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심리학 - 동양인 서양인 한국인의 마음
한성열 외 지음 / 학지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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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대학 교재를 전문적으로 펴내는 학지사로부터 신간 소개를 받았습니다. 문화와 심리에 관심이 많아 제목만 보고 보내주시라는 답을 드렸는데 택배로 이 책이 온 걸 보고 처음에는 놀랐습니다. 대학에서 한 학기 교재로 쓰일 법한 두껍고 전문적인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몇 페이지 읽고 두었다가 급한 일들을 끝내고 진득하니 공부하는 마음으로 다시 펼쳤습니다. 매끌매끌하고 얄팍한 내지에 연필로 줄긋는 재미로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비교하는 내용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통용되지 않음을 알게 되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됩니다. 모든 미국인, 모든 중국인, 모든 한국인이 다 그런 성향을 가졌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체적으로 그런 면을 많이 보인다는 통계 결과는 신뢰감을 주었습니다. 미국인이 대상을 볼 때 전체보다는 포커스를 어느 한 곳에 두는 데 비해 중국을 비롯한 동양권에서는 전체를 모두 중요하게 바라보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일찍부터 서양에서는 원근법이 발달했고, 동양에서는 거리와 상관없이 멀리 있는 것까지도 자세히 그렸는지 모릅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과할 정도로 자신감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건 자녀 교육을 최우선으로 삼고 자녀가 기죽을까 고민하는 부모님들로 인해 키워진 것이 아닐까 합니다. 독립심은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자기 존중감이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지금의 우리나라를 만들어냈을 것입니다.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일본 사람들과의 비교도 관심있게 읽었습니다. 얼마 전 IS에 인질로 잡혀 있던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은 어머니의 인터뷰가 생각보다 담담한 데 놀랐는데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슬픈 일이 있을 때 목 놓아 우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는 조금 다른 일본 사람들의 성향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대로 드러내지 않는 그들은 어쩌면 마음이 병들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언어'가 그 지역의 문화를 많이 좌우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중 언어를 쓰는 홍콩이나 싱가포르가 대만보다 서양식 사고방식을 지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언어와 생업이 다른 각 나라는 문화가 서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각 나라마다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아마도 다른 문화를 포용하기 위한 기본자세인지도 모릅니다. 과학으로 분류되던 심리학이 문화와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335452634






- 문화심리학이란 문화가 인간의 심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널리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이를 함께 다루어야겠다는 생각에서 나타난 학문이다. 그러나 심리학에서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그 이유는 심리학이 갖는 과학으로서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68-69쪽)

- 스웨덴이나 호주는 상대적으로 수평적 개인주의가 강한 문화이지만 중상층 이상의 미국인은 수직적 개인주의를 향한 경향이 강하다고 추론한다. 스웨덴 사람은 미국인, 영국인, 프랑스인, 독일인과 같은 개인주의자와 대조적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돌출`하는 일을 원하지 않는다. … 중산급 이상의 미국인은 실험자가 그들에게 `평균적`이라고 하면 종종 기분 나빠하며, 다른 사람보다 `돌출`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한다. 그들은 사회의 큰 불평등을 앞에 두고도 스웨덴인과는 달리 부의 재분배나 평등을 촉진하기 위해 최고로 70%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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