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고 적었다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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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애란이 새 책과 함께 여름 인사를 건넨다. 최근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2024)과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2025)를 펴내며 허구의 세계 안에서 지금 한국사회의 풍경을 세밀하게 그리는 데 집중해온 작가가 이번에 새 이야기를 담아낸 그릇은 소설이 아니라 산문이다.

소설 속 화자가 아니라 작가 자신의 목소리가 나직하게 울려퍼지는 바로 그 장르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오랫동안 사랑해온 작품을 써낸 작가 김애란의 생생한 다면(多面)과 만난다. 그 면면은 생활인이자 창작자, 사회인의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다. 생활인으로서 김애란은 제주도의 너른 쉼터를 뛰어다니는 강아지를 바라보며 대도시에서와 다른 초록의 풍경을 눈에 담기도 하고, 오랜 시간 오해했던 누군가의 면모를 새롭게 발견하기도 한다.

창작자로서 인공지능 챗봇 챗지피티의 등장을 지켜보며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성찰하기도 하고, 사회인으로서 우리 모두가 함께 겪은 코로나 시기를 돌아보며 진정한 자립과 타인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한다. 이 면면은 엄밀히 구분되기보다 서로 섞이고 간섭하며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 바탕에는 공통적으로 몸과 마음의 한계를 지닌 사람으로서의 스스로를 인정하는 겸허하고 유연한 태도가 깔려 있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긴 시간, 나는 나였다가, 또 나였다가, 충분히 나였다가, 혹은 나인 줄 알았다가 ‘내가 되지 않는 꿈’을 꾼다. 자연인으로서도 창작자로서도 그렇다. ‘진정한’ 내가 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얼마나 안심이 되나. 얼마나 해방적인가.아마 나는 불교에서 서말하는 무아에는 영영 다다르지 못할 테지만, 세상 어딘가 그렇게 쳐다볼 경지, 바라볼 자리가 있다는데 위안받는다. p20

앞서 잡지 『쿨룰라』에 실은 수상 소감에 저는 최인호 선생님과 그 친구불들을 떠올리며 "비장함도 쾌활함도 모두 귀했을 어두운 시대에 제 선배 창작자들이 나눴을 고민과 대화, 농담까지 헤아려보는 요즘"이라 적었습니다. 어떤 고민과 두려움 앞에서 농담하는 인간의 마음, 진담하는 인간의 심정을 아는 인간의 눈으로 앞으로도 세상을 공들여 바라보고, 서툴고 오류 많은 문장들을 계속 적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p93

작가 또한 여느 창작자처럼 ‘창작자 자아’와 ‘생활인 자아’가 있고, 대체로 두 가지를 적절히 섞어 살아가지만, 글을 쓸 때 이따금 나는 예술과도 상관없고 생활과도 상관없는 진실한 상태, 순수한 상태로 고양된다. 나를 위대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아도 맑게 만들어주는 고양감, 주체가 된 느낌과 마주한다. 그리고 어쩌면 바로 그 순간 때문에 많은 창작자들이 시간 대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작업에 그토록 몰두하는지도 모른다. p131

만일 성인이 된 이후의 삶이 허무나 권태에 익숙해지는 걸 의미한다면 그걸 관리하는 기술이랄까 도구를 나는 문학을 통해 얻었다. 그리고 갈수록 문학에 대한 어떠한 환상이나 숭배 없이 그 일을 해낼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의미나 태도에 도취되기보다 다만 기술을 연마하다보니 절로 익히게 된 삶의 자세가 있다. 구호나 당위 이전에 한 인물의 삶을 통해 그 인물의 욕망과 좌절, 유예와 꾸물거림, 실패를 총체적으로, 육체적으로 함께 경험하며 닿은 이해가 있다. 문학이 그걸 독점했다는 뜻이 아니라 오랜 시간 그쪽으로 특화되어왔다는 얘기다. p142

마흔 아혼에 나는 옷값을 줄이고 의료비를 늘렸다. 소설이며 영화로 익힌 그 모든 예습에도 불구하고 삶의 많은 것이 예상과 달라 당황했고, 그런 내 몸과 화해하느라 바빴다. 그럼에도 그런 마음을 다스리며 적응하려 했고, 함께 늙어가는 친구들을 종종 만나 서로의 고독에 시치미를 떼며 웃다 헤어졌다.

그리고 여기 다 적지 못한, 여러 비밀을 포함한 무수한 날들. 그런 것이 이내게 있었다. 그 일들과 함께 살아오며 나는 전과 또 다른 내가 됐고, 여전히 그렇게 '내가 되어가는 중'이다. P160

처서가 지난거 맞는거지?!...

엄청 더웠다가도 입추지나고 처서까지 지나면 좀 시원해졌던것 같은데

어제 저녁도 엄청 더워서 저녁 준비해 먹고 나니

완전 방전되어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덕분에 오늘 아침은 눈이 일찍 떠져 커피 한 잔 내려

김애란 작가의 신작 산문집 '그랬다고 적었다'를 읽었다.

'잊기 좋은 이름'도 좋았고 지난해 나왔던 '안녕이라 그랬어'도

재미있게 잘 읽었기에 기대가 더 컷을찌도...

읽는 내내 오래전 좋아했던 신경숙작가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정작 내 눈물샘을 자극한 건 의외의 문장이다.

아버지는 그때껏 병상을 지컨 아내의 머리카락을 보고도 마치 그날 처음 본 양 놀라며

"왜 이렇게 할매가 됐어?"라 물었다.

그러곤 안타가운듯 두 손으로 계속 엄마 얼굴을 쓰다듬었다. P43

수술후 마주한 아버지가 딸과 아내를 바라보며

나누던 장면중에 하나인데

난 왜 이 한구절을 읽으며 눈물이 났을까?!... ㅠ.ㅠ

아마도 3년전 그날,

두시간이면 끝난다는 수술이 열시간 가까이 걸린 탓에

식사도 못하고 긴장하며 자리를 지켰을 김씨의 수척한 얼굴이

떠올라서였을 것이다.

'모든 예습에도 불구하고 삶의 많은 것이 예상과 달라 당황했고,

그런 내 몸과 화해하느라 바빴다. '

나또한 그랬던 것 같다.

수많은 책들과 영화를 통한 인생의 예습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라 당황하고 힘들었던 삶.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앞으로 남은 시간을 생각해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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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각본집 영화 오디세이를 책으로 만나다
크리스토퍼 놀란 지음, 김은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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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즉시 전 세계 69개국 박스오피스 1위, 글로벌 흥행 수익 11억 달러를 돌파하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한 영화 〈오디세이〉 오리지널 각본집이 국내에 정식 출간됐다.

이 작품은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전쟁 영웅이자 지혜의 왕 오디세우스가, 전쟁 이후 가족이 있는 고국으로 돌아가기까지 10년간의 고된 여정을 그린다. 끝없는 항해와 전투, 신들의 시험, 그밖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련을 헤쳐나가는 오디세우스, 왕의 부재를 틈타 침탈과 권력 다툼이 벌어진 왕국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아내 페넬로페, 어머니와 왕좌를 위협하는 구혼자들에 맞서 아버지의 소식을 좇는 아들 텔레마코스. 세 사람의 이야기가 긴 여정의 종착지를 향해 하나로 합쳐지면서 인간의 의지와 운명, 그리고 귀환의 의미가 장엄하게 펼쳐진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검은 화면.

정적. 자막이 떠오른다.

"마법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대..."

파도 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영화 제목이 서서히 페이드된다.

쾅! 나무를 힘껏 내리치는 소리

남자 목소리(O.S.) 한 얼굴.

쾅!

남자 목소리(O.S.) 한 함대.

-- 낮

파도가 거세게 부서지고, 이국의 해안에 물거품과 모래가 흩날인다....

남자 목소리(O.S.) 한 전쟁. P11

키르케: 부하들은 못 돌아가.

오디세우스: 당신의 저주 때문인가요?

키르케가 고개를 젓는다.

키르케: 저주가 아니고 진실이지. 네 부하들은 네가 신들의 뜻을 거역하는 걸 원치 않아. 하지만 정작 신들은 너만 집에 간다고 말하고 있어.

오디세우스: 그럼 난 신들의 뜻을 거역하겠어요. p132~133

오디세우스: 계략을 세운 건 그 사람이었으니까요. 그가 제우스의 법을 영원히 깬 겁니다.

오디세우스가 불빛 속에 위압적으로 솟아 있는 대전의 석벽과 들보를 올려다본다

오디세우스: 한때 우리의 세상엔 왕궁과 교역과 언어가 있었습니다…. 우린 그 모든 걸 파괴하고 나서야 깨달았죠. 그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p243

오디세우스가 안티노오스의 목에 칼을 겨눈다―

오디세우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저승에서 시논을 만나면… 이렇게 전해. 내가 서쪽 땅에 가서 부하들을 기리겠다고.

오디세우스가 나무 제비를 꺼내 피 묻은 손가락으로 안티노오스의 입에 밀어 넣는다.

오디세우스: 그리고 너에게 부끄러움을 돌려줬다고! p260~261

페넬로페: 왜 우리의 이야기는 노래로만 불리게 되죠?

오디세우스: 훗날 기억될 이 문명의 흔적은 노래뿐일 테니까.

페넬로페가 오디세우스를 바라보며 그의 두 손을 자신의 손으로 감싼다.

페넬로페: 문명은 다시 일어설 거예요. p265

어제 빅뱅 20주년 콘서트에 다녀와 늦은밤 귀가한 꼬맹이는

피곤하지도 않은지 오늘은 이름에서도 한량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낭만부' 모임이 있다고 나가고

김씨도 친구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차 서울행이다.

모처럼 혼자 집에 있는 주말,

커피 한 잔 마시고 얼른 집에가서 청소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야지. ^^;

요즘 핫한 영화 오디세이를 2D로 보고

다시 IMAX로 관람할 예정이었으나

용산이 아님에도 A,B열의 좌석만 남아 있어

그렇다면 차라리 바람 휙휙 불고, 엄청 흔들려 배타는 기분 제대로라는

4DX로 보기로 하고 요건 좋은 자리를 선점해 잘 보고 왔다.

그렇게 연이어 두번을 관람하고도 못내 아쉬워 구입한

각본집.

첫페이지를 펼치니 아직은 잔영이 남아 있어 '쾅'이란 단어에

가슴이 일렁인다.

영화의 감동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순간...

다시 오디세이아를 읽으면 더 깊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겠지.

도서관에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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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고 싶을 때 미술관에 갑니다 - 돌봄을 살아낸 우리에게 쉼이 되는 그림들
오희승 지음 / 그래도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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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주부, 환자라는 무거운 이름 뒤에서 마음이 무너지던 날마다 저자 오희승이 미술관을 찾아 그림과 마주하며 스스로를 지켜낸 다정한 회복의 기록이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걸쳐 그려진 28점의 그림 앞에서 저자는 그림을 해설하거나 화가의 생애를 나열하는 대신 떠오른 자신의 감각과 기억을 써 내려간다. 뷔야르가 그린 실내 풍경에서 “마치 엄마가 늘 우리 집의 배경이었던 것처럼” 공간에 녹아든 여인의 모습을 발견하고, 고흐가 그린 〈첫걸음〉을 아이가 처음 걸음을 뗐던 날의 기억과 나란히 놓는다. 어린 시절 가족에게 버려졌다는 상처를 오래 안고 살았던 르동, 건강 문제로 한순간에 파혼을 통보받았던 셰르브베크, 우울증을 앓던 시기에 그림을 그렸던 모네까지 위대한 예술가들 역시 우리처럼 서툴고 아파하며 삶을 살아낸 한 사람이었음을 발견하며, 그 캔버스에서 지금의 나를 비추는 문장을 길어 올린다.

이 책에 담긴 메시지는 과거의 기억에서 건져 올린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저는 ○○엄마예요”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오던 순간을 지나며 ‘나에게 소속된다는 것’의 의미를 묻고, 잘될 것 같다가도 한없이 무너져 내리는 날엔 물을 틀고 몸을 씻는 가장 사소한 의식으로 다시 하루를 일으켜 세운다. 역할의 무게에 허덕이고, 놓친 꿈을 아쉬워하고, 떠나간 이들을 그리워하는 보통의 양육자와 보호자들에게 이 책은 ‘미술관’이라는 작은 문 하나를 열어 보인다. ‘누구의 엄마’, ‘누구의 보호자’라는 이름 뒤에서 조금씩 닳아가던 ‘나’는 그 문턱을 넘는 순간, 다시 자기 자신으로 돌아올 자리를 찾게 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제시 윌콕스 스미스의 일러스트들을 보며 나는 고고한 예술도 좋지만,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즐거워지는 그림의 효용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정면으로 돌격해서 보는 이의 감수성을 건드리는 장르를 어떻게 피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하고, 예쁘고, 따뜻해서 한번 시선을 주고 나면 그냥 반해버리게 되니 말이다. 기억 저편을 두드려서 바로 현재로 소환시키는 이야기의 힘은 너무나 강력하다. 이제 나는 왜 엄마가 그런 작품들을 좋아했는지 알 것 같다. 예술이 주는 위안은 거창한 의미나 비평적 인정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비춰주는 거울로부터 오는 것이었다. p20

작품의 제목은 '목욕하는 여인들'이지만, 이 장면은 단순한 목욕 풍경이 아니다. 나체의 여인은 자연 연속에 놓여 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반면 옷을 입은 여인은 문명, 예의, 사회적 질서의 세계를 대변하는 인물처럼 느껴진다. 둘 사이에 흐르는 긴장은 자연스러운 존재와 사회적 시선 사이의 충돌처럼 여겨진다. p50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기만의 방과 약간의 돈”이라고 말했다. 나에게도 그런 방이 필요하다. 이때의 방은 물리적인 공간일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된다. 조용히 침묵할 수 있는 시간, 누구의 소리도 아닌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허락하는 여백이 간절하다. 돌봄의 시간 속에서는 자기만의 고요를 얻기란 쉽지 않다. 가족 안의 내가 아니라, ‘쓰는 나’, ‘느끼는 나’, ‘멈추는 나’가 되어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 함메르쇠이의 방은 바로 그런 자리에 깔린 침묵이다. p69~70

하얀 설원 위에서 뛰노는 아이들과 강아지, 아이를 번쩍 들어 올리는 엄마의 모습이 담긴 켄트의 그림을 보면, 우리 가족의 한때가 떠오른다.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각자의 고단함을 품고 있다. 이 그림 속 인물들 역시 따스한 빛 속에 서 있으나, 역광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행복의 습성도 그와 닮았다. 찬란한 한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어둠 속으로 침잠한다. 그러나 때때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좋은 일이 찾아올 수 있다는 믿음이 나를 버티게 했다. p121~122

멀리서 보면 누구나 비슷해 보이는 인생도, 가까이에서 조용한 시선으로 들여다보면 특별해진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그런 시선이, 말없이 머물러주는 위로가 필요한 게 아닐까. p127

우리는 모두 죽는다. 그렇지만 너무 이른 죽음은 조금 금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못 이룬 꿈, 돌봐야 할 가족, 더 사랑하고 싶은 사람을 두고 가야 하는 심정을 아니까. 작품의 원제인 'Dammerung'의 동사형인 'Dammern'dms '차츰차츰 밝아지다. 점차로 사라지다'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노을은 찬란한 낮의 사라짐, 빛의 소서가 아니라 이 길을 가는 나그네의 마지막 여정을 밝혀주는 은은한 빛이라는 이중성을 띠고있있다. 카를 몰의 그림에서처럼, 우리는 언저리에 서서 먼저 떠나는 이들을 배웅하는 중이다.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는 그 길 위에는 어떤 빛이 비춰지고 있을까. 이곳의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그 빛이 따뜻하고 포근하기를. p161

오달리 르동의 작품은 신비롭고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로 가득하다. 19세기 말 상징주의 운동은 인상주의의 현실 묘사에 반발하며 내면의 정신세계와 꿈, 무의식을 탐구했는데, 르동은 이 운동의 핵심 인물 중 하나였다. 그는 명확한 해석을 거부하고 관람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을 추구했다. 신비롭고 불길한 생명체, 기괴한 형상의 존재들이 그의 초기 작품을 채웠다. 그의 그림은 환상의 세계를 그리고 있지만, 그 바탕에는 음울하고 병약한 기운이 흐른다. p198

입추도 지났는데 아직도 이렇게 더울일인가?!...ㅠ.ㅠ

블로그씨의 질문에 대답을 한다면

나의 더위 탈출 방법은 둘 중에 하나다.

시원한 카페 구석자리에서 아아 한 잔과 함께 책을 읽거나,

더 시원해 어떨땐 춥기까지한 영화관에서 납량특집(?) 영화 보기!

돌봄을 살아낸 우리에게 쉼이 되는 그림들

나를 지키고 싶을 때 미술관에 갑니다.

내게도 그런 그림들이 있다.

마음이 힘들 때 위로가 되었던 뭉크의 작품들을 시작으로

수잔 발라동, 빌헬름 함메르쇠이, 오딜롱 르동 등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쉼과 위로를 주는 그림들...

누구누구의 엄마와 아내가 아닌

나로 살기가 이토록 어려운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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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 일의 시대는 어떻게 읽는 사람을 집어삼켰는가
미야케 가호 지음, 서영찬 옮김 / 동아시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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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지 못하게 된 어른’이라는 사적 곤경을, 한 사회의 노동사가 어떻게 한 개인의 독서를 잠식해 왔는지를 따져 묻는 사회사적 작업으로 끌어올린 보기 드문 인문 교양서이다. 아주 사소한 고백에서 시작된 시도는 단순한 직장인 에세이에서 멈추지 않는다.

책벌레이자 문학소녀, 문예평론가로서, 메이지시대부터 2020년대까지 약 150년 동안 일본인이 ‘무엇을, 왜, 어떻게’ 읽어왔는지를 베스트셀러 목록과 노동 통계, 당대의 영화·드라마·소설을 가로질러 분석한다.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1), 우에노 지즈코의 사회학, 그리고 한국 독자에게도 익숙한 한병철의 『피로사회』까지 — 갖은 텍스트와 사료를 자유롭게 오가는 저자의 솜씨가 이 책의 학술적 무게와 가독성을 동시에 떠받친다.

저자의 논지는 세 갈래로 수렴한다. 첫째, 일본인이 책을 읽지 못하게 된 진짜 이유는 ‘시간 부족’이 아니다. 장시간 노동은 메이지시대부터 일본인이 줄곧 짊어져 온 짐이지, 현대에 와서 새로 생긴 현상이 아니다. 둘째, 진짜 원인은 ‘책이 노동에 노이즈가 되는 사회’의 출현에 있다.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가 ‘컨트롤 가능한 정보만 읽는 태도’를 노동자에게 내면화시키면서, 독서는 ‘자기와 관계없는 타자의 맥락’을 받아들이는 ‘귀찮은 노이즈’가 되었다. 셋째, 그렇기에 해법은 ‘책 읽는 법’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법’을 바꾸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의 표현을 빌려, ‘전신전령(全身全靈)’으로 일하는 사회에서 ‘반신(半身)으로 일하는 사회’로 옮겨가자고 제안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책벌레인데다가 책과 관련던 공부를 하고 싶어서 대학교 문학부에 진학한 문학소녀엿다. 그런데 어느 순간 책을 계속 읽으려면 돈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양장본이든 문고본이든 계속 사 모으려면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취업 활동을 했더니, 운 좋게도 IT 기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취직했다. 까놓고 말해서, 좋아하는 책을 많이 사기 위해 취직한 한셈이었다. p4~5

챗GPT가 화제가 되고 AI가 우리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거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세상에서 우리 인간에게,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저 장시간에 걸쳐 일을 해내는 기계가 아니라, 문화생활을 하는 것이야말로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노동 때문에 문화생활을 할 여유가 사라진다면, 그런 노동 방식은 AI한테나 줘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p10

읽고 싶은 책을 마음꺽 빌릴 수 있다는 것이 도서관의 효용이었다. 하지만 나가미네에 따르면, 메이지시대 도서관 이용자는 거의 학생들에 국한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메이지 시대의 문학작품을 보면 확실히 그런 모습이 그려져 있다. 가령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산시로에는 고쿄제국대한 도서관이 등장한다. 주인공 산시로는 대학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린다. 그러나 그는 책을 열심히 읽으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 다른 사람이 읽지 지않은 책은 없나;하며 살펴보는 데 그친다. 산시로가 '독서'에 대해 동겨오가 동시에 거리감을 가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p42

확실히 요즘 '교양'이라는 두 글자를 제목에 달고 나오는 책들에는 이와 함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는 문구가 달린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런 '효율을 중시하는' 교양의 형태는 과연 지금에 와서야 생겨난 것일까> 인터넷이 없던 던시대의 교양, 혹은 패스트 교양이 지적한 요즘시대 이전의 교양은 효율을 중시하지 않을까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일하면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효율을 추구하지 않는 시대가 있기나 할까? p67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문고'의 보급도 이 시기에 이루어졌다. 종이값이 올라 어떻게든 종이를 적게 들여서 책을 내야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이미 시판 중인 책을 문고본, 즉 일반 단행본보다 작은 판형으로 만들어 파는 것이었다. 이 얼마나 투철한 장사꾼 정신인지! p131~132

즉, 책을 읽는 것은 일하는 데 있어서 노이즈가 된다. 독서는 무엇이 나에게 다가올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미지의 것을 받아들이는, 컨트롤 불가능한 엔터테인먼트다. 바로 이런 노이즈성이야말로 무기로 하여금 책과 담을 쌓게 만든 원인이 아니었을까? p224

'최애를 응원하는 일은 자기의 인생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 혼자만으로는 자기는 살 수 없다. 아카리는 바로 그 사실에 직면한다. 자기 뼈는 자기가 주울 수 없다. 타인이 주워주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은, 자기 인생에서 떨어져 살고 있는 타인을 인생에 끌어들이면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자기 삶의 맥락을 '최야'와 다른 곳에 배치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자기 삶의 맥락 바깥에 있는 것도, 사실은 필요한 것이다. 인생에는, p282

휴가가 시작되었다.

꼬맹인 친구의 초대로 구례로 여행을 떠났고

김씨는 치과, 안과, 피부과 등 병원투어(?)를 한다고 한다.

나?

나는 늘 그렇듯 책을 읽고,

시원한 영화관에서 개봉한 스파이더맨과 개봉할 오디세이를 보며

이번 휴가를 보내려하고 있다.

이번 읽은 책은 책제목이

'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아니~ 책이 읽고 싶어서 회사까지 그만뒀다고?!...

문예평론가인 저자는

책 못 읽는 사회가 바빠서인지? 혹은 노력이 부족해서인지?에 대해

묻고 답하고 있다.

현재 내 블로그 책 라이브러리엔 1249권의 책리뷰가 등록되어 있다.

생각해보면 지난 팬더믹이후 다니던 직장을 쉬지 않았다면

그렇게나 많은 책을 읽고 이곳에 포스팅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다시 일을 시작하고, 바쁘게 지내다보면 지금 같은 속도로

책을 읽진 못 할 것 같다.

그동안의 책읽기 관련 책과는 좀 다른 결로

보고 싶은 책을 돈 걱정없이 읽고 싶어 취업을 했으나 정작 퇴근 후에는

유튜브는 보면서도 책 읽은 시간은 없었던 난감했던 사건을 시작으로

문고판 책 이야기가 또 재미있게 다가왔다.

70년대 초중고를 다녔다면 한 손에 들고 다니기 싶고

비교적 가격이 착했던 삼중당문고를 기억할 것이다.

김동인, 현진건의 책들을 이렇게 만나 읽었었던...

새삼

갖고 싶고, 읽고 싶은 책을 사서 보는 내가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사람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엔 추리소설이지!

새롭게 시작되는 8월은

아가사 크리스티 책과 함께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질 것이다.

독서는 무엇이 나에게 다가올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미지의 것을 받아들이는,

컨트롤 불가능한 엔터테인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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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오브제 - 작은 오브제에 봉인해 둔 지난 여행의 기억
김현지 지음 / 북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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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여행지에서 바가지를 쓰며 사 온 기념품이 있을 것이다. 그 순간엔 귀엽고 특별했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뒤 까맣게 잊혀 먼지만 쌓이고 있는. 어느 날, 전 세계를 떠돌며 모은 기념품을 보다가 저자는 생각했다. ‘오브제라는 매개체를 통해 여행을 추억하는 글’을 쓰고 싶다고. 그렇게 시작된 책이 바로 『여행과 오브제』다.

포스터, 편지지, 인형, 마그넷, 소금통…. 여행지에서 사 모은 흔한 물건들은 어느 날 문득 책장과 서랍, 전자레인지 위에서 지난 여행을 다시 불러낸다. 기념품이라 부르기엔 사적이고, 버리기엔 너무 많은 기억이 담긴 물건들. 저자는 작은 오브제에 봉인해 둔 지나간 여행과 그 시절의 자신을 기꺼이 꺼내 보인다. 한 사람이 여행을 사랑하고, 일상에 실망하고, 다시 떠나고 또 회복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저자는 스무 살 일본 여행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북미, 오세아니아를 오갔다. 중국의 만리장성, 미국의 나이아가라 폭포, 아이슬란드의 오로라도 보았지만, 결국 오래도록 뇌리에 남는 것은 압도적인 풍경보다 여행자의 감정과 사유라는 것을 깨달았다. 포스터, 편지지, 인형, 마그넷, 소금통…. 여행지에서 사 모은 흔한 물건들은 어느 날 문득 책장과 서랍, 전자레인지 위에서 지난 여행을 다시 불러낸다.

이 책에는 저마다의 시간과 향기를 품은 도시들이 등장한다. 뉴욕, 파리, 홍콩 같은 대도시부터 어린 시절 겪었던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이 스며 있는 중국 다롄, 『빨간 머리 앤』을 사랑하던 소녀가 마침내 찾아간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섬, NGO 활동에 참여하며 한 달을 보낸 말라위 릴롱궤까지. 그곳에서 데려온 오브제들은 흔하기도 하고 흔치 않기도 하지만, 어느 경우든 단순한 기념품은 아니다. 여행지의 빛과 공기, 그날의 감정과 사유를 고스란히 품은 기억의 매개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예쁘고 편한 글을 쓰고 싶었다. 비는 내리고 나가기는 귀찮은 어느 날에, 따뜻한 커피 한 잔 내려서 펼칠 수 있는 얄따랗고 스타일리시한 책. 자고 일어나면 어제의 콘텐츠는 이미 옛것이 되는 콘텐츠 홍수의 시대에, 책장을 덮으면 기꺼이 떠내려갈 법한 글을 쓰고 싶었다. p6

예술은 모름지기 관객에게 적당한 여백을 제공하여 끝없이 상상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맥락에서 사전트의 <마담 X>는 뛰어난 작품이다. 작가가 모델을 향해 품은 의도, ‘흑심’을 의심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으니까. 예술이 가진 상상의 힘은, 우리의 시선을 일상으로부터 더 고차원적인 무언가로 돌려놓는다. p19

여행과 별개로, 아날로그 오브제가 선물하는 감각적 자극이 좋다. 펜으로 편지를 쓸 때 귀를 간지럽히는 사각거리는 소리, 실링 왁스를 녹일 때 풍기는 인공적인 향기, 도장을 찍을 때 느껴지는 말랑한 촉감은 디지털 사진이 줄 수 없는 직접적인 경험이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의식적인 행위를 통해 여행을 단순히 회상하는 게 아니라, 다시 ‘경험’할 수 있다. 소리를 듣고, 향기를 맡고, 손으로 만지는 과정에서 기억은 더 깊게 각인된다. p29

기억 속 과거는 현재의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을 견디게 해준다. 불확실하고 너무도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익숙하고, 단순하며, 순수한 즐거움을 주었던 것을 다시 접하며 평안을 얻는다. 그것이 좋아하는 것을 복기하는 버릇의 힘인 것 같다. 무너질 때마다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떨 때 즐거운지, 나라는 사람을 잊지 않게 해주는 어떤 장치. p93

과거 건축물의 보존도 좋고, 현대화도 좋고, 도시의 발전도 좋은데, 상하이가 조금은 천천히 변했으면 좋겠다. 나는 상하이에서 과거와 현재의 공존, 다양한 문화의 혼재를 사랑했는데, 점점 예스러움과 다양성은 지워지고 미래를 향한 벡터만 남은 것 같아 아쉽다. 나의 '최애'가 계속 '최애'로 남아 주기를, 불가능하다면 당분간만이라도 머물러 주기를. p166

더워도 너무 더운 8월의 시작!

김씨의 병원투어(?), 특히 치과 치료로

예약했던 뷔페식당도 취소하고 밥하느라 땀이 줄줄 흐른다.

이럴때 가볍게 읽을 책 한권 들고

동네 별다방에 가는게 가장 최선의 선택!

작은 오브제에 봉인해 둔 지난 여행의 기억

'여행과 오브제'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반백년전에 아빠가 하와이에서 사오신

조개모양의 나무 보석상자와 조개껍질로 만든 목걸이와 팔찌가

우리집에서 가장 오래된 여행을 떠올리게 하는 오브제인데

꼭 여름휴가가 아니더라도

꾸준히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책표지도 내용도 딱 내취향이었던 책을 읽다가

즉흥적으로 멀리 사는 선이의 옆구리를 찔러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작은도시 다카마스와 예술의 섬 나오시마...

뜬금없지만 클로드 모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는 지중미술관과

이우환미술관도 기대된다.

여행을 떠나기전까지

덥다고 짜증 부리지 말고 착하게 지낼 것.

그리고 기회가 되면 꼬맹이 취업전에

저자가 그토록 좋아한다는 상하이에도 가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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