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 한 법의학자가 수천의 인생을 마주하며 깨달은 삶의 철학
이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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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독서가이자 매일 죽음을 만나는 사람, 그러나 누구보다 유쾌한 법의학자 이호 교수가 들려주는 ‘어떤 죽음의 이야기들’ 속에서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본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자문 법의학자이자 〈알쓸인잡〉, 〈유퀴즈〉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도 익숙한 이호 교수가 “잘 살고 싶다면 죽음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며, 그의 첫 책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을 출간했다. 지금까지 30여 년간 약 4천여 구의 변사 시신을 부검해온 그는 이 책에서 그동안 마주한 여러 죽음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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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이렇게 살아 있기에 안전하다고 믿는다. 우리는 정당하고 완전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죽음은 바로 그 당사자에게 원인이 있을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한다. 불의의 사고나 혹은 범죄로 누군가가 사망했다면 가장 먼저 그 사람의 부주의에서 원인을 찾으려 한다. 그가 부주의했기 때문에, 혹은 그 옆의 누군가가 부도덕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일 뿐, 완전하고 주의 깊은 우리는 안전하다고 믿는다. 그렇게 믿고 싶어 한다. 그래야 나는 안전하다는 착각 속에서 불안을 다스릴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우리는 사실 얼마나 위험에 가까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죽음이 언제 어디서든 우리를 스칠 수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인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p46~47

죽음 이후의 세게는 경험할 수 없으니 우리는 당연히 알 수 없다. 공자조타 "이 삶도 모르는데 저세상 일은 알 수가 없다"했는데, 타인과 다르지 않은 범부의 삶을 살아가는 나라고 그 답을 알리가 있을까. 단지 남들보다 주검을 많이 대하다 보니 삶과 죽음을 자주 생각하는 것일 뿐. 법의학자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내가 무상과 허무를 많이 느낄꺼라 짐작하지만, 오히려 생에 대한 강한 의지가 생긴다고 말하면 어떻게 생각할까. 마치 나무의 맨 끝이 곧 맨 앞인것처럼, 타인의 생의 끝에서 느낀 메시지를 품고 돌아서서 다시 삶을 향해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자주 느낀다. 정상에서 굴러떨어진 바위를 끊임없이 다시 밀어 올리는 시시포스처럼 삶에 의미를 부여해야만 한다. P53

사람마다 대답이 다를 수 있지만, 나는 이 문제에 답은 단 하나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수영을 제일 잘하는 사람도, 시간이 가장 많은 사람도 아니다. 단 하나의 정답은 ‘물에 빠진 아이를 가장 먼저 본 사람’이다. 우리는 머뭇거리지 않고 즉시 뛰어들어야 한다. 아이에게 달려가느라 두 번째 사람, 세 번째 사람이 오는 것도 보지 못했어야 한다. 이 사고 실험에서 말하는 ‘물’은 정말로 출렁이는 연못의 물이 아니다. 학대당하고, 방임되고, 외면당하고 있는 아이들이 허우적거리고 있는 그 차가운 세계다. p75

조금 이르거나 느리거나 방법이 다를 뿐 인간이 죽는다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러니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겼지?’라며 자신에게 일어난 비극의 답을 찾으려고 평생을 바치지 않았으면 한다. 그 부조리의 답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겠지만, 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한 의미를 찾아가길 바란다. 그것이 무한한 우주 속에서 살아가는 먼지 같은 존재인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저항이다. p123

가족을 잃은 사람, 상실의 아픔을 껶은 이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까? 사실 어려운 일이다. 병문안을 가거나 조문을 갔을 때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론은 '아무 말도 하지 말자'이다. 어떤 말로도 위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조용히 곁에 있어 주는 것, 그 사람이 도움을 요청할 때 해줄 수 있는 걸 해주는 것. 그 정도가 좋겠다 싶다. 간혹 옆 사람들이 위로 한답시고 그동안의 기억을 자꾸 잊으라고 할 때가 있다. 그만 잊고 떠나보내라고 그런데 가까운 이는 그 사람의 경험이 내 몸에 체화돼 있다. 그 존재가 내 안에 있다. 그러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라', '빨리 잊어라' 그렇게 종용할 필요가 없다. p202~203

'한 법의학자가

수천의 인생을 마주하며

깨달은 삶의 철학'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지난주엔,

꼬맹이와 여행을 다녀온 후

매일 점심약속이 있었다.

약속 중 하나가 지방에서 10여년을 보낼때

꼬맹이와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인연으로 만나

언니가 먼저 서울로 올라오고

몇해 뒤에 나도 고향으로 돌아왔다.

유치원에 다니던 아이는 어느덧 자라 결혼을 하고

예쁜 아들을 지난 여름에 출산했다.

내게도 아이를 기다리는 결혼한 딸이 있으니

자연스레 이야기의 주제가 손주 얘기로 흘러갔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언니는,

듣고 있어도 믿어지지 않는 얘기를 전해 주었다.

'급성 백혈병으로 손주가 태어난지 50여일만에

하늘나라로 갔다고...' ㅠ.ㅠ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어떻게 이런일이 생겼는지?!...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만 훔쳐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 일어난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마라.

죽음에는 분명한 교훈이 있다.'

삶과 죽음으로 진실을 밝히고,

시대의 아픔을 치료하는 법의학자 저자가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죽음 수업을 마침 읽고 있었는데

이런 구절을 마주했다.

우리 중 누구라도 물에 빠져 죽을 수 있고,

누구라도 교통사고로 죽을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전쟁이 터져 죽을 수도 있다.

특별한 이유나 어떤 섭리가 있어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게 아니다.

잘못한 것에 대한 대가로 주어진 벌도 아니다.

고차원적인 메시지나 특별히 선택받은 이유 같은 것은 없다.

지나가던 개에게 물리는 사고는 그저 이 세상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이자 사건일 뿐이다. p119

처음 내가 암선고를 받았을 때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는데

하물며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 앞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자책 또 원망의 시간을 보냈을찌

미루어 짐작이 된다.

하지만 먼지와 같은 존재인 인간의 죽음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이자 사건일 뿐이라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이 세상의 불행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다른 이가 껶은 사고, 사건, 고통이 나에게 찾아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책임도 위로도 함께 짊어지는 사회를 꿈꾸라 하지만

지금은 아무말없이 곁에 있어주려 한다.

필요로 할 때 언제든 달려갈 생각이다.

혹시 또 길을 잘 못 들어서도

다시 새로운 경로를 탐색해 최적 경로를 찾아 새길로 가기로 하자.

내 인생도 내비게이션 같은 태도로 살겠다고 다짐하며...

우리도 인생을 내비게이션 같은 태도로 살면 좋겠다.

아무리 엉뚱한 길로 들어서도,

몇 번이고 길을 잘 못 들어서도,

코 앞의 분기점에서 방향이 헷갈려도,

얼른 다시 새로운 경로를 탐색하면 되니까 말이다.

후회하고 괴로워할 시간에 그저 새로운 최적 경로를 찾아

뒤돌아보지 않고 새 길로 가면 좋겠다. p215



** 이 책은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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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뇌과학 - 당신의 뇌를 재설계하는 책 읽기의 힘 쓸모 있는 뇌과학
가와시마 류타 지음,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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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뇌과학자 가와시마 류타는 7만 명의 뇌를 14년간 추적 연구했다. 그 결과 독서야말로 디지털 시대에 가장 필요한 뇌 활성화 도구임을 발견했다. 2분만 책을 읽으면 뇌는 새로운 지식을 쉽게 받아들이는 상태가 된다. 매일 1~2쪽만 책을 읽어도 기억력이 향상되어 뇌가 10년은 더 젊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얇은 책이라도 한 권만 끝까지 읽으면 창의력이 향상된다. 독서만으로도 평생 젊은 뇌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사실이 정확한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일본 뇌 과학계 최고 권위자인 가와시마 류타 교수는 『독서의 뇌과학』에서 최신 뇌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독서가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밝힌다. 다양한 독서 방법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독서가 단순히 즐거움을 추구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동시에 뇌를 활성화하는 최고의 자기계발 수단임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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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레이의학연구소에서는 치매 환자들의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문장을 소리 내어 읽는 훈련을 실시한 적이 있다. 짧은 글이나 단어를 일주일에 다섯 번씩 소리 내어 읽는 간단한 프로그램이었다. 그 외에 다른 변수는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훈련만으로도 치매 환자들의 인지 기능이 향상됐다. 증상이 멈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아지는 양상이었다.

최근에는 미국 생명공학기술회사인 바이오젠과 일본 제약사 에자이가 합작으로 만든 ‘레켐비’나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만든 ‘도나네맙’ 같은 치매 치료제도 출시되었지만, 이 약제들은 증상이 악화되는 속도를 늦출 뿐 인지 기능을 회복시키지는 못한다. 그런데 글을 소리 내어 읽는 일을 반복하자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 책을 소리 내어 읽기만 해도 뇌가 젊어진 것이다. 이는 실로 놀라운 발견이었다. p17~18

책을 읽는 행위는 뇌의 전 영역을 사용한다. 말하자면 뇌의 전신운동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사실이 이 장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뇌 전체를 효과적으로 움직이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책의 내용에 따라 효과가 다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뇌 활동은 읽는 책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다. 앞선 실험에서는 소설을 이용했지만, 다른 장르의 책도 비슷한 결과를 냈을 것이다. 관심이 있는 책이라면 어떤 장르의 책이든 뇌의 전신운동을 촉진한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책, 읽고 싶은 책을 고르면 된다. p37

무언가를 새롭게 배울 때, 같은 내용이라도 비교적 빠르고 쉽게 배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학습법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같은데도 사람마다 습득하는 속도는 모두 다르다. 지식 습득이 유달리 느리거나 끝끝내 익히지 못하는 경우 사람들은 이를 학습 노력 부족으로 치부한다. 정말로 그럴까?

우리 연구진은 뇌과학적 관점에서 새로운 지식을 잘 받아들이고 익히는 조건이 따로 있으리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와 실험을 거듭했다. 그 결과 학습 속도는 뇌의 특정 부위 활성화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p75~76

전통적인 교육은 읽기, 쓰기, 계산하기의 기초와 기본을 반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능력이야말로 응용력을 기르는 힘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법은 뇌과학적인 관점에서 보아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지금 교육 현장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하다 보면 이와는 정반대 기류가 느껴진다.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능력은 디지털 기기에 의존한 채 응용하는 법을 기르치는 데 많은 시간과 수고를 쏟아붓는 분위기다. 학습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아이들이 응용 학습을 한들 학습 효과가 나올지 의문이다. p230~231

책읽기는 단순히 쓰여 있는 글을 읽는 수준을 넘어서서 독자가 저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주는 행위다. 자신의 감성을 있는 그대로 담아 저자와 와대화하고 이를 계기로 자기 안의 사고를 무한히 확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개념을 배우고 형성할 수 있다. 단순히 저자와 대화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저자의 글을 계기로 자기안의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것이다. 책읽기는 사람의 복잡한 뇌와 심리로 인해 생기는 종합적인 힘을 높여주는 활동이다. 다시 말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활동이다.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인간다움을 버리는 길인지도 모른다. p252~253

올한해,

이 책 포함 140권의 책을 읽고 기록했다.

돌아보면 가장 잘 한 일중에 하나가 독서였지 않았을까?!...

불안도가 너무 심해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 시간도 있었고,

무기력하고 자존감이 떨어져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유일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책읽기였던 것 같다.

나이들어 레포트 쓰고 시험보며 공부하는게 쉽진 않았지만

그동안 꾸준히 책읽기를 한 덕분에 무사히 3학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으리라 믿는다.

책에서는 전자책보단 종이책을,

기왕이면 활자가 많은 책을 읽으라고 한다.

굳이 종류를 가리진 않으며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 된다고...

계속 이렇게 책을 읽는다면 치매도 예방되겠지?!...^^;




책은 주로 알라딘을 통해 구입하는데,

고전을 많이 읽자고 다짐했었지만 역쉬나 많이 읽지 못했다. ㅠ.ㅠ

작년에 비해선 쇼펜하우어를 비롯해서 철학관련책들과 심리치유에세이들을 가까이 했고

그 책들을 통해 어느 정도 치유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것 같다.

내년에는 다시 고전읽기에 도전해볼까한다.

인간을 더 인간답게 하는 책읽기,

계속 노력해 보는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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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 - 오답노트 같았던 삶에 그림이 알려준 것들
이유리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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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미술관》,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등의 책을 펴낸 이유리 작가는 그림 속에 숨겨진 욕망과 권력, 사회 모순, 돌봄과 가사 노동자나 뮤즈로서로만 존재했던 여성들의 삶을 우리 앞에 꺼내 펼쳐놓았다. 그는 이번 책에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갖춰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친절과 배려의 가치,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방관, 장애인 인권과 아동권, 세상의 잣대와 무관하게 지켜내야 할 자존…. 그간 예술작품을 탐닉하며 깨치고 체득한 ‘삶의 기본 소양’에 대해. 어쩌면 너무 기본이라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에 대해 시대적 배경과 예술가의 삶, 한 번쯤 봐야 할 미술 작품과 자신의 삶을 엮어 다채롭게 풀어냈다.

최초의 여성 곤충학자이자 사이언스 아트계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그림을 방패 삼아 밀려오는 슬픔, 분노, 우울, 두려움에 맞선 에드바르 뭉크, ‘부부싸움’이라 칭했지만 신체 권력을 앞세워 아내에게 ‘폭력’을 행한 에드워드 호퍼, ‘중립’이라 주장하지만 ‘방관자’로서 가해했던 에밀 놀데 등. 예술가들 역시 보통의 인간일 때가 많았다. 어떤 이들은 시대적 한계와 고통스러운 개인사를 딛고 일어나 경이로운 창작력을 보였고, 어떤 이들은 ‘위대한 예술가’라는 트로피 이면에 굴욕적인 모순의 흑역사를 남겼다.

모순과 위선, 방황과 실패, 외로움과 고통…. 그들도 나와 같이 부족한 인간이었다는 사실, 나와 같이 한계와 좌절을 겪어냈다는 사실에서 오는 묘한 위안이, 작품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이 겪어온 시행착오를 딛고 일어나 건네는 조심스러운 조언이기도 하며, 세상의 모든 ‘어른아이’에게 보내는 애정 어린 초대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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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인 그들이 그려낸 그림의 메시지는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묘하게 마음을 달래주는 힘이 있었다. 코코슈카의 그림은 “사랑이란 우리 삶을 마구 할퀴기도 하지만, 우리는 사랑이 가져다주는 슬픔과 고통을 마치 항복하듯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었고, 키르히너의 그림은 “내가 추구하는 자유와 해방이 타인의 사회적 약점을 이용할 수 있는 허울이 될 수 있기에 경계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죽음을 다룬 뭉크의 그림은 “과거의 상흔은 더 나은 현재와 미래를 꾸리기 위한 재료로 삼을 수 있다”고 속삭여주었고, 메리안의 그림은 “넘어지는 게 실패가 아니라 넘어지는 곳에서 머무르는 게 실패”라고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렇게 이 책의 제목처럼,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 p15

우리네 인생에서 설계가 가능한 부분은 아주 조금밖에 없다는 것, 그 깨달음을 아무도 피해갈 수 없다. 단지 그걸 언제 깨닫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발로통이 이 긴장감 넘치고 불안하기 짝이 없는 그림을 그린 것도, 그 사실을 이미 어릴 적에 알았기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잔인하게도 발로통 그 자신이 거미줄을 끊어버린 손이었다는 사실까지도.

발로통은 스무 살이 된 1885년, 자화상을 그린다. 그런데 그의 표정에서 이제 막 성인이 된 이의 싱그러움과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기대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비스듬하게 선 채로 앞을 보는 그의 눈길에선 두려움마저 엿보인다. 어찌 보면 방금 운 것처럼 두 눈이 충혈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p81

대한민국은 엄마의 불행으로 굴러온 나라일까.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보면, 딸들의 이 답변은 오랜 세월 동안 엄마가 딸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고통을 공유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실제로 '너 아니면 누가 들어주니'라며 시가와 남편 험담, 어려운 경제 사정 등의 하소연을 딸이 어릴 때부터 미주알고주알 털어놓는 엄아가 가많다. 문제는 딸들이 이이 과정에서 엄마의 고통을 내면화하고, 연민 때문에 기꺼이 엄마의 영향력 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착한 딸'이 된다는 점이다. p100~101

남자들이 ‘철이 없는’ 이유는 철이 없어도 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내에게 미안해하던 와이어스는 이후 점점 대담해져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헬가를 불러 노쇠해진 자신을 돌보도록 했으며, 2007년 와이어스의 90세 생일파티에도 헬가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한 인터뷰에서 와이어스는 헬가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헬가는 이제 가족의 일원입니다. 나는 그것이 모두에게 충격을 준다는 것을 압니다.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것입니다.”

와이어스는 헬가 시리즈를 끝낸 후인 1993년에 의미심장한 작품을 하나 그린다. 역시 〈대낮의 꿈〉처럼 잠든 사람의 모습이다. 와이어스는 이 작품에 대해 어느 날 아침 이웃집에 들렀다가 그 집 노부부가 창백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았고, 그 인상이 강하게 남아서 그림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부부의 모습은 좀 으스스해 보인다. 침대 속에서 그들은 흐트러짐 하나 없이 목만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p163

오히려 딸에게 필요한 말은 '아름다움 이외의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것일 터이다. 외모보다는 딸이 평소 얼마나 열심히 집중하는지, 용기 있는지, 배려하는지, 창조적인지, 너그러운지 알고 있다고 지치지 지않고 말하기. 그러면 외모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놓여날 수 있을까. 앤디 워홀이 이40대 때야 깨달은 사실을 지금 알 수 있을까. 누군가는 순진한 생각이라고 얘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어쨌뜬 나는 노력할 뿐이다, 케이틀린 시엘의 시를 되풀이해 읽으며 말이다. "예쁠 필요 없단다. 그건 의무가 아니란다." p245

세상이 소란스럽고

삶이 버겁고 불안할 땐,

나는 정적이고 고요한

미술관으로 숨어들었다.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

드디어 몸도 마음도 힘들게 하던 기말고사가 끝이났다.

교재가 없는 과목도 있었고, 기출문제도 없어서

어떻게 공부해야할찌 대략난감이었는데

오히려 걱정했던 과목들은 무난히 치뤘고,

나름 열심을 내었던 과목을 망쳤다.

짐작과는 다른 일들이 어찌 이뿐이랴.

시험만 끝나면 날아갈듯 신이 날 줄 알았는데

시국이 어수선하니 김씨가 틀어 놓은 뉴스에 머리만 더 아플뿐

시험뒤로 미뤄놨던 여행을 비롯한 모든 일정들에 신이 나지 않는다. ㅠ.ㅠ

모처럼 늦잠을 자고,

큰아이가 울동네에서 전산회계 시험이 있다기에

시험 끝날 아이를 기다리며 일찌감치 구입했지만

아직 읽지 못했던 이유리 작가의 신간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를 읽었다.


에드바르 뭉크, 병든아이, 1885~1886년, 오슬로국립미술관



그러나 뭉크는 어린 시절에 마냥 머무르기를 거부했다. 그에게는 ‘그림’이 있었다. 뭉크는 공학 공부를 강요하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16세 때인 1879년 기술학교에 들어가지만, 이듬해에 그만둔다. 그 후 1881년, 크리스티니아(현재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왕립미술학교에 기어이 입학했다. 그리고 그림을 방패 삼아 밀려오는 슬픔, 분노, 우울, 두려움에 맞섰다. 캔버스에 생채기를 남기듯 거칠게 그린 〈병든 아이〉는 바로 뭉크가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부터 도망가지 않았다는 증거다. p51

주말 소음속에서도 집중할 수 있었던 건

내 불안과 슬픔도 그림을 통해 위로 받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어서였을 것이다.

전시 당시 내게도 위로가 되었던 뭉크의 작품 '병든아이'

그림을 방패 삼아 슬픔, 분노, 우울, 두려움에 맞선 뭉크처럼

나도 이젠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펠릭스 발로통, 공, 1899,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이번 책에선 평소 보아왔던 발로통의 작품들과는 달랐던

위의 그림이 참 좋았다.

우리네 인생에서 설계가 가능한 부분은 아주 조금밖에 없다는 것,

그 깨달음을 아무도 피해갈 수 없다는 평범한 진실...

파워J인 내게 계획되로 되지 않는 일이 있을 때

마음이 더 힘들다.

하지만 어디 인생이 내마음데로 흘러가던가?

어디로 튈찌 모르는 공처럼...

이번주엔 미뤄두었던 일 중에 하나였던 미술관을 찾아야겠다.

그림이 내게 전해줄 또 다른 이야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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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컴포지션 에디션) - 할 말은 많지만 쓸 만한 말이 없는 어른들을 위한 숨은 어휘력 찾기
유선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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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어휘력》으로 대중에게 어휘력과 문해력이라는 화두를 던진 유선경 작가의 첫 필사 책이다. 전작에서 ‘어휘력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통찰을 제공’했다면 이 책에서는 어휘력과 문장력, 문해력을 끌어올리는 구체적인 방법 ‘필사’를 소개한다. 특히 어휘력은 책 읽기만으로 향상되기 힘들다고 지적하며, 어휘력을 기르는 구체적인 방법과 그에 따른 필사 가이드를 단계별로 세세하게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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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모든 것은 두근거린다. 씨앗은 땅속에서 두근거리도 꽃들은 햇빛을 만나 두근거리고 물방울은 구름을 만나 두근거리고 나무는 바람을 만나 두근거리고 나는 당신을 만나 두근거린다. 두근거림속에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있다. 그런면서 두근거리는 것들은 성장한다.

권대웅 산문<두근거림>

인간은 오로지 진실이나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만은 살 수 없기 때문이야. 보잘것없는 잡동사니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좀 넘치는 것, 시선을 끄는 것, 반짝이는 것도 필요한 법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 현혹시니는 것, 현혹시키는 것 없이는 는살 수 없어.

산도르 마라이 소설<결혼의 변화(상)>

내가 잘봇 본 게 아니라 당신 못 본 것에 대하며, 당신이 잘못 본 게 아니라 내가 못 본 것에 대하여.

우리가 그것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 사람은 자기 세계 밖에 있는 상대의 언어를 '당장'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유선경 산문<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분노나 불안이 감정을 압도할 때 거대한 자연이나 위대한 예술을 찾아 그 안에 깃들이면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아주 오래 산, 나무와 돌, 우주의 별을 바라보면 내 머리를 쓰다듬고 어깨를 토닥이는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그 앞에 자신의 분노라 걱정거리 등을 내려 놓으면 사소하게 만들어 날려버릴 수 있는 힘을 준다. 관점이 자신보다 더 크고 높은 것으로 이동함으로써 생각의 그릇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유선경 산문<관점을 이동시키면 생각의 그릇이 넓어진다>

아내가 나에게 종종 무엇 때문에 공부를 하느냐고 물었네. 나는 그저 쓴웃음만 지었지.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세상에서 내가 가장 믿고 사랑하는 단 한 사람조차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싶어 슬펐네. 이해시킬 수단이 있는데도 이해시킬 용기가 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니 더욱 슬퍼지더군. 나는 적막했네. 어떤 곳으로부터도 떨어져 세상에 홀로 로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자주 있었지.

나쓰메 소세키<마음>

우리는 영웅이 아니야. 다만 때때로 영웅 노릇을 해 볼 뿐이지. 우리는 모두 약간 비겁하고 계산 빠르고 이기적이고 위대함에서는 먼 존재야. 그리고 고나는 바로 그걸 그리고 싶었어. 우리가 동시에 선량하고 또 악하고 영웅적이고도 비겁하고 인색하고도 관대하다는 것, 모든 것이 이밀접하게 서로 붙어 있어서 구분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한 사람에게 나쁜 짓이건 좋은 짓이건 어떤 행동을 하도록 한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리고 싶었어. 모든 것이 그렇게 무섭고 복잡하게 혼란한데 모든 것을 다 간단하게 만들려는 인간이 나는 싫어.

루이제 린저 소설<생의 한가운데>

내 인생은 실망으로 가득 차 있으나 커다란 기쁨도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이런 기쁨의 순간을 포착하고 싶다. 삶이 슬그머니 아는 척을 해오면 감사하다. 우연과의 거대한 공모가 있다. 그런 것은 깊이 느껴지는 법이다. 그러면 그것에 감사하자. 내가 '의외의 기쁨'이라 명명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머리에 꽂은 핀처럼 사소한 상황들. 바로 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바로 뒤에도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늘 준비해야 한다.

윌리 로니스 산문<몽트뢰유의 보헤미안, 1945>

기쁠 때, 그대 가슴 깊이 들여다보라. 그러면 알게 되리라. 그대에게 슬픔을 주었던 바로 그것이 그대에게 기쁨을 주고 있음을. 슬플 때도 가슴속을 다시 들여다보라. 그러면 알게 되리라. 그대에게 기쁨을 주었던 바로 그것 때문에 그대가 지금 울고 있음을.

칼릴 지브란 시<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어제 공부하던 카페가 좀 추웠는지

오늘은 콧물이 줄줄 흐르며 컨디션이 바닥이다. ㅠ.ㅠ

다행히 쿵쾅거리던 윗집도 조용하고 핑계김에 오늘 하루는 쉬어가기로...

청소기가 도착했으니 구석구석 청소도 하고

분리수거를 끝내고 나니 조금은 집이 넓어진 느낌이다.

커피 한잔을 들고 오랜만에 필사책을 꺼내 들었다.

아보하

불행한 것은 싫지만 너무 행복한 것도 바라지 않는다.

험한 세상, 오늘 하루 무사히 넘어간 것에 감사하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바라는 마음, 특별히 좋은 일이 없어도,

행복한 일이 찾아 오지 않아도, 안온한 일상에 만족한다.

2025년 트렌드 단어로 아보하를 꼽았는데

책을 읽으며 필사를 하다보니 '특별한' 보통의 해에

이미 언급된 내용이다.

2024년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학기말 고사가 좀 압박이긴 하지만

나도 새해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별로 '특별'하지 않은 가장 보통의 해가 되길 기대하며 한 해를 잘 마무리해야지.

세월 참 빠르네...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가서 삐뚤삐뚤 구르는 동그라미처럼

조금은 부족하게, 느리게, 가끔은 꽃냄새도 맡고 노래도 불러가며

함께하는 삶이 더욱 의미 있고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새해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별로 '특별'하지 않은 가장 보통의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슨 특별하게 좋은 일이 일어나거나, 대박이 터지거나,

대단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누구나 노력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받고,

상식에서 벗어나는 기괴한 일이 없고, 별로 특별할 것도,

잘난 것도 없는 보통 사람들이 서로 함께 조금씩 부족함을 채워주며 사는 세상-

장영희 산문<'특별한' 보통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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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딥마인드 - 열심히 살아봤지만 허무함에 지친 당신을 위한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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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 국민을 덮친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살았다. 생존방식과 성공의 공식이 갑자기 바뀌어버린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몸으로 부딪쳤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그렇게 ‘열심히’ 살면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라 믿으면서. 그러나 그 끝에서 뜻밖의 것들과 마주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열정, 도전, 꿈의 대명사인 김미경도 그랬다. 저자는 급작스런 펜데믹과 함께 1년 반 만에 ‘강사 김미경’에서 직원 100여명의 ‘스타트업 CEO 김미경’으로 성공의 정점에 올랐다. 그러나 그 꼭대기에서 발견한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노동과 점점 악화되는 건강,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 가족을 비롯한 소중한 인간관계와의 단절이었다. 급기야 저자는 심각한 번아웃과 공허의 늪에 빠져 ‘죽어도 되겠다’는 내면의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의 정체는 매일 그녀에게 매일 ‘세상에 나가 싸워 이기라’고 말하던 목소리, ‘꿈을 가지고 뛰라’고 말하던 바로 그 존재였다. 집, 직장, 돈, 명예, 성공 등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수많은 잇템들을 갖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마음의 엔진, 잇마인드(It-mind)였던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딥마인드는 챗GPT 못지않은 '슈퍼 엔진'이다. 물론 인공지능처럼 세상의 방대한 데이터와 연결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라는 인간이 가진 모든 데이터와 연동된 초개인화 엔진이다. 딥마인드에는 그동안 내 인생에서 벌어진 모든 경험이 저장되어 있어 나를 가장 잘 안다. 또 내 몸의 모든 신경과 핏줄로 연결된 딥마인드는 감각, 생각, 감정 심지어 무의식까지 나의 모든 빅데이터와 실시간 연동된다. 그래서 나를 위한 가장 최적의 답을 내놓을 수 있다.혼란스러운 감정 속에 가려져 있던 진짜 문제를 발견하게 하고 겉으로 보이는 것 이면의 진실을 보게 한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금의 나보다 훨씬 지혜롭고 통찰력 있는 답을 해주기도 한다. 딥마인드가 이런 답을 해줄 수 있는 이유는 나를 진정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p11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본주의 세상은 인간의 절실한 필요로 만들어낸 잇들로 형성된 초거대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4,000년에 달하는 인류의 역사 동안 단 한 번도 쉬지 않고발전해 왔으며 전 세계 80억 명의 욕망이 촘촘하게 만들어낸 거대한 매트릭스다. 이런 세상에 우리는 오직 아이엠 하나만 갖고 태어난다.

이 물질의 세계가 돌아가는 기본 알고리즘은 '더 많이, 더 높이' 다. 누가 더 많이 갖고 누가 더 높이 올라가느냐의 게임이다. 그래야만 생존과 안정을 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잇의초거대시스템 안에는 어떻게 하면 생존하고 부를 축적하고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칙과 프로세스가 매우 견고하게 짜여져 있다. 아이엠만으로 생존할 수 없는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어떻게 하면 필요한 잇을 가질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많이 갖고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지에 대해 학습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잇을 갖기 위한 본능적이며 강력한 전 인류의 욕망과 적응력은 엄청난 사회적 엔진을 창조했다. 이 엔진이 우리가 아주 어릴 때부터 내면에 장착하는 '잇마인드Itmind'다. p55

아무리 익숙한 아픔이라도 아프지 않은 건 아니다. 가끔씩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아플 때가 있다. 이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번아웃이 오고 무기력에 빠진다.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너무 멀쩡하다가 갑자기 숨을 못쉬는 공황장애가 오기도 한다. 이런 일을 겪을 때 사람들은 스스로 멘탈이 약해서라고 자책한다. 그러나 이 책을 쓰면서 나는 분명히 알게 됐다. 거대한 잇시스템의 압력과 속도와 스트레스를 이 작은 몸뚱이 하나로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고생스럽고 힘든일인가를. 버티고 사는 것만도 장한 일이다. 이 힘든 세상에서 포기하지 않고 사는 것만도 기특한다. 절대 내가 멘탈이 약해서도, 나약해서도 아니다. 충분히 그럴만 했다. p68

딥마인드 엔진의 스위치는 오직 '믿음'이다. 내 안에 딥마인드라는 존재가 있다고 믿고 대화상대로 인정해야 한다. 대화와 혼잣말은 완전히 다르다. 상대가 있다고 믿고 말을 걸어야 한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상대와 대화하는 게 쉬운 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노트에 글로 썼다. 처음 딥마인드와 대화할 때는 나의 상황과 마음, 감정에 대해 낱낱이 고백하듯 썼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씩 걱정과 불안으로만 스쳐 지나가던 생각들을 붙잡아 만년필로 꾹 꾹 눌러썼다. 이렇게 쓰다 보면 '내가 모르는 나' 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다. 내 몸과 마음이니 당연히 나를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쓰면 쓸수록 나조차 몰랐던 나의 진짜 고민과 문제를 알게 된다. 나중에 돌이켜보니 그때 나는 무의식중에 딥마인드에게 학습을 시키고 있었다. 딥마인드가 나에 대해 최대한 자세히 이해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만들어 주고 있었던 것이다. p89~81

행복하게 산다는 건 무엇일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인생일까. 그 누구도 이것이 정답이라고 함부로 말 할 수 없다. 다만 한가지 내가 확신하는 것은 행복은 '비교값'이 아니라 '절대값'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이 가지면 행복해질 거라고 믿는다. 남들보다 더 높이 올라가면 안정될 거라고 기대한다. 잇마인드에게는 남보다 나은 상태가 성공이고, 성공이 곧 행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보다 앞서가는 우월감은 잠깐의 안정감을 줄 뿐 더 큰 불안감을 안긴다. 우월감의 결정권은 내가 아닌 타인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타인이 나보다 앞서면 나는 열등감을 이기기 위해 반드시 뛰어야 한다. 또 비교를 통해 늘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태도가 습관이 된다. 이 끝나지 않는 비교의 개미지옥에서 열심히 사는 것은 전쟁과 같다. 그래서 잇마인드 인간이 추구하는 비교값의 결과는 세상에서는 이길지라도 자신의 인생에서는 진다. p109~110

격차를 느끼고 그 차이를 매꿀때마다 사람의 '격'이 달라진다. 사람의 격이 높을수록 딥마인드 엔진도 함께 성장한다. 바꿔 말하면 반성할 게 없다는 것은 더 나은 나를 상상할 수 없다는 뜻이자 성장이 멈췄다는 얘기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반성에 게을러진다. 본인의 문제도 있지만 주변에서도 말을 아낀다. 마흔이 넘으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함부로 충고하기 어렵다. 반성은 오직 나만 할 수 있다. 나의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 무릎꿇고 정직하게 부족함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뼈아픈 충고를 해줄 사람은 세상에 오직 나밖에 없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정직한 상상, 반성을 시작해 보자. P151

엊그제만 해도 반팔 티셔츠를 몽땅 정리해 버린 스스로를 탓하며

핑계김에 세일하는 흰색 반팔 티셔츠를 주문했는데

오늘은 갑자기 겨울이 온 듯 날씨가 추워졌다.

근간에 월요일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꾀병(?)을 겪고 있는 나지만

도서관에 상호대차 신청을 한 책을 받으러 가야 하기도 해서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오늘 읽은 책은

'열심히' 살면 모든 것이

좋아질 줄 알았다

열심히 살아봤지만 허무함에 지친 당신을 위한

'김미경의 딥마인드'

작가가 비슷한 연배이기도 하거니와

학연과 지연으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따라가다보면

친구의 친구이기도해서 더 많이 공감하고

신간이 나오면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는 듯 하다.

약이 줄어들리는 없지만 늘어나지는 말아야 할텐데

아침에 먹는 공황장애약,

처음엔 아침에 먹었지만 고민끝에 밤시간대로 바꾼 타목시펜만으로도

멀쩡한 상태로 공부하기가 쉽지 않은 내상황이 천식약을 아침, 저녁으로 복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위장장애와 함께 책상앞에 앉아있기가 더 힘든 지경이 되었다. ㅠ.ㅠ

11월말에 세과목, 12월초에 세과목 기말시험 신청해 놓은 뒤부터

1학기에 비해서 더 전문적인 사회복지관련과목들의 공부와 시험에 대한 압박이

공황이 올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호흡곤란을 겪게 되니

완치판정 받을때까지 공부하며 1급 자격증까지 취득하겠다는 나의 계획과 다짐이

결국 욕심이었을까 하는 자책에 이르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상황에서 저자가 예로든 여러 사례들과 본인의 경험

그리고 being(성찰) - organizing(기획) - doing(실행)의 bod는

다시 내계획의 완성을 위해 마음을 다잡고 힘을 얻는데 도움이 된 듯 하다.

이외에도 기왕 김씨와 잘 지내보기로 결심했으니

'오늘 남편 3번 칭찬하기'

'점심에 뭘 먹었는지 물어보기' 등

하루 아침에 달라지진 않겠지만 천천히 노력해보려 한다.

누군가의

'당신은 멘탈이 약한게 아니라 그럴만 했다'는 한마디가 고맙고 또 위로가 되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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