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 48편의 어른 동화
돈 후안 마누엘 지음, 장헌 옮김, 서진 편저 / 스노우폭스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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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도 책에 인쇄된 ‘글’로 시대정신에 참여

최초 출간일 1335년

스페인 알폰소 10세 국왕의 친조카

48편의 선과 악을 가려보는 어른 동화

7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 책의 원서 『El Conde Lucanor』의 태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 책의 저자는 스페인 치세를 한껏 널리 알린 국왕, 알폰소 10세의 조카다. 14세기 스페인 왕족이자 왕자로 태어난 돈 후안 마누엘이 살았던 당시 사회는 문학 활동을 하찮게 여겼음에도 불구하고 글쓰기에 헌신하여 스페인 문학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1335년 출간 당시부터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이후 스페인 문학사에 초기 산문 문법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도 이 책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이야기다.

‘인간의 가장 훌륭한 덕목은 수치심(부끄러움)을 아는 것’, ‘여우에게 쫓기던 수탉의 최후’, ‘위선적인 여자가 가장 위험한 이유’, ‘조심해야 할 사람’ 등의 이야기를 스페인어로 집필한 이유가, 당시 평범한 백성 누구든 ‘도덕적 교훈을 배우고 선과 악의 기준을 스스로 가려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기록됐다.

실제로 글은 48편의 어른 동화다. 각 이야기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교훈을 전달하며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신중하고 현명한 조언을 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도덕적 행동과 비도덕적 행동의 결과를 보여주며 ‘정직과 충성심, 정의가 왜 인간의 삶에 지속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남아야 하는가?’에 관한 지금 시대의 가장 절실한 질문에 답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감히 말씀드리면 사람의 지혜나 능력을 파악하는 것만큼 실수하기 쉬운 일은 없습니다. 사람의 본성과 지혜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세상을 위해 어떤 선행을 하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겉으로는 선행을 행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타인의 평가에만 신경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많은 선행으로 덕을 쌓은 사람이라도 일시적인 쾌락을 추구하다보면 영원한 고통을 받게 됩니다. p24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덕목, 모든 덕목의 근원이자 으뜸은 '부끄러움(수치심)'입니다. 부끄러움) 있기 때문에 사람은 죽음을 감수 할 수 있으며,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일입니다.또한, 부끄러움으로 인해 사람은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올바르지 않은 일은 피하게 되지요. 이렇게 부끄러움 속에서 모든 덕목이 시작되고 끝나는 것이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 모든 악행의 근원입니다." p34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헛된 협박이나 사람들이 하는 말에 겁먹지 마십시오. 오직 자신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것들에 주의하십시오. 항상 가장 멀리 있는 전초 기지를 방어하기 위해 싸우십시오. p53

자신의 판단만을 믿지 말고, 자만에 빠지지 마십시오. 존경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 특히 충직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세요. p108

선은 악의 약속에 흡족했습니다. 신께서 악이 선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하셨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이를 큰 승리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악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결국에는 선이 악을 이긴다는 것을 들으시오.” p136

백작님의 영혼을 위해 특별한 일을 하고 싶다면 모든 선행은 그것이 진심에서 나와야 합니다. 또한, 선과 영혼에 대한 진정한 헌신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단지 명예나 세속적인 칭찬을 받기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만약 그런 목적을 위해 선행을 한다면 결국 백작님의 영혼은 그 선행의 참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p237

진실을 알기 전까지는 서둘러 행동하지 마시길 권합니다. 분풀이를 하면 고통이 줄어들 것 같아도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p280

하는 일없이 바쁜 한 주가 또 시간이

참 부지런히도 지나간다.

나라도 여전히 어수선하고 내 마음도 그렇다.

아직 2024년을 보낼 준비가 안된 듯 한데 벌써 마지막 금요일...

짐을 싸다가 잠시 미뤄놓고 시작만 하고 못 다 읽은 책을 읽기 시작했다.

탈무드 같기도 하고 동화책 같기도 했던...

세상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가 먼저 바꿔야 한다.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제목만 보면 엄청 딱딱하고 어려운 얘기가 쓰여있을 줄 알았는데

스페인 알폰소 10세 국왕의 친조카 48편의 선과 악을 가려보는 어른 동화로

‘인간의 가장 훌륭한 덕목은 수치심(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라고 한다.

TV화면속 연일 싸우는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가끔은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인데 싶은 이야기를 만나기도 한다.

'벌거벗은 임금님'과 '말괄량이 길들이기'도

이 책을 바탕으로 재구성 되었다고...

그러니 백작님,

어떤 친구가 가장 믿을 만한 친구인지 잘 생각해 보십시오.

진정한 친구는 위험과 고난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자들입니다. p270

난 비교적 친구가 많은 아이였다.

먼저 연락하고 주변을 살피는 나였지만

지금은 혼자 보내는 시간이 오히려 편한듯 하다.

내 마음이 아직은 그렇다.

믿을 만한 친구,

위험과 고난 속에서도 변하지 않을 친구가

내게도 분명 있을터인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새해엔 주변도 다시 돌아 보고

부끄러움을 아는 도적적 인간으로

하루하루를 잘 지내보고 싶다.

정의로운 국가의 국민이 되길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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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 한 법의학자가 수천의 인생을 마주하며 깨달은 삶의 철학
이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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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독서가이자 매일 죽음을 만나는 사람, 그러나 누구보다 유쾌한 법의학자 이호 교수가 들려주는 ‘어떤 죽음의 이야기들’ 속에서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본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자문 법의학자이자 〈알쓸인잡〉, 〈유퀴즈〉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도 익숙한 이호 교수가 “잘 살고 싶다면 죽음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며, 그의 첫 책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을 출간했다. 지금까지 30여 년간 약 4천여 구의 변사 시신을 부검해온 그는 이 책에서 그동안 마주한 여러 죽음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들려준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우리는 지금 이렇게 살아 있기에 안전하다고 믿는다. 우리는 정당하고 완전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죽음은 바로 그 당사자에게 원인이 있을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한다. 불의의 사고나 혹은 범죄로 누군가가 사망했다면 가장 먼저 그 사람의 부주의에서 원인을 찾으려 한다. 그가 부주의했기 때문에, 혹은 그 옆의 누군가가 부도덕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일 뿐, 완전하고 주의 깊은 우리는 안전하다고 믿는다. 그렇게 믿고 싶어 한다. 그래야 나는 안전하다는 착각 속에서 불안을 다스릴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우리는 사실 얼마나 위험에 가까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죽음이 언제 어디서든 우리를 스칠 수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인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p46~47

죽음 이후의 세게는 경험할 수 없으니 우리는 당연히 알 수 없다. 공자조타 "이 삶도 모르는데 저세상 일은 알 수가 없다"했는데, 타인과 다르지 않은 범부의 삶을 살아가는 나라고 그 답을 알리가 있을까. 단지 남들보다 주검을 많이 대하다 보니 삶과 죽음을 자주 생각하는 것일 뿐. 법의학자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내가 무상과 허무를 많이 느낄꺼라 짐작하지만, 오히려 생에 대한 강한 의지가 생긴다고 말하면 어떻게 생각할까. 마치 나무의 맨 끝이 곧 맨 앞인것처럼, 타인의 생의 끝에서 느낀 메시지를 품고 돌아서서 다시 삶을 향해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자주 느낀다. 정상에서 굴러떨어진 바위를 끊임없이 다시 밀어 올리는 시시포스처럼 삶에 의미를 부여해야만 한다. P53

사람마다 대답이 다를 수 있지만, 나는 이 문제에 답은 단 하나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수영을 제일 잘하는 사람도, 시간이 가장 많은 사람도 아니다. 단 하나의 정답은 ‘물에 빠진 아이를 가장 먼저 본 사람’이다. 우리는 머뭇거리지 않고 즉시 뛰어들어야 한다. 아이에게 달려가느라 두 번째 사람, 세 번째 사람이 오는 것도 보지 못했어야 한다. 이 사고 실험에서 말하는 ‘물’은 정말로 출렁이는 연못의 물이 아니다. 학대당하고, 방임되고, 외면당하고 있는 아이들이 허우적거리고 있는 그 차가운 세계다. p75

조금 이르거나 느리거나 방법이 다를 뿐 인간이 죽는다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러니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겼지?’라며 자신에게 일어난 비극의 답을 찾으려고 평생을 바치지 않았으면 한다. 그 부조리의 답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겠지만, 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한 의미를 찾아가길 바란다. 그것이 무한한 우주 속에서 살아가는 먼지 같은 존재인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저항이다. p123

가족을 잃은 사람, 상실의 아픔을 껶은 이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까? 사실 어려운 일이다. 병문안을 가거나 조문을 갔을 때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론은 '아무 말도 하지 말자'이다. 어떤 말로도 위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조용히 곁에 있어 주는 것, 그 사람이 도움을 요청할 때 해줄 수 있는 걸 해주는 것. 그 정도가 좋겠다 싶다. 간혹 옆 사람들이 위로 한답시고 그동안의 기억을 자꾸 잊으라고 할 때가 있다. 그만 잊고 떠나보내라고 그런데 가까운 이는 그 사람의 경험이 내 몸에 체화돼 있다. 그 존재가 내 안에 있다. 그러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라', '빨리 잊어라' 그렇게 종용할 필요가 없다. p202~203

'한 법의학자가

수천의 인생을 마주하며

깨달은 삶의 철학'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지난주엔,

꼬맹이와 여행을 다녀온 후

매일 점심약속이 있었다.

약속 중 하나가 지방에서 10여년을 보낼때

꼬맹이와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인연으로 만나

언니가 먼저 서울로 올라오고

몇해 뒤에 나도 고향으로 돌아왔다.

유치원에 다니던 아이는 어느덧 자라 결혼을 하고

예쁜 아들을 지난 여름에 출산했다.

내게도 아이를 기다리는 결혼한 딸이 있으니

자연스레 이야기의 주제가 손주 얘기로 흘러갔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언니는,

듣고 있어도 믿어지지 않는 얘기를 전해 주었다.

'급성 백혈병으로 손주가 태어난지 50여일만에

하늘나라로 갔다고...' ㅠ.ㅠ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어떻게 이런일이 생겼는지?!...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만 훔쳐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 일어난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마라.

죽음에는 분명한 교훈이 있다.'

삶과 죽음으로 진실을 밝히고,

시대의 아픔을 치료하는 법의학자 저자가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죽음 수업을 마침 읽고 있었는데

이런 구절을 마주했다.

우리 중 누구라도 물에 빠져 죽을 수 있고,

누구라도 교통사고로 죽을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전쟁이 터져 죽을 수도 있다.

특별한 이유나 어떤 섭리가 있어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게 아니다.

잘못한 것에 대한 대가로 주어진 벌도 아니다.

고차원적인 메시지나 특별히 선택받은 이유 같은 것은 없다.

지나가던 개에게 물리는 사고는 그저 이 세상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이자 사건일 뿐이다. p119

처음 내가 암선고를 받았을 때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는데

하물며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 앞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자책 또 원망의 시간을 보냈을찌

미루어 짐작이 된다.

하지만 먼지와 같은 존재인 인간의 죽음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이자 사건일 뿐이라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이 세상의 불행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다른 이가 껶은 사고, 사건, 고통이 나에게 찾아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책임도 위로도 함께 짊어지는 사회를 꿈꾸라 하지만

지금은 아무말없이 곁에 있어주려 한다.

필요로 할 때 언제든 달려갈 생각이다.

혹시 또 길을 잘 못 들어서도

다시 새로운 경로를 탐색해 최적 경로를 찾아 새길로 가기로 하자.

내 인생도 내비게이션 같은 태도로 살겠다고 다짐하며...

우리도 인생을 내비게이션 같은 태도로 살면 좋겠다.

아무리 엉뚱한 길로 들어서도,

몇 번이고 길을 잘 못 들어서도,

코 앞의 분기점에서 방향이 헷갈려도,

얼른 다시 새로운 경로를 탐색하면 되니까 말이다.

후회하고 괴로워할 시간에 그저 새로운 최적 경로를 찾아

뒤돌아보지 않고 새 길로 가면 좋겠다. p215



** 이 책은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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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뇌과학 - 당신의 뇌를 재설계하는 책 읽기의 힘 쓸모 있는 뇌과학
가와시마 류타 지음,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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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뇌과학자 가와시마 류타는 7만 명의 뇌를 14년간 추적 연구했다. 그 결과 독서야말로 디지털 시대에 가장 필요한 뇌 활성화 도구임을 발견했다. 2분만 책을 읽으면 뇌는 새로운 지식을 쉽게 받아들이는 상태가 된다. 매일 1~2쪽만 책을 읽어도 기억력이 향상되어 뇌가 10년은 더 젊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얇은 책이라도 한 권만 끝까지 읽으면 창의력이 향상된다. 독서만으로도 평생 젊은 뇌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사실이 정확한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일본 뇌 과학계 최고 권위자인 가와시마 류타 교수는 『독서의 뇌과학』에서 최신 뇌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독서가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밝힌다. 다양한 독서 방법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독서가 단순히 즐거움을 추구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동시에 뇌를 활성화하는 최고의 자기계발 수단임을 알려준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가레이의학연구소에서는 치매 환자들의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문장을 소리 내어 읽는 훈련을 실시한 적이 있다. 짧은 글이나 단어를 일주일에 다섯 번씩 소리 내어 읽는 간단한 프로그램이었다. 그 외에 다른 변수는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훈련만으로도 치매 환자들의 인지 기능이 향상됐다. 증상이 멈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아지는 양상이었다.

최근에는 미국 생명공학기술회사인 바이오젠과 일본 제약사 에자이가 합작으로 만든 ‘레켐비’나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만든 ‘도나네맙’ 같은 치매 치료제도 출시되었지만, 이 약제들은 증상이 악화되는 속도를 늦출 뿐 인지 기능을 회복시키지는 못한다. 그런데 글을 소리 내어 읽는 일을 반복하자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 책을 소리 내어 읽기만 해도 뇌가 젊어진 것이다. 이는 실로 놀라운 발견이었다. p17~18

책을 읽는 행위는 뇌의 전 영역을 사용한다. 말하자면 뇌의 전신운동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사실이 이 장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뇌 전체를 효과적으로 움직이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책의 내용에 따라 효과가 다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뇌 활동은 읽는 책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다. 앞선 실험에서는 소설을 이용했지만, 다른 장르의 책도 비슷한 결과를 냈을 것이다. 관심이 있는 책이라면 어떤 장르의 책이든 뇌의 전신운동을 촉진한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책, 읽고 싶은 책을 고르면 된다. p37

무언가를 새롭게 배울 때, 같은 내용이라도 비교적 빠르고 쉽게 배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학습법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같은데도 사람마다 습득하는 속도는 모두 다르다. 지식 습득이 유달리 느리거나 끝끝내 익히지 못하는 경우 사람들은 이를 학습 노력 부족으로 치부한다. 정말로 그럴까?

우리 연구진은 뇌과학적 관점에서 새로운 지식을 잘 받아들이고 익히는 조건이 따로 있으리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와 실험을 거듭했다. 그 결과 학습 속도는 뇌의 특정 부위 활성화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p75~76

전통적인 교육은 읽기, 쓰기, 계산하기의 기초와 기본을 반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능력이야말로 응용력을 기르는 힘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법은 뇌과학적인 관점에서 보아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지금 교육 현장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하다 보면 이와는 정반대 기류가 느껴진다.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능력은 디지털 기기에 의존한 채 응용하는 법을 기르치는 데 많은 시간과 수고를 쏟아붓는 분위기다. 학습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아이들이 응용 학습을 한들 학습 효과가 나올지 의문이다. p230~231

책읽기는 단순히 쓰여 있는 글을 읽는 수준을 넘어서서 독자가 저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주는 행위다. 자신의 감성을 있는 그대로 담아 저자와 와대화하고 이를 계기로 자기 안의 사고를 무한히 확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개념을 배우고 형성할 수 있다. 단순히 저자와 대화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저자의 글을 계기로 자기안의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것이다. 책읽기는 사람의 복잡한 뇌와 심리로 인해 생기는 종합적인 힘을 높여주는 활동이다. 다시 말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활동이다.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인간다움을 버리는 길인지도 모른다. p252~253

올한해,

이 책 포함 140권의 책을 읽고 기록했다.

돌아보면 가장 잘 한 일중에 하나가 독서였지 않았을까?!...

불안도가 너무 심해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 시간도 있었고,

무기력하고 자존감이 떨어져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유일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책읽기였던 것 같다.

나이들어 레포트 쓰고 시험보며 공부하는게 쉽진 않았지만

그동안 꾸준히 책읽기를 한 덕분에 무사히 3학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으리라 믿는다.

책에서는 전자책보단 종이책을,

기왕이면 활자가 많은 책을 읽으라고 한다.

굳이 종류를 가리진 않으며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 된다고...

계속 이렇게 책을 읽는다면 치매도 예방되겠지?!...^^;




책은 주로 알라딘을 통해 구입하는데,

고전을 많이 읽자고 다짐했었지만 역쉬나 많이 읽지 못했다. ㅠ.ㅠ

작년에 비해선 쇼펜하우어를 비롯해서 철학관련책들과 심리치유에세이들을 가까이 했고

그 책들을 통해 어느 정도 치유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것 같다.

내년에는 다시 고전읽기에 도전해볼까한다.

인간을 더 인간답게 하는 책읽기,

계속 노력해 보는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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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 - 오답노트 같았던 삶에 그림이 알려준 것들
이유리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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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미술관》,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등의 책을 펴낸 이유리 작가는 그림 속에 숨겨진 욕망과 권력, 사회 모순, 돌봄과 가사 노동자나 뮤즈로서로만 존재했던 여성들의 삶을 우리 앞에 꺼내 펼쳐놓았다. 그는 이번 책에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갖춰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친절과 배려의 가치,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방관, 장애인 인권과 아동권, 세상의 잣대와 무관하게 지켜내야 할 자존…. 그간 예술작품을 탐닉하며 깨치고 체득한 ‘삶의 기본 소양’에 대해. 어쩌면 너무 기본이라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에 대해 시대적 배경과 예술가의 삶, 한 번쯤 봐야 할 미술 작품과 자신의 삶을 엮어 다채롭게 풀어냈다.

최초의 여성 곤충학자이자 사이언스 아트계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그림을 방패 삼아 밀려오는 슬픔, 분노, 우울, 두려움에 맞선 에드바르 뭉크, ‘부부싸움’이라 칭했지만 신체 권력을 앞세워 아내에게 ‘폭력’을 행한 에드워드 호퍼, ‘중립’이라 주장하지만 ‘방관자’로서 가해했던 에밀 놀데 등. 예술가들 역시 보통의 인간일 때가 많았다. 어떤 이들은 시대적 한계와 고통스러운 개인사를 딛고 일어나 경이로운 창작력을 보였고, 어떤 이들은 ‘위대한 예술가’라는 트로피 이면에 굴욕적인 모순의 흑역사를 남겼다.

모순과 위선, 방황과 실패, 외로움과 고통…. 그들도 나와 같이 부족한 인간이었다는 사실, 나와 같이 한계와 좌절을 겪어냈다는 사실에서 오는 묘한 위안이, 작품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이 겪어온 시행착오를 딛고 일어나 건네는 조심스러운 조언이기도 하며, 세상의 모든 ‘어른아이’에게 보내는 애정 어린 초대장이기도 하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보통 사람’인 그들이 그려낸 그림의 메시지는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묘하게 마음을 달래주는 힘이 있었다. 코코슈카의 그림은 “사랑이란 우리 삶을 마구 할퀴기도 하지만, 우리는 사랑이 가져다주는 슬픔과 고통을 마치 항복하듯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었고, 키르히너의 그림은 “내가 추구하는 자유와 해방이 타인의 사회적 약점을 이용할 수 있는 허울이 될 수 있기에 경계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죽음을 다룬 뭉크의 그림은 “과거의 상흔은 더 나은 현재와 미래를 꾸리기 위한 재료로 삼을 수 있다”고 속삭여주었고, 메리안의 그림은 “넘어지는 게 실패가 아니라 넘어지는 곳에서 머무르는 게 실패”라고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렇게 이 책의 제목처럼,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 p15

우리네 인생에서 설계가 가능한 부분은 아주 조금밖에 없다는 것, 그 깨달음을 아무도 피해갈 수 없다. 단지 그걸 언제 깨닫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발로통이 이 긴장감 넘치고 불안하기 짝이 없는 그림을 그린 것도, 그 사실을 이미 어릴 적에 알았기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잔인하게도 발로통 그 자신이 거미줄을 끊어버린 손이었다는 사실까지도.

발로통은 스무 살이 된 1885년, 자화상을 그린다. 그런데 그의 표정에서 이제 막 성인이 된 이의 싱그러움과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기대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비스듬하게 선 채로 앞을 보는 그의 눈길에선 두려움마저 엿보인다. 어찌 보면 방금 운 것처럼 두 눈이 충혈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p81

대한민국은 엄마의 불행으로 굴러온 나라일까.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보면, 딸들의 이 답변은 오랜 세월 동안 엄마가 딸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고통을 공유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실제로 '너 아니면 누가 들어주니'라며 시가와 남편 험담, 어려운 경제 사정 등의 하소연을 딸이 어릴 때부터 미주알고주알 털어놓는 엄아가 가많다. 문제는 딸들이 이이 과정에서 엄마의 고통을 내면화하고, 연민 때문에 기꺼이 엄마의 영향력 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착한 딸'이 된다는 점이다. p100~101

남자들이 ‘철이 없는’ 이유는 철이 없어도 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내에게 미안해하던 와이어스는 이후 점점 대담해져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헬가를 불러 노쇠해진 자신을 돌보도록 했으며, 2007년 와이어스의 90세 생일파티에도 헬가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한 인터뷰에서 와이어스는 헬가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헬가는 이제 가족의 일원입니다. 나는 그것이 모두에게 충격을 준다는 것을 압니다.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것입니다.”

와이어스는 헬가 시리즈를 끝낸 후인 1993년에 의미심장한 작품을 하나 그린다. 역시 〈대낮의 꿈〉처럼 잠든 사람의 모습이다. 와이어스는 이 작품에 대해 어느 날 아침 이웃집에 들렀다가 그 집 노부부가 창백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았고, 그 인상이 강하게 남아서 그림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부부의 모습은 좀 으스스해 보인다. 침대 속에서 그들은 흐트러짐 하나 없이 목만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p163

오히려 딸에게 필요한 말은 '아름다움 이외의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것일 터이다. 외모보다는 딸이 평소 얼마나 열심히 집중하는지, 용기 있는지, 배려하는지, 창조적인지, 너그러운지 알고 있다고 지치지 지않고 말하기. 그러면 외모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놓여날 수 있을까. 앤디 워홀이 이40대 때야 깨달은 사실을 지금 알 수 있을까. 누군가는 순진한 생각이라고 얘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어쨌뜬 나는 노력할 뿐이다, 케이틀린 시엘의 시를 되풀이해 읽으며 말이다. "예쁠 필요 없단다. 그건 의무가 아니란다." p245

세상이 소란스럽고

삶이 버겁고 불안할 땐,

나는 정적이고 고요한

미술관으로 숨어들었다.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

드디어 몸도 마음도 힘들게 하던 기말고사가 끝이났다.

교재가 없는 과목도 있었고, 기출문제도 없어서

어떻게 공부해야할찌 대략난감이었는데

오히려 걱정했던 과목들은 무난히 치뤘고,

나름 열심을 내었던 과목을 망쳤다.

짐작과는 다른 일들이 어찌 이뿐이랴.

시험만 끝나면 날아갈듯 신이 날 줄 알았는데

시국이 어수선하니 김씨가 틀어 놓은 뉴스에 머리만 더 아플뿐

시험뒤로 미뤄놨던 여행을 비롯한 모든 일정들에 신이 나지 않는다. ㅠ.ㅠ

모처럼 늦잠을 자고,

큰아이가 울동네에서 전산회계 시험이 있다기에

시험 끝날 아이를 기다리며 일찌감치 구입했지만

아직 읽지 못했던 이유리 작가의 신간 '나는 그림을 보며 어른이 되었다'를 읽었다.


에드바르 뭉크, 병든아이, 1885~1886년, 오슬로국립미술관



그러나 뭉크는 어린 시절에 마냥 머무르기를 거부했다. 그에게는 ‘그림’이 있었다. 뭉크는 공학 공부를 강요하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16세 때인 1879년 기술학교에 들어가지만, 이듬해에 그만둔다. 그 후 1881년, 크리스티니아(현재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왕립미술학교에 기어이 입학했다. 그리고 그림을 방패 삼아 밀려오는 슬픔, 분노, 우울, 두려움에 맞섰다. 캔버스에 생채기를 남기듯 거칠게 그린 〈병든 아이〉는 바로 뭉크가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부터 도망가지 않았다는 증거다. p51

주말 소음속에서도 집중할 수 있었던 건

내 불안과 슬픔도 그림을 통해 위로 받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어서였을 것이다.

전시 당시 내게도 위로가 되었던 뭉크의 작품 '병든아이'

그림을 방패 삼아 슬픔, 분노, 우울, 두려움에 맞선 뭉크처럼

나도 이젠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펠릭스 발로통, 공, 1899,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이번 책에선 평소 보아왔던 발로통의 작품들과는 달랐던

위의 그림이 참 좋았다.

우리네 인생에서 설계가 가능한 부분은 아주 조금밖에 없다는 것,

그 깨달음을 아무도 피해갈 수 없다는 평범한 진실...

파워J인 내게 계획되로 되지 않는 일이 있을 때

마음이 더 힘들다.

하지만 어디 인생이 내마음데로 흘러가던가?

어디로 튈찌 모르는 공처럼...

이번주엔 미뤄두었던 일 중에 하나였던 미술관을 찾아야겠다.

그림이 내게 전해줄 또 다른 이야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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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컴포지션 에디션) - 할 말은 많지만 쓸 만한 말이 없는 어른들을 위한 숨은 어휘력 찾기
유선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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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어휘력》으로 대중에게 어휘력과 문해력이라는 화두를 던진 유선경 작가의 첫 필사 책이다. 전작에서 ‘어휘력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통찰을 제공’했다면 이 책에서는 어휘력과 문장력, 문해력을 끌어올리는 구체적인 방법 ‘필사’를 소개한다. 특히 어휘력은 책 읽기만으로 향상되기 힘들다고 지적하며, 어휘력을 기르는 구체적인 방법과 그에 따른 필사 가이드를 단계별로 세세하게 공유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두근거린다. 씨앗은 땅속에서 두근거리도 꽃들은 햇빛을 만나 두근거리고 물방울은 구름을 만나 두근거리고 나무는 바람을 만나 두근거리고 나는 당신을 만나 두근거린다. 두근거림속에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있다. 그런면서 두근거리는 것들은 성장한다.

권대웅 산문<두근거림>

인간은 오로지 진실이나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만은 살 수 없기 때문이야. 보잘것없는 잡동사니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좀 넘치는 것, 시선을 끄는 것, 반짝이는 것도 필요한 법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 현혹시니는 것, 현혹시키는 것 없이는 는살 수 없어.

산도르 마라이 소설<결혼의 변화(상)>

내가 잘봇 본 게 아니라 당신 못 본 것에 대하며, 당신이 잘못 본 게 아니라 내가 못 본 것에 대하여.

우리가 그것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 사람은 자기 세계 밖에 있는 상대의 언어를 '당장'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유선경 산문<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분노나 불안이 감정을 압도할 때 거대한 자연이나 위대한 예술을 찾아 그 안에 깃들이면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아주 오래 산, 나무와 돌, 우주의 별을 바라보면 내 머리를 쓰다듬고 어깨를 토닥이는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그 앞에 자신의 분노라 걱정거리 등을 내려 놓으면 사소하게 만들어 날려버릴 수 있는 힘을 준다. 관점이 자신보다 더 크고 높은 것으로 이동함으로써 생각의 그릇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유선경 산문<관점을 이동시키면 생각의 그릇이 넓어진다>

아내가 나에게 종종 무엇 때문에 공부를 하느냐고 물었네. 나는 그저 쓴웃음만 지었지.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세상에서 내가 가장 믿고 사랑하는 단 한 사람조차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싶어 슬펐네. 이해시킬 수단이 있는데도 이해시킬 용기가 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니 더욱 슬퍼지더군. 나는 적막했네. 어떤 곳으로부터도 떨어져 세상에 홀로 로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자주 있었지.

나쓰메 소세키<마음>

우리는 영웅이 아니야. 다만 때때로 영웅 노릇을 해 볼 뿐이지. 우리는 모두 약간 비겁하고 계산 빠르고 이기적이고 위대함에서는 먼 존재야. 그리고 고나는 바로 그걸 그리고 싶었어. 우리가 동시에 선량하고 또 악하고 영웅적이고도 비겁하고 인색하고도 관대하다는 것, 모든 것이 이밀접하게 서로 붙어 있어서 구분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한 사람에게 나쁜 짓이건 좋은 짓이건 어떤 행동을 하도록 한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리고 싶었어. 모든 것이 그렇게 무섭고 복잡하게 혼란한데 모든 것을 다 간단하게 만들려는 인간이 나는 싫어.

루이제 린저 소설<생의 한가운데>

내 인생은 실망으로 가득 차 있으나 커다란 기쁨도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이런 기쁨의 순간을 포착하고 싶다. 삶이 슬그머니 아는 척을 해오면 감사하다. 우연과의 거대한 공모가 있다. 그런 것은 깊이 느껴지는 법이다. 그러면 그것에 감사하자. 내가 '의외의 기쁨'이라 명명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머리에 꽂은 핀처럼 사소한 상황들. 바로 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바로 뒤에도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늘 준비해야 한다.

윌리 로니스 산문<몽트뢰유의 보헤미안, 1945>

기쁠 때, 그대 가슴 깊이 들여다보라. 그러면 알게 되리라. 그대에게 슬픔을 주었던 바로 그것이 그대에게 기쁨을 주고 있음을. 슬플 때도 가슴속을 다시 들여다보라. 그러면 알게 되리라. 그대에게 기쁨을 주었던 바로 그것 때문에 그대가 지금 울고 있음을.

칼릴 지브란 시<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어제 공부하던 카페가 좀 추웠는지

오늘은 콧물이 줄줄 흐르며 컨디션이 바닥이다. ㅠ.ㅠ

다행히 쿵쾅거리던 윗집도 조용하고 핑계김에 오늘 하루는 쉬어가기로...

청소기가 도착했으니 구석구석 청소도 하고

분리수거를 끝내고 나니 조금은 집이 넓어진 느낌이다.

커피 한잔을 들고 오랜만에 필사책을 꺼내 들었다.

아보하

불행한 것은 싫지만 너무 행복한 것도 바라지 않는다.

험한 세상, 오늘 하루 무사히 넘어간 것에 감사하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바라는 마음, 특별히 좋은 일이 없어도,

행복한 일이 찾아 오지 않아도, 안온한 일상에 만족한다.

2025년 트렌드 단어로 아보하를 꼽았는데

책을 읽으며 필사를 하다보니 '특별한' 보통의 해에

이미 언급된 내용이다.

2024년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학기말 고사가 좀 압박이긴 하지만

나도 새해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별로 '특별'하지 않은 가장 보통의 해가 되길 기대하며 한 해를 잘 마무리해야지.

세월 참 빠르네...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가서 삐뚤삐뚤 구르는 동그라미처럼

조금은 부족하게, 느리게, 가끔은 꽃냄새도 맡고 노래도 불러가며

함께하는 삶이 더욱 의미 있고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새해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별로 '특별'하지 않은 가장 보통의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슨 특별하게 좋은 일이 일어나거나, 대박이 터지거나,

대단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누구나 노력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받고,

상식에서 벗어나는 기괴한 일이 없고, 별로 특별할 것도,

잘난 것도 없는 보통 사람들이 서로 함께 조금씩 부족함을 채워주며 사는 세상-

장영희 산문<'특별한' 보통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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