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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깽이 아줌마의 계절이 드는 집 - 열두 달 제철 집밥과 살림 이야기
김정은 지음 / 청림Life / 2026년 11월
평점 :
구독자 36만 명, 누적 조회수 8,300만 회의 유튜브 채널 〈토깽이 아줌마의 살림일기〉를 운영하는 저자의 첫 에세이 레시피북이다. 할머니와 아버지로부터 배운 살림의 지혜, 가족을 위해 만들어 온 집밥, 20년 넘게 집을 돌보며 몸에 밴 생활 습관을 열두 달의 흐름에 맞춰 담았다.
1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시래기밥과 어리굴젓, 겨울 곰탕, 봄 파김치와 명이장아찌, 여름 오이지와 열무물김치, 가을 무장아찌 등 총 64가지 제철 집밥 레시피를 소개한다. 음식마다 할머니와 아버지, 딸과 남편, 저자 자신의 삶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를 함께 담았으며, 유튜브에서 공개하지 않은 레시피도 수록했다.
계절에 따라 재료를 사고 보관하는 법부터 냉장고 관리, 옷장과 부엌 정리, 장마철 청소, 식비를 줄이는 시장 장보기, 일주일 반찬 만들기까지 46편의 살림법과 생활 이야기를 실었다. '제때 사고, 알맞게 쓰고, 오래 돌보는' 생활의 방법과 저자가 직접 실천하며 익힌 살림 노하우를 전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성공은 바라지도 않았어요. 평생 딱 한 권만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15년간 틈날 때마다 되뇌었습니다. 한 번 읽고 버려지는 책이 아닌, 항상 옆에 있어 주는 친구처럼 쓰임 받을 수 있는 이야기가 담긴 요리 에세이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아줌마의 일상이 유튜브를 통해 세상과 만나게 되면서 지난 3년간 정말 많은 게 바뀌고 여러 감사한 일들이 생겼습니다. 일상의 버릇들이, 내가 가족에게 차려주던 밥상의 추억들이 많은 분께 사랑받을수록 그동안은 혼자서 수도승처럼 행했던 ‘아무것도 아니던’ 일들이 더 반짝거리게 되었어요. 아침에 침대를 정리하는 일, 수건을 개켜서 수건함에 쌓아두는 일, 베란다에서 나와 한 계절을 친구로 지낼 식물을 심는 일, 제철의 나물들을 사들여 손질하고 무쳐내서 저녁을 차리는 일…. 이런 것들이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운 나의 일상이더라고요. P4
살림이 초보 수준이었을 때는 할머니가 계절마다 전화를 해줘서 알 수 있었습니다.
“정은아! 새우젓 장시 다니는디 새우젓 사놓을까나?”
“마늘 트럭이 들어왔고만, 니 마늘도 사놓을라는디 얼마나 필요허냐?”
“소금 사놨냐? 지금 사서 간수를 빼놔야 가실에 김장을 담그지?”
할머니만 전화를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아빠도 한몫 거들어주셨어요. 양파를 사둬야 한다며 전화를 하시고, 고춧가루를 들여놔야 한다고 성화를 부리셨죠. 이 챕터에 쓴 내용들은 두 분이 살아계실 때 저를 채근하며 알려주셨던 것들입니다. 그 기억들 덕분으로 제가 1년의 계절력을 시기에 맞게 저장해 둘 수 있었어요. P12~13
아마 젊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다면 "그게 무슨 재미로 보는 영화냐?"라고 물었을테지만, 저는 주인공의 일상이 저와 너무 닮아 있어 큰 공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의 말 없는 몸짓과 행동, 그리고 화장실 청소를 하며 틈틈이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나뭇잎의 그림자를 보며 행복해하는 미소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도 소중한 일상의 루틴이 많이 있습니다. 세상과의 소통은 거의 없고, 하루 동안 가족 외에는 만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가 많지만, 저는 그 루틴들 덕분에 지극히 행복하고 조용하게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p73
저는 월요일에 일주일 먹을 밑반찬을 준비해 두는 버릇이 있어요. ‘월요팅’을 외치며 억지 기운을 내야 하는 건 직장인만이 아니랍니다. 주부도 월요팅을 외치며 억지 파이팅을 좀 해줘야 하는 요일이에요. 그 버릇이 오래 자리 잡혀서인지 월요일에 반찬을 몰아서 해놓지 않으면 일주일이 빈곤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일주일의 시작을 배부르게 하려고, 냉장실을 부지런히 채워두는 거죠. 만드는 가짓수는 서너 가지 정도입니다. 마른반찬 두세 가지, 나물류 한 가지 정도로 비율을 잡아요. 진미채나 고추장멸치 등의 마른반찬류는 일주일 내내 먹는 저장 반찬이 되지만 나물류는 이틀 안에 먹을 수 있는 양만 만들어둡니다. 저의 소소한 살림 버릇인데요. 이렇게 해놓으면 아무리 바빠도 외식을 덜 하게 되고 배달 음식도 거의 시켜 먹지 않게 되더라고요. 식비도 줄일 수 있는 성실한 루틴입니다. 월요일은 이제부터 냉장고 채우는 날로 정해보세요. 일주일이 꽤 경제적으로 흐르는 경험을 해보실 수 있을 겁니다. P227~228
어떤 일이든 값을 치러야 그게 내 것이 된다고 믿는 고지식한 사람이거든요. 내가 겪은 서운한 일을 위로 받으려며고 또 내옆의 소중한 지인에게 나쁜 일을 고해바치며 하소연하는 민폐를 끼치지 않고, 혼자서 새 살림을 들리고 헌 살림을 솎아내는 일이 한결 더 마음이 편했습니다. 세상의 말들이 여전히 날카롭게 스치고 지나가지만, 적어도 내 공간만큼은 새롭게 단장하며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습니다. 전쟁의 포탄으로 부서진 성곽을 다시 세우는 그런 마음과도 유사할 듯 싶습니다. "헌 살림 내어줄게, 나에게 새마음을 다오~"하는 저만의 의식을 치르며 계절의 끝자락도 삶의 여러 소란스러움도 부엌 한편에서 조용히 정리해 나갑니다. 시간은 흐르고 마음에 흔적을 남겼던 못난 말들도 흔적 없이 사라질 겁니다. p315~316
어느새 또 한 주가 지나고 주말을 앞두고 있다.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는 평범한 일상에 감사한다.
꼬맹이의 바지를 수선집에 맡기고
일찌감치 별다방 창가 구석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10월부터 시작하겠다던 시험공부는 좀 더 미루었다.
일반책도 눈에 안 들어 오는데 수험서는?!....
열 두달 제철 집밥과 살림 이야기
토꺵이 아줌마의 계절이 드는 집
오랜만에 리뷰 쓸 책이 도착했다.
전산을 전공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전업주부가 된 후
우연히 시작한 유튜브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
유튜버로도 유명한 토깽이 아줌마의 레시피와 살림이야기가 펼쳐진다.
할머님과 친정아버님으로 부터 배워온 제철 식재료 구입부터
가족들을 위한 맛있는 음식들에 대한 사연(?)에 왠지 모르게 코끝이 찡해진다.
책 좋아하고 영화 좋아하는 아줌마라 그런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 어느 일상보다 빛났던 퍼펙트 데이즈의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맞아, 맞아 맞장구를 치게 된다.
아이들과 김씨를 위해 일하면서도
매일 차리는 밥상외에 빵을 굽고 특별한 도시락을 싸던 시절이
분명 내게도 있었지만 나이가 들고 아이들이 집을 떠난 후
살림에 재미를 잃은지 좀 되었다.
책을 읽다보니 조금은 자극이 된다.
이번 주말엔,
반짝반짝 닦아 놓은 그릇에 계절이 담긴 밥상을 차려보아야겠다.
그리고 김씨의 옆구리를 찔러 김제로 들기름 사러 가자고도 해봐야지.... ^^;

** 이 책은 청림라이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