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 이후 - 빅터 프랭클이 남긴 인생 강의
빅터 프랭클 지음, 유영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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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으로 최초 공개된 빅터 프랭클의 미출간 유고작. 『죽음의 수용소 이후』는 강제수용소 체험 이후 더욱 깊어지고 또렷해진 빅터 프랭클의 사유를, 마치 그의 육성을 직접 듣는 듯한 네 편의 인생 강의로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전쟁과 홀로코스트를 온몸으로 통과해온 빅터 프랭클이 우리에게 가장 전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인생 강의는 인간의 고통을 깊이 이해한 데서 출발한다. 빅터 프랭클은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아우슈비츠가 있다”라고 말하며, 그럼에도 우리는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고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와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사랑하고 성취하며 견뎌낸 모든 것은 과거 속에 보존되고, 이미 실현된 삶의 의미는 누구도 앗아갈 수 없다.

또한 그는 인간의 본질은 ‘자유’에 있으며, 각자가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어떻게 책임지는가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고 확신했다. ‘자유’, ‘의미’, ‘책임’은 그에게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핵심 요소였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단행본으로 출간된 적 없는 원고들이다. 빅터 프랭클 문서 보관소가 발굴하고 정리한 이 글들은 1946년부터 1984년까지 서로 다른 시기에 이뤄진 강의들을 풀어낸 것으로, 삶의 의미, 자유, 책임, 사랑, 고통, 죽음에 대한 프랭클의 사상을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한다. 프랭클이 평생에 걸쳐 일반 대중에게 전하고자 했던 통찰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는 점에서도 뜻깊은 글들이다.

특히 이번 한국어판에는, 독일어판과는 달리, 손자인 알렉산더 베셀리프랭클의 감동적인 특별 서문이 추가로 실려 있다. 그는 이 글에서 할아버지와의 인상적인 기억을 들려주면서, 왜 지금 다시 프랭클의 메시지가 필요한지를 진정성 있게 전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빅터 프랭클은 우리에게 언제나 열려 있기를, 좁고 삐딱한 사람이 되지 말고 마음을 넓히기를 당부한다. 희망이 없는 듯 보이는 상황,, 하늘에 대고 소리칠 만큼 부당한 불의가 자행되는 상황, 록은 제3제국 시기나, 당면한 전 지구적 위기처럼 집단적 실패를 경험할 때에도 그렇게 하라고 한다. 여기서 프랭클은 집단에 죄책을 돌리는 것은 단호히 거부하는 대신, 개인과 집단의 책임을, 그리고 이타주의와 자기 초월의 가능성을 강조한다. p27

“실존적 공허감, 삶에 목적도 내용도 없는 듯한 느낌을 우리는 실존적 좌절이라 칭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 깊은 곳에 내재하고 있는 의미에 대한 의지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이지요. 이런 의미에의 의지는 인간에게 근원적이고 본래적으로 깃들어 있습니다. 인간은 삶에서 가능하면 의미를 실현하기를 동경하여, 삶을 내용적으로 가치 있게 꾸려가고자 애쓰고, 삶에서 의미를 길어 올리고자 합니다.” p40

자유와 책임의 관계는 인간의 자유가 무엇무엇으로부터의 자유, 즉 뭔가에서 벗어나는 자유일뿐 아니라, 무엇인가를 향한 자유라는 점에서 드러납니다. 책임을 지는 것이야말로 자유의 '지향성'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우리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 맞서, 책임지는 존재로서의 인간분석을 제시해야 합니다. 책임성에 토대를 준 인간의 존재 방식을 바로 실존이라 부릅니다. 그리하여 정신분석에 이어 실존분석이 따라야 합니다. 그저 충동에 휘둘리는 상태를 넘어서는 인간 존재의 분석으로서 말입니다. p133

“그러므로 인간이 자기 삶의 의미를 찾아냈을 때, 경우에 따라서는 죽음의 의미까지도 찾아냈을 때, 그는 행복할 뿐 아니라 고통을 감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삶에서 아무런 의미를 볼 수 없고, 개인적으로 와닿는, 자원해서 선택한 삶의 과제도 눈앞에 그려지지 않을 때, 사람은 고통을 견딜 수 없을 뿐 아니라, 삶을 살아갈 수도 없게 됩니다.” p155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아우슈비츠가 있다."

인간의 고통을 깊이 이해했던

빅터프랭클의 살아 있는 인생 강의!

죽음의 수용서 이후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하며

여러강의를 통해 일찌감치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북카트에 오래 담아 두었지만 한 권만 주문하기엔

배송료가 청구된다는 이유로 아직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

막내동생이 지금 읽고 있다며 다 읽으면 책을 주겠다고 한다.

전후가 바뀌었지만 같은 이유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서 이후' 출간 소식에

먼저 이책을 읽기로 하고 양탄자 배송으로 어제 받아보았다.

동유럽여행을 하면서 현직에 있는 동생들의 휴가에 맞추다보니

부득이하게 폴란드와 헝가리를 여행지에서 뺄 수 밖에 없었다.

훗날 다시 간다면 아우슈비츠를 가보리라 싶었는데....

빅터 프랭클은 빈 대학교에서 의학 박사학위와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테레지엔슈타트, 아우슈비츠, 다하우 등의

강제수용소를 끌려다니며

3년간 죽음을 눈앞에 둔 삶을 살았다고 한다.

여동생을 제외한 가족들을 모두 잃는 비극을 겪었다고....

평범한 삶을 살기엔 너무나 큰 일을 겪은 그지만

그의 글들은 그런 시간을 보내고 얻은 통찰로

삶과 죽음에 대해 늘 불안한 시선으로 두려워 하는 내게

자신의 삶으로 당당하게 해답을 건넨다는 기분이 들었다.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내게

그의 대답은 이러하다.

'따라서 과거는 존재의 가장 확실한 형태입니다.

과거는 지나갔지만, 과거 안에 모든 것이 남아 있지요....'

우리가 과거로 가져간 것은 아무도 우리에게서 빼앗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한 일, 우리가 한 사랑, 우리가 꿋꿋이 견딘 고통은 지울 수 없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과거를 볼 때 수확하고 남은 그루터기 밭만을 봅니다.

가득한 곳간과 채워진 창고는 보지 못하고 간과해버립니다.

그곳에는 우리의 과거, 우리의 행위, 우리의 경험, 우리의 고통이 보관되어 있지요.

우리 삶의 수확물이 말이에요.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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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주의자의 감각 -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사소한 기적들에 대하여
김이나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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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지나간 자리를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 김이나 작사가가 일상에서 궤도를 크게 이탈한 순간, 다시 자신을 구원해내는 작은 일들에 대해 써내려간다. 20만 부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을 통해 감정을 헤아리는 언어들에 대해 기록한 이후 무려 6년 만에 펴내는 일상에세이다.

오디션 평가의 무대에서는 두려움에 얼어붙은 지원자들이 다시 자신의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등을 밀어주고,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는 하루의 기운을 다 써버린 사람들에게 내일을 살아갈 힘을 건네고, 사랑의 감정 속에서 길을 잃은 이들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응시할 언어를 선물해온 사람. 김이나는 오랫동안 누군가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말들을 발신해왔고, 이제 그 고요하고도 힘찬 언어를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낸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용기가 필요한 일들은 나의 상상 속에선 마치 고된 산행으로 연상된다. 내겐 도무지 더 올라갈 힘이 없고, 발 딛는 곳마다 험지일 것 같다. 그러나 막상 한 걸음만 내 딛으면 펼쳐지는 길은 산행이라기보다는 항해에 가깝다.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닌 바람과 파도가 여정을 돕는다. 어려운 건 머릿속에 떠오르는, 악재로만 가득한 상상을 깨고 나아갈 단 한 번의 용기다. 지금 이 순간 그 한 걸음이 필요한 모두에게 순조로운 항해가 펼쳐지기를. p12~13

남을 챙기고 싶을 때, 자신을 먼저 잘 돌볼 것. 내가 약하면 남이 기댔을 때 둘 다 쓰러진다. 지나친 이타는 모든 걸 망친다. P49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되, 인생은 대충 계획해도 크게 나쁠 건 없다. 그러니 계획이 없어 불안한 자들은 다만 누가 뭐라 해도 근사한 꿈을 갖길 바란다. 계획과 꿈을 혼동하지 않길 바란다. 어차피 삶에는 끝이 있을 뿐 아무도 타이머를 잴 수 없으니까. P79

삶이 거센 바람에 영혼의 불씨가 꺼질 수도 있지만, 나는 인생에서 얼마나 활활 타올랐느냐보다 그 불씨르 얼마나 자주 피워봤느냐 하는 빈도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실 속의 불은 꺼지고 나면 그만이지만, 마음속에 피우는 불씨는 누적 개수가 효혁이 이다. 일단 지금 불씨를 켜자. 꺼지면 또 피우면 된다. P115

취미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봤다.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나에게 아름다운 대상이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향해 내 속살 같은 마음을 내어줄 수 있는 가. 바쁜 생활에 치여, 혹은 눈가가 피곤해 놓아버린 쓸데없는 취미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떠올려본다. 주머니에서 꺼내 먹을 수 있는 분명하고 사소한 알사탕을 되찾기 위해서 말이다. P180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사소한 기적들에 대하여

일상주의자의 감각

'보통의 언어들' 이후 오랜만에 김이나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

글 잘쓰는 사람 못지않게 말 잘하는 사람을 동경하는 내가

그 둘을 모두 갖춘 김이나 작가의 팬이 된건 어쩌면 당연한 일 일것이다.

이번 일상을 다룬 에세이로 그녀의 글들 중에

가장 주목을 끈건 아무래도 불안과 불면에 대한

그녀의 자세였던 것 같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불안한 일상과 이어지는 불면의 밤에 대한 두려움속에서

이대로도 괜찮다고, 기억하고 싶은 하루가 조금 더 길어질 뿐이라고

위로하는 밤...

괜찮은 어른을 만나지 못하는 요즘으로썬

존경할만한 사람,

믿고 의지할만한 사람에 대한 결핍이

세상을 유영하며 안식처를 찾지 못하곤 했는데

그런 어른이 주위에 있다는게 부럽기도 하다.

여전히 무더운 주말,

꼬맹인 몰타에서 만난 일본친구들을 맞으러

서촌으로 향하고

꼬맹이와 헤어진 난,

벼르던 '와일드 씽'을 보러 영화관에 와있다.

이번엔 오정세와 강동원에 매력에 푹 빠쪄볼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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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 5미터 세계사 - 방구석에 누워만 있었는데 역사 천재가 되어버렸다
히스토리카 지음, 김효진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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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의 평범한 물건에서 출발해 인류 문명의 흐름을 읽어내는 역사 교양서다. 침대 옆의 유리잔, 책상 위 종이 한 장, 옷장 속 셔츠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로마 제국과 실크로드, 산업혁명과 대항해 시대, 그리고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까지 연결된다.

이 책의 특징은 각각의 사물을 통해 기술·경제·문화가 서로 연결되고 영향을 주며 발전해 온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유리를 통해 고대의 교역망을 이해하고, 종이와 인쇄술로 종교개혁을 살펴보며, 직물을 중심으로 산업혁명과 세계 무역의 구조를 읽는다. 작은 사물이 어떻게 기술과 산업, 문명을 변화시키며 세계사의 흐름을 움직였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이 책의 무대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시장에서 거친 파도를 넘나드는 바닷기르 중세 유럽 장인의 공방과 산업혁명의 현장을 지나 오늘날 우리의 작은 방으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우리가 이야기하는 종착지는 박물관이 아니라 지금 금우리가 숨쉬고 있는 공간이다. 역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록 흥미로운 주제를 담았고,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시각과 지식을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p7~8

그렇다면 아름다운 유리 공예품을 만들어내는 유리 장인은 어떤 위치였을까? 유리 장인은 일반 평민과는 달랐다. 그들은 국가에 충실하기만 하면 귀족과 동등한 대우를 받았다. 1376년의 법령을 보면, 유리 장인의 딸이 귀족과 결혼하는 것도 허용했을 정도다. 기록만 보면 남부럽지 않게 부유하게 살았을 것 같지만, 실제 상황은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베네치아 유리 장인은 엄격한 통제 아래에서 살아야 했다. 그들은 무조건 무라노에 거주해야 했고, 아예 섬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금지되었다. 사실상 연금에 가까운 조치였다. 그들은 정부의 엄격한 감시를 받았으며, 자손 대대로 섬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p41~42

웨지우드의 시대에서 25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오늘날에도 세라믹은 여전히 핵심 소재로 활용된다. 주시고가 열화에 강한 특성 덕분에 식기뿐 아니라 세면대, 욕조, 변기 등 위생 설비에도 필수적이다. 특히 입자의 크기, 균일서으 소성 온도까지 정밀하게 제어한 세라믹 소재 파인 세라믹스의 등장은 많은 분야에 도움을 주었다. 의료 분야에서는 알루미나, 지르코니아, 산화티타늄 등의 세라믹이 인공 관절, 인공 치아, 인공 뼈 등에 활용되며 내열성이 뛰어난 세라믹은 우주선의 내열 타일로도 사용된다. 2만 년 전, 인류의 삶을 바꾸었던 세라믹은 오늘날에도 계속 진화하며 생활 곳곳에서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있다. p103

또한 1040년대에는 북송의 관리이자 발명가였던 필승이 점토에 한자를 하나씩 새긴 활자 인쇄법을 고안했다. 이는 각각의 문자를 조합해 사용하는 현대적인 활판 인쇄와 가까운 방법이었다. 그러나 필승의 혁신적인 발상은 한자 문화권에서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자는 필요한 활자의 수가 지나치게 많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인 13경을 인쇄하려면 6,544개의 한자가 필요했고, 중복을 포함하면 20~30만 개에 이르는 활자를 마련해야 했다. 이 정도의 규모가 되면 활자를 관리하는 일도, 필요한 글자를 골라내는 작업도 간단하지 않았다. 게다가 점토를 구워 만든 활자는 쉽게 깨지고 내구성이 떨어졌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필승의 활자 인쇄법은 실용화되지 못했다.

점토로 만든 활자의 한계는 13세기 한반도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그 실마리는 재료의 변화였다. 고려에서는 화폐 제작 기술을 응용해 청동으로 활자를 제작하는 금속활자 인쇄술이 고안되었다. 1377년에 인쇄된 불교 서적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 활자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p145~146

그런데 직물은 뜻밖의 방식으로 오늘날 우리의 일상을 바꾸었다. 바로 컴퓨터의 발명이다. 직물과 컴퓨터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직물을 만드는 일은 규칙적인 반복과 규칙적인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직물을 인류의 가장 초기 단계에서 구현된 알고리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1804년, 프랑스의 조제프마리 자카르가 자카르 직기를 발명했다. 정확히 말하면, 1801년에 박람회에서 처음 선을 보였고 1804년에 특허를 취득했다. 자카르 직기는 펀치 카드라는 구멍이 뚫린 카드를 사용해 직물의 무늬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계다. 카드가 직기를 통과할 때 구멍이 뚫린 부분에 바늘이 통과해 날실을 들어올리고,구멍이 없는 부분은 바늘이 통과하지 못해 날실이 그대로 남는다. 이처럼 구멍의 배열에 따라 자유롭게 무늬를 만들 수 있었는데, 같은 카드를 길게 이어붙이면 반복되는 패턴을 짤 수 있고, 카드를 바꾸면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무늬도 짤 수 있었다. 입력 되는 정보에 따라 출력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이 장치는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구현한 것이었다. p205

이후 유럽 각지에서 시각과 함께 전체의 운행을 표시하는 천문 시계가 제작되었다. 1344년에 제작된 이탈리아 카피타니아도 궁전 문탑에 설치된 시계는 낮과 밤의 24시간을 알렸으며, 달의 위상 등 천체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장치도 갖추고 있다고 전해진다. 오늘날로 상상하면 시각과 함께 천체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를 달아놓은 셈이다. 1410년에 제작된 체코 프라하의 천문 시계는 시각과 천문도 뿐 아니라 시각이 되면 창문이 열리면 열두 사도 인형이등장하는 정교한 구조로 이루어졌다. 600년이 넘은 지금도 인형이 움직이며 프라하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 p280~281

책상 위에 놓인 책

벽에 걸린 시계

옷장 속 셔프

내 방 안의 사물에

세계의 역사가 담겨있다.

반경 5미터 세계사

어렵게 느껴졌던 세계사를 사물을 통해 쉽고 재밌게

알아가는 '반경 5미터 세계사'가 출간 되었다.

학창시절 연대별로 무조건 외우기만 하던 세계사가

재밌을리 만무...

1. 유리의 역사

2. 세라믹의 역사

3. 종이와 책의 역사

4. 직물의 역사

5. 나무의 역사

6. 시간과 시계의 역사

위인전에 나오는 인물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의 총 여섯걔의 사물들들로 역사를 정리해 보는 시간.

유리공예를 처음 만난건 베네치아가 아닌 오타루였는데

유리 장인은 국가에 충실하기만 하면 귀족과 동등한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바닷길을 통해 이슬람과 유럽으로 건너간 자기'도 터키여행에서 만난

돌마바흐체와 톱카프 궁전에 '도자기들이 왜 이렇게 많아~'하며

관람한터라 재미있게 읽었다.

컴퓨터 강사로 관심이 갔던 직물이야기...

구멍의 배열에 따라 자유롭게 무늬를 만들 수 있었는데,

입력 되는 정보에 따라 출력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이 장치는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구현한 것이라니 놀라운 발견이다.

또 반가왔던 꼭지는 체코의 천문시계!

천문시계는 600년이 넘었다고 하는데 정각이 되면

죽음을 의미하는 해골인형이 종을 치고,

두개의 창문에서 12사도가 등장한다고 한다.

프라하 방문기념품으로 마그네틱 천문시계를 사왔었는데...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 활자본으로

직지심체요절이 인정 받고 있다니 왠지 뿌듯하기도...

덕분에 세계사와 요만큼 또 가까와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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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 교양 - 세계 최고의 미식가가 들려주는 맛의 인문학
하마다 다케후미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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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미식가로 불리는 저자가 30년 동안 128개국을 여행하며 쌓아온 음식의 교양과 문화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세계 정상급 레스토랑부터 현지의 작은 식당을 두루 다닌 저자의 경험과 통찰은 음식이 단순한 영양 섭취가 아니라 인간과 문명을 이해하는 중요한 창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에 따르면, 교양으로서의 진정한 미식은 음식이 탄생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 식재료와 기술,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까지 함께 이해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교양을 익히는 많은 방법 중, 이 책은 우리에게 ‘미식’으로 세상 읽는 방법을 알려준다. 왜 오늘날 스시는 과거와 다른 모습이 되었는지, 누벨 퀴진은 어떻게 현대 미식을 탄생시켰는지, 영국은 어떻게 ‘맛없는 나라’라는 오명을 벗었는지, 중국 음식은 왜 그렇게 다양한지, 북유럽은 어떻게 세계 미식의 중심지로 떠올랐는지 등 음식 뒤에 숨겨진 흥미로운 역사와 문화를 풀어낸다.

또한 독자들이 실제 미식을 즐길 수 있도록 레스토랑 선택법, 예약 노하우, 테이블 매너, 음식 평가법, SNS 활용법 등 실용적인 조언도 함께 담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셰프들과 교류하며 얻은 생생한 경험은 다른 요리 관련 책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깊이와 현장감을 선사한다.

《미식의 교양》은 단순히 무엇이 맛있는지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한 접시의 음식 속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문화, 그리고 삶을 발견하게 만드는 교양서다.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여행과 역사, 문화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맛있는 인문학 입문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저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음식의 배경에 있는 역사나 문화 같은 걸 느끼면서 먹고 싶습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음식의 문화인류학이라고 할까요. 먹는다는 행위를 통해 다양한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것입니다. 음식을 입안에 넣고 소화해서 에너지로 바꾸는 행위에는 그다지 큰 의미를 못 느낍니다. 물론 살아간다는 의미에선 소중한 일이며 건강을 해치면 아무 소용이 없지만, 그래도 기왕 먹는 거라면 아무거나 입 안에 넣기만 하는 건 싫습니다. 살아가기 위한 식사와 문화로서의 식사는 달리 취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애당초 인간에겐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문화가 필요합니다. 문화적으로 살아가는 존재, 그게 바로 인간이니까요. p16~17

레스토랑이 제공하는 것은 접시 위의 요리뿐 아니라 미식 체험입니다. 즉 물건이 아니라 일종의 이벤트인 것이죠. 요리가 주역이라는 건 틀림없지만 서비스와 공간 등 다양한 요소가 종합적으로 어우러질 때 비로소 훌륭한 미식 체험이 탄생합니다. 그걸 오감으로 느끼는 공간이 레스토랑입니다. p107~108

이탈리아의 재미있는 점은 지역 사람들이 향토 요리를 각별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이건 무척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보통은 일부러 외식을 하는 것이므로 평소와 다른 걸 먹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집에서도 먹을 수 있는 걸 굳이 외부 레스토랑에서 먹고 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죠. 그러나 이탈리아인은 다릅니다. 집과 완전히 똑같은 레시피의 음식을 동네의 트라토리아에서 먹습니다. 원래 요리에다 다른 지역의 요소를 어설프게 가미하려고 하면 엄청나게 분노합니다. 음식에 관한 한 철두철미한 보수주의자들입니다. 외국인 푸디 입장에선 무척 감사한 일입니다. 전통적인 향토 요리가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이니까요. p125~126

개인적으로 한국 요리계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과제로써 제가 생각한 건 식재료가 요리사에게 도달하기 전 공정입니다. 예를 들어 해산물은 일본과 같은 바다에서 잡은 것이라도 질적으로 아주 많은 차이가 납니다. 그건 해산물을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기 중에서 한우는 와규에 없는 개성이 있어 훌륭한데 자기 이름을 내세울 만한 개인 생산자가 아직 등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이 개선된다면 아시아의 미식대국이 될 가능성이 충분할 것입니다. p158~159

요리사가 그 지역 식재료에 지루함을 느껴 다른 지역 식재료를 써보고 싶을 수 있습니다. 매일 비슷한 식재료를 다루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멀리서 일부러 그 지역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기 위해 찾은 손님은 실망할 수 있습니다. 요리사는 수백, 수천번 만든 요리라고 해도 손님에게는 처음 접하는 요리일지 모릅니다. 손님의 만족감을 보람으로 여기거나 같은 식재료에서 색다른 걸 끄집어내거나 지역에서 다른 식재료를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그런 사람이야말로 일류 요리사라고 생각합니다. p218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교양수업!

30년간 128개국을 여행한

세계 최고의 미식가가 들려주는

역사와 문화, 음식의 언어

'미식의 교양'

요즘 재미있게 보는 TV프로그램 중 하나가

대한민국 대표 스타 셰프들의 ‘주방 막내’ 위장 취업기!

언더커버 셰프다.

흑백요리사와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익히 알고 있던 셰프들이 이탈리아와 중국의 레스토랑에

본인의 신분을 속이고 막내로 취업해 예상과는 다른게

고군부투(?)하며 윗단계로 올라가는 과정을 그린 프로그램으로

그 나라의 고유한 음식문화를 알아가는 것도 재미중에 하나!

먹는 것 좋아하는 엄마를 닮아서인지

요즘 맛집 찾아다니기에 진심인 꼬맹이와 함께

베이글 맛집 맨하탄 브라운을 찾아

커피와 함께 책을 펼쳤다.

1. 어떻게 잘 먹을 것인가

2.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미식의 모든 것

3. 맛과의 만남, 감각을 길러주는 기본

4. 세계의 요리 총정리

5. 알고 먹으면 더욱 깊어지는 맛

6. 요리사, 경험을 창조하는 크리에이터

7.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생각해야 할 것들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식재료, 역사, 트랜드 등을 담아

전문가의 시선으로 담아낸 미식견문록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많은 해외여행을 한 건 아니지만 그 당시 맛집을 찾은 건 아니었기에

튀르키예의 케밥도 이탈리아의 피다와 프랑스의 달팽이 요리도 그냥 그랬던 기억이 있다.

가장 맛있다고 기억되는 음식은 스페인에서 먹었던 해물 듬뿍 빠에야가 아닐까?!...

저자도 30여년간의 미식여행중 이탈리아와 스페인 요리를 최고로 언급했으니

내기준에 미식천국은 스페인인걸로...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건 음식뿐 아니라

음악과 조명이라는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한국을 대표하는 요리로 정관스님을...

재료를 어떻게 다루냐를 고민하고 개선하는 것을

K-음식이 아시아의 미식대국이 되는 길로 언급한것은

새로운 관점이었던 듯 싶다.

작가와 함께 떠났던 미식여행...

베이글샌드위치를 먹었음에도 읽는 내내 배고팠던 건 기분탓일까.

꼬맹이의 옆구리를 찔러 냉면 먹으러 가야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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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나를 자유롭게 할 거야 - 벽을 깨고 스스로 빛이 된 예술가
이소영 지음 / 블랙피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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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군가에게 나를 증명하며 살았다. 직장에서는 유능함을, 집에서는 책임감을, SNS에서는 일상의 행복까지 보여 주고 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그렇게 애를 쓸수록 정작 ‘진짜 나’는 사라지는 것 같은 공허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뒤처질까 조급해질 때, 삶이 불안할 때 우리는 어디에서 회복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매일 미술 작품을 탐독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한 미술교육에 힘써 온 이소영 저자는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구원하는 ‘예술의 힘’에 다시금 주목했다.

《그림이 나를 자유롭게 할 거야》는 수많은 벽에 부딪히면서도 끝내 자신만의 빛을 찾아낸 예술가 20인에 대한 치밀한 기록이다. 저자 본인이, 삶이 길을 잃을 때마다 찾아갔다고 고백한 이 예술가들은 프리다 칼로, 김윤신, 에밀리 카, 토베 얀손 등 익히 알려진 작가부터 에텔 아드난, 조안 스나이더, 캐서린 안홀트 등 국내 독자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으나 세계적으로 뜨겁게 사랑받는 거장들까지 아우른다.

저자가 ‘진정으로 닮고 싶은 예술가’라고 꼽은 이들은 모두 사회적 편견이나 신체적 고통, 누군가의 그림자, 무시와 혹평이라는 장애물 속에서도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만들고 지켜 낸 사람들이다.

미술계의 인정을 구하거나 트렌드에 구애받지 않고 그림을 그렸고 결국 100년을 건너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역사상 최다 관람객을 동원한 힐마 아프 클린트, 30대에 본격적으로 그림을 시작해 노년의 나이에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에텔 아드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인기 캐릭터 무민의 창조자이면서 평생 순수미술에 분투한 토베 얀손 등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예술가들의 감동적인 이야기와 눈을 사로잡는 180여 점의 도판이 가득 담겼다. 일반적 교양서에서 보기 어려웠던 현대미술의 걸작들도 풍성하게 실었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나에게 길을 보여 준 예술가들의 작품이 모인 공간을 나는 신전처럼 여기며 걷는다. 삶이 길을 잃을 때마다 나는 그들을 찾아갔다. 누군가는 등대였고, 누군가는 나침반이었고, 누군가는 펼쳐진 지도였다. 항로를 놓친 배 위에서 그들의 작품을 하나씩 비추어 보았다. 그러면 어김없이, 다음으로 갈 곳이 보였다. 이 책은 그 등대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는 일이다. 오랫동안 변두리에 서 있었던, 미술관의 가장 안쪽 벽이나 도록의 각주에 머물러 있었던 예술가들의 이름을….p5~6

<<그림이 나를 자유롭게 할 거야>>. 이 책의 제목 역서 약속이 아닌 나의 고백이다. 이들의 예술이 정말로 나를 자유롭게 했다. 힐마 아프 클린트의 거대한 사원 앞에서, 가브리엘레 뮌터의 푸른 산 풍경 안에서, 프리다칼로의 부서진 척추 옆에서, 카르멘 에레라의 단순한 선 하나에서 나는 매번 다른 방식으로, 나를 옭아매던 것들로 부터 풀려났다. p6

"예술은 삶이고, 삶은 예술."

90년을 살아온 한 예술가의 고백이자, 후배들에게 전하는 유언과 같은 메세지다. 돌탑을 쌓던 소녀는 이제 인생이라는 거대한 조각을 완성해 가고 있다. 김윤신이 보여 준 것은 예술과 삶이 별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술은 삶이고, 삶은 예술'이라는 그녀의 철학은 90년 인생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끌과 정으로 나무를 쪼아 내는 것처럼, 우리도 삶을 조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깎이고 다음어지는 것은 나무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다. 김윤신은 오늘도 증명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중요한 것은 오직 살아가는 매 순간이 곧 예술이 되는 삶이라는 것을. p34~35

세상에는 다양한 언니와 엄마가 있다. 모든 언니가 보호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모든 엄마가 헌신을 말로 증명하지도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말을 아끼는 방식으로 관계를 유지한다. 어떤 자매는 서로 영원히 평행선을 걷는다. 완전히 겹치지 않고, 끝내 하나가 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평행선은 이상하게도 서로의 방향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겹치지 않지만, 온전히 이해한 듯한 거리, 버네사와 버지니아의 관계는 바로 그런 평행선 위에 놓여 있었다. p196~197

마녀라 불린 소녀가 도망친 곳은 그림이었다. 딸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가 연필과 종이를 쥐여 주고 드로잉의 기초를 가르쳤고, 마리아는 캔버스 앞에서 비로소 자유를 찾았다. 거기서는 뒤틀린 몸이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뒤틀린 형태를 그릴 수 있었으며, 조롱받는 외모 대신 분해되고 재구성되는 세계를 그릴 수 있었다. 어쩌면 큐비즘은 그녀에게 운명처럼 찾아온 것인지도 모른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지 않아도 되는 예술이자 형태를 부수고 다시 쌓는 예술이니까….

p255~256

쓰는 사람으로 출발해 그리는 사람으로 남았던 그녀는, 결국 언어가 더 이상 닿지 못하는 지점까지 가기 위해 그림을 선택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늦게 시작했지만 멈추지 않았고, 조용히 작업했지만 끝내 사라지지 않았다. 세계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한 것은 아흔을 넘긴 뒤였지만, 에텔의 작은 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자리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그림은 지금도 말없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언제까지 ‘너무 이르다’거나 ‘너무 늦었다’는 말로, 어떤 삶들과 가능성들을 뒤로 미뤄 둘 것인가. p385~387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해마다 연초 목표였던 수채화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민다.

도로시가 오래전에 선물해 주었지만 아껴 두었던

아르쉬 종이도 꺼내고 더 오래전에 짜놓은 홀베인 물감을 챙겨

일주일에 한 두번 집근처 화실을 드나 들고 있다.

예전 당선생님이 늘 그러셨다.

"손샘, 그림으로 돈 벌 것도 아닌데,

그냥 즐겨요~"

이번에 새로 만난 선생님도 그러신다.

좋아하는 재료(수채화 말고)로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라고...

하지만 그놈의 물맛(?)이 뭐라고

초등학교 아이들처럼 두껍고 무겁게 그리는

내 수채화가 영 맘에 들지 않는 터였다.

벽을 깨고 스스로 빛이 된 예술가

'그림이 나를 자유롭게 할 거야'

정말 그림이 나를 자유케 하려는지?!.... ㅠ.ㅠ

이소영작가의 책은 미술서이지만 심리학 책 같기도 하다.

그래서 더 좋아하는 지도...

제목부터 맘에 들었던 이번 신간은

드물게 여성 조각가인 김윤신작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응노 화백과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서로 다른 분야지만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

통하는게 많았고 동양적 정신을 현대적 조형언어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왔고

<합이합일 분이불일>과 같은 나무 조각 작품들에 자꾸 눈이간다.

가장 좋았던 작품을 들라면 가브리엘레 뮌터의 그림들이다.

위의 내가 좋아하는 뒷모습의 <새들의 아침식사>도 좋았고

힘이 느껴지는 작품들에 매료되었던 것 같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오래도록 내 그림저장고에 있던

<안락의자에 앉아 글을 쓰는 여인>은 말해 뭐해~

자화상을 그려 보고 싶다는 관점에서는 헬렌 셰르브베크의

개성이 들어나는 자화상 시리즈 들도 참 좋다.

얼마전, 유영국 화가의 산 전시회를 다녀와서인지

빛과 산을 껴안은 시인의 붓, 에텔 아드난의 작품들도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투박하게 나이프로 채색한 무채색의 조합이

푸르고, 붉고, 초록초록한 산과는 또 다른 안정감을 준다.


너무 이르다거나

너무 늦었다는 말로

어떤 삶들과 가능성들을 뒤로 미룰것인가라는 작가의 말이

가슴에 콕 와서 박혔다.

내 그림을 그리자.

내 삶이 담긴....

그리고 자유로워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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