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읽자는 고백 - 십만 권의 책과 한 통의 마음
김소영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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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단의 작가와 명사 37인이 한 권의 책에서 만났다. 책발전소 ‘이달의 큐레이터’ 레터로 책발전소북클럽 회원들에게만 유료로 발송되고 봉인되었던 작가들의 책편지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작가들이 책임감을 갖고 한 권의 책을 살려내고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썼던 책편지들에는 작가들의 책과 인생에 대한 특별한 시선과 애정이 스며 있다.

책발전소북클럽의 대표이자 엮은이 김소영은 책 서두에 길고 곡진한 편지 한 통을 새로 쓰며, 왜 이런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북클럽을 시작했는지, 왜 작가들에게 편지라는 형태로 책과 인생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지, 그리하여 이 편지들이 그 자신의 인생과 삶에 어떤 힘과 용기와 계기로 자리잡았는지를 고백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저는 어른의 삶과 아이의 삶이 다르기 때문에 행복 또한 어른의 행복과 아이의 행복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아주 단순하게 이해해서, 즐겁고 신나고 재밌고 맛있으면 행복합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행복의 조건은 그것보다 더욱 단순합니다. 어른들은 일단 마음속에 걱정거리가 없어야 행복합니다. 마음에 에걸리는 것 없이 잠자리에 들 수 있으면 그게 최고의 평안이자 행복이라고들 하지요. 이것이 바로 어른의 삷이요 행복의 조건인 것이죠. p39~40

첫 마음, 이라는 간결한 의미의 두 음절에 불과하지만 왠지 저에게는 매우 다채롭고 복잡한 단어처럼 느껴집니다. 처음을 대할 때 인간이 으레 품게 되는 설렘과 두려움, 신체적 긴장까지 모두 포괄한 표현이기 때문이지요. 이제는 어느덧 7년차 작가가 되어 글쓰기가 노동의 동의어가 되어 버렸지만 처음 작가가 되었을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신인상 소식을 알리는 전화벨, 처음 소설을 발표할 할때의 설렌, 첫 원고료를 받았을 때 온몸에 퍼지던 따땃한 온기... p91

일상은 아무리 즐거워도 너무나 자주 권태롭고, 이따금 떠나는 여행은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세상 밖은 아니고, 가족보다 가까운 사이라도 완전히 이해 할 수 있는 관계는 없어서 우리의 의이해와 경험은 여전히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데요. 그럴 때, 아니 니그래서 필요한 것이 이야기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늘 함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 게 아닐까요? p110~111

앞으로도 저는 끊임없이 다양한 경험을 해볼 생각입니다. 제가 왜 많은 걸 경험하고 싶어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이 경험들이 어떻게든 제게 도움이 될 거라는 막연한 믿음만 있을 뿐입니다. 경험이 쌓이고 쌓여 그 언젠가 이들이 제게 어떠한 답을 해주겠죠. 어쩌면 저 역식 편지를 통해 여러분과 인생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176

여기 이 인물들은 선형적으로 흐르는 우리의 인생, 삶은 단 한 번뿐이며 시간은 절대 돌이킬 수 없다는 가혹한 전제조건 위에서 때론 혼잣말하듯 때론 고백하듯 이야기합니다. 그들의 목소리에 은은하게 배어 있는 죄책감과 씁쓸함이 삶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순간들을 비춥니다. 인생은 이토록 알 수 없는 일투성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 우리로서는, 묵묵히 먹먹히 따라 읽어갈 수 밖에요. '그때 만약 ~했더라면'의 시차가 주는 아득함을 함께 누려주세요. p258

어제는 비교적 안깨고 잠을 잘자서인지

오늘 컨디션은 좋았다.

그래서인지 공황약을 다시 먹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이젠 그만 먹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날 불안하게 했던 기말시험도 끝나고

시험뒤로 미뤄두었던 약속도 이제 어느 정도 끝나고

아! 그리고 여행 떠난 꼬맹이까지 무사히 돌아와서인지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정리할 마음도 생긴다.

37편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편지...

베스트셀러들이 살짝 시큰둥 해지는 시기여서인지

필자들이 정성껏 소개한 책한권 한권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글 잘쓰는 사람들의 짠밥이라는 건 이런거구나. 부럽다.

이런 생각들과 함께...

이토록 다정한 개인주의자 -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도덕

배려의 말들

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어머니를 위한 여섯까지 은유

비둘기

스웨덴 장화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이있다 - 우아하고 유쾌하게 나이 든다는 것

.

.

.

날씨는 덥지만 내일은 도서관에 다녀와야겠다.

읽고 싶은 책이 잔뜩생겼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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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 for BEAUTY - 향기로운 오일이 된 식물들의 모든 것
심나래 지음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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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는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하며 신과 인간을 이어주고 몸과 마음을 치유해 온 존재였으나, 최근에는 단순히 향기를 지닌 식물, 향의 원료로 축소되어 소비되고 있다. 권위있는 아로마테라피 기관인 영국 IFA, 미국 NAHA뿐 아니라 프랑스, 벨기에 국제 자격증 모두를 취득하고 11년간 관련 교육과 컨설팅을 이어 온 저자는 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76가지 허브를 중심으로 각 식물에 담긴 역사와 치유적 효능을 살펴보며 오늘날 밝혀진 과학적 효능과 그에 기반한 오일 활용법까지 통합적으로 소개한다.

과학적 아로마테라피를 중시하는 '도미닉 보두 컬리지' 전속 강사이기도 한 저자는 오랜 연구와 방대한 참고문헌을 토대로 화학적 구성 성분과 이를 바탕으로 한 활용한 적용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그동안 논리적 근거가 부족했던 활용법까지 철저히 검증함으로써 허브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를 돕고, 독자들이 허브를 단순한 오일의 원료가 아닌, 에센셜 오일을 만들어내는 살아 있는 존재로 깊이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메디컬 아로마테라피 분야의 권위자 도미닉 보두는 이 책을 접하고 "오늘날의 문화적 맥락 속에서 허브의 과학적 효능과 활용법을 함께 조명했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식물학부터 문화사, 화학까지 허브의 폭 넓은 분야를 아우르며, 21세기 과학이 밝힌 허브의 효능과 현대적 활용법을 담은 이 책은 독자들이 몸과 마음을 돌보는 데 있어 믿고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아로마테라피 안내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우디와 발삼은 조금 차이가 있는 두 계열의 나무 향을 하나의 소제목으로 구성했다. 발삼은 나무의 수지에서 추출한 것으로 따뜻하고 달콤하면서 깊이 있는 향으로 프랑킨센스, 미르 등이 있다. 같은 발삼 향이어도 세부적인 느낌과 향이 다른데 미르는 달콤한 느낌보다는 조금 더 건조한 느낌의 나무 수지향을 지녔고 프랑킨센스는 따뜻하면서도 스파이시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우디는 나무 자체에서 느껴지는 따뜻하고 깊이 있는 향으로, 사이프러스, 퍼, 파인, 히노끼, 스프루스 등의 오일에서는 마치 숲속에 있는 듯한 피톤치드 향을 느낄 수 있다. 우디와 발삼계열의 향들은 비슷하면서도 약간씩 다른 느낌을 지녀 스펙트럼이 넓은데 땅에 발을 단단히 디딘 것 같은 심리적 안정감과 평온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향으로 그라운딩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P15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는 오레가노 잎을 피부 상처 치료나 근육 통증 완화에 사용했다. 오레가노를 약용 식물로 가장 먼저 기록한 인물은 고대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로, 피부 감염에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오레가노는 그리스와 이탈리아 요리에 꼭 필요한 향신료이다. 오레가노는 그리스 오레가노, 튀르키예 오레가노 등이 있는데, 이들 모두 특유의 톡 쏘는 매콤한 향 때문에 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오레가노는 특히 토마토와 잘 어울려 스파게티와 피자 소스에 들어가 피자 맛을 결정 짓는 가장 중요한 재료 중 하나로 손꼽힌다. P57~59

호주 원주민들은 티 트리를 그들의 언어로 치유 또는 치료와 관련된 의미를 가진 '칼라라'라고 부르며 티 트리가 자라는 습지를 '치유의 호수'라 칭했다. 그들은 티 트리나무의 잎을 으깨거나 태운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감염, 화상, 상처 등을 치료하는데 활용했다. 칼라라나무에 ' 티 트리'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은 18세게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이다. 그는 뉴질랜드와 호주 남동부 해안을 항해 하던중 티 트리를 발견하게 됐고 차대용품으로 사용했는데, 이후 티 트리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항해에 동행했던 식물학자인 조지프 뱅크스는 자신의 식물 표본에 티트리를 포함시켰다. 티 트리는 괴혈병 예방의 목적으로 활용되며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애던에서는 티 트리 오일이 군용 응급키트에 포함돼 부상자의 치료와 감염 예방을 위한 방부제로 쓰이면서 더욱 큰 주목을 받게 됐다. P109~111

베르베르족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피부와 모발을 보호하기 위해 아르간 오일을 사용해 왔으며, 오늘날에도 그 방법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아르간 오일에는 항산화 기능이 뛰어난 비타민 E가 약 8%함유되어 있어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끈적임 없이 빠르게 흡수되면 피부에 보습효과를 주어 건조하거나 갈라진 피부에도 효과적이다. 아르간 오일은 다른 오일보다 입자가 작아 머리카락의 큐티클층에 더 쉽게 스며들어 헤어 오일로도 특히 잘 알려져 있는데 열을 가하는 스타일링 기기를 사용하기 전에 모발과 두피에 발라주면 열 손상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P339

지난 주말,

발리로 여행을 떠났던 꼬맹이가 한아름 선물을 들고 다녀갔다.

환승차 들렸던 싱가폴에서 커피 좋아하는 엄마 생각나서 샀다는

그 유명한 바샤커피를 비롯해서,

스퀘어나 라운드 썬글라스만 쓰던 내게

유행하는 디자인의 베디베로 썬글라스(마치 사오정 같기도 함. ^^;)

또 마침 다쓴 디올 립글로스와 비 갠 4월의 토스카나를 느낄 수 있다는

아쿠아 디 파르마의 향수 본조르노까지....

꼬맹이는 평소 좋아하던 우디향의 향수를 구입했고,

난 바질향과 로즈마리향을 좋아해서 본조르노를 사온 듯 하다.

오래전 개봉한 영화 '향수'를 보며 막연히 영화상영하는 동안

4D체험처럼 향이 났으면 했었던 기억이 나던

요리나 향수, 화장품 등 허브의 세계에 흠뻑 빠진

책 한권을 소개 할까 한다.

'향기로운 오일이 된 식물들의 모든 것

HERB FOR BEAUTY'

빵공부하면 처음 접했던 오레가노도 반갑고

아이들 사춘기시절 여드름 땜시 항상 쟁여두던 닥터 브로너스 티 트리,

이제는 헤어오일에 대명사가 된듯한 아르간

열심히 키우고 싶었지만 이내 내곁을 떠난 각종 민트와 유칼립투스 등

언제부턴가 우리들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어 함께 하고 있는

허브들의 역사와 효능들에 대해

폭넓게 알게 되어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HERB FOR BEATY

저자는 책제목인 허브 포 뷰티가 단순히 외적인 아름다움외에

허브가 우리의 몸과 마음 모두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존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집에 돌아가면 가지고 있는 오일들을 모아봐야겠다.

시원한 물 한잔에 레몬오일 한방울 넣어 디톡스도 하고

큰딸 오기전에 라벤더오일로 꿉꿉한 냄새도 없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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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할미 - 짧게 읽고 오래 남는 모두의 명화수업
할미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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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 왔다~” 예술이 어렵기만 했던 이들이 유튜브에서 ‘할미’를 만난 순간, 고개를 끄덕이고 웃음부터 터졌다고 말한다. 발랄하고 호탕한 첫인사로 시작되는 이 ‘수상한 할머니’의 명화 수업은 마치 가까운 이웃집 소식처럼 귀에 쏙 들어오는 미술사를 전하며 30만 구독자, 누적 5천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미술관에 간 할미》는 바로 그 유쾌한 수업을 책으로 옮긴 미술 교양서다. 르네상스부터 현대미술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미술사 지식을 그림사랑꾼 할머니의 따뜻하고 웅숭깊은 시선으로 풀어냈다. 마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추리소설처럼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복잡하던 미술사가 어느새 평생 기억될 지식으로 새겨진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할미에겐 살면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단다. 나 젊었을 적에도 요즘의 휴대폰이란 물건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지. 휴대폰은 고사하고 사진기도 없었던 아주아주 옛날,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단체 초상화가 유행했어. 중요한 모임이나 행사가 있을 때 화가를 불러서 그 장면을 그림으로 남긴 거야. 초상화 한 점을 의뢰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범한 집 한 채 가격을 훌쩍 넘을 정도로 어마무시하게 비쌌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다 같이 돈을 모아서 함께 있는 모습을 기념으로 남기고는 했어. 그래서 그 시절 그려진 단체 초상화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이 바로 <야경>이야. p25


르 브룅은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직감했어. 왕실 화가라는 지위도, 파리의 호화로운 저택도 모두 내던지고 어린 딸의 손을 잡고서 도망치듯 프랑스를 떠났단다. 남은 이들이 대부분 혁명의 단두대에서 목숨을 잃은 걸 보면, 이때 르 브룅이 내린 결단은 무섭도록 현명한 선택이었지. 이방인 신세로 떠돌아다니면서도 그녀는 단 한순간도 붓을 놓지 않았어.

할미는 젊은 시절 도전하고픈 가슴 뛰는 일이 있어도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했단다. 그래서인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고 개척해나간 르 브룅이 참 대단하게 느껴지는구나. p151


<비참한 기분>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처절한 마음을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단다. 온통 강렬한 붉은 색으로 뒤덮여 언뜻 뭉크의 <절규>가 생각나기도 하는 작품이지. 그래도 말이다, 이 할미는 베레프킨이 끝내 그림의 세게로 돌아온게 어찌나 다행인지 모르겠어. 누구나 방황하는 시간은 있는 법이고 그녀도 그 아픈 시간을 통과했기에 더 깊고 절실한 언어로 세상을 그릴 수 있었던 걸 게야. 인생이란 것이 그렇더구나. 때로는 차라리 없었으면 싶을 만큼 쓰디쓴 상처가, 그 속에서 돋아난 날개로 우리를 더 먼 세상까지 나아가게 해주는 법이란다. p198

그는 이렇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반려견과의 순간들을 여러 그림으로 남겼어. 문 앞에서 주인을 기다리다 한걸음에 달려나가 반갑게 꼬리를 흔들고, 심지어는 주인이 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변함없이 묵묵히 곁을 지키는 영원한 친구의 모습으로 말이야. 그림 속 강아지들의 그 한결 같은 마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뭉클해지지. 때로는 난해하고 추상적인 의미가 담긴 대단한 거장의 작품보다도, 이렇게 보자마자 마음을 툭 건드리는 그림들이 더 깊은 감동을 주기도 한단다. p224~225

우리 똥강아지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애써 묵혀두지 말고 마음껏 시작해보렴. 설령 지금이 아니더라도, 할미가 살아본 바로는 인생이린건 우리 생각보다 긴 여정이니 그리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모지스 할머니는 물론이고 이 할미가 본 대단한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때를 찾아 빛나더구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호 박완서 작가도 마흔에 글을 쓰기 시작해 첫 소설을 발표했어. 그로부터 눈을 감을 때까지 우리에게 남긴 보석 같은 글이 770여편이나 된다는구나. 또 누구는 예순이 넘어서 처음 대학에 들어갔고, 누구는 그 나이에 유튜브를 시작했지. 그러니 처음부터 잘할 필요도 없고 꼭 남들보다 빨라야 할 이유도 없단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냥 지금 이 순간 가볍게 시작해 보렴. 시작하기에 꼭 맞는 때는, 언제나 지금이란다. p265~266



뭐가 그리 바빴는지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별다방 창가자리에서

첨부터 궁금했지만 혹시나 가벼울까봐(?) 북카트에 담아두고

데려오지 못했던 책 한권을 읽고 있다.

'짧게 읽고 오래 남는 모두의 명화수업

미술관에 간 할미'

요며칠 때아닌 무더위로 밥하다가 몸에서 사리대신 소금이 나올것 같은

순간을 경험하고 오늘 저녁은 파업을 선언했다.

김씨 퇴근하면 여름맞이 삼계탕을 먹기로해서

이시간이 모처럼 여유롭다.

다정한 할머니가 손주에게 들려주는듯

편안한 문체가 정겹기도 하거니와

기존에 알고 있던 미술사는 정리되고,

새롭게 접하는 화가와 작품들은 귀담아 듣게 된다.

이번에 내 마음을 빼앗은 화가는 '마리안느 폰 베레프킨'으로

뛰어난 재능으로 '러시아의 렘브란트'로 불리웠다고...

뭉크의 작품과 닮은 듯 다른 강렬한 붉은색과 내가 좋아하는 푸른빛에

더해 예사롭지 않은 사연이 마음에 와 닿는다.

요며칠 처음으로 이종출판사의 위드로우 미션에 참여하고 있다.

'카골의 어반 스케치 기초'를 순서대로 따라 그리는 스케치 미션인데

펜하나로 차근차근 그려보는 재미가 또 쏠쏠하다.

혹시 또 모르지.

모리스 할머니 닮은 우희할머니로

언젠가는 나만의 그림세계를 펼칠 수 있을찌도... ^^;

'시작하기에 꼭 맞는 때는, 언제나 지금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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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도 가까이도 느긋한 여행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포레스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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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팬층으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는 마스다 미리는 공감 만화가, 에세이스트로 잘 알려져 있지만 여행 마니아이기도 하다. 매달 혼자서 일본 구석구석을 다녀온 여행기, 『혼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에서는 혼자 여행의 시행착오 끝에 자신에게 맞는 여행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었고, 『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에서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즐거울지만 생각하면 되는 여행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 출간 이후, 2년 만에 마스다 미리 여행 에세이, 『멀리도 가까이도 느긋한 여행』이 북포레스트에서 출간되었다. 왠지 지쳤다 싶을 때 익숙하게 찾아가는 여행지가 있으면 좋을 것이고, 가본 적 없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의 설레는 기분도 좋다고 이야기한다. 예전에 갔던 여행지를 떠올리며 그때 그 길을 다시 걷고 싶다, 그 음식을 또 먹고 싶다, 묵었던 그 호텔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훌쩍 여행을 떠난다. 또 아직 가보지 않았거나 해보지 않은 것을 생각하며 새로운 여행에 기대를 품는다. 그렇게 멀리 또 가까이 느긋하고 자유롭게 다녀온 여행 에세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왠지 지쳤다는 생각이 들 때.

그럴 때 익숙하게 찾아가는 여행지가 있으면 좋다.

그 길을 산책하고

그 카페에 들르고

밤에는 호텔 침대에서 조용히 잠들자.

가본 적 없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을 을때,

이럴 때의 설레는 기분도 좋은 법이다.

시시한 여행은 없다.

분명히 무언가로 가득 채워진다.

가까이도 멀리도 유유히. p9

잠시 해변을 산책했다. 모래사장에서 재미있게 생긴 돌찾기를 시작하면 멈추지 못하겠다. '밤'과 똑같이 생긴 돌을 발견했다. 그렇다고 뭐 어쨌다는 건 아닌데 괜히 기쁘다. 새롭게 리모델링한 사카모토 료마 기념관에도 들렀고, 다음으로 주유 버스를 타고 '마키노 식물원'에 갔다. 여긴 식물원이 아니라 거뜬히 산 같은 느낌이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식물원이다. 식물 하나하나에 이름표가 달려 있었다. 평온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둘러보았다. 장미꽃이 피었다. 소중하게 돌봄 받았을 장미 옆에 민들레가 저 혼자 알아서 피었다. 민들레에는 민들레다운 아름다움이 있어서, 장미 같지 않은 나 자신을 투영하며 감동에 잠겨 바라보았다. p43

여행지의 먹거리는 즐겁다. 여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면 평소에 이걸 먹었겠다고 상상하며 먹는다.

이걸 먹고 이 길을 걷고 여기 말을 하고 여기 말을 읽고 여기 말로 생각한다. 분명히 다른 인생일 텐데 왜일까, 내면은 나인 채로 변하지 않을 것 같다. p105

신록과 흐르는 강물 소리, 맛있는 빵. 떠안고 있던 귀찮은 일들이 한 아름, 두 아름은 작아진 것 같다. 기분 전환에는 여행이 최고다. p112

그렇다면 숙소 문제,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를 바라보는 하이킹을 하려면 그린델발트나 인터라켄에서 숙박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산으로 가는 곤돌라나 등산철도 승강장이 가까운 곳은 그린델발트로, 산골짜기에 있는 소박한 동네다. 인터라켄은 거기에서 전철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이다. 산에 가기 편리한 곳은 그린델발트지만 인터라켄은 한국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무대가 된 호수가 있고, 레스토랑이라 가게가 많아 동네가 활기차다. 여행에서 만난 독일 노부부는 하이킹은 하지 않고 인터라켄 거리에서 2주간 느긋하게 보내겠다고 했다. 말하자면 피서지다. p151

지난주엔 하는 일 없이 바빴다.

기말시험이후로 미뤄놓았던 약속들이 줄줄이 이어졌고

별다방 프리퀀시 멀티플백 수령하러 핑계김에 광장시장까지 다녀왔더니

올만에 백수가 과로사 할뻔?!... >.<

발리로 여행을 떠나기 전,

반차낸 꼬맹이를 기다리며 좋아하는 작가중에 하나인

미스다 마리의 '멀리도 가까이도 느긋한 여행'을 읽었다.

막연하지만 앞으로 내생일엔 생일기념으로 혼자 여행을 떠날까한다.

국내도 좋고, 해외도 좋고

혼자 여유있게 길을 걷고, 맛있는 것도 먹고, 사람구경도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그래서였을게다. 여행얘기를 담은 이 작은 책이 썩 마음에 들었거든...

안가본 나라가 여행했던 나라들보다 훨씬 많으니

가능하면 새로운 곳으로 여행지를 고르곤 하지만

스위스는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중에 하나다.

할머니 하이디가 되어서 들판을 뛰어 다니고도 싶고

재방송 할 때마다 보고 또 보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속 호수도 가보고 싶어서...

저자도 노년에 여행할만한 나라로 스위스를 추천하면서도

온가족이 함께 하면 파산각이라는 이야기에 혼자 피식 웃었다.

여행중 가장 비싼 화장실을 이용했던 기억이 떠올랐거든...

동유럽여행중에 일정이 짧아 제외할 수 밖에 없었던

폴란드도 꼭 가봐야지 싶어진다.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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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철학자 - 개정증보판
우애령 지음, 엄유진 그림 / 하늘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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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자 카운슬링 에세이 작가인 우애령의 그림이 있는 에세이다. 이야기 속 '철학자'는 아파트에서 오리를 기르려는 몽상가이자, 버려진 존재들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하는 자궁형 인간이며, 숨은 골짜기 은곡재에서 땅을 일구는 농부이기도 하다.

"그대를 풍차 앞의 돈키호테에 임명합니다." "필요하신 분은 이 물건들을 모두 가져다 쓰셔도 좋습니다. 원하신다면 철학자도 끼워 드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철학자의 일상을 바라보며 크산티페다운(?) 의견을 피력함으로써 오히려 그의 매력을 한껏 전해 주었던 작가의 책 『행복한 철학자』. 그럴수록 함께 지내 온 세월에 대한 연민,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가족의 사랑, 세상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호평을 받았던 책.

그 '철학자' 이야기가 새롭게 탄생했다. 먹그림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은 더욱 풍성해지고, 일상 속 사색이 빛나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오리와 철학자」는 채색의 향을 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철학자들이 주로 남성이었다면 그 사람들의 훌륭한 아내들도 많았을텐데 그런 이야기가 인구에 회자되는 경우도 별로 없다. 유감스럽게도 일반 사람들이 상상하는 철학자의 아내의 원형은 아마도 저 유명한 크산티페 일 것이다. 청년들과 담론을 나누고 있는 소크라테스에게 잔소리 끝에 물을 끼얹었다는 크산티페의 이야기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을 재미있게 해주는 요소를 지니고 있다. 물세례를 맞은 소크라테스가 별로 탓하는 기색도 없이 청년들에게 천둥이 치면 비가 오기 마현이라고 이야기하고 옷을 툭툭 털고 그 자리를 떠났다는 것이 아닌가. p28

노철학자는 답사에서 말하기를 결혼이나 회갑, 이런 날들을이 원래는 축하할 날들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젲도 사람들이 축하하느라고 법석을 떠는 것은 아마도 결혼으로 인해 고생이 시작되는 것이나 육십이 지나 죽음이 가까워 오는 것에 대한 슬픔을 슬쩍 얼버무리기 위한 것 같다고.

삶이 곧 죽음이요, 죽음이 곧 삶이라는 말을 아주 쉽게 풀이하자면 다음과 같다는 것이다. 인생에 한 선을 그어 칠십이라고 한다면 십년 살면 십년을 죽은 것이요 이십 년을 살면 이십 년을 죽은 것이니, 사는 것이 곧 죽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였다. p156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그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는 사랑과 내 입장에 서서 내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주는 사랑이 있다는 이야기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는 사건이었다. 결혼문제를 의논하러 오는 사람들은 자기는 배우자가 원하는 걸 다 해주고 있는데 뭐가 불만이냐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내 생각을 위주로 한 배려와 진정한 배려에 차이가 있다면, 상대방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인 무엇인가를 경청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점일 것이다. p170

정년을 앞두고 뜰을 내다보는 철학자의 뒷모습에 쓸쓸함이 감도는 것은 도달할 수 없는 목표에 대한 아쉬움일까. 자기와의 힘겨운 투쟁뒤에 오는 고달픔일까. 이제 철학자는 말러의 음악에 나오는 구정처럼 세상이 나를 버리고 나 또한 세상을 버린다는 생각에 젖어 강물에 배를 띄우고 멀리 떠나가는 사람의 심정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폴로와 뮤즈, 디오니소스 사이를 방황하며 살아온 철학자의 노년은 어떤 형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지 자못 궁금하다. p242

아주 오랜만에 옛 직장동료들을 만났다.

남자직원들은 OB모임을 만들어 1박2일 여행도 다니곤 한다는데

여자직원들은 결혼하고 사는 지역이 달라져서인지

소식이 끊긴 직원들이 많다.

멀리 아이오하에서 날아온 직장선배이자 나의 중매쟁이인 숙언니와

퇴사후 날 컴퓨터 강사로 이끈 후배 순이...

두사람을 기다리며 읽은 책,

'행복한 철학자'는 저자의 또 다른 책 제목처럼

'당진 김씨'와 살고 있는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책소개처럼

함께 지내 온 세월에 대한 연민,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가족의 사랑,

세상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진 책으로

결혼하고 서로 다른 성격과 사고로 많이 싸우기도 하고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김씨가 측은 하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루종일 함께하는 주말이 늘 힘들고 지쳤었는데

앞으로는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여행을 하거나 운동을 하며 사이좋게(?) 잘 지내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내일은 재래시장에 가보기로 했다.

프리퀀시 가방 수령하는 목적이 숨어있는건

김씨에겐 비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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