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좀 빼고 삽시다 - 아픔을 끌어안고 사는 우리들에게
명진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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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에서 많은 불자들이 복을 빌기 위해 백일기도 천일기도를 드렸다 .

한번은 대학 입학에 떨어진 학생 부모가 하늘이 무너진 듯이 울고 있었다.

학생의 어머니를 불러 물었다.

“보살님은 대학교 안 떨어져 봤지요?”.

“네.

“보살님은 대학교 안 떨어져 봤으니 딸애를 위로할 수 없는거예요 .

딸애는 낙방의 참담함과 괴로움을 다 안고 있어요.

그 경험이 있기에 나중에 자식을 낳아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지요.

그러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그렇게 빌어서 될 일이면 제가 출가했겠습니까?

 

복은 누군가에게 빌어서 받는게 아니라 내가 지어서 내가 받는다는것을 알아야 한다.

인과란 것이 얼마나 무서울 정도로 분명한지 , 우리가 한 생각 한마음 쓰는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똑똑히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55페이지

 

 

시험합격을 위해, 승진를 위해, 건강하기 위해 , 절에 가면 여러가지 이유로 부처님앞에서 절을 하고 비는 사람들이 많다. 종교란 무엇을 빌어야 이루어진다는 그런 논리 때문인지 , 사람들은 항상 무언가를 가득 쌓아놓고 절하고 기도하고 인사를 드린다.

그런데 정작 주어할 곳이 아닌 엄한 곳에 주는 것은 아닐까 ?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고등학교를 미션스쿨을 나왔고 원해서 간것은 아니지만, 사춘기때 교회를 열심히 다닌적도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항상 무엇을 해달라고 요구만 했지 내가 무엇을 했던 기억은 없다.

그러면서 신따위는 없다는둥, 빌어서 뭐하겠어 !! 하면서 원망을 했었다.

그런데 명진 스님의 글을 읽고 보니 , 무엇인가를 빌어서 된다면 세상에 안되는 일은 없다는 논리로 가득할 것이다.

하기야 빌어서 되기도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세상에 만약 기도를 열심히만 다녀서 된다면 모두 그것만 열심히 할텐데 , 왜 안되는지를 명확하게 이야기해주신 덕분에 , 복은 내가 세상을 위해 한 만큼 그것이 되돌아 온다는 진리를 또다시 깨닫는다.

이처럼 , 명진 스님의 책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당연한 논리들에 대해 명쾌하게 이야기 해주는 부분들이 많다.

그런데 설교나 가르치는 형식이 아닌 명진 스님의 인생을 통해서 이야기해준다.

출가를 통해서 스님 공부를 하면서 겪은 일들, 그리고 자신이 수많은 실패와 수행을 반복했던 일들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지, 그리고 어떻게 수행을 하고 세상속에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일화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때론 스님이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 ,불교계 사람들이 보면 안좋아 할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꺼침없이 드러내놓고 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사춘기에 대한 이야기도 명진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사실 사춘기 때 불현듯 나오는 그 물음 만큼 순수한 게 없다.

자기를 향한 순수한 물음, 그것은 어린 새가 허공을 향해 날아가는 날개짓과도 같다.

사춘기 때의 순수한 물음 속에 답이 분명 들어 있는데 다른 데서 답을 찾고자 한다.

깨달음이니 견성이니 해탈이니 하며 힘이 잔뜩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사춘기 때 처음 다가왔던 물음으로 돌아가는것, 나를 향한 물음으로 끝없이 몰입해 들어가는 것이 바로 도를 향해 가는 것이다.

순수한 물음에 욕심이 붙어버리면 이미 그것은 아닌 게 되어버린다.

욕망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이다. 도를 구하려는 욕심 또한 그렇다.

도를 구하고 자비를 베풀겠다는 욕심은 좋은 욕심이기 때문에 버리기가 더 어렵다.

하지만 이런 욕심 또한 모두 버린 상태여야 사춘기 시절의 순수한 물음에 다다를 수 있다. 구하거나 바라거나 얻고자 하는 것이 없는 상태, 버리고 버린 상태가 수행의 자리다

 

 

그 사춘기때가 물음 즉 " 나는 누구인가 ? , 왜 살까?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라는 원초적인 물음 앞에서 서는 평생의 가장 순수한 때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성인되어서 우리는 그런 물음을 더이상 하지 않게 되고 오히려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 하고 성취하려고 하다가 안되면 괴로워하고 힘들어하게 된다고 말한다.

대학입시 때문에 산속에 들어간 절에서 만난 젊은 스님의 "니가 누구냐는 "물음에서 시작되어 수행자의 길을 걷게 된 명진 스님의 이야기도 남 다르다. 누군가가 지금 나에게 "당신은 누구냐는 ?"물음에 속시원히 대답할 수 있냐고 .

아 갑자기 머리속이 햐애지면서 그동안 내가 내 자신만을 위해 저질렀던 부끄럽고 수치러운 순간들이 막 떠오르면서 정작 나는 누구인가 되묻게 된다.

 

극락과 지옥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 곁의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면 그 자리가 극락이 되고 그들을 외면하고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려고 하면 그 자리가 지옥이 된다.

--- p.250

라는 불현듯 내자신에게 많은 물음을 던진다.

몸을 바로 잡으려고 허리를 펴려고 다리를 튼튼히 하려고 그토록 새벽운동과 요가를 하면서 마음의 스트레칭에 대해 내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은 아까워 했던 것 같다. 아니 사실 생각하기 싫었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인생을 더 잘살기 위해 마음 스트레칭를 해야 함을 이책을 통해 느낀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면 마음에서 힘을 빼야 한다. 힘이 들어가면 틀 속에 갇히게 되고 틀 속에 갇히면 선입견에 눈이 가려져 제대로 볼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사는 건 무엇이고 죽는 건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이런 물음을 치열하게 물으면 몸과 마음의 힘이 자연스레 빠진다. 그러면 세상이 거울에 비추듯 나에게 비춰진다

p . 293

그리고 ..

마음에서 힘을 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가? 모른다. 그 알 수 없는 물음 속으로 끝없이 몰입하다 보면 자연히 힘이 빠진다. ‘안다’라는 생각이 모두 비워지면 내가 정말 ‘모른다’라는 생각만 오롯이 남게 된다.

--- p.307

 

 

다행이다. 책이란 것이 있어서 , 명진 스님을 직접 만날 수 없지만, 책으로 나마 , 힘을 빼는 법을 배워서..

배움이 늘 부족하지만 그중 가장 부족한 마음 공부.. 이렇게 책으로라도 만날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하다.

"

나는 누구인가 ?

이 한문장 ,한물음을 깊이 오랫동안 ..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면 마음에서 힘을 빼야 한다. 힘이 들어가면 틀 속에 갇히게 되고 틀 속에 갇히면 선입견에 눈이 가려져 제대로 볼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사는 건 무엇이고 죽는 건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이런 물음을 치열하게 물으면 몸과 마음의 힘이 자연스레 빠진다. 그러면 세상이 거울에 비추듯 나에게 비춰진다 - P293

마음에서 힘을 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가? 모른다. 그 알 수 없는 물음 속으로 끝없이 몰입하다 보면 자연히 힘이 빠진다. ‘안다’라는 생각이 모두 비워지면 내가 정말 ‘모른다’라는 생각만 오롯이 남게 된다.


- P307

봉은사에서 많은 불자들이 복을 빌기 위해 백일기도 천일기도를 드렸다 .

한번은 대학 입학에 떨어진 학생 부모가 하늘이 무너진 듯이 울고 있었다.

학생의 어머니를 불러 물었다.



"보살님은 대학교 안 떨어져 봤지요?".

"네.



"보살님은 대학교 안 떨어져 봤으니 딸애를 위로할 수 없는거예요 .

딸애는 낙방의 참담함과 괴로움을 다 안고 있어요.

그 경험이 있기에 나중에 자식을 낳아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지요.

그러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그렇게 빌어서 될 일이면 제가 출가했겠습니까?





복은 누군가에게 빌어서 받는게 아니라 내가 지어서 내가 받는다는것을 알아야 한다.

인과란 것이 얼마나 무서울 정도로 분명한지 , 우리가 한 생각 한마음 쓰는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똑똑히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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