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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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재능 있는 딸에게 절대 유명해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는 어머니가 있다. 학창 시절 딸에게 전교회장 후보로도 나서지 말라고 만류하는 이 별난 어머니에게 딸은 왜 유명해지면 안 되냐고 묻는다. 어머니는 말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를 할 수도 있고 길 가다가 넘어질 때도 있는데, 너 길에서 나자빠졌을 때 아무도 너를 모르면 그냥 툴툴 털고 일어나 갈 길 가면 되지만, 그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너를 알아보면 얼마나 쪽팔리겠니."

이옥선 작가는 독보적인 말하기와 글쓰기로 요즘 여성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김하나 작가의 어머니이다. 김하나 작가는 인생에 대해, 심지어 자식에 대해서도 거창한 야망이나 바람이 없는 어머니 덕분에 부담 없이 제 갈 길을 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집안에 가훈처럼 내려오는 지령이 '만다꼬'(뭐한다고)일 정도로, 세간의 집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가정을 경영해온 이옥선 작가가 첫 단독에세이를 펴냈다. 책 제목은 '즐거운 어른'.

매사에 쫓기듯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현대인과 젊은이들에게 이옥선 작가는 '대충' '최선을 다하지 않고' '다 지나간다'는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당부한다. 지나간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붙들리지 않고 살아가는 이 자유로운 어른은 그럼으로써 더 많은 것을 발견하고 배우고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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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비를 단단히 한다 하더라도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올 일은 오고야 마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 그렇다면 미리 알고 전전긍긍할 것도 못 되니 차라리 맘 편하게 내 꿈은 개꿈이려니 생각하는 것이 속 편하다. p105

인생살이에서 보통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면서 선량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제일 좋지 않나 싶다. 젊은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금수저로 태어나면 거기에 상응하는 뭔가가 되어 보여야 하기 때문에 인생이 피곤해진다. 그렇게 좋은 환경과 뒷받침에도 별 볼일 없는 존재에 머무른다면 그 또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는가. 누구나 자기가 짊어져야 할 생의 무게가 있는 법이다. p113

"죽음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는 육지를 바라보며, 오랜 항해 끝에 마침내 항구에 들어가는구나 생각한다네. 하지만 노년의 마지막날이 정해진 바가 없는 고로, 의무의 과업을 돌보고 수행하며, 그러면서도 죽음을 가볍게 여겨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 때까지 삶을 이어가는 것이 노년의 올바른 삶이네. 그렇게 노년이 청년보다 더 대담하고 용감해지는 것이지" 라든지 "누구도 나를 눈물로 배웅하거나 통곡으로 채우지 말라" 또는 "이 세상의 소란과 홍진을 떨쳐버리게 되는 날은 얼마나 아름다운 날인가!"처럼 기원전 106년에 태어나 기원전 43년에 죽은 키케로의 말은 현대를 살고 있는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한다. p177


생각해보면 나는 참 운 좋게도 그냥저냥 평탄하게 살아온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이 겪었을 여러 인생살이와 이런저런 사건사고와 경제적 결핍과 허약 체질과 남편과의 불협화음이 있었음에도 말이다. 익명으로 살 수 있었던 자유로움과 처치 곤란한 재물 때문에 머리를 썩여야 할 일이 없음에도 감사한다. 나는 이제 어느 정도 자유롭다. 관습과 도덕으로부터, 또 종교와 신념으로부터, 이런저런 인간관계로부터도 거의 자유롭다. 다만 죽음의 두려움으로부터는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으며 지금까지 먼 길을 온 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한다. p213~214

98세에 타계한 중국의 석학 지셴린 선생이 95세에 펴낸 에세이 '다 지나간다'라는 책이 있다. 제목은 도연명의 시에서 따왔다고 한다. 선생은 인류의 체인에서 내가 할일은 고리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거라 했다. 나이를 이만큼 먹고 곰곰 생각해 보니 모든 것은 이미 지나갔거나 지나가고 있어가 지나갈 것들이다. 그러니 인간끼리의 관계를 너무 심각해하지 말고 가뿐하게 생각하고 유연한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게 좋지 않겠나 싶다. p244~245

어제 늦은 오후,

김씨가 "연휴가 다 갔네~"한다.

분명 아쉬움이 담긴 표정과 목소리였는데

속으로 난 아이들 오랜 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맞는 날처럼

해방을 느꼈던 것 같다.


아침부터 투탕거리며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윗집 소음을 피해

일찌감치 집을 나서 별다방을 찾았다.

잠깐 따뜻한 커피를 주문할까 하다가 아아를 주문했더니

한기가 들고 기침이 난다.

에어컨 바람을 피해 나름 사각지대(?)에 앉고서야

기침이 멈췄다.

연휴 앞두고 구입한 책 '즐거운 어른'

따님이 무려 김하나작가라고 들었는데

책으로 모든걸 배우는 내게 인생의 선배(?)로

'돈 많은 어른도, 존경받는 어른도,

거창한 유산과 말을 남기는 어른도 아닌

다만 즐거운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저자의 이야기들은

오랜 독서력에 더해 맵싸한 유머로 진도가 술술 나간다.



가끔은 우리세대만 하는 '쉘부르', '오비스캐빈',

개그린 버스라고 불리던 '그레이하운드' 버스에 추억여행도 하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찌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지난해와 별로 다르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환갑'이라는 단어에 압박을 느끼며 뭔가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 채찍질하며 조바심을 냈던 것 같다.

나또한 앞으로의 남은 인생은

즐거운 어른으로 살고 싶다.

자기만 옳다고 편협해지지 않으며

인생살이에서 보통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면서 선량하게 살아갈 수 있길

또한 기도한다.


그런 날들이 있었다.

노래 가사처럼 지나간 좋았던 날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날들이지만,

그런 날들이 있어 지금의 내가 있다.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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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리스트
나태주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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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 동안 우리 곁에서 세상에 대한 ‘바라봄’을 시로 전해 온 나태주 시인, 이번에는 그가 시로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쓴 버킷 리스트를 독자에게 전한다. 2007년 교장 퇴임을 앞두고 췌장암으로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겪었던 그는 한 인터뷰에서 “기적적으로 회복해 13년째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투병하며 첫날처럼 마지막 날을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단 걸 이해하게 됐”다고 덧붙이며 죽음 역시 삶 못지않게 소중한 것임을 깨달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집 『버킷 리스트』는 이러한 그의 ‘삶과 죽음에 대한 바라봄’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시를 묶은 것으로, 독자가 그들만의 “첫 문장을 다시 찾”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을 함께 담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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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리스트

내가 세상에 나와

해보지 못한 일은

스키타기, 요트 운전하기, 우주선 타기,

바둑두기, 그리고 자동차 운전하기

(그런 건 별로 해보고 싶지 않고)

내가 세상에 와서

가장 많이 해 본 일은

책읽기와 글쓰기,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컴퓨터 자판 두드리기, 자전거 타기,

연필 그림 그리기, 마누라 앞에서 주정하기,

그리고 실연당하기

(이런 일들은 이제 그만해도 좋을 듯 하고)


내가 세상에 나와

꼭 해보고 싶은 일은

사막에서 천막을 치고 일주일 정도 지내면서 잠을 자기,

전영애 교수 번역본 말테의 수기 끝까지 읽기,

너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

(그런 일들을 끝까지 나는 이룰 수 있을는지....)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어는 것을 잡고

어느 것을 놓을 것인가?

오늘도 그것은 나에게

풀기 힘든 문제.



꽃이 되어 새가 되어

지고 가기 힘겨운 슬픔 있거든

꽃들에게 맡기고

부리기도 버거운 아픔 있거든

새들에게 맡긴다

날마다 하루해는 사람들을 비껴서

강물 되어 저만큼 멀어지지만

들판 가득 꽃들은 피어서 붉고

하늘가로 스치는 새들도 본다.

좋은 날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좋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으니

더욱 좋다.

감사

이만큼이라도 남겨주셨으니

얼마나 좋은가!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얼마나 더 좋은가!



오늘

지금 여기

행복이 있고

어제 거기

추억이 있고

멀리 저기에

그리움 있다

알아서 살자.


내가 세상에 나와 해 복 싶은 일

시로 쓴 나태주시인이 시로 풀어 낸 책

'버킷 리스트'를 읽고 있다.

세상에 나와 해보지 못한 일?

스카이 다이빙, 번지점프, 스쿠버 다이빙...

겁많고 공황이 있는 나는 별로 해보고 싶지 않고...

세상에 나와 가장 많이 해본 일?

밥, 빨래, 청소, 컴퓨터 프로그래밍 & 강의

이런일은 이제 그만해도 좋을 듯 하고

세상에 나와 꼭 해보고 싶은 일?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전시되어 있는 네덜란드 마우리츠 호이스 미술관을 비롯해서

세계각국의 미술관 투어,

몽골에서 쏟아지는 별보기...

그런 일들을 나또한 이룰수 있을려는지?!... ㅠ.ㅠ


시인의 버킷 리스트를 따라

내 버킷 리스트를 그려보았다.

그외에도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시인의 시 '풀꽃1'을

비롯해서 시인의 인생이 녹아 있는 시들이 가슴을 파고 든다.

가장 마음에 와 닿은 시 '늙은 기도'

늙은 기도

오늘도 나를 위해 살게 하시고

그 삶이 넘쳐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I

살게 하소서.



오늘 나도 시인을 따라 이렇게 기도한다.

나를 위해 즐겁게 또 최선을 다해 살게 하시고,

그 삶이 넘쳐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살게 하소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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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보내려는 마음 에세이&
박연준 지음 / 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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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시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산문과 소설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작품세계를 끊임없이 확장해온 박연준이 여덟번째 에세이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을 창비 에세이& 시리즈로 선보인다. 산문 읽는 즐거움을 독자에게 가득 안겨준 탁월한 에세이스트 박연준 시인이 이번에는 그만의 우아한 사색이 담긴 필치로 ‘마음’을 관찰한다.

총 3부로 구성한 이 책은 달력, 편지, 발레, 풍선, 새벽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하나의 명사에서 시작하여 그 단어에 얽힌 추억과 자신만의 정의를 풀어놓으며 흔하디흔한 매일의 반복을 특별한 순간으로 탈바꿈한다. “나에게 있던 흔한 것들이 어느새 ‘유일한 것’으로 달라져 있”(추천사 요조)는 독서의 감각을 선사하는 박연준의 이 글들은 지루한 일상을 반복하며 더께가 끼어 소란하고도 혼탁해진 마음을 맑게 정화하며 독자에게 질문 하나를 남겨놓을 것이다. 나의 마음은, 또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냐고. 마음에 밑줄을 긋는 이 산뜻하고도 사려깊은 에세이는 읽는 이의 마음을 다정하게 마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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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 ‘높이’라는 숨숨집이 필요하다면 인간에게는 ‘다락’이라는 은신처가 필요하다.

책을 쓰는 동안 다락에 앉아 있다고 상상했다. 필요해서 그랬다. 세상과 거리를 확보해 세상을 그리워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넓고 매끈한 공간이 아니라 잉여의 공간, 잊힌 공간에 머물고 싶었다. 세상과 단절된 공간을 찾으면서도 창문에 배를 맞대고 살아가는 고양이처럼 유연하게 존재하고 싶었다. 모든 것과 단절되었다는 감각은 꿈꾸기에도 사유하기에도, 세상을 사랑하기에도 좋았다. p7

매 순간 성실히 사라지는 것을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 잃어버린 줄도 모른 채 잃어버리는 것은 얼마나 많은가. 물건만이 아니다. 물건을 둘러싼 생각, 기억, 추억을 잃어버렸다. 시, 사람, 기분을 잃어버렸다. 기쁨, 슬픔, 사과해야 할 타이밍, 포옹과 눈빛을 나누어야 마땅했을 인사를 잃어버렸다. 휘파람, 라일락, 고백을 잃어버렸다. 어려움 없이 누리던 모든 ‘첫’, 순수한 호의, 갈망, 몸에 내려앉은 떨림을 잃어버렸다. p18

마음에 가시가 산다. 조금만 돌보지 않아도 안팎을 할퀴어놓고 여기저기 흠집을 낸다. 마음은 실체가 없어 티 나지 않는다. 마음은 많은 것을 몸에 넘긴다. 몸은 두꺼운 피부조직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덩어리여서 티가 난다. 몸을 돌보려는 사람은 마음을 살펴야 하고, 마음을 돌보려는 사람은 몸을 살펴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 p30


요가 수련에 5분 늦었다고 통곡을 하며 돌아온 날, 처음으로 내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강박과 불안,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 잘 때 턱이 아플 정도로 이를 앙다문 자세... 그날부터 지금가지 시시때때로 손을 펴는 연습을 한다. 힘을 풀고 걱정을 지우고 먼 곳을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 세상에는 내가 노력해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한다. 상황을 통제하려 할수록 겁이 나고, 다른사람에게(작은 거라도) 기대하게 된다. 내가 이리하려 하니 당신도 저리해줘애 하지 않습니까, 이런 마음은 본인을 지치게 하고 상대방을 불편하게 한다. 시간을 들여 생각한 결과 깨달았다. 누군가에게 기대하지 말 것. 바라려며 오직 스스로에게 바랄 것.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통곡하지 말 것. 멀리 보고 '계속' 걸을 것. 삶을 꾸리는 건 나지만, 인생은 나 외의 것으로 채워진다는 걸 알았다. p58~59

가장 좋은 선물은 바란 적 없는데 ‘톡’ 주어지는 선물이다. 아무 날도 아니고 아무 일도 없는데 당신이 내미는 선물이 좋다. 머리 위로 도토리 한개 떨어진 듯 ‘어맛’ 하고 놀라며 받을 수 있는, 가볍게 건너오는 선물이 좋다. 꽃, 쿠키, 피겨, 핸드크림, 책 등이 가벼운 선물로 알맞겠다. 신나는 기분과 즐거운 기분이 합쳐져 ‘작은 환희’를 만들어내는 순간이다. 환희—고요한 마음에 환타를 콜콜콜 부어주는 것 같은 기분! 누군가에게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적이 있다면, 당신은 그를 좋아하는 것이다. p79


이 글을 쓰는 도중에 깨달은 한가지!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은 잠을 양껏 잘 자는 사람, 자신에게 혹독한 기준을 들이대는 사람(자신과 삶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사람)은 잠을 못 자는 사람, 자신에게 관대하지도 혹독하지도 않은 사람은 잠을 적당히 자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잘 자는 사람은 자신에게, 그리고 자기에게 일어난 크고 작은 일에 관대한 사람이 분명하다. p141

성공담이 아니라 실패담, 부조리한 세상에서 고근부투하는 사람의 이야기에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이 소설을 읽는다. 훌륭한 삶을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깊이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독서다. 당신을 다 이해할 수 없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입장에 서보겠다는 다짐이 소설을 계속 읽게 한다. 당장에 이득이 없다고 소설 읽기를 그만둔다면 당신은 빠른 속도로 늙을지도 모른다. 인생의 오솔길은 보지 못하고 대로변으로만 다니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나'를 커다랑게 키우고 싶다면 남의 삶에 개입해 그 사람이 되어봐야 한다. 인생을 여러번 살 수 있는 가장 쉬운 길, 소설에 있다. P180~181


비오는 금요일 오후,

늘 그렇듯 별다방 창가에 앉아 '모월모일'로 좋아진 작가 박연준의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을 읽고 있다.

한동안 내마음을 괴롭히던 숙제 하나를 해결한 탓인지

오늘은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맛있는 빵도 만드시고 요리도 너무 잘하시고 (진짜 큰이모네집 밥이 어떤 식당보다 맛있어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달란트를 가지신 것 같아요."

위의 글은 큰조카가 생일날 보낸 메세지 중 일부로

그냥 하는 인삿말이겠지만 조카들도 제부들도 내가 만든 음식을 좋아하고

맛있게 먹는 모습이 좋아서 힘들어도 집에서 음식을 장만하곤 했는데

올 추석은 아직 넘 덥기도 하고 체력이 예전같지 않아서

청소도 음식장만도 진도가 안나가고 마음의 짐만 더해지고 있었다.

여러날 고민 끝에 식사는 집근처 식당에서 하고

우리집에서 과일과 차를 나누기로 결정하고 동생들에게 의향을 물었는데

시간도 장소도 좋다는 연락이 왔다.

그와중에 김씨는 본인이 한우를 사올테니 다른 거 준비하지말고

고기만 구워먹자고 말해 기암을 토했는데

그럴꺼면 내가 그냥 준비하지 왜 식당을 예약했겠냐고요?!.... ㅠ.ㅠ

무리해서 준비하고 힘들어하는 것보다

말꺼내긴 쉽지 않았지만 내 마음을 먼저 들여다 보기로 했던게

이렇게나마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

잠 안오는 밤 제목이 턱 목에 걸렸다.

책속에서도 잠을 못 자는 사람을

자신에게 혹독한 기준을 들이대는 사람(자신과 삶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사람)으로 정의했는데

할수만 있다면 그 누구보다 내 자신에게 관대해지고 싶다.

또한 저자는 소설읽기를 어려워하는 내게

'인생을 여러번 살 수 있는 가장 쉬운 길, 소설에 있다.'고 이야기 한다.

다시 읽는 '모순'을 비롯해서 구입하고 진도 안나가는 소설책들이 쌓여가고 있는데

깊이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독서이기에 좀 시원해지면 속도를 내 볼까한다.

선물 받는 것도 좋지만 선물하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책과 핸드크림, 커피 등이 주로 내가 친구들에게 전하는 선물인데

가장 좋은 선물은 바란 적 없는데 ‘톡’ 주어지는 선물이라고 하니

앞으로 선물을 준비할땐 머리위로 도토리 한개가 떨어지듯 가볍게 받고

신나하고 즐거워할찌 고민해 보는 걸로...


추석선물

그것이 문제로다!.... >.<

모든 좋은 날들은 흘러가는 것 잃어버린 주홍 머리핀처럼 물러서는 저녁 바다처럼, 좋은 날들은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처럼 새나가지 덧없는 말처럼 덧없이, 속절없다는 말처럼이나 속절없이, 수염은 희끗해지고 짖궂은 시간은 눈가에 내려앉아 잡아당기지. 어느덧 모든 유리창엔 먼지가 앉지 흐릿해지지. 어디서 끈을 놓친 것일까. 아무도 우리를 맞당겨주지 않지 어느날부터. 누구도 빛나는 눈으로 봐라봐주지 않지.

눈멀고 귀먹은 시간이 곧 오리니 겨울 숲처럼 더는 아무 것도 애닯지 않은 시간이 다가오리니

잘 가렴 눈물겨운 날들아.

작은 우산 속 어깨를 걷고 꽃장화 탕탕 물장난 치며

슬픔없는 나라로 너희는 가서

철모르는 오누인 듯 살아가거라.

아무도 모르게 살아가거라.

_ 김사인 화양연화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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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선물 - 세상을 떠난 엄마가 남긴 열아홉 해의 생일선물과 삶의 의미
제너비브 킹스턴 지음, 박선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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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이 되던 해에 엄마를 잃은 딸의 아주 긴 애도의 기록이자, 삶의 불확실함과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내일로 나아가는 용기 있는 과정을 담아낸 에세이다. 제너비브의 엄마는 죽기 전, 딸을 위해 커다란 판지 상자를 준비했다. 그 안엔 엄마가 함께하지 못할 딸의 기념일들, 이를테면 매해 돌아올 생일, 졸업, 약혼과 결혼, 출산과 같은 날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선물들이 담겨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제너비브는 수십 년간 어디를 가든 상자와 함께한다. 깊은 슬픔에 빠져 방황하고 불안해하던 시간을 지나, 엄마가 남긴 열렬한 응원과 사랑의 메시지들을 하나둘씩 따라가면서 제너비브는 비로소 내일을 맞이할 용기를 얻는다.

《뉴욕타임스》 모던 러브(Modern Love) 섹션을 통해 소개되어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에세이 「판지 상자에 담은 못다 한 사랑(She Put Her Unspent Love in a Cardboard Box)」이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실화라고는 믿기 어려운 꼼꼼한 기록들과 섬세한 묘사가 소중한 사람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묵직하고도 따뜻한 위로를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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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죽고 그 분홍색 판지 상자는 내 방 한쪽에 내내 놓여 있었다. 나는 가끔 상자를 열어 깔끔하게 포장된 선물들을 손가락으로 훓어보곤 했다. 각각의 선물은 끝이 돌돌 말린 얇은 천으로 된 리본이 묶여 있었고, 그 사이에 카드가 한 장씩 꽂혀 있었다. 포장 겉면에는 엄마의 단정한 손 글씨로 적절한 때가 되기 전에는 열어보지 말라는 경고문이 적혀 있었다. 그 당시에 상자는 내가 들기에 아주 무거웠다. 지난 20년간 상자는 늘 나와 함께했다. 대륙을 가로질러 주와 주를, 아파트와 아파트를 옮겨 다니는 동안에도 이삿짐 트럭이 떠나고 나면 나는 제일 먼저 상자를 보관해 둘 장소부터 찾았다. 상자는 주로 가구 사이의 좁은 공간이나 옷장 깊숙한 곳에 놓였다. 나는 본능적으로 상자를 보호했고, 어딘가에 잘 숨겨두었다. 상자는 매년 조금씩 가벼워졌다. 이제 상자에는 세 개의 물건만 남아 있다. p8~9

이상하게도 그 상자에는 아무 표시가 없어서 엄마는 내가 그걸 언제 열어보기를 의도한 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작은 유품들은 손에 올려 이리저지 굴려보다가 문득 그 물건들이 빌리지에 관한 기억이 꿈이 아닌 진짜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엄마가 죽기 전 내 삶의 많은 부분이 마치 동화처럼, 상상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곤 했는데 구슬은 보란 듯이 내 손바닥 위에 놓여 있었다. '그 시절은 꿈이 아니었어. 이 구슬처럼 진짜였어.' p57


가까운 곳에서 찰칵하고 누군가 사진을 찍는 소리가 들렸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 사진을 보니 이제는 알 것 같다. 비둘기를 날려준 행위는 누군가를 놓아준다는 뜻이었다는 걸. 내 종이 쪽지에는 편지가 아니라 소원이 적혀 있었다. 내가 미신의 의미를 알게 된 후로 속눈썹이 떨어질 때마다, 생일 촛불을 불 때마다, 다리를 건너거나 터널을 지날 때마다, 민들레를 발견할 때마다 빌었던 것과 같은 소원이었다. 그 소원은 정확히 열 개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었다. ‘엄마가 살아계시면 좋겠어요. 엄마가 건강해지고 다시는 암에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p76

나는 엄마가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다는 걸 안다고, 그리고 엄마와 떨어져 있었던, 아니 떨어져 있고 싶었던 시간과 엄마가 서서히 자신을 잃어가전 그 방에 가듣 찬, 사람을 멍하게 만드는 끔찍한 슬픔과 떨어져 있고 싶었던 시간에 매일 죄책감을 느꼈다고 말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내 마음 한구석에서 이 모든 일이 끝나기를, 그래서 지금 모습의 엄마가 아니라 예전 모습의 엄마을 기억하고 싶었던 것에 가장 크게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는 그대로 잠에 빠졌다. p115

우리는 굶주리고, 피 흘리고, 자신이 살던 곳에서 쫓겨나는, 그런 사람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껴야 했다. 내가 우리 집과 내 인생의 모든 다른 환경에서 통제하기 어려워 했던 감정들이 무대에서는 큰 자신이 되었다. 내가 무대위에서 독백하며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을 때, 그리고 그런 나를 보며 같이 눈물 흘리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 나는 감정의 자유를 얻는 해답을 찾은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말을 통해서도 느끼는 감정들을 전달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p193


엄마는 우리 삶에, 그리고 모든 삶에는 힘든 도전들이 있다는 걸 알았고, 우리가 그 도전에 맞서도록 도와줄 수 없다는 사실을 몹시 마음 아파했다. 그래서 엄마는 우리가 살면서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의지가 될 뭔가를 남겨주고 싶어서, 동화속 바실리사처럼 우리가 지니고 다닐 수 있는 물건에 엄마를, 엄마의 정신을 담아두려 한 것이다. 내 인생의 엉클어진 실타래를 풀기 위해 내가 도움을 청해야 하는 사람은 미소 짓는 얼굴로 내 선물들을 포장한 상냥한 엄마가 아니었다. 내게 필요한 사람은 그 테이프 속의 여자, 비디오 속의 여자,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무언가를 위해 싸우고, 상처 입고, 한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 엄마가 보여준 부드러운 모습뿐 아니라 엄마의 모든 모습이 필요했다. 엄마는 나를 미래로 이끌고, 엄마 쪽으로 이끄는 빵 조각들을 남겼지만, 그것들을 모두 찾으려면 훨씬 더 자세히 살펴보아야 했다. 나는 묻고 싶은 게 많았다. p236

이만큼 나이를 먹으면 안하던 짓을 하면 안된다.

김씨 없을 때 대청소를 하겠다는 결심?!

그 결심을 생각만으로 끝낼 수는 없어서

주방, 욕실, 책장까지 정리와 청소를 밤늦도록 했고

몸이 피곤했음에도 늘 들리던 코고는 소리가 없어서인지

3일내내 잠을 제대로 못잤다.

출장갔던 김씨 돌아오는데 좋아하는 밥상은 차려주어야 할 것 같아서

어지러움을 참고 달래된장찌개를 끓이고, 생선을 굽고...

여행을 떠날 때마다 공황을 겪곤 하는데 이번엔 내가 아닌 김씨가 다녀왔음에도

심한 공황을 겪었다. 덕분에 모처럼 집에온 꼬맹이에게도 걱정만 끼쳤네... ㅠ.ㅠ

오늘은 집에서 쉴 생각이었는데 큰아이에게 연락이 왔다.

아빠가 출장길에 사온 선물도 전달해야겠기에 만나서 점심을 먹고

근처 별다방에 나란히 앉았다.

세상을 떠난 엄마가 남긴 열아홉 해의 생일선물과 삶의 의미

'마지막 선물'

공부하는 아이옆에서 열두살에 엄마를 잃은 작가의 엄마가 죽기 전,

딸을 위해 준비한 분홍색 판지 상자 안에 선물과

엄마가 함께하지 못할 딸의 앞으로 다가올 많은 기념일들을

미리 축하하고 응원하는 편지가 담긴 '마지막 선물'을 읽고 있다.


저자의 엄마도 나처럼 유방암으로 오른쪽 가슴을 전절제하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투병생활을 했지만

결국 어린 자녀를 두고 세상을 떠난 이야기에

유방암 수술을 앞두고 환자복을 입고 있는 엄마를 보고

눈물을 터트린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불안해 떨면서도

'엄마는 괜찮을꺼라' 다독이던 내모습이 생각났다.

불과 1년전의 일이다.

어린시절부터 엄마의 투병을 지켜봐야했던 저자와는 달리

큰딸과 꼬맹이는 이미 서른을 넘긴 성인이고

오히려 엄마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사려 깊은 아이들이지만

만약 훗날 내게도 그런 날이 온다면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남겨야 할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날 위해 매일 눈물로 기도하시던 엄마를 떠나보내고 느꼈던 상실감....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기고 먼저 떠날찌도 모른다는 불안감...

두 상황을 모두 겪었기에

많은 감정이 엉켜 눈물이 자꾸 나온다.

나도 그날이 오면 이렇게 전하고 싶다.

너무 슬퍼하지 말기를...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혹은 힘든 도전을 할때 엄마는 늘 그랬던 것처럼

멀리서도 너희들을 위해 기도하고 응원할 것이라는 걸...

그리고 행복의 원천은 다른 곳이 아닌 자기 내면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엄마는 내가 마음의 문을 닿지 않기를,

엄마를 잃은 상실감 때문에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누군가와 깊은 관계가 되는 노력을 포기 하지 않기를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엄마가 내게 조언한 말들을 다시 읽어보았다.

'주는 것과 받는 것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줄 알아야 해...

행복의 원천은 다른 곳이 아닌 자기 내면에 지니고 있어야 해.'

결혼과 상관없이 노력할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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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기본 청소책 - 그대로 따라 하면 달라지는 우리집 구석구석 청소 레시피 90개 진짜 기본 시리즈
정두미(두룸) 지음 / 레시피팩토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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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주제로 16만여 명과 소통하는 살림 인플루언서 ‘두룸’. 그녀는 평소 간단한 청소팁이나 편리한 수납법, 신박한 살림용품을 찾아서 사용해 보기를 좋아했고, 이를 기록하고자 하나둘 SNS에 올렸다. 이런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책이 바로 <진짜 기본 청소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청소법을 마치 요리처럼 ‘레시피화’ 해서 따라 하면 성공할 수 있도록 재료부터 도구, 청소 과정 하나하나를 상세히 담은 것이다.

궁금한 청소법이 있다면 펼쳐서 따라만 하면 된다. 또한 가장 기본이 되는 집 청소법을 구역을 나눠 소개했다. 위생이 제일 중요한 주방, 물때가 고민인 욕실, 가족들이 오래 머무르는 거실, 잠자고 공부하는 침실과 아이방, 먼지가 쌓이기 쉬운 드레스룸과 화장대, 그리고 세탁실, 창문, 계절가전 등을 만날 수 있다. 거기에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이 자주 묻고, 궁금해하는 내용을 Q&A와 두룸’s tip로 꽉꽉 채웠다.

<인터넷 알라진 제공>



김씨가 오만년만에 출장간 기념으로 대청소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오래된 아파트이기도 하고 큰딸과 꼬맹이 짐이 아직도 남아있는 우리집...

한동안 정리정돈 안되고 어수선한 우리집 상태에 아이들 핑계를 대곤 했는데

실상은 내짐도 엄청 많고 이젠 청소도 요리도 옛날 같지 않다는 것....

올해는 이른 추석도 다가오고 어떻게든 청소한 티를 내고 싶어

책한권을 구입했다.

이름하야 '진짜 기본 청소책'

그리고 책에 언급된 바이오크린콜이라는 소독수부터

세제와 솔 등 청소도구들도 왕창 사들였다.

이제 청소만 하면 되는데 하는일없이 바빠서 집에 있을 시간이 별로 없다.

내일이면 벌써 돌아오는 김씨...

그렇다면 오늘밖에 시간이 없네. >.<

욕실화도 과탄산소다 풀어 비닐팩에 넣어 담가두고

책에 나온 설명데로 비교적 만만한 욕실청소부터 시작!

쌓아놨던 안쓰는 냄비와 후라이팬

플라스틱과 박스들도 분리해 버리고

책정리도 했다.

덕분에 넘 피곤하다. ㅠ.ㅠ

청소책에서는 요일, 혹은 월초 계획을 세워

루틴데로 청소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세탁조 청소나 칫솔교환등은 이미 하고 있는 일이고

환갑이란 나이에 청소가 재밌어지진 않겠지만

살림 잘하는 인플루언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한 청소법은

자극도 되고 달라질 우리집에 대한 기대가 생기게 한다.

얼마나 쓰겠다고 하며 장바구니에 담아만 놓은

알록달록 바이칸 솔을 구매해야겠다.

예쁜애랑은 쉽게 친해지니 말이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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