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지팡이 내 친구는 그림책
스토우 아사에 지음, 안빌 나호코 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 딸아이가 엄마 물건 중에 가장 눈독을 들이는 것이 지갑이랑 선글라스입니다. 지갑은 제것이 있는데도 언제 자기한테 물려줄 거냐며 조르곤 합니다. 특히 선글라스는 이번 여름 휴가길에 아예 빼앗기고 말았지요. 선글라스의 큰 알이 자신의 얼굴을 삼분의 일이나 가리건만 그게 재미있는지 휴가길 내내 썼다 벗었다 하며 신이  나 있었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아기 여우 나쿠도 길고 매끈매끈하고 흙색이고 반짝반짝 빛나는 할아버지의 지팡이가 부럽기만 합니다. 할아버지가 지팡이에 광택을 내고 있을 때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봅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들고 산책을 나가는 모습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습니다. 결국 할아버지가 겨울잠에서 깨기 전에 나쿠는 할아버지의 지팡이를 들고 산책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키가 작은 나쿠가 지팡이를 들자 할아버지처럼 멋지지 않고 땅에 끌립니다. 그래도 좋은 나쿠는 얼른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안달이 나지요. 그때 마침 토끼를 만나 지팡이에 스카프를 묶어 쑥을 옮기도록 도와주고, 개미들을 만나 다리를 만들어줍니다. 그러다 그만 할아버지의 지팡이를 강물에 풍덩 빠뜨리고 말았어요. 어떡하면 좋죠? 할아버지 몰래 들고 나온 지팡이인데.

할아버지의 소중한 지팡이를 잃어버릴까 봐 강물을 따라 뛰어가던 나쿠는 빵을 굽고 있는 곰 아저씨 아줌마를 만납니다. 곰 아저씨가 막대기에 꽂힌 빵을 쑥 뽑았는데 그 막대기가 바로 할아버지의 지팡이지 뭐예요! 집에 돌아온 나쿠가 할아버지에게 지팡이를 돌려 드립니다. 할아버지는 쑥냄새, 개미 흔적, 곰의 꿀빵 냄새까지 모두 알아내고는 흐뭇해합니다.

할아버지가 산책할 때나 쓰던 지팡이의 변신이 재미있네요. 어른들의 물건을 갖고 싶어하는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아주 잘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엄마 아빠의 물건을 탐내는 모든 아이들에게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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