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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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에 시체가 발견된다. 산탄총으로 자신의 얼굴을 쏜 여자. 그리고 이층 방에서 발견된 또다른 아이의 시체

그 시체의 상태가 처참하다.

아이의 얼굴이 있어야 할 곳에는 이목구비를 분간할 수 없는 커다랗고 시뻘건 곤죽만 남았고, 시커먼 파리와 딱정벌레들이 엉망이 된 살덩이를 꿈틀꿈뜰 바삐 들락거린다.

내 아들이 아니야 .

페이지 15

엄마가 아들을 죽이고 벽에 남긴 메세지 " 내아들이 아니야"

우울증에 걸린 엄마가 아들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 이후, 그 마을에 오게 된 남자 조 손 .

그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그럴 수밖에 없는 여러가지 상황에 놓여 있다.

더군다나 , 자살한 여자의 빈자리, 학교에 취직하고 , 자살이 일어난 그집에 머물면서 까지 왜 돌아와야만 했을까 ?

라는 의문을 쉽게 풀어주지 않는다.

이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꽤 마음에 든다. 시작하자마자 일어난 끔찍한 사건뒤에 나타난 남자 조 손은 불행해보이는데 , 그의 몸짓이나 언어는 전혀 불행하지 않다.

그가 숨기려고 하는 그 옛날의 과거 사건, 지금 현재 도박에 손을 대어서 빛에 쫓겨 숨어든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 점점 궁금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가 다리를 절게 만들었던 이야기까지도 . 하지만 가장 궁금한것은 그의 동생 애니에 대한 이야기이다.

장 중요하게는 동생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가장 간절하다.

동생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 내 본모습을 백 퍼센트 드러낼 수 있는 상대였고, 눈물이 날때까지 나를 웃길 수 있는 딱 한명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내 동생은 여덟 살 때 실종됐다.

그당시에 나는 그보다 더 끔직한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러고 나서 얼마 후에 돌아왔다.

페이지 44

죽은 동생이 살아돌아온 그 후의 이야기가 시작되기전에 펼쳐지는 이야기만으로 재미가 있다.

쇠락해져가는 마을, 그가 어릴때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마을의 모습. 그리고 그를 괴롭혔던 친구 스티븐 허스트, 이제 교사가 되어 돌아온 자신을 괴롭히는 그와 그의 아들.

그리고 그들의 아내이자 엄마이지만 자신에게는 첫사랑이었던 마리 .

절대 돌아가지마.

사람들은 항상 이렇게 얘기한다.

상황이 달라져 있을 거라고.

기억하는 것과 다를 거라고.

과거는 과거로 남겨두어야 한다고.

물론 맨 마지막 충고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는 자꾸 되살아나는 성향이 있다. 꼭 맛없는 카레처럼

페이지 16

마을 사람들은 그가 자살이 일어난 집에 살고 있는 그를 못마땅해 하고, 어느날 우연히 술집에서 만난 동창 스티븐은 마을을 떠나라면서 그의 부하들을 보내 그를 폭행한다.

그순간 그를 구해준 어떤 여인으로 인해 간신히 살아난 조는 ,병원에서 눈을 뜬 순간 더끔직한 현실에 마주하게 된다. 그를 구해준 여인은 바로 도박빛을 받으러온 여자이면서 그의 다리를 절룩거리게 만든 장본인이다.

3만달라를 갚지 않으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인 조. 그리고 마을에 숨겨진 오래된 폐광에 관련된 동생과의 연결고리 . 동생이 사라진 그 24시간동안 무슨 일이 있엇을까 ?

 

읽어나가면서 전혀 예상할수 없는 전개와 불쌍하리 만큼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린 주인공의 삶이 과연 다시 회생될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또한 조라는 캐릭터 자체도 특이하다. 저 정도면 어떻게 살지 !! 아니면 아주 우울함의 극치 일텐

데.

나는 잘 넘겼다. 나는 좋은 사람이다. 솔직한 사람이다.

비극을 겪고 흉터가 남았지만 그래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

그런가 하면 거짓말쟁이기도 하다. 나는 교통사고로 동생을 잃지도 , 그때부터 다리를 절지도 않았다.

페이지 67

자신의 비극을 마주하기 위해 , 삶이 가장 나락으로 떨어진 지금 그 사건과 마주하기 위해 다시 돌아온 마을에서 무언인가 해낼것 같은 힘을 느낀다.

어쩌면 사람은 가장 힘들다고 느낄대 , 위기가 왔을때 큰 힘을 발휘하는 것처럼 ..

조도 어릴적 그 사건을 다시 파헤칠 용기를 얻었는지도 모른다.

이야기 결말에 나타난 반전속에서 느끼는 강렬한 이야기 속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이라서 저질러지는 악행과 그 연결고리 그리고 악행들 .

환경에 지배받는 인간이라는 말이 어쩜 그리도 이책의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지..

순간순간 저자가 던지는 문장들이 반전보다 더 현실감이 느껴져서 더욱 좋았다.

 

 

솔직히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다. 진실을 알고 나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그럴 만한 여유가 되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

페이지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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