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기는 지겨워 비룡소의 그림동화 163
다비드 칼리 지음, 에릭 엘리오 그림, 심지원 옮김 / 비룡소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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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우리집 이야기로군요. 엄마가 피아노를 칠 줄 안다는 사실만 빼면요. 우리 아이는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지 2년이 넘었어요. 그런데도 습관이 되지 않아 연습하라는 엄마의 말을 들어야만 피아노 앞에 가서 앉지요. 하지만 피아노 앞에만 앉으면 목이 마르고, 화장실도 가고 싶고, 동생은 뭘하는지 궁금해지고....

딱 앉아서 집중하면 40분이면 끝날 것을 한 시간, 어떤 날은 두 시간도 좋지요. 그러니 엄마의 잔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사실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고 있는 아이가 안쓰러워요. 아이 인생에서 피아노가 차지하는 부분이 얼마나 되길래 매일같이 지겨운 한 시간을 보내야 되나 하고요.

사실 피아노를 그만 두게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그만두지도 못한답니다.

이 책의 주인공 마리콜리노는 훌륭한 카레이서, 소방관, 마술사, 미술가, 곡예 비행사, 태권도 선수 등 훌륭한 피아니스트만 빼고는 뭐든지 되고 싶어합니다. 참 아이러니죠. 아이가 되고 싶어하는 것에 엄마는 관심이 없으니 말이에요.

하지만 마리콜리노는 할아버지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할아버지가 보여주시는 엄마의 어릴 적 사진을 보니 엄마도 엄마의 말처럼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는 게 꿈이 아니었네요.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엄마의 표정이 아주 우울해 보였거든요.

할아버지는 마르콜리노를 데리고 악기 가게에 가서 마음에 드는 악기를 고르라고 합니다. 마리콜리노가 고른 악기는 튜바였지요. 스스로 고른 악기이기 때문에 엄마의 연습하라는 잔소리가 없어도 3시면 정확하게 튜바를 들고 열심히 연습을 시작합니다. 오히려 엄마가 피곤하지는 않은지 걱정을 합니다.

피아노 치기 싫어하는 우리 아이의 마음을 위로해주려고 고른 책입니다. 아이가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면서  "난 이 정도는 아닌데" 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조금은 안심을 했어요.

그런데 피아노 꼭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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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08-31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아이와는 정반대입니다.
초딩 3년인 해람이는 피아노치기를 그리 좋아할 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요즘은 꿈이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라나 뭐라나
꿈이 매일매일 바뀌니 알 수가 없습니다. ㅎㅎㅎ
AB형이라서 그런가?

프레이야 2006-08-31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집 2학년 희령이도 피아니스트가 꿈들 중 하나죠. 얼마전 콩쿨에서도 전체 3등을 해서 지금 사기 만땅이거든요.. 하지만 제 친구 딸 3학년 여자아인데 피아노치기 엄청 싫어해요. 손가락 힘이 약해 잘 늘지도 않고 어려워한다네요. 이 책이 위로나 도움이 될런지 권해봐야겠어요... 피아노 꼭 해야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즐거운 비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
서세옥 그림, 김향수 글 / 한솔수북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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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정말 더웠다. 웬만해선 더위를 타지 않건만 올해는 내내 더위에 끌려다니며 살았다. 그래서 며칠 전 내린 비가 정말 고마웠다. 여기저기 전화해서 비가 온다며 비인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바람 한 점 없이 더운 날은 앉아도 덥고 일어서도 덥고 붙어도 떨어져도 더워 지치게 마련이다. 그때 구름이 한 점 한 점 모여들여 툭툭 투두둑, 주륵 주륵 주르륵 비가 내려준다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더위에 지쳐 있을 때는 우산도 장화도 필요없다. 그냥 뛰어나가 찰박찰박 철벅철벅 빗속을 뛰어다니는 것이다. 옷 젖는다고 어른들이 몰려와 야단을 할까 봐 콩닥콩닥 두근두근 겁도 나지만 우산도 안 쓰고 장화도 안 신은 건 어른도 마찬가지. 오랜만에 내린 비라서 어른도 아이도 폴작폴짝 신이 나서 비춤을 춘다. 송사리, 피라미, 개구리, 종달새까지 함께 놀자고 불러낸다. 비 웅덩이도 넘고 둥글게 둥글게 재주 넘어 냇가에 나가 "하늘아, 고마워. 비야, 고마워." 인사한다.

더운 여름날에 소나기를 즐기는 모습이 정말 즐거워 보인다. 이렇게 놀고 있는 아이들 틈바구니에 끼어 같이 놀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먹물 그림이다. 정말 단순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져 읽는 맛과 그림을 보는 맛을 다 충족시켜 준다. 점은 머리를, 선은 팔다리를 단순화시켜 그렸다. 몇 가닥 가는 선으로 사람을 그렸지만 그 안에는 몸짓과 다양한 표정이 가득 담겨 있다. 아이들은 자기를 하나씩 정해놓고 페이지마다 찾으러 다니기도 했다. 

 툭툭 굵은 점 얇은 점 찍고, 죽죽 그은 두꺼운 선 가는 선이 정말 시원하다. 아이들과 함께 먹을 갈고 화선지를 펼치고 우리도 비그림을 그렸다. 또 한 편의 재미있는 비 그림책이 만들어졌다. 그림도 즐기고 글도 즐기면서 모두모두 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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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8-30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품집 같은 책이었죠

소나무집 2006-08-30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세옥 화백의 작품에 글을 단 그림책이랍니다.
 
할아버지의 지팡이 내 친구는 그림책
스토우 아사에 지음, 안빌 나호코 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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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아이가 엄마 물건 중에 가장 눈독을 들이는 것이 지갑이랑 선글라스입니다. 지갑은 제것이 있는데도 언제 자기한테 물려줄 거냐며 조르곤 합니다. 특히 선글라스는 이번 여름 휴가길에 아예 빼앗기고 말았지요. 선글라스의 큰 알이 자신의 얼굴을 삼분의 일이나 가리건만 그게 재미있는지 휴가길 내내 썼다 벗었다 하며 신이  나 있었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아기 여우 나쿠도 길고 매끈매끈하고 흙색이고 반짝반짝 빛나는 할아버지의 지팡이가 부럽기만 합니다. 할아버지가 지팡이에 광택을 내고 있을 때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봅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들고 산책을 나가는 모습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습니다. 결국 할아버지가 겨울잠에서 깨기 전에 나쿠는 할아버지의 지팡이를 들고 산책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키가 작은 나쿠가 지팡이를 들자 할아버지처럼 멋지지 않고 땅에 끌립니다. 그래도 좋은 나쿠는 얼른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안달이 나지요. 그때 마침 토끼를 만나 지팡이에 스카프를 묶어 쑥을 옮기도록 도와주고, 개미들을 만나 다리를 만들어줍니다. 그러다 그만 할아버지의 지팡이를 강물에 풍덩 빠뜨리고 말았어요. 어떡하면 좋죠? 할아버지 몰래 들고 나온 지팡이인데.

할아버지의 소중한 지팡이를 잃어버릴까 봐 강물을 따라 뛰어가던 나쿠는 빵을 굽고 있는 곰 아저씨 아줌마를 만납니다. 곰 아저씨가 막대기에 꽂힌 빵을 쑥 뽑았는데 그 막대기가 바로 할아버지의 지팡이지 뭐예요! 집에 돌아온 나쿠가 할아버지에게 지팡이를 돌려 드립니다. 할아버지는 쑥냄새, 개미 흔적, 곰의 꿀빵 냄새까지 모두 알아내고는 흐뭇해합니다.

할아버지가 산책할 때나 쓰던 지팡이의 변신이 재미있네요. 어른들의 물건을 갖고 싶어하는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아주 잘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엄마 아빠의 물건을 탐내는 모든 아이들에게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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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프레이야 > 윤동주 최후 사진

2006년 8월 28일 (월) 22:05   국민일보

윤동주 최후의 사진 공개… ‘현대문학’ 9월호


윤동주(1917∼1945) 시인의 짧은 생애를 장식한 최후의 사진이 공개됐다. 월간 '현대문학' 9월호는 일본 교토 도시샤대 재학시절에 찍은 윤동주 사진과 이에 대한 해설을 붙인 야나기하라 야스코(60)씨의 기고문을 함께 게재했다.

도시샤대에서 윤동주(왼쪽에서 두번째)와 함께 수학했던 두 명의 여학생인 기타지마 마리코와 모리타 하루(각각 왼쪽에서 세번째와 네번째)의 증언을 토대로 쓰여진 기고문은 윤동주의 마지막 나날들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1943년 초여름,교토 우지강의 아마가세 구름다리 위에서 윤동주와 함께 도시샤대에 다니던 남학생 일곱 명과 여학생 두 명이 담긴 기념사진이다. 태평양전쟁 중이었지만 초여름의 부드러운 햇살 속에서 학생들의 표정은 평화롭기만 하다. 그 중에 수줍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학생이 있다. 이 남학생이 한국에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그 유명한 윤동주 시인이다."

사진 속 여학생 중의 한 명이자 이 사진을 보관하고 있는 기타지마 마리코(72)씨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증언했다. "강변에서 식사를 한 후 바위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노래 한 곡 불러주지 않겠어?'라는 급우의 부탁에 윤동주는 '아리랑'을 불렀다. 조금은 허스키한 목소리로,애수를 띤 조용한 목소리가 강물 따라 흐르고,모두들 조용히 듣고 있다가 노래가 끝나자 모두 박수를 쳤다. 윤동주가 주저하지도,사양하지도 않고 노래를 불렀던 것은 급우 전원이 자신의 송별회에 참석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윤동주는 이 기념사진을 찍은 후 약 한 달 뒤인 1943년 7월14일,치안유지법 위반혐의로 체포돼 1945년 2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일본에서 '윤동주의 고향을 찾는 모임'을 이끌고 있는 야스코씨는 "윤 시인의 일본 유학 중 사진은 유일하고도 최후의 현존 사진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정철훈 전문기자 c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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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집에서 보림어린이문고
이영득 지음, 김동수 그림 / 보림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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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시골을 좋아합니다. 외가가 농사를 짓는 덕분에 농사에 대해 제법 아는 척도 합니다. 그래서 도시에 살지만 도시 아이들 같지 않은 구석이 많답니다. 이 책을 읽던 큰 아이는 지난 봄에 할머니댁에 가서 감자 캤던 기억을 바로 되살려내더군요. "엄마, 솔이네 할머니집은 우리 외할머니댁이랑 똑같아요. 상구라는 친구가 있는 것만 빼고."

지난 봄 감자를 캐러 오라는 친정엄마의 전화를 받고는 주말에 내려갔지요. 감자를 캐다가 우리 아이들 생각이 나서 두어 두둑 남겨두셨다며 얼른 아이들 보고 캐라고 하셨습니다. 옷에 흙이 묻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우리 아이들은 "야, 감자다" 하며 엄마를 앞서 달려갔습니다.

아이들이 잘 캘까 싶어 주의를 주며 처음엔 엄마가 캐는 감자를 주워 담도록만 했지요. 호미로 흙을 파낼 때마다 때글때글 굵은 감자알이 나오자 아이들은 정말로 신기했나 봅니다. 서로가 호미를 들고 자기가 감자를 캐겠다며 아우성었지요. 결국 감자 주워담는 일은 엄마 몫이 되고 말았습니다. 서로 자기가 캔 감자가 크다며 대어보는 모습이 얼마나 예뻤는지 모릅니다. 두 두둑의 감자를 순식간에 다 캔 아이들은 할머니께서 캔 쪽의 밭을 보고 "저쪽도 우리가 캤으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 하며 아쉬워했지요.

저도 보라꽃이 피면 보라 감자가 열린다는 사실을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네요. 우리 딸아이는 외할머니도 보라 감자를 심어놓고 자기를 불렀으면 좋겠다며 스케치북 가득 보라 감자를 그려놓았습니다. 아이가 하나하나 그리는 그림이 책 속의 그림과 너무나 닮아 있었습니다. 그림 작가가 아이들 마음을 그대로 표현했기 때문인가 봅니다.

솔이나 우리 아이들처럼 찾아갈 할머니댁이 있는 아이들은 정말 행복합니다. 그런 아이들은 세상에 아주 조그만 식물 하나도 혼자서 자라는 것이 아님을 저절로 알게 되지요. 가랑비랑 이슬이랑 뙤약볕이랑 할머니가 그것들을 키우지요. 여기에 또 하나 있답니다. 바로 아이들요. 그 아이들은 힘든 일을 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농군에게 가장 큰 힘을 줍니다. 어쩌면 주말에 내려올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더 열심히 감자며 호박이며 고추를 돌보고 계실지도 모르니까요.

요즘 엄마들은 아이들이 초등 4,5학년만 되어도 방학 같은 때 할머니댁에 데려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나 이틀 아이들이 학원에 가고 공부를 한다고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울까요? 그 시간에 할머니댁에 가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늘 손주들 기다리다 목이 길어지는 할머니 품에도 안겨보고 할머니가 쪄주는 감자랑 옥수수랑 먹으면서 느끼는 사랑이 더 가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솔이 엄마랑 아빠 같은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자식들 다 도시로 내보내고 늙어가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조금이라도 덜 외로웠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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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8-29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래요? 전 그런 외할머니댁 없어서 ^^ 궁금하네요

소나무집 2006-08-30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한번 놀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