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여성이 세상을 바꾸다 3
최세희.전성원.손동수 지음 / 낮은산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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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패미니즘에 관한 책을 몰아서 읽은 적이 있었다이 책도 세상을 바꾼 용감한 여성들의 이야기이다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당대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민중의 삶을 노래한 가수 비올레따 빠라의 이야기를 읽으며 과거 금지곡으로 지정되었던 수많은 민중가요들을 떠올렸다평생을 민요 수집과 민중들의 삶을 노래로 대변했던 그녀는 개인적으로는 행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생활을 했다끊임없는 천막 생활이혼그리고 사랑하는 자녀를 가슴에 묻은 일까지도 모두 그녀의 말년에 견디기 어려운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급기야 스스로 생을 마감한 그녀의 불행했지만 민중을 위하던 삶은 이후에도 민중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고 한다.

 

  상업적 사진 찍기를 거부하고 기형인 사람들의 사진을 많이 남겼다는 다이앤 아버스도 자신의 안위보다는 약자들의 영혼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에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생을 살았다고 볼 수 있다그녀 역시 순조롭지 않은 인생을 살았다반려자와 결별하고사람들로부터 이상한 것만 찍는다는 지탄을 받았을 때 얼마나 괴로웠을까?

 

  흑인 영화감독 유잔 팔시 또한 작은 섬마을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유학 간 후 좋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감독으로서의 꿈을 실현해 나간다는 점에서 볼 때 당찬 여성이 아닐 수 없다게다가 그녀가 만드는 영화들은 흑인의 인권이나 약자들을 대변한 내용이어서 상업성과는 거리가 있었다.그녀의 영화들로 인해 사회가 조금이나마 변할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녀가 세상에 미친 영향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전쟁 통에서 살다 간 케테 콜비츠 역시 세상의 폭력에 맞서 그 잔인성을 폭로한 용감무쌍한 여성이다나치의 감시 하에서 숨어 지내면서도 망명을 선택하지 않은 그녀의 신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평생의 반려자였던 멋진 의사와 함께 가난한 노동자들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해 주기 위해 노력했던 그녀는 아들과 손자를 전쟁으로 잃고 깊은 상처를 안은 채 살아간다세상의 모든 폭력과 전쟁으로부터 그 아픔을 알린 그녀의 작품들은 훗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과 같이 용감하게 뜻을 펼친 이들로 인해 세상은 바뀌어 나간다여성이라고사회적 약자라고누가 알아주지 않는다고 상심하지 않고 조금이나마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힘을 쓴다면 자신의 삶의 행불행을 떠나 의미 있는 인생이다이들의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삶을 통해 느꼈을 고통의 크기도 상상 이상이겠지만 말이다.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336698801

- 부모의 몰락과 상관없이 아버스 부부는 패션 사진가로서 전성기를 맞이했고, 광고 사진으로 돈도 제법 벌게 되었다. 하지만 유명해질수록 더욱 패션 사진이라는 사업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상업 사진의 단조로움,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97쪽)

- 겉보기에 아무 것도 부족할 것이 없는 환경에서 자랐고, 모두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외모를 지닌 다이앤이었다. 하지만 다이앤은 누구에게나 외면이나 배경의 그럴듯함 속에 감춰진 상처가 있다고 생각했다. 상처가 겉으로 드러나 있는 기형인들은 스스로 정상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의 거울이었다. 사회적 가면 속에 길이 감춰 둔 정신적 외상과 상처받을지 몰라 두려워하는 마음이 기형인들에 대한 멸시의 감정으로 드러난다고 다이앤은 믿었다. (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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