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다가, 뭉클 - 매일이 특별해지는 순간의 기록
이기주 지음 / 터닝페이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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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지닌 유튜브 채널 ‘이기주의 스케치’의 주인공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이기주의 에세이. 일상의 순간순간을 담아 그린 100여 점의 그림과 함께 작가 특유의 따스함이 담긴 글은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그림 그리다가 뭉클함을 느끼는 신기한 경험을 누구나 마주할 수 있음을 이 책은 가만히 전하고 있다.

어떤 그림을 그릴까 소재를 찾는 것부터 구도 잡기, 선 긋기, 색칠하기까지 그림을 그리는 과정 하나하나마다 인생의 이야기가 배여 있다. 구도를 잡는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색을 칠하기는 어려운 것처럼 인생 또한 자기만의 단계를 밟아나가야 함을 알려주고, 실수한 선을 지우기보다는 그냥 놔두는 용기가 인생에서도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준다.

그림과 인생이 만나는 순간 우리의 일상이 특별해지는 경험을 『그리다가, 뭉클』은 가능하게 해 준다. 그림은 인생과 참 닮았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그림과 글은 마음을 부지런히 쓰는 일이다. 그래서 정신 건강에 딱 좋은 운동법이라고 생각했다. 무언가를 그리려면 마음이 움직여야 하고 글을 쓰기 위해 의미를 찾게 게되면서 마음을 뒤적거려야 하기 때문이다. 육체의 건강만큼 정신 건강도 잘 챙기려면 더 그리고 더 쓰는 쪽을 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림이나 글이나 무용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꽤나 유용한 지혜일지도 모른다. p5~6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는 일이 삶의 허기를 달래거나 공허한 마음을 채우는 길이라는 걸 나는 요즘 코끝에서 경험한다. 그림이 그렇게 허기를 달래고 마음을 채웠으니까. 그림 그리는 한두 시간의 집중이 공허와 허기를 달랜 경험은 언뜻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분명했다. 그간 속이 상해 생긴 '마음 염증'이 어느 느정도 치유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살아 있으니 감기처럼 언제라도 다시 찾아올 공허와 허기이고 이 때문에 '마음 염증'을 또 앓겠지만 두통이나 열이 날 때 '타이레놀'을 먹는 것처럼 적어도 그림이 그 순간의 고통을 가라않혀 줄 상비약이라는 것은 의심하지 않는다. p78

대충 사진을 찍고 집에 와서 이 그림을 그리며 생각했다. ‘실수한 선을 지울 필요는 없더라.’ 오늘 하루의 마음처럼 삐죽 튀어나간 선이 그림을 좀 더 풍성하고 살아있게 한다. 실수한 선이 다음 선을 그을 때 길잡이가 되어주면서 오히려 반듯해진다. 지우고 다시 선을 긋는다고 더 나은 선을 그을 확률은 그다지 크지 않다. 지우개 똥으로 지저분해지고 종이만 너덜너덜해질 뿐이다. 그러니 실수한 선을 그대로 놔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림 속 수많은 선에서 실수한 선은 찾기도 힘들 테니까. 어쩌면 인생도 이런 선 수백 개가 엎치고 덮치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내 인생이 결국 아름다운 거라고 그림 그리면서 배운다. 오늘의 실수한 선을 지우지 않는다. 내일 그어질 선은 좀더 곧게 그어질 거니까. 인생 참 그림 같아서 재미있다. p134~135

햇빛이 밝은 날을 그리려면 그림자를 진하게 그린다. 창문을 통해 빛이 드리워져 꽤 느낌 있는 카페를 그리고 싶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머릿속에 그림자를 어떻게 그려야 할까 생각하는 거다. ‘밝음’을 그려야 할 때 ‘어둠’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역설이지만 써먹을 지혜다. 그림이란게 인생을 많이 닮았다. 지금 깊은 어둠속에 있다면 어쩌면 밝게 빛나는 내가 그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헤어나올수 없는 어둠이 칠흑 같을지라도 결국은 더 밝은 나를 완성해줄거라는 것을 알게 되면 이쯤은 견딜 수 있을 것만 같다. p218


봄, 여름, 가을, 겨울...

출근길과 퇴근길 그리고 주말...

저자의 일상을 담아 그린 100여 점의 그림과 함께

인생의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주는 이기주 작가의 신작

'그리다가, 뭉클'을 읽고 있다.


문득

그림을 처음 시작하던 그때가 생각났다.

다니던 직장에 직장인들을 위한 미술수업이 저녁에 개설되었다.

도로시의 옆구리를 찔러 같이 수강하게 되었고

다시 강의를 시작하며 사정이 있을때마다 수강와 휴강을 반복하며

여기까지 왔다.

햇수로만 치면 어느새 7년차...

연필드로잉을 시작으로 색연필, 아크릴화, 수채화, 오일파스텔까지...

그림이 안는다고 매일 푸념아닌 푸념을 하지만

하나, 둘 늘어가는 스케치북 숫자만큼 알게 모르게

내그림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거겠지?!... ㅠ.ㅠ

가끔은 너무 늦게 그림을 시작한게 아닐까 하는 내게

저자는 여든 살에 그리는 그림은 그 누구의 그림보다 스며드는 이야기가 많고

깊은 생의 이야기가 묵직한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며

그림은 나이로 그리는 거라고 이야기 한다.

왠지 책에서 만난 저자는 섬세하고 따뜻한 사람일것 같다.

세밀함이 느껴지는 펜드로잉

'은하수가 흐르는 밤하늘'처럼

물맛이 느껴지는 수채화도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그림은 정겨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만년필과 수채화롤 그린

'일본 나고야의 골목길'이었다.

그리고보니,

아직 만년필로는 그림을 그려 본 적이 없다.

핑계김에 만년필 구입! ^^;

마음의 염증(?)이 치유되는 그림그리기...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하길 잘했다고 응원해 주는 듯한 책이었다.

'그리다가, 뭉클'

여든이 훨씬 넘은 나이에 그림을 배워보려고 한다는 어르신의 글을 읽었다.

거기엔 멋쩍음이 배어 있었다.

은퇴를 하고 이 나이에 그림에 노욕을 부린다는 어르신도 계셨다.

한결같이 나이를 탓하거나 나이를 겸연쩍어 하셨다.

그때마다 그림 그리기 딱 좋은 나이라고 댓글을 달아 드렸다.

여든 살에 그리는 그림은 그 누구의 그림보다도 스며든 이야기가 훨씬 많으니까.

깊은 생의 이야기가 묵직한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니까.

세상을 보는 눈은 누구보다 절절하니까.

이때 그리는 그림은 훨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림은 정말 나이로 그리는 거다.

그림은 정말 시간이 그리는 거다. p268~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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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고명환 지음 / 라곰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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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7만 명이 유튜브 강의를 찾아 듣고, 한 달에 20여 차례 전국의 강연장을 찾아가 독자들을 만나는 이 시대 최고의 강연자. 30만 독자가 기다린 베스트셀러 저자 고명환이 지난 10여 년간의 인생 내공이 응축된 책,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에서 고전(古典)에서 길어 올린 흔들림 없는 삶의 내공을 전한다.


1000일간 매일 외친 ‘아침 긍정 확언’은 매년 찾아오던 우울증을 떨쳐버리기 위해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다가 발견한 해답이었다. ‘불안감’을 ‘기대감’의 말로 바꾸면 삶의 방향성이 달라진다는 고전의 답을 따라 매일 10분 긍정의 말을 외쳤고, 삶은 놀라운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저자의 삶을 한층 밝고 건강한 쪽으로 이끈 것은 다름 아닌 ‘고전’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 물음이 생길 때마다 고전을 펼쳐 들었고, 고전이 답했다. 칼 구스타프 융의 『칼 융 레드 북』, 블레즈 파스칼의 『팡세』, 사마천의 『사기열전』,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Flow』까지 수백 년의 경험과 지혜가 압축된 고전을 읽다보면 방향이 선명해졌다.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행복한 삶을 사는 법, 이기는 법까지 우리가 원하는 모든 분야에 대한 답이 고전에 있다. 느리지만, 오로지 ‘성장’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고전에서 답을 찾아보자.

<인터넷 알라딘 제공>



사유를 확장하니 생각이 우주 너머까지 뻗어나가고 있다는, 나 자신이 광활한 우주를 모두 품을 수 있는 위대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 저 넓은 우주에서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티끌보다는 못하다는 겸손함 도한 마주 한다. 생각의 힘이다. 책을 읽을 수록 아는 것이 많아진다. 동시에 그만큼 모르는 것도 많아진다. 왜냐하면 책을 읽기 전에는 존재 자체를 몰랐던 분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앎의 동그라미가 계속 커지면, 그 내부는 내가 나는 것이고 외부는 내가 모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알아갈수록 모르는 것이 더 커진다. p45

"남에게 충고하는 일은 쉬운 일이며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남에게 충고하는 일이 쉽다는 말은 남의 허물은 잘 보인다는 뜻이다. 우리는 남의 단점을 너무도 잘 볼 수 있다. 하지만 나의 단점은 안 보인다. 애초에 인간의 뇌 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다. 모든 사람이 남의 잘못을 더 잘 본다.

그렇다면 남의 허물을 내 거울로 삼으면 된다. 남의 잘 못이 보일 때마다 '나는 저런 잘못이 없는가?라고 항상 질문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에게 충고한 후에 반드시 자신에게도 똑같이 충고하라. p47

인생의 해답은 역시 고통 속에 있다. 모든 문제는 고통을 피하려 들기 때문에 생긴다. 고통, 시련, 역경이라는 말의 어감을 무서워하지 마라. 우리를 행복으로 데려다줄 비밀의 열쇠다. 나는 고통, 시련, 역경을 행운, 우연, 로또 당첨이라는 말보다 사랑한다. 고통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껴안자. 작정하고 부딪치자. 조금만 견뎌보라. 어디서도 느낄 수 없었던 맛있는 쾌락을 느끼리라. 달리자. 세상을 향해 달리자. 고통의 운동화를 신고 세상을 향해 정면으로 달려 나가자. 고통을 품고 세상을 정복하라. 그 후에 오는 쾌감이 진짜 쾌락이다. p111


이제 삶의 기준을 세우자. 당신이 뭔가를 할 때 고통스럽지 않다면 의심하고 점검하라.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노자가 말하는 '이것'인지 '저것'인지. '저것'이면 저쪽으로 던져 버리고 '이것'이면 내 쪽으로 취하자. 일단 오늘 당장 핸드폰을 던져 버리고 책을 가까이 취하자. 이것만 바꿔도 인생이 성공한다. 놀자를 버리고 노자를 취하라! p131

오늘 밤, 내일 새벽 동이 틀 때까지 책을 읽어보라. 자신의 일에 푹 빠져보라. 현재에 충실해보라. 새벽이 찾아왔을 때 무엇이 당신을 기쁘게 하는지 둘러보라. 당신 앞에 놓인 현재를 보라. 우리에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음을 깨달으리라. 충만함을 느꼈다면 당신은 제대로 된 항로를 개척한 것이다. 이제 그곳으로 날아오르자. 제대로 된 항로를 찾았다면 용기는 필요 없다. 모든 사람이 말려도 당신은 날아오를 것이다. p156

자기만의 속도로 고전을 읽어가라. 공들여 피리 구멍을 준비하라. 행운의 소리는 귀가 아니라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고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각의 파동으로 당신의 가슴을 뚫어라. 저 멀리 있는 행운도 당신의 피리 구멍으로 지나가고 싶어지도록 타인을 위한, 지구를 위한 피리 구멍으로 만들어라. p178

감히 얘기하는데 독서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고급스러운 쾌락이다. 욕심이 사라지고 사랑이 충만해진다. 읽던 책의 한 문장을 가슴에 품고 눈을 감는다. 비유와 상징, 은유로 압축된 문장이 '나'라는 압축 해제 파일을 통해 가슴속에 알알이 다운로드된다. 그 문장들은 심장을 뜨겁게 만들어 뒤집히게 하고, 한 사람을 완전히 다른사람으로 만든다. p201


"사람에 묻지 말고, 고전에 물어라.

그 안에 진짜 길이 있다."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제목에 이끌려 구입한 책인데

저자의 이름이 눈에 익다했더니 개그맨으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작가로 또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고명환이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행복한 삶을 사는 법,

이기는 법까지 우리가 원하는 모든 분야에 대한 답이 고전에 있다.'고 이야기하며

본인이 해답을 찾은 고전을 소개하며 어떻게 삶에 응용했는지를

담은 책이었다.

가끔은 내가 왜 이토록 책읽기에 몰입하고 있는지

너무 강박적으로 책을 읽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곤 한다.

비교적 얇은 책은 한두시간이면 너끈히 읽어내지만

과연 그렇게 읽은 책의 내용이 얼마나 오래 내 안에 남아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고전을 읽고자 하는 다짐을 끝없이 하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베스트셀러 책을 더 가까이 하는 것도

내가 해결해야할 갈등 요소중에 하나...

그럼에도 나는 책 읽기를 계속하고 있고

이곳에 내가 읽고 마음에 남기고 싶은 구절을 발췌해

글쓰기를 하고 있다.

이 시간들이 결코 아무것도 아닌 무의미한 작업이며

불필요한 시간이 아니기를 바란다.

독서를 통해

내가 몰랐던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혹, 내가 길을 잃었을때 올바른 길로 나를 이끌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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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사랑한 밤 - 명화에 담긴 101가지 밤 이야기
정우철 지음 / 오후의서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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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사랑한 것들’ 시리즈는 한 가지 주제로 101가지 작품을 모아 화가들의 개성과 숨은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나무’와 ‘바다’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주제는 ‘밤’이다. ≪화가가 사랑한 밤≫에서는 밤을 주제로 불후의 명작을 남긴 거장 16인의 삶과 101점의 작품을 전한다. 스타 도슨트 정우철의 섬세한 해설로 만나보는 거장들의 작품은 보는 이에게 깊은 울림과 위로를 준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밤은 화가에게 번뜩이는 영감과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장 프랑수아 밀레’는 소박한 농민의 일상을 마무리하는 아름다운 밤 풍경을 찾아냈고, ‘빈센트 반 고흐’는 생의 마지막 불꽃을 지펴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담아냈다. 빛의 화가 ‘클로드 모네’는 힘겨운 시기 무채색으로 뒤덮인 삶을 캔버스에 담아냈다. 초현실주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는 소외된 현대인들의 고독을 초승달로 표현했다. ‘호안 미로’는 전쟁과 독재라는 현실의 벽을 깨고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담긴 밤하늘을 그렸다. 깊은 밤은 화가의 마음속에 깃든 깊은 감정과 기억을 캔버스 위에 불러내는 꿈과 환상의 시간이었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그런데 루벤스에게도 넘치는 에너지보다는 고요함과 따스함이 느껴지는 작품이 있습니다. <촛불을 든 노인과 소년>과 <달빛에 비친 풍경>이 그렇습니다. 루벤스는 이 작품들에서 빛과 어둠의 대비를 극명하게 표현하는 키아로스쿠로Chiaroscro 기법으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연극의 한 장면처럼 어둠과 촛불을 표현했습니다. 자세히 볼까요? 노인의 손에서 촛불이 타고 있습니다. 촛불은 지혜를 상징하는데요. 어린 소년이 자신의 초에도 불을 붙이려 다가갑니다. 험난한 삶을 몸으로 겪으며 얻은 노인의 지혜를 배우려는 것이지요. 소년의 얼굴에선 호기심과 존경, 사랑이 느껴지고 노인의 표정에선 평온함과 만족감이 느껴집니다. 시기와 국적을 초월해 할머니와 손자가 나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이런 밤이라면 아무리 깜깜한 어둠이라도 따스하게 느껴질 겁니다. p18

세상을 떠난 나이가 37세니 우리가 아는 그의 작품은 모두 10년 사이에 나온 것입니다. 그림에 영혼까지 지바칠 수 있다던 그가 종종 부럽게도 느껴집니다. 살면서 자기가 정말 사랑하는 일, 인생을 바칠 수 있는 일을 찾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비록 힘든 삶이었지만 고흐는 죽는 순간까지 화가가 된 것을 후회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런 그에게 밤하늘의 별은 어떤 존재였을까요? 그는 자신의 커다란 별 그림을 비웃는 자들에게 “밤하늘의 별은 항상 나를 꿈꾸게 한다”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가 처음 별을 그린 장소는 아를이었습니다. 예술가 공통체를 만들기 위해 아를의 노란 집에 도착했을 때, 그는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새로운 시작은 늘 설레게 하죠. 고흐는 론강에 비치는 별빛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노란 가스등이 은은하게 빛나고, 연인이 손을 잡고 걸어갑니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 외로워하던 그의 마음이 담겼을 겁니다. 낭만적인 작품 <밤의 카페 테라스>도 이곳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렇게 고흐는 아를에서 별을 보며 새로운 인생을 꿈꿨습니다. 그 꿈을 함께 이루어줄 폴 고갱이 도착했을 때, 별은 더욱 환하게 빛났습니다. p22~25

그가 빛의 인상을 쫓은 것은 다시는 무채색으로 세상을 그리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했습니다. 슬픔을 경험한 자가 행복을 더 깊이 그려낼 수 있듯, 어둠을 통과한 사람이 빛을 더욱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감정이 진솔하게 녹아들 때, 예술은 비로소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클로드 모네가 삶을 마감하려 했던 1868년은 결국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해로 남았습니다. 깜깜한 밤에도 색이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p92

이후 그림 속 단골 주제는 푸른 밤하늘과 꽃, 그리고 연인이 되었습니다. 그림속엔 어느 마을의 모습이 종종 보이는데요. 벨라를 만난 고향, 비테프스크입니다. 벨라를 마주한 다리도 보이네요. 생전에 왜 이렇게 꽃다발을 많이 그리냐는 질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꽃다발이었다"라고 대답한 것이 참 로맨틱합니다. 어떠신가요? 샤갈의 이야기는 멜로 영화의 시나리오로 써도 될 만큼 낭만적입니다. 때로는 현실이 더 영화 같기도 하죠. 샤갈은 말합니다. “나는 그저 창문을 열어 두기만 하면 됐다. 그러면 벨라가 하늘의 푸른 공기와 사랑의 꽃과 함께 들어왔다. 온통 흰색 옷으로 차려입은 그녀가 내 그림을 인도하며 캔버스 위를 날아다녔다. 벨라는 평생토록 나의 그림이었다.” 오늘 밤, 여러분의 밤도 샤갈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푸른 밤이기를 바랍니다. p169



밤은 우리의 몸을 재우지만 잠들어 있던 감성을 깨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진솔한 이야기가 시작되죠.

혹시 붓터치에도 마음을 담을 수 있다는 걸 아시나요?

물감을 두껍게 꾹꾹 눌러 바르며 사무치는 슬픔을,

부드러운 터치로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을 담아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그림을 자세히 바라보면 그곳에는 한 인간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밀레, 모네, 루벤스, 샤갈, 고흐, 뭉크, 칼 라르손, 알폰스 무하 등

밤을 주제로 불후의 명작을 남긴 거장 16인의 삶과 101점의 작품이야기가 담신

정우철 도슨트의 신작 '화가가 사랑한 밤'을 읽고 있다.


어느때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푸른밤을 표현한 사진이나 그림들을 좋아한다.

지금은 오히려 엄두가 안나지만 한때 그림그리기에 열심일때 모작 했던 작품들도

책에 소개 되어 반가웠다.

가장 처음 소개된 카미유 피사로의 '몽마르트 대로, 밤풍경',

평소 보아왔던 루벤스의 작품들과는 사뭇 달랐던 '촛불을 든 노인과 소년'도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그동안 반 고흐전시회는 주로 미디어전으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

오는 11월 29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오리지널 명화로

'불멸의 화가 반 고흐' 전을 볼 수 있다니 기대된다.

과연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볼 수 있을런지?!... @.@


밤은 낮보다 더 강한 생명력과 풍부한 색채를 갖고 있다.

_빈센트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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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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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재능 있는 딸에게 절대 유명해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는 어머니가 있다. 학창 시절 딸에게 전교회장 후보로도 나서지 말라고 만류하는 이 별난 어머니에게 딸은 왜 유명해지면 안 되냐고 묻는다. 어머니는 말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를 할 수도 있고 길 가다가 넘어질 때도 있는데, 너 길에서 나자빠졌을 때 아무도 너를 모르면 그냥 툴툴 털고 일어나 갈 길 가면 되지만, 그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너를 알아보면 얼마나 쪽팔리겠니."

이옥선 작가는 독보적인 말하기와 글쓰기로 요즘 여성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김하나 작가의 어머니이다. 김하나 작가는 인생에 대해, 심지어 자식에 대해서도 거창한 야망이나 바람이 없는 어머니 덕분에 부담 없이 제 갈 길을 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집안에 가훈처럼 내려오는 지령이 '만다꼬'(뭐한다고)일 정도로, 세간의 집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가정을 경영해온 이옥선 작가가 첫 단독에세이를 펴냈다. 책 제목은 '즐거운 어른'.

매사에 쫓기듯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현대인과 젊은이들에게 이옥선 작가는 '대충' '최선을 다하지 않고' '다 지나간다'는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당부한다. 지나간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붙들리지 않고 살아가는 이 자유로운 어른은 그럼으로써 더 많은 것을 발견하고 배우고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방비를 단단히 한다 하더라도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올 일은 오고야 마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 그렇다면 미리 알고 전전긍긍할 것도 못 되니 차라리 맘 편하게 내 꿈은 개꿈이려니 생각하는 것이 속 편하다. p105

인생살이에서 보통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면서 선량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제일 좋지 않나 싶다. 젊은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금수저로 태어나면 거기에 상응하는 뭔가가 되어 보여야 하기 때문에 인생이 피곤해진다. 그렇게 좋은 환경과 뒷받침에도 별 볼일 없는 존재에 머무른다면 그 또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는가. 누구나 자기가 짊어져야 할 생의 무게가 있는 법이다. p113

"죽음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는 육지를 바라보며, 오랜 항해 끝에 마침내 항구에 들어가는구나 생각한다네. 하지만 노년의 마지막날이 정해진 바가 없는 고로, 의무의 과업을 돌보고 수행하며, 그러면서도 죽음을 가볍게 여겨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 때까지 삶을 이어가는 것이 노년의 올바른 삶이네. 그렇게 노년이 청년보다 더 대담하고 용감해지는 것이지" 라든지 "누구도 나를 눈물로 배웅하거나 통곡으로 채우지 말라" 또는 "이 세상의 소란과 홍진을 떨쳐버리게 되는 날은 얼마나 아름다운 날인가!"처럼 기원전 106년에 태어나 기원전 43년에 죽은 키케로의 말은 현대를 살고 있는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한다. p177


생각해보면 나는 참 운 좋게도 그냥저냥 평탄하게 살아온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이 겪었을 여러 인생살이와 이런저런 사건사고와 경제적 결핍과 허약 체질과 남편과의 불협화음이 있었음에도 말이다. 익명으로 살 수 있었던 자유로움과 처치 곤란한 재물 때문에 머리를 썩여야 할 일이 없음에도 감사한다. 나는 이제 어느 정도 자유롭다. 관습과 도덕으로부터, 또 종교와 신념으로부터, 이런저런 인간관계로부터도 거의 자유롭다. 다만 죽음의 두려움으로부터는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으며 지금까지 먼 길을 온 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한다. p213~214

98세에 타계한 중국의 석학 지셴린 선생이 95세에 펴낸 에세이 '다 지나간다'라는 책이 있다. 제목은 도연명의 시에서 따왔다고 한다. 선생은 인류의 체인에서 내가 할일은 고리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거라 했다. 나이를 이만큼 먹고 곰곰 생각해 보니 모든 것은 이미 지나갔거나 지나가고 있어가 지나갈 것들이다. 그러니 인간끼리의 관계를 너무 심각해하지 말고 가뿐하게 생각하고 유연한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게 좋지 않겠나 싶다. p244~245

어제 늦은 오후,

김씨가 "연휴가 다 갔네~"한다.

분명 아쉬움이 담긴 표정과 목소리였는데

속으로 난 아이들 오랜 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맞는 날처럼

해방을 느꼈던 것 같다.


아침부터 투탕거리며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윗집 소음을 피해

일찌감치 집을 나서 별다방을 찾았다.

잠깐 따뜻한 커피를 주문할까 하다가 아아를 주문했더니

한기가 들고 기침이 난다.

에어컨 바람을 피해 나름 사각지대(?)에 앉고서야

기침이 멈췄다.

연휴 앞두고 구입한 책 '즐거운 어른'

따님이 무려 김하나작가라고 들었는데

책으로 모든걸 배우는 내게 인생의 선배(?)로

'돈 많은 어른도, 존경받는 어른도,

거창한 유산과 말을 남기는 어른도 아닌

다만 즐거운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저자의 이야기들은

오랜 독서력에 더해 맵싸한 유머로 진도가 술술 나간다.



가끔은 우리세대만 하는 '쉘부르', '오비스캐빈',

개그린 버스라고 불리던 '그레이하운드' 버스에 추억여행도 하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찌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지난해와 별로 다르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환갑'이라는 단어에 압박을 느끼며 뭔가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 채찍질하며 조바심을 냈던 것 같다.

나또한 앞으로의 남은 인생은

즐거운 어른으로 살고 싶다.

자기만 옳다고 편협해지지 않으며

인생살이에서 보통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면서 선량하게 살아갈 수 있길

또한 기도한다.


그런 날들이 있었다.

노래 가사처럼 지나간 좋았던 날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날들이지만,

그런 날들이 있어 지금의 내가 있다.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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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리스트
나태주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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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 동안 우리 곁에서 세상에 대한 ‘바라봄’을 시로 전해 온 나태주 시인, 이번에는 그가 시로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쓴 버킷 리스트를 독자에게 전한다. 2007년 교장 퇴임을 앞두고 췌장암으로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겪었던 그는 한 인터뷰에서 “기적적으로 회복해 13년째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투병하며 첫날처럼 마지막 날을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단 걸 이해하게 됐”다고 덧붙이며 죽음 역시 삶 못지않게 소중한 것임을 깨달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집 『버킷 리스트』는 이러한 그의 ‘삶과 죽음에 대한 바라봄’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시를 묶은 것으로, 독자가 그들만의 “첫 문장을 다시 찾”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을 함께 담아 전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버킷 리스트

내가 세상에 나와

해보지 못한 일은

스키타기, 요트 운전하기, 우주선 타기,

바둑두기, 그리고 자동차 운전하기

(그런 건 별로 해보고 싶지 않고)

내가 세상에 와서

가장 많이 해 본 일은

책읽기와 글쓰기,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컴퓨터 자판 두드리기, 자전거 타기,

연필 그림 그리기, 마누라 앞에서 주정하기,

그리고 실연당하기

(이런 일들은 이제 그만해도 좋을 듯 하고)


내가 세상에 나와

꼭 해보고 싶은 일은

사막에서 천막을 치고 일주일 정도 지내면서 잠을 자기,

전영애 교수 번역본 말테의 수기 끝까지 읽기,

너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

(그런 일들을 끝까지 나는 이룰 수 있을는지....)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어는 것을 잡고

어느 것을 놓을 것인가?

오늘도 그것은 나에게

풀기 힘든 문제.



꽃이 되어 새가 되어

지고 가기 힘겨운 슬픔 있거든

꽃들에게 맡기고

부리기도 버거운 아픔 있거든

새들에게 맡긴다

날마다 하루해는 사람들을 비껴서

강물 되어 저만큼 멀어지지만

들판 가득 꽃들은 피어서 붉고

하늘가로 스치는 새들도 본다.

좋은 날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좋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으니

더욱 좋다.

감사

이만큼이라도 남겨주셨으니

얼마나 좋은가!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얼마나 더 좋은가!



오늘

지금 여기

행복이 있고

어제 거기

추억이 있고

멀리 저기에

그리움 있다

알아서 살자.


내가 세상에 나와 해 복 싶은 일

시로 쓴 나태주시인이 시로 풀어 낸 책

'버킷 리스트'를 읽고 있다.

세상에 나와 해보지 못한 일?

스카이 다이빙, 번지점프, 스쿠버 다이빙...

겁많고 공황이 있는 나는 별로 해보고 싶지 않고...

세상에 나와 가장 많이 해본 일?

밥, 빨래, 청소, 컴퓨터 프로그래밍 & 강의

이런일은 이제 그만해도 좋을 듯 하고

세상에 나와 꼭 해보고 싶은 일?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전시되어 있는 네덜란드 마우리츠 호이스 미술관을 비롯해서

세계각국의 미술관 투어,

몽골에서 쏟아지는 별보기...

그런 일들을 나또한 이룰수 있을려는지?!... ㅠ.ㅠ


시인의 버킷 리스트를 따라

내 버킷 리스트를 그려보았다.

그외에도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시인의 시 '풀꽃1'을

비롯해서 시인의 인생이 녹아 있는 시들이 가슴을 파고 든다.

가장 마음에 와 닿은 시 '늙은 기도'

늙은 기도

오늘도 나를 위해 살게 하시고

그 삶이 넘쳐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I

살게 하소서.



오늘 나도 시인을 따라 이렇게 기도한다.

나를 위해 즐겁게 또 최선을 다해 살게 하시고,

그 삶이 넘쳐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살게 하소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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