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여행법 - 세상의 모든 길들
미셸 옹프레 지음, 강현주 옮김 / 세상의모든길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낯선 장소에 가서 잠깐 동안 다른 사람이 되어 보는 것그것은 어쩌면 진정한 나 자신을 새롭게 만나는 일일지 모릅니다일상 속에서 느낄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만날 수 없는 사람과 마주치게 됩니다평소에 먹지 못하던 음식도 먹고,좋은 경치나 아름다운 건물도 볼 수 있습니다비단 해외로 나가는 여행이 아니어도 말이죠.

 

  이 책의 저자는 프랑스의 철학자로 그가 여행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다분히 개인적인 내용들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준비된 여행만이 최고라는 생각 역시 그의 사견일 수도 있지요어떤 때는 전혀 예상치 못하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닥뜨리는 일이 더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기도 하니까요하지만 준비하고 간 사람이 얻는 게 많을 거라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그래서 외국 여행을 갈 때마다 책을 사게 됩니다어느새 많이 버리고도 여행 책이 책장 한편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마음 속 한구석에 자리한 보헤미안적 기질은 때로 여행에서 돌아오기 싫게 만들기도 합니다그렇게 눌러 앉아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듯이요하지만 어쩌면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때문에 힘든 여행을 다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기말 실기 시험 보러 가느라 대학원 오가는 지하철에서 이 책을 마저 다 읽으며 다가올 여행을 꿈꿔 보았습니다욕심은 끝이 없지만 큰 실수 없이 바이올린과 지휘 실기 시험을 잘 치러 다행입니다. 실기 시험 도중 악기를 바꾸고 싶은 유혹이 들었습니다. 연습 부족을 악기 핑계로... 악기 구입 차 최저 항공가 왕복 50만원 안쪽인 독일 여행을 가 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보았습니다. 우선 다음 학기에 만날 좋은 곡들을 미리 연습하며 음악의 나라로도 여행을 떠나야겠습니다낭만 시대를 향해 출발!

 

-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는 장소에 도착하게 되면, 우리는 존재론적인 공허함을 느낄 수도 있다. 여행지에서 우리는 단지 이미 가지고 있던 것만을 발견할 수 있다. 여행자가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여행은 공허해진다. 따라서 풍부한 준비는 뛰어난 여행을 만든다.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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