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카, 오늘을 빼앗기고 있는 당신에게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하와이 대저택 편역 / 논픽션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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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 오늘을 빼앗기고 있는 당신에게』는 로마 제정기의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대화편 다섯 편에서 핵심 사유를 선별해 55편의 짧은 글로 재구성한 편역서다. 세네카는 네로 황제의 스승이자 고문으로 제국의 운명을 좌우하면서, 누구보다 바쁜 삶 한가운데에서 시간의 본질을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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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짧지 않다. 우리가 짧게 만들 뿐이다." 그의 진단은 2000년이 지난 지금도 한 글자도 고칠 필요가 없다. 이 책은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시간을 되찾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되찾는 것임을 일깨운다.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좋은 55편의 글이, 바쁘게 낭비되는 하루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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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Lucius Annaeus Seneca)

스파니아(스페인) 코르도바의 기사 계급 가문에서 태어나 로마에서 성장한 세네카는 소아 천식과 결핵으로 고통받으며 어린 시절부터 죽음과 마주해야 했다. 병약했던 그는 이집트에서 10년간 요양하며 삶의 덧없음을 체감하고 철학적 성찰의 깊이를 키웠다.

37년 재무관으로 정계에 입문했지만 칼리굴라의 시기로 목숨을 잃을 뻔했고, 41년에는 황후 메살리나의 모함으로 코르시카섬에 8년간 유배되었다. 49년 아그리피나의 도움으로 복귀한 그는 네로의 교육을 맡고, 54-62년까지 근위대장 부루스와 함께 황제의 고문으로 초기 5년간의 선정을 이끌었다. 이처럼 그는 생존의 위기와 권력의 중심을 오가며, 운명 앞에서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스토아적 지혜를 터득해갔다.

그러나 네로가 변질되고 부루스가 사망한 뒤 세네카의 영향력은 급격히 쇠퇴했다. 62년 이후 시골로 물러나 연구에 전념하던 그는, 65년 네로 암살 음모에 연루되어 자결 명령을 받는다. 그는 평생 추구해온 스토아 철학의 신념에 따라 죽음조차 담담히 받아들이며, 이를 영혼의 자유를 완성하는 순간으로 여겼다.

그는 로마 제정 초기의 격동기를 관통하며 스토아 철학의 정수를 담은 윤리학 저작들을 남겼다. 14편의 에세이와 124편의 서신은 “인간의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그의 글은 세속적 성공을 넘어선 삶의 목표와 인간다움의 본질을 깊이 성찰하게 하며, 감정에 흔들리는 현대인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내면의 기술’을 전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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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편의 짧은 글은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아무 데나 펴서 읽어도 좋다. 다만 한 가지 부탁이 있다. 읽고 나서 바로 다음 편으로 넘어가지 마라. 한 편을 읽고 잠시 멈추고 자신에게 물어보라. 이 글이 나의 무엇을 건드렸는가. 그 멈춤이 이 책의 진짜 가치다.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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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를 떠올려보라. 새벽에 눈을 떠서 밤에 다시 잠들기까지, 당신의 시간은 어디로 갔는가. 인사해야 할 사람들, 처리해야 할 일들, 답해야 할 부탁들, 견뎌야 할 자리들. 전부 합치면 분명 열여섯 시간은 족히 흘렀을 텐데, 그중 진짜 당신을 위한 시간은 몇 분이었는가.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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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법을 모르니까 일정을 채운다.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니까 남들이 하는 일을 따라 한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니까 가장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을 간다. 자기 안에 방향이 없으니까, 바깥의 모든 자극에끌려다닌다. 바쁨은 게으름의 반대가 아니다. 바쁨은 방향을 잃은 사람의 몸부림이다.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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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자기자신과 마주 앉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은 끊임없이 하찮은 일 속으로 도망친다. 자기와 마주 앉는 것이 무서워서, 다른 모든 것을 한다. 그러나 결국 마주해야 할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도망칠 곳은 어디에도 없다.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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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잠시라도 혼자가 되어보라. 처음에는 불안할것이다. 무언가 해야 할 것 같고, 누군가가 당신을 찾고 있을 것 같을 것이다. 그 불안이 지나가면, 비로소당신 자신이 보일 것이다.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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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은 평생 9할만 가꾼다. 어떻게 보일지를 다듬고, 어떻게 불릴지를 신경 쓰고, 어느 자리에 어떻게 앉을지를 계산한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그 1할은, 평생 같은 집에 살면서 한 번도 들어가보지 않은 방처럼, 한 번도 만나지 않는다.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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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함은 어느 순간 가져서 오는 것이 아니다. 어느 순간 보는 눈이 바뀌어서 오는 것이다. 가진 것은 어제와 같다. 그러나 그것을 보는 눈이 달라지면, 어제까지 모자랐던 것이 오늘 갑자기 충분해진다. 잔에 물이 더 차서가 아니다. 잔을 보는 사람이 달라져서다. 이것이 가장 조용한 자유다. 무언가를 손에 더 쥐어서 얻는 자유가 아니라, 손에 든 것의 무게가 달라져서 얻는 는자유다.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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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하는 일도 없고, 바쁠 것도 없지만

마음이 분주하고 답답한 걸 보면 추석연휴가 가까와 오기 때문이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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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과 생선은 구입했고

한우는 김씨가 내일 사오겠다고 했고

화장실과 거실청소를 새삼스럽게(?) 하고

커튼을 가을 분위기로 바꾸면 얼추 준비는 끝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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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기 땅은 한 뼘도 내주지 않으면서,

자기 인생은 아무나 밟고 지나가게 둔다."

_세네카,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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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여유로움을 느끼고자

별다방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아저씨 한 분이 너무 큰 목소리로 통화를 하신다.

부동산 관련 송사에 휘말리신듯 한데

쉬이 불안을 느끼는 나로썬 불안과 함께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다행히 누군가 민원을 제기한 듯 직원이 올라와

외부에서 통화하시길 권고하고 돌아갔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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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있는 '세네카, 오늘을 빼앗기고 있는 당신에게'는

알라딘에서 꽤 오래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책으로

그동안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마음이 분주하다보니

제목에 끌려 데려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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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다른 곳에 있지 않다.

자기 안에 있다.

새로운 풍경, 새로운 도시, 새로운 친구, 새로운 직업,

이런 것들은 답이 아니다.

답은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견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워지는 것이다.

이것을 평정이라 부른다.

이것을 자유라 부른다.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자유,

어디에 있든 자기 자신과 함께 있는 자유.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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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누군가에게 화내고 원망했던 순간을 뒤로하고

이젠,

내 안에 해답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자유를 위해...

​

'삶은 짧지 않다.

우리가 짧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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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홀린 글쓰기 32 - 책이 전하는 창의적 영감
고선애 외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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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권 책을 타고 흘러넘친 글에 대한 진심! 세상에 딱 떨어지는 ‘글 잘 쓰는 법’ 같은 건 결국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디 뭐 기가 막힌 방법이 없나 싶어 늘 글쓰기 책 코너를 기웃거린다. 누군가 이럴 때 요약정리 좀 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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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홀린 글쓰기 32’는 제목부터 그런 내 사심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이미 서른두 권의 책을 다 읽은 것처럼 든든했다. 일곱 명의 작가가 각자 나름으로 소화해 요점만 알기 쉽게 어디에서 어떤 면에 홀렸는지, 어떻게 작가 자신의 언어로 풀어 그 팁을 소개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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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글 쓰는 일에 인생을 걸었던 조지 오웰, 자신이 처한 당대의 계급의식과 전체주의 풍토를 특유의 유머로 비틀고 풍자했던 조지 오웰을 통해서 불쾌한 사실을 직시하는 능력 또한 필요함을 느낀다. 시대 상황에 맞서 치열하게 펜을 휘둘렀던 조지 오웰의 글을 읽으며 뒤돌아본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글쓰기의 열풍 속에서 나의 글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세상에 필요한 글은 쓰지 않고 감정의 허우적거림이 심한 글쓰기, 경험한 일들을 미사여구로 포장하기에 급급한 글쓰기, 인기몰이를 위해 초장하고 자랑을 일삼는 글을 쓰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본다.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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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시작할 때는 텐트를 설치하는 것처럼 인물, 상황, 장소, 감정이라는 네 개의 지지대가 필요하다. 그 가운데에 텐트 폴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주제'이다. 글을 쓰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언가를 되풀이해 말하고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주제이다. 독자들은 세상의 의미에 답을 기대하며 문학작품을 읽는데, 그 의미는 독자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나치게 눈에 띄게 주제를 강조하는 것보다는 독자가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좋다. P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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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기에 완벽한 글도 없고 내 글이 완벽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은 읽는 사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질 뿐 아니라 자신을 성장시키는 글이 된다. 저자는 글을 통해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찾아내고, 더 나은 형태로 바꾸고,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라고 말한다. 내가 쓴 글은 나의 스타일 대로 나오는 것이지만 결국 타인을 위해 쓰게 되고 동시에 나를 위해 쓰게 된다. 그러므로 글쓰기는 나를 성장시킨다.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 없지만 단 한 명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내가 글을 써야 할 이유다.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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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잘 읽어야 잘 쓸 수 있다고 한다. 많은 글쓰기 책에서 공토응로 강조하는 부분이다.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는 단어와 문장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고 사색하고 좋은 소설을 베껴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소설을 읽다 보면 유독 마음에 드는 책이나 작가가 있는데 그런 작품을 꼼꼼히 읽어 나가면서 자신의 문학적 소양을 기르라고 한다. 반복적으로 읽고 배우되 나중에는 스승을 벗어나서 자기ㅏㅁㄴ의 날개로 날아 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했다. 새가 알을 까고 나오듯이 작가가 되려는 사람은 우상을 탈피해 자신만의 색을 찾아야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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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서 내면의 나를 만나고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글을 통해 새로운 내가 되는 경험을 하면 매일 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기쁘게 느껴질 것이다. 글쓰기는 나만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기억으로 생생하게 끌어내어 또 하나의 희망을 찾아 내기도 한다. 내 경험의 아픔을 풀어냄으로써 읽는 이에게 따스한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작가로서 가장 큰 기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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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의 고인물로 산지 어느덧 강산이 두번이나 바뀌었다.

초창기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올리며 이웃들과 소통하는 재미에

날밤 새는 일도 많았으나 어느 순간,

오랜 이웃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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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지인들과 모그에 회원들을 제외하면

소통하고 지내는 이웃들이 많지 않다.

부담스러워 하실찌 모르겠으나,

살면서 한 번쯤은 만나고 싶은 이웃중에 한 분이신 스와니리버님이

에세이클럽 작가님들과 공저하신 책을 보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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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도 글쓰기도 좋아하는 분야중에 하나인 내겐

제대로 취향저격이었던 책

'나를 홀린 글쓰기 32"

​

동경도 하고,

또 반성도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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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스와니리버님이 쓰신 소설도 꼭 만나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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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해부학 - 완전한 질서 너머 삶의 의미를 찾아서
가브리엘 웨스턴 지음, 김성훈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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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때야말로 우리가 나 자신으로부터 가장 멀어지는 시간이자 가장 나다워지는 시간이다.” 수십 년 동안 수술실에서 흑색종을 비롯한 피부암부터 쌍둥이 제왕절개 수술, 생존기증자 간 이식수술 등을 관찰하고 진료실과 병원 밖에서 질병의 그림자를 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한 외과의사가 인체의 장기들을 통해 삶, 죽음, 인간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 뼈에서부터 자궁까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장기들의 해부학적 사실들을 따라가는 이 여정은, 단순한 의학 지식을 넘어 저자 자신의 내밀한 삶과 환자들의 숨겨진 이야기들로 빼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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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몸이야말로 내 뜻대로 할 수 있으며, 완전한 우주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몸마저 무너졌을 때, 우리는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 살면서 언젠가 몸의 변화로 삶이 흔들릴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은 말한다. 우리가 상처받고 늙어가며 마침내 죽음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결국 ‘몸’ 안에 있듯, 그 답도 그 안에 있다고.

<인터넷 알라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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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아버지가 외과학 교과서를 꺼내오겠다고 했다. 그분이 가장 좋아하는 수술사진이 가득한 책이었다. 나는 그날 밤늦도록 부엌 식탁에 앉아 반들반들한 광택지의 사진들을 들여다봤다. 벗겨낸 피부 아래로 근육과 뼈, 종양, 혈관이 드러나 있었다. 내가 해부학을 처음 접한 순간이었고, 나는 그 아름다움에 말문이 막혔다. P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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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뼈를 생각할 때뿐 아니라 신체 전체도 마치 죽은 대상을 바라보듯 건조하게 생각한다. 갑자기 생각이 분명하게 정리된다. 죽은 해부학은 거짓 해부학이다.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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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어느 시점에 그가 내 증상에 대해,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유일한 치료법이 진경제가 도움이 되는지 묻는다. 하지만 그의 질문 중에 내 의학적 불편함에 초점을 맞춘 것은 몇 개밖에 없다. 그는 오히려 다른 방향의 질문을 던진다. 당시에는 대체 왜 이럴까 싶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이해한다. "새로운 걱정거리라도 있나요? 잠은 잘 주무시나요? 하루에 몇 번이나 웃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나요?"그는 내게 행복한지 묻는다.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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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파는 숨 쉬는 공기를 통해 가장 기본적인 원자의 수준에서 우리를 연결한다. 만약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의도만을 요구한다면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의사들에게는 환자들이 묘사하는 견디기 힘든 삶, 그들이 반드시 되돌아가야 할 삶을 목격해야 할 의무뿐 아니라 정부가 어떤 시민은 잘 먹고 잘 살게 해주면서, 어떤 시민은 쇠락하게 내버려둔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을 의무도 있다. 호흡곤란 같은 심각한 문제라면 우리는 모든 해결책을 총동원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해결책에 도달할 방법은 틀을 벗어나서 생각하는 것밖에 없다. P179~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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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의가 시간이 다 되어 이 복잡한 케이스는 다음 주에 다시 다뤄여겠다고 말하자, 나는 손에 든 목록을 내려다본다. 종이는 탄탄하며 현상학적인 존재로 느껴진다. 나는 손톱을 종이 모서리의 스테이플심에 건다. 햇빛에 비춰진 종이의 결이 만져진다. 왼쪽에는 인쇄된 이름과 나이, 병원 등록 번호, 필수 인적 사항 등이 하얀 종이를 배경 삼아 견고한 검은색으로 찍혀 있다. 때로는 최고 의술로도 사람을 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다시 삶을 시작해야 할까?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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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질서 넘어

삶의 의미를 찾아서

'인생의 해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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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는 건 끔찍히 싫어하지만

의학드라마는 좋아하는 편이라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던가

'중증외상센터' 등을 재미있게 시청했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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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뷰를 진행하기까지 큰 맘(?)을 먹어야 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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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책이 도착했고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책이 술술 읽힌다.

문득 어린시절의 한 장면이 소환된다.

엄마의 의학서적의 그림(?)을 보고 있던 나....

어느핸가 아빠가 천장까지 놓은 책장을 짜서 벽한편에 책을 가득 채워주셨다.

그림책, 동화책은 이미 다 읽은 상태고

좋아하는 책이 있으면 학교도서관이나 친구네 집까지 쫓아가는

순순하게 책을 좋아했던 시절...

​

할아버지에 이어 가업을 잇고자 했던 아빠는

입학한 의과대학에서 첫 해부학 실습시간에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그렇게 아들 대신 의사며느리를 얻고자 하신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엄마와 결혼을 하셨는데 엄마 또한 해부학 시간이 가장 힘들었으며

한발짝 떨어져 적극적으로 그 시간을 임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났다.

​

'뼈는 1년마다 10퍼센트씩 교체되고

간은 3분의 2를 잘라도 다시 자라며

표피는 약 50일마다 통째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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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여성인 까닭에 더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던 책이었는데

골절을 제외하면 뼈에서 심각한 질병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부분

뼈의 역동성 때문이라고 한다.

가장 흔한 사례로 완경기 전후의 여성에게서 뼈가 얇아지면

생기는 뼈감소증을 예로 들었다.

얼마전 골다공증 검사에 나또한 같은 진단을 받았기에

더 관심있게 보았던 섹션으로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면서

새로 교체되는 것보다 손실되는 뼈의 양이 10년마다 10퍼센트씩 감소하며,

결국에는 골다공증에 이르게 된다고.... ㅠ.ㅠ

​

이외에도 아이를 키우면서 들었던 감정들이

새록새록 기억난다.

인형처럼 작고 예쁜 아이들이 이젠 성인이 되어

"이젠 제가 다 알아서 할께요."한다.

빨리 자라서 내게 평화를 달라던 시간이 분명 있었는데

한편으론 더 이상 한 치도 자라지 말라고 바라던 시간도

이젠 그리움이 되었다.

​

몇해전,

장기기증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수술대 위에 누은 나도 잠깐 상상해 본다.

시트를 제치고 나면 바로 이 할머니는 유방암 수술을 받은 사람이라는 걸

바로 알아채겠지?!...

아직 간이 문제를 일으킨적은 없는데...

콩팥도...

언제일찌 모를 그날을 위해

내몸을 좀 더 소중히 여기고 돌보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이제부턴 좀 걸어보는걸로...

​

몸 안에서 의미를 이루기 전에는

그 과정에 몸이 함께하기 전에는

그 무엇도 의미를 이루지 못한다.

_제이슨 앨런페이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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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단맛을 보여주마
김영민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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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계의 아이돌’이자 ‘문장가들의 문장가’로 불려온 서울대 김영민 교수가 첫 소설집 《인생의 단맛을 보여주마》로 소설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추석이란 무엇인가 되물어라〉 같은 칼럼과 《공부란 무엇인가》 《한국이란 무엇인가》 《가벼운 고백》 등의 산문집으로 독자를 사로잡아온 그가 이번에는 이야기의 형식으로 우리 시대를 재현한다. 참치 해체 쇼처럼 정교한 문장, 잡귀를 쫓아내듯 몰아치는 유머, 본질에 다가가는 묵직한 사유가 하나로 합류한 이 책은, 그간의 산문이 이 한 권에 이르기 위한 연마였나 싶게 절정의 필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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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에 실린 열두 편은 무언가에 홀린 듯 질주하는 이야기다. 희대의 아부 전문가와 독재자의 대결, 만국 내향인의 단결을 도모하는 매니페스토, 사라진 혁명가를 찾는 전단, 노벨문학상에 국운을 건 K국, 어느 책이 전하는 학자의 일대기, 머리 감겨주실 분을 구하는 공고문 등이 저마다의 목소리로 내달린다. 그 모든 질주는 끝내 하나의 물음에 가닿는다. 무엇을 위해 살다가 죽을 것인가. 이 미친 세상에서 은은하게 미친 채 저마다의 낙하를 살아내는 인물들은 한국 사회의 정상성 신화를 은근히 깨뜨리고, 은은하게 미친 행진을 웃으며 뒤따르던 독자는 어느 페이지에선가 자신도 그 대열 안에서 걷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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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사를 끌고 가는 힘은 김영민 특유의 문체다. 페이소스를 불러일으키되 감상에 젖지 않고, 차갑지만 다정한 유머가 페이지마다 튀어 오른다. 평생 ‘~란 무엇인가’를 물어온 그는 마침내 소설의 언어로 인간을 묻는다. 간편한 정답과 투박한 오답으로 나눌 수 없는 세계의 스펙트럼, 아귀다툼하면서도 서로에게 경탄하는 인간의 이중성을 펼쳐 보인다. 아무도 쉽게 꿀맛을 보지 못한다는 아이러니, 모든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삶의 어떤 비감과 미감에 도달한다는 깨달음, 그 모든 것을 껴안고도 인생을 사랑할 능력을 잃지 않는다. 인생의 쓴맛을 끝까지 응시한 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단맛이 여기에 있다. 한국소설이 낼 수 있는 대체 불가한 맛이 하나 더 늘었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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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달을 보고 짖을 때 인간은 우주선을 만들어 달에 간단다. 노을이 지면 초점을 맞추어 그 달의 사진을 찍는 단다. 그리고 그 달에 빗대어 마음을 표현한단다. 그 표현중에는 예술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도 있단다. 인간은 사소한 이익을 위해 아귀다툼하는 존재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예술품을 보기 위해 미술관 앞에 길게 줄을 서는 존재기도 한단다. 인간은 세익스피어와 소동파와 박지원과 에밀리 디킨스의 글을 읽고 감탄할 수 있단다. 인간은 같은 인간에게 경탄할 수 있는 존재거든.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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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십니까? 이쯤되면 누구나 아침저녁으로 고혈압약, 고지혈증약, 혈당약 그리고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먹습니다. 흑염소도 먹습니다. 개고기 판매가 불법이라 흑염소를 먹습니다. 닮아가는 육신을 수선해서 오래오래 살아야 하기 때문이죠. 예전엔 당연했던 것들이 이젠 당연하지 않기 때문이죠. 상처는 오랜 시간을 들여야 간신히 아물죠. 좋아하는 것을 예전만큼 좋아할 수 없게 됩니다. 미워하는 것을 예전만큼 미워할 수 없게 됩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달관이라고 부르던데요. 산사람은 살아야지요. 낙하 중인 사람은 낙하해야죠. 오직 정신 승리 뿐입니다. p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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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이해하려면 인간성을 직면해야 해. 인간성을 직면하면 절망에 눈이 멀어버려. 자기 눈을 찌르고 싶어져. 아직 인간을 보지 않은 눈동자를 이식하고 싶어져. 우리는 절망이 두려워 인간을 오해했고, 그 오해로 거짓 희망을 창조했지. 그런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피눈물이 나도 인간의 실상을 직면해야 하네.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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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기계로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도구화한 지식을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앎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공부를 해보고 싶다거나 진리를 추구하고 싶다 혹은 공부하는 순간이 좋다는 느낌이 들 때 바로 그럴때를 잘 넘겨야 한다. 잘 넘기고 회사에 무사히 취직하기 바란다.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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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운 인생으로부터 도망치는 데 성공하더라도, 도망 중인 인생으로부터는 도망칠 수 없다니까. 도망 중인 인생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는 도망치기를 그만둬야 하는데, 그러면 다시 버거운 인생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생에 출구는 없다. 인생을 지켜야 한다. p229

​

"그리하여 나는 어려운 시절이 오면,

어느 한적한 곳에 가서 문을 닫아 걸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불안하던 삶이 오히려 견고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도 삶의 기반이 되어 주는것은 바로 그 감각이다.

생활에서는 멀어지지만 어쩌면 생에서 가장 견고하고 안정된 시간.

삶으로부터 상처받을 때 그 시간을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말을 건넨다

나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갈 수도 있다고."

​

​

오래전

날 자극하는 제목의 책이 하나 있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왜?

아침에?

죽음을?

​

친구 연이의 추천으로 읽게 된 이 책 덕분에 정치외교학부 교수이자 작가인

김영민님을 좋아하게 되었던 것 같다.

매번 도전 받는 느낌이었고

마음이 아팠다가

괴로웠다가

위로 받았던 시간들...

​

이번엔 '인생의 단맛을 보여주마'라는 신간이 나왔다.

그동안의 컬럼형식의 책과는 달리 소설집이다.

내가 어려워하는 소설?!...

​

그럼에도 또 좋았다.

​

비겁한 내가,

사소한 일에도 아귀다툼하는 내가,

아침, 저녁 할 것없이 알록달록 알약을 털어 먹는 내게

그럼에도 '산사람은 살아야지요'하는 한 문장에

가슴이 툭 떨어지며 눈물이 난다.

​

내친김에 담주 월요일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있을

북토크에 참여하기로 했다.

모사무싸의 작가 박해영님도 함께 하신다니

더욱 기대가 크다.

​

넷플렉스에서 다시 몰아보기 중이다.

놓쳤던 대사들이 또 가슴으로 파고든다.

​

나도 강한 엄마가 되고 싶기에...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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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에도 슬픔에도 아랑곳없이 - 박준의 시를 읽는 마음
박준 지음 / 난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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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준의 새 책을 선보인다. 2017년 출간한 첫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이후 9년 만에 난다와 손을 잡고 만든 그의 세번째 산문집이기도 하다. 『기쁨에도 슬픔에도 아랑곳없이』 책의 제목은 이렇다. 이대원 작가의 1956년 작품 <창변>을 표지로 한 그림을 한참 들여다본다. 이대원 작가가 둘째딸을 모델로 그렸다는 그림을 내가 보고 있는데 그림이 또한 창 너머를 보고 있으니 ‘보기’를 계속 새로 보게 하는 그림이다.

​

프레임 너머 ‘박준의 시를 읽는 마음’이라는 부제에서 어떤 힌트를 얻는다. 박준 시인이 시를 읽어주는 책이겠구나, 그때 일렁이고 출렁이는 마음의 파장이 책장 곳곳에 고유의 시심으로 번져 있는 책이겠구나, 기쁨일 때도 있고 슬픔일 때도 있을 것이나 그 색색의 물듦에 아랑곳없다 하니 언제나 곧은 자세로 혼자 서 있는 시를 닮은 책이겠구나, 이 산문집은 그렇게 ‘시’라는 ‘정의’와 한 방향을 바라보는 책이겠구나, 그리하여 여전히 어렵기만 한 시에 물음을 던지는 방식으로 시라는 물음표에 가까이 다가가는 책이겠구나…… 어쩌면 이 책은 시인 박준의 ‘읽고 쓰는 일에 대한 변론’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

매일 시를 읽지 않는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럴 수 없다. 드문일이지만 기쁨과 희열을 느낄 때 시집을 펼치는 법이 없다. 밖에 나가 잔을 들거나 집에서 울어야지. 다 울고 나서는 웃어야지, 웃다가 말고 춤을 춰야지.

흔한 일이지만 마음에 들불 같은 슬픔이나 화가 일어 날때 시의 문장과 낱말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울음을 참거나 아니면 울어야지. 아무데서나 울어야지. 희뿌옇도록.

시를 읽는 순간은 문득 좋은 생각 하나가 떠오를 때와 닮았다. 예감도 기색도 계기도 없었는데 딱히 골똘했던 것도 아니 었는데 내가 어떻게 이 생각을 떠올렸지? 하고 스스로 기특함이 들 정도의 생각.

이를 위해서는 잦아 들어야 한다. 비어 있어야 한다. 내가 나인 것이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내 삶 주변의 숱한 거짓 사이에서도 진실한 마음 하나가 까치발을 들고 서 있어야 한다.

세상 아름다움은 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는 것이다. 우리는 한 번도 아름다움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잊고 사는 날이 많았을 뿐.

아름다움에 한 발 다가가거나 손을 뻗어 당겨오는 것. 기쁨에도 슬픔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힘은 언제나 나의 안녕으로부터 온다. p80~81

​

"세상에는 말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마음이 있어요. 배고프다, 심심하다, 새 신발이 갖고 싶다, 왼쪽 무릎이 아프다 등 등. 반면 세상에는 아무리 말해도 다 표현되지 않는 마음도 있거든요. 배고프다가 아닌 보고프다, 심심하다가 아닌 외롭다, 새 신발이 아닌 네 마음이 갖고 싶다, 왼쪽 무릎이 아닌 나의 오늘이 아프다 같은. 말로는 다 표현되지 못하고 남은 나의 마음을 어떤 사람들은 노래로 부르고 또 어떤 사람들은 시로 씁니다." p14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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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예민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마음이든 태도든 한껏 날카롭게 돋아 끝을 사방으로 겨누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힘껏 타인을 찌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리 없습니다. 상대에게는 상처와 반감을 스스로에게는 후회와 자괴감을 남길 뿐 입니다. 그런가 하면 세상에는 마냥 필요한 예민도 있습니다. 날카로움의 방향을 내 쪽으로 두는 것입니다. 나의 자격을 의심하고 진심을 되묻는 일, 이것을 다른 말로 겸허라 부릅니다. 무겁고 중요한 질문일수록 스스로에게 던져야 합니다. 그리고는 쉽게 답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p195

​

'우리는 이미 모두 감옥을 한 채씩 삼킨 존재들이다. 생각이라는 감옥, 마음이라는 감옥. 우리는 이 감옥에서 자유롭제 못하고 어쩌면 앞으로도 내내 그럴 것이다. 다만 이 감옥에서 무엇을 더 들일지는 선택할 수 있다. 혐오와 두려움을 들이면 나는 혐오나 두려움과 함께 갇혀 살아갈 것이고, 사랑이나 다정을 들이면 나는 사랑으로 다정으로 살아갈 것이다. 사실 이 감옥의 문은 열려 있다. 내가 나가지 않을 뿐이다.' p231

​

생각해낼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완전한 것, 이상이라 합니다. 이처럼 이상은 동떨어진 별세계에 있는 게 아니라 나의 감각속에서 태어나고 머무는 것입니다. 다만 생활과 현실 탓에 가장자리로 밀려날 때가 많습니다. 눈길을 주자니 마음이 아프고 발길을 잇나니 여유가 없기에 자주 이상과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가끔은 작정을 하고 나의 이상이 살고 있는 후미진 거처를 찾아가고 싶습니다. 잠깐 있을 요량으로 쪼그려앉지 말고 편히 퍼더버리고 앉아 곁에 머물고 싶습니다. 그러다보면 그동안 내가 즐거워하고 사랑했던 것들이 몰려들지도 모릅니다. p249

​

​

“네가 기뻐할 때마다 나는 마냥 기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네가 슬퍼할 때마다 나는 매번 슬퍼했습니다.”

​

한국현대시사 백여 년의 아름다운 면면,

시인 박준이 다함없는 마음으로 함께 읽자 한

67명의 시인, 그리고 68편의 시!

'기쁨에도 슬픔에도 아랑곳없이'

​

박준 시인의 신간이 나왔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마중도 배웅도 없이' 등 시집도 산문집도 너무 좋았기에

신간 알림소식에 얼른 데려왔다.

​

지금 덕수궁에서 전시중인 이대원화가의 작품이 담긴 표지가

또 묘하게 시집을 좋아하던 단발머리소녀였던 시간으로 이끈다.

​

그동안 어렵기만했던 시...

시인이 이야기하는 '시는 무엇인가?!'를 읽다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

유명작가의 사재기와 기소소식에 씁쓸한 기분이 드는 아침이지만

작가가 들려주는 행복의 정의처럼

동떨어진 별세계에 있는 게 아니라

나의 감각속에서 태어나고 머무는 행복을

곁에 두고 감사한 하루를 시작한다.

​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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