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상자 어른을 위한 동화 18
한강 지음, 봄로야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75989045

 

  우는 사람을 좋아하시나요? 아마도 늘 눈물을 달고 사는 사람을 좋아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유독 눈물이 많은 아이가 있습니다. ‘눈물단지라고 불리는 아이입니다. 슬퍼서도 울고 기뻐서도 우는데 정작 자신의 가족은 그런 아이를 울보라고 무시합니다. 어느 날 마을에 찾아온 눈물을 모으는 아저씨를 만나 가족을 떠나게 됩니다. 아이의 눈물은 순도 높은 눈물이라 눈물단지를 찾은 것입니다. 하지만 아저씨 앞에서는 이상하게 눈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아저씨를 따라갈 결심을 한 아이는 가족에게 인사를 하러 가지만 아이가 빠진 가족은 행복해 보이기만 합니다. 아이는 아저씨와 함께 길에서 먹기도 하고, 자기도 하며 다른 마을로 갑니다. 도착한 마을에서는 어린 시절 이후로 눈물을 잃어버린 할아버지를 만나 눈물을 찾아주기도 합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이 짧은 이야기책은 신비로운 내용이어서 이해하기가 오히려 어려웠습니다. 사건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 보느라 그랬나봅니다. 대학로에서 어린이극을 본 후에 이 이야기를 구상했다는 작가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우리가 접하는 사건들은 시간이 지난 후 숙성되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눈물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 책을 읽으며 언제 눈물을 흘렸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린 적은 있지만 나 자신을 위해 언제 울었는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나도 어쩌면 어린 시절 이후 눈물을 잃어버린 할아버지처럼 메마르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슬퍼서도 울고, 좋아서도 울었던 어린 시절 같은 순수함을 잃고 사는 건 아닐까요? 눈물은 가끔 우리를 새롭게 만들어 주기도 하는데 말이죠.

- 엄마와 아빠, 동생들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는 모습이 보이는 창 앞에서 아이는 한참을 서성거렸다. 문을 두드리려고 떨리는 손을 들었지만 이내 내려놓았다. 동생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다들 와르르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아이가 없으니 모두의 얼굴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언제나 눈에 눈물이 고여 있는, 눈물 자국이 뺨에서 마르지 않는 아이가 없으니. (22쪽)



- "아기였을 때 이후로 나는 평생 눈물을 흘려보지 못했단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아무리 슬픈 일이 있어도, 가슴이 아프고 숨쉬기가 어려울 뿐 눈물만은 나오지 않아." (4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