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워치
세라 워터스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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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을 바라볼때 , 그 사람의 과거,현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잘못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어쩌면 작가는 우리의 그런 얄팍한 면을 건드려 보기로 한것 같다.

이 소설의 구조는 거슬러 올라간다. 6명의 삶은 1947년에 나열되어 있다. 제멋대로인채 ..

그래서 , 참 불행해보이기도 하고  웬지 또라이들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다.

 

사이비 종교집단의 집에 사는 케이부터 ,여자인데 차림새가 이상하다. 세상으로 부터 자신을 격리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별히 문제도 없어 보이는데 왜 이럴까 , 레즈비언 헬렌과 줄리아의 관계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삼촌이 아닌 사람과 살고 있는 덩컨, 그리고 누나 비즈 , 덩컨의 친구 프레이저 , 이들 모두 어떤 실타래에 얽힌 복잡해 보이는 관계처럼 보이는데, 그 내막을 알수 없는 존재들이다.

 

모든 관계는 멀리서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 그 깊은 면면을 살펴보면 조그마한 문제들이 꼭 있다.

여기 등장하는 그들은 전쟁이라는 무서운 과거속에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살아왔지만 , 어느 누구하나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특별히 불행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들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상처들을 정작 자신들이 모르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947년에서는 그들의 이야기, 행동, 생활들이 그냥 심심한 풍경화 같이 보여진다. 단 그풍경화가 자못 우울해보이는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1941년에 대체 , 그들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라는 궁금증 때문에 과거로 빨리 달려가고 싶어진다.

 

1941년에 가보니 차라리 보지를 말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케이의 방황도 덩컨의 이상한 행동도, 비브의 불륜도 이해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스토리가 있다.

알고 나면 욕할수 없다는 말이 있다더니, 1941년에 만난 6먕 각자의 삶이 대놓고 슬프다고 할수 없지만 대놓고 괜찮은 삶이라고 할 수도 없다.

 

전쟁이라는 상황속에 놓인 영국의 현실 , 매일 하늘에 폭격기가 떠서 어느 집을 불태우거나 터지게 만드는 현실속에서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군인의 삶이 아닌 전쟁의 겉에 살고 있다고 여겼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가해지는 위협과 현실이 어떠했는지 보여주는 소설이다.

거기에 레즈비언이라는 특수성까지 말이다.

전쟁속에 피어난 사랑 이라는 타이틀은 늘 이성 간의 사랑에는 관대하지만, 레즈비언이라는 특이성에 놓이면 그림보다는 절망 또는 숨겨야 할 또 하나의 전쟁의 상처 같은 이야기이다.

 

과거를 알아가는 일이 그들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도움이 되긴 하지만 슬픔과 무서운 전쟁이란 현실에 마주해야 했다면 오히려 읽지 않는 것이 나을 뻔 했을 걸 이라는 느낌 마저 든다.

 

하지만 , 알려고 하지않아도 모든 일은 , 모든 시간은 흘러서 각자의 삶에  다가온다.

전쟁을 누군가을 위한 해방이라고 여기면서 또다른 누군가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어가는 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잔인한 명분이라는 것을 6명의 런더너들을 통해서 보여준다.

 

그들의 고통에 그냥 이야기로 밖에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아직도 지구 곳곳에 누군가의 해방을 꿈꾼다는 명분으로 수많은 6명의 그들처럼 삶이 파괴되고 있고, 사랑도 삶도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전쟁이 지속되고 있어도 , 전쟁이 끝나도 , 무서운 두단어로 인해 전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새라 워터스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이 소설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 같다.

야간 구급대원 케이- 나이트 워치를 통해 어두운밤을 밝혔던 것처럼 ,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피페해 지지 않도록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하고 살아야 할까 라는 고민을 던져주는 것 같다.

 

결국, 케이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런 인간이 됐단 말이지.

 

책의 젓문장, 케이가 속으로 던지는 말이 , 계속 떠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첫문장이 현실의 첫문장이 되어갈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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