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 공간디렉터 최고요의 인테리어 노하우북 자기만의 방
최고요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하얀 표지에 최소한의 선을 이용한 그림그리고 작은 제목이 책이 나의 관심을 끈 것은 바로 제목입니다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나에게 하는 질문 같았습니다나는 작년에 잠깐 전원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들썩이다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아직도 늘 마당이 있는 집을 꿈꿉니다. TV에 가끔 나오는 제주의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전원주택은 정말 침을 흘리게 합니다.

 

  8년째 살고 있는 아파트(요즘 들어 이사 안 가고 오래 산 건 이 집이 처음입니다)는 편리함으로는 최고이지만 늘 마당이 있는 집에 대한 로망을 갖고 삽니다누군들 그렇지 않겠습니까전원에 가면 편리하게 살던 아파트가 그립고아파트 사람들은 전원을 꿈꾸기도 하고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은 언제든 있기 마련입니다저자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월세이든 전세이든 상관없이 자신이 살고 싶은 곳을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집은 꾸미는 것이 아니라 가꾸는 것이라는 그녀의 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어렸을 때 예쁜 집에서 살았던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저자는 독립하면서부터 옥탑방 월세주택 월세를 옮겨 다니는 동안 자기 집이 아닌데도 예쁘게 바꾸어 가며 살았습니다바닥 장판을 들어내곤 페인트칠을 하고, 타일을 잘라 붙이고, 방문에 페인트칠을 하고욕조까지 페인트칠 하며 여러 실험들을 합니다그 모든 시간들은 경험이라는 소중한 자산이 되어 지금은 공간디렉터로 공간디자인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녀가 꾸민 카페들이 정말 독특하고 예쁩니다. 붙박이장을 직접 디자인한 경험이 있고가구 옮기기를 좋아하는 나는 이 책 속 사진들만 보아도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 최고급 자재를 사용하지 않고도 자신에게 맞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마법입니다네 칸짜리 공간박스 두 개를 씽크대 상판으로 사용했다는 건 정말 놀랍습니다그동안 읽은 버리는 일에 관한 책들에 비해 이 책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소중한 물건들의 컬렉션을 허용한다는 것입니다이야기가 담긴 소중한 물건을 올려두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머물고 싶은 장소가 된다는 것입니다반대로 아무 의미 없는 물건들은 없애는 것이 좋다는 뜻도 있습니다홍보용 물품들은 다른 이에게 기증하거나 버리기도 하고, 주워 온 물건이라도 잘 가꾸어 알차게 사용하면 명품 부럽지 않습니다.

 

  이 책을 빌려와서인지 모르지만 명절 연휴 동안 집 대청소를 했습니다. 베이킹 소다로 씽크대를 박박 닦은 일부터 시작해 욕실로, 바닥 청소로, 가구 이동으로 옮아갔습니다. 조금만 손 대어도 새로운 기분이 듭니다. 우리 집 역시 비싼 물건이 없습니다책상 대부분은 중고 물품이거나 사서 조립하였고소파도 가죽이긴 하지만 저렴하고책장은 아이들이 쓰던 키 작은 원목 책꽂이와 공간박스를 이용했습니다식탁은 상판이 긁힌 자국마저도 멋진 원목이고액자들은 대부분 받은 것이고 그나마도 수가 적습니다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책들을 읽은 다음부터는 거의 물건을 들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그릇도 모두 오래 된 것이거나 중고입니다그런데 물건이 적어서 불편하기보다는 오히려 신경 쓸 곳 없어 마음이 편합니다대신 지금 보니 가구들 대부분이 흰색원목그리고 검정으로 통일이 되어 있습니다마음속에 로망하던 인테리어 스타일이었나 봅니다저자의 말처럼 어떤 물건을 배치할 때 색감을 잘 따져보는 일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창가에서도등이 뜨끈한 흔들의자에서도침대에서도식탁에서도 책 읽고 글을 쓸 수 있어 좋습니다집이 내가 좋아하는 곳이 되도록 가꾸는 일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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