는데, 생각만 해도 언어와 정서적 차이때문에 외롭고 쓸쓸할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영국에 20년을 살고 있는 내 초등학교 동창은 가끔 " 이방인의 한계와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한국으로 들어오고 싶은 생각 반, 영국에 그래도 살고 싶은 맘이 반반이라고 한다.

치열한 경쟁논리와 환경 때문에 영국에 있고 싶지만, 외로움과 가족,친구들을 생각하면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말한다. 그녀를 통해서 이방인의 고단한 삶이 약간 보였다.

하지만 이책의 저자는 일본인으로 느꼈던 고국에서의 스트레스와 절망을 피해 , 어릴적 아버지때문에 1년 살았던 독일을 성인이 되어서 가서 10년을 살아가고 있다.

어느날 출근 길 거리에서 부딪친 사람에게 화를 낸 자신을 자각하게 되었고

나는 망가지고 있구나 . 이대로는 안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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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서 짐을 싸서 독일 베를린에 정착한지 10년이 되어간다.

그녀는 책 전반을 통해서 ,독일 정착하면서 겪었던 불편함과 함께 좋은 점들을 일하기, 쉬기 ,살기,먹기, 입기라는 분류속에서 온갖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내가 알던 독일인것도 있고 독일이 아닌것도 있다.

우선 일하기 -" 서비스 불모지 " 예로 택배서비스- 특히 택배수거서비스의 불친절,불편함을 이야기한다.

택배 수거서비스를 신청하면 언제 올지 정확한 시간이 없고 " 오전 여덟 시에서 오후 여섯시 사이에 방문 " 이라는 답변이 온다. 즉 아무때나 올 수 있으니 하루종일 기다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에서 이런 택배서비스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독일 사람들도 이것이 불만인데 고쳐지지 않는데 그것은 독일인들의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란다. 어차피 저임금에 시달리는 택배원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오히려 " 물건이 제대로 도착하다니 " , "메일에 답이 오다니 " , "예정대로 취재가 진행되다니 "라고 감사의 마음이 솟구친다고 말한다.

왜 독일인들은 불평불만을 하지 않고 체념하는 것을 선택한 것일까 ?

그 답 은 쉬기-라는 장에서 독일인의 휴가 방식에 대한 언급에서 알수 있다. 독일인은 1년에 30일 유급 휴가(연방휴가법- 무려 법으로 정해져 있다) 를 갔는데 , 일수들을 대부분 지키는 것도 놀라웠지만, 기업에서 그 일자리 담당 직원이 자리를 비워도 원활하게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해서 설사 담당자의 부재로 불편을 겪었도 독일 국민들은 다 이해한다고 한다.

오히려 일본이나 우리나라만이 휴일에 쉬지 않고 고객을 응대하는 것을 당연히 생각한다.

작년에 파리 ,영국을 갔을때 느꼈던 일과 사생활을 하는 유럽사람들의 워라벨이 가장 부러웠던 점이다.

왜 우리나라는 그러하지 못할까 ? 생각해보니 ,책의 다음말에 공감하게 된다.

다소 불편해도 서로 휴가를 제대로 쓸 수 있어서 재충전할 수 있는 사회,

매우 편리하지만 일하는 사람이 서로 힘든 사회,

과연 어느 쪽이 살기 좋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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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누리는 이 모든 혜택, 배달문화, 택배서비스, 심야의 대중교통, 명절과 크리스마스에 편하게 이용할수 있는 모든 편리들 ,24시간 편의점 등이, 저임금 노동자들의 노동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우리는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 우리는 매우 편리하지만 일하는 사람이 서로 힘든 사회속에서 살고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나 또한 이런 구조를 당연시 여기고 있었음을 반성하게 된다.

사람은 모두 서비스를 받는 입장인 동시에 서비스를 하는 입장이기도 해요.

" 분명 이러저러하게 해줄 거야"

"보통은 이렇게 해줄 텐데 "라는 타인에 대한 기대치를 버리고,

무슨 일이 생겼을 때 " 서로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그만큼 쓸데없는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이렇게 하면 다른 누구가 아닌 나 자신이 편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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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쉰 만큼 남도 쉬는 동등한 쉼표라는 마음가짐이 독일인에게 깔려있어서 "상점 폐점법"-( 음식점이나 벼룩시장등 일부을 제외하고 일요일과 휴일에는 어느 가게든 쉰다고 정한법 )같은 법이 가능한 것이리라.

살기- 독일판 휘게 -게뮈트리히에 대한 설명에서도 독일인의 실용성과 함께 "나를 중요시하는 " 마음을 알수 있다.

게뮈트리히 한 집"이라는 식으로 많이 쓰이는데, 단순히 기분이 좋은 것과 달리 ,공간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즉 내가 가장 편하게 쉴수있는 사람과 시간과 공간을 가리키는 말이 바로 " 게뮈트리히 " 이다.

그래서 자기만의 공간, 집을 직접 꾸미고 또한 100년된 집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입기에서의 독일인들은 앞에 내용들만 봐도 딱 감이 온다. 아주 실용적인 옷들만 가지고 사고 입을 것 같다.

그렇다 이쁜 옷보다는 편한 옷을 , 디자인만 좋은 기업보다 노동환경이 좋은 기업을 옷을 사입고 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저자는 " 쇼핑은 선거"라는 말까지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프릴과 레이스를 좋아하는 나같은 취향의 사람은 독일 여성복에서 그런 옷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럽이라도 성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독일도 마찬가지라서 여성들이 여성스러운 옷은 마이너스라고 여긴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귀여운 프릴과 레이스는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용어라고 한다.

독일 사람들 대부분은 검은 바람막이 자켓및 유행을 타지 않는 옷을 입는다.

 

 

 

이처럼 독일에서 산 10년동안을 이야기를 통해서 독일인의 취향과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이책을 처음 읽을 때는 왜이리 고작 10년 산것 가지고 독일 자랑을 늘어놓나 싶었다. 그것도 이방인인 일본인이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느끼는 마음과 함께 다읽고 다시 펴본 책에서 작가가 한말이 눈에 들어왔다.

솔직히 저는 베를린이 좋아서 살고 있지만, 독일이라는 나라가 뭐든 근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모든 게 이상적인 나라는 없습니다.

딱히 독일을 그대로 모방하자는 건 아님을 알아주세요.

다만 다른 가치관을 앎으로써 시야를 넓히고 지금까지 받아온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데 이책이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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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작년 유럽여행을 가서 여행 내내 , 툴툴거렸던 내모습이 생각났다. 여행을 와서도 우리나라의 시스템과 비교하고 , 그나라의 환경과 장점을 받아들지 못했던 바보같은 모습말이다.

좋은것과 나쁜 것을 판단하지 말고 , 여행으로서의 가치, 내가 살아왔던 환경과 다른 나라라는 즐거움 제대로 만끽하고 시야를 넗히고 ,생활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계기가 되지 못했음을 이제야 후회한다.

여행처럼 ,책도 그러한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을 , 책은 또다른 하나의 여행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여행에서 남은 것이 불평만이 아닌 즐거움과 시야넓히기인것 처럼 책도 비판만 남지 않히기를 ... 명심하지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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