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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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프놈펜에 이상한 호텔이 있다. 그곳의 이름은 원더랜드 , 누구를 위한 원더랜드인가 ?

고객보다 그곳의 사장 고복희 사장님 스타일의 원더랜드 이다. 손님이 알아야 할 원칙은 다음과 같다.

고복희가 싫어하는 것

공부 안하는 학생, 일 안하는 청년, 통행금지를 안 지키는 손님 ,

환불해달라는 손님, 아니 그냥 ... 손님들

그리고 디스코와 한국.

 

이러고 호텔을 하면 누가 오겠냐고 , 당연히 손님이 없다. 그런데도 고복희 그녀는 눈깜작 안한다.

그녀의 그런 내공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 왜 그녀는 이 먼곳 캄보디아 까지 와서 호텔을 차린 것일까?

그리고 그곳 호텔에 한국에서 백수의 삶을 살다가 엄마의 구박, 친한 친구의 인스타 자랑질에 그만 베트남 한달살기를 꿈꾸며 " 호텔 원더랜드 한달살기 특가"에 구매 버튼을 누르고 달려온 26살의 박지우가 온다.

그녀의 엉뚱함도 원더랜드의 사장만큼 만만치 않다.

 

고복희 : 왜 여기로 왔습니까?

박지우 : 앙코르와트 때문이라고 했잖아요.

고복희 : 그럼 앙코르와트 가까이 갔어야지요 ?

박지우: 여기가 앙코르와트 가까이잖아요 ?

여기가 캄보디아 수도 아니에요 ?

고복희 : 맞습니다.

박지우: 근데 앙코르와트가 없어요 ?

고복희 : 불국사는 서울에 있습니까 ?

40페이지 .

 

 

앙코르와트를 보기위해 8시간 거리인 프놈펜에 온 박지우를 보면서 고복희는 왜 더 가까이 가지 않았냐는 물음만 던지고 ,정작 박지우가 환불을 이야기하자 거절한다.

그로 인해 박지우는 이상한 사장님 고복희와 함께 한달을 같이 살기 시작한다.

엄마 또래의 고복희를 보면서 꼰대 스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 캄보디아 교민 사회 사람들을 만나고 ,고복희 주위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오히려 고복희 보다 더 꼰대스러움을 느낀다.

원더랜드 호텔의 한국사람보다 한국말을 잘하는 직원 린, 오히려 한국말을 어눌하게 하면서 고용된 사장에게 맞기도 하고 자기 주장을 펼치지 못하는 안대용, 그리고 매번 원더랜드에 찾아와 황당한 짓을 벌이고 고복희 사장에게 막말을 하는 김인석 ( 안대용의 사장 ) , 그리고 오지랖퍼 아줌마 오미숙 등 .

문제는 손님없는 원더랜드가 아니라 , 그손님 없는 원더랜드를 갖고 싶어 모략질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에 흔들림이 없는 고복희 여사의 강심장 ,그 곁을 지키는 직원 린과 뒤늦게 합류하여 고복희 사장을 점점 좋아하고 지원군아닌 지원군이 되어가는 박지우 , 그들의 이야기가 큰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흐른다.

중간 중간 고복희 사장의 연애시절과 한국에서 과거 남편의 이야기를 통해서 잔잔한 강물에 조금씩 파장을 던진다.

때론 알콩 달콩 연애사, 유머 그리고 슬픈 헤어짐과 연민까지 ..

원더랜드 AI 같은 고복희사장의 과거속에서 IMF, 새만금 사업으로 인한 그 지역의 피해현실 ,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희생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묻어나고 , 현실의 원더랜드에서는 외국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한국 젊은이들의 취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등이 골고루 버무려져 있다.

또한 . 원더랜드를 중심으로 캄보디아 교민사회의 일상과 함께, 해외에서 겪게 되는 어쩌면 이민사회의 민낯같은 이야기이다. 한국의 현실을 돌파하고자 해외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희망을 찾아오는 그들에게 낯선 나라가 주는 위험과 고난을 약간 엿볼 수 있었다 . 또 그로 인해 집단주의 방향이 조금만 잘못된 방식으로 흘러도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가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또한 무엇인가로 도망친다고 해서 그 문제에서 영원히 도망칠 수 없음을 , 그 문제는 시공간을 떠나 한번도 내곁을 떠난적이 없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또한 박지우를 통해서 한국 젊은이들의 현실과 걱정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그것을 해결해나는 힘 또한 그들의 몫이라는 현실에 어른으로 서 미안해진다.

 

물론 어른들이 봤을 땐 제가 웃기겠죠. 나라 탓만한다.

그런 생각이시겠죠 ? 그치만 저도 노력하거든요 ?

제 나름대로 하고 있다고요. 근데 다들 저만큼은 한단 말이예요.

모두가 빡세게 살아서 제가 빡세게 사는 건 티도 안나요 .

안 빡세게 사는 애들은 잘사는 집 애들이예요.

빡세게 살 필요가 없는 거죠 .

뭔가 이루고 싶으면 죽도록 하라고 하는데.

제가 봤을 때 죽도록 하는 사람들은 진짜 죽어요 .

살기 위해 죽도록 하라니. 대체 그게 무슨 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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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원더랜드는 한국의 어느 소지방의 현실과 미래를 보여주는 이야기 같다. 그 원더랜드곁에서 어떤이는 슬프고 어떤이는 떠나야 하고 어떤이는 결국 남아야 하는 우리의 인생같다.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독특한 고복희 사장을 내세워 전혀 무겁지 않고 슬프지 않고 담백하게 풀어낸 것 같다.

역사적 사실과 아픔을 표현하는 방식도 , 고복희 개인사를 이용하여 적절히 표현했고 , 그로 인한 상처에 무너져 살지 않고 당당히 또다른 삶을 살아내고 있는 고복희라는 캐릭터를 보여주어서 좋았다.

춤을 좋아하던 남편을 따라 간 나이트클럽에서 한번도 추지 않았던 춤, 그춤을 그녀는 머나먼 캄보디아에 와서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호텔을 운영하는 것으로 못추었던 춤풀이 ,한풀이를 하는 것은 아닐까 ?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 이 문장 처럼

다 함께 모여 춤추는 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동그란 지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이 찍어놓은 발자국으로 빼곡할 것이다.

저마다의 흔적을 남겨놓고 떠난 이들은 분명 즐거웠을 것이다.

아침이 밝아온다. 고복희가 원더랜드 대문을 연다.

262페이지

고복희 여사의 남편 장영수가 말했던 것처럼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원더랜드를 위하여

신나게 한바탕 디스코 , 지루박, 비트 땡기는 춤을 출 수 있는 고복희 여사의 원더랜드를 찾고 싶다 . 만들고 싶다.

나도 그곳에 가서 신명나게 막춤이라도 추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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