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순이 엄마 느림보 동화 10
전향숙 지음, 오승민 옮김 / 느림보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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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이들이 가장 억울할 때는 누가 뭐래도 동생이 생겼을 때겠지요? 제일 먼저 태어나 온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다가 그 사랑을 나눠줘야 할 동생이 태어났으니 말이에요.

이 책에 나오는 영서도 이제 곧 동생이 태어날 거랍니다. 그래서 엄마랑 함께 외할머니댁에 와 있는데 자꾸 속상한 일만 생깁니다. 외할머니는 엄마 힘들게 한다고 미워하는 것 같고, 엄마도 잘 놀아주지 않습니다. 그나마 영서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아직 눈도 못 뜬 강아지 진순이랍니다. 영서는 진순이랑 놀고 싶어 만져보고 목욕도 시켜보려 하지만 할머니께 꾸중만 듣게 됩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엄마가 여자 아기를 낳았어요. 엄마랑 할머니는 이 못 생기고 잠만 자는 아기만 예뻐합니다. 그리고 아기가 태어난 이후 할머니께선 진순이는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엄마 없는 진순이가 불쌍하다는 생각에 영서는 진순이 엄마가 되기로 합니다. 함께 잠도 자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하면서 아기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지요. 그리고 새로 태어난 동생에게 관심을 갖게 됩니다.

영서의 얼굴을 보면 새로 태어날 동생에 대한 불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러다가 진순이 엄마 노릇을 하면서 영서의 얼굴이 진짜 엄마라도 된 양 웃음이 가득해집니다. 동생이 태어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동생에게 관심을 갖고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동화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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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9-25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상하겠죠. 하지만 제 생각에 동생은 그 어떤 선물보다 가장 좋은 선물같은데
 
안녕, 캐러멜!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
곤살로 모우레 지음, 배상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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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는 사하라위족 난민촌에 사는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어린 소년입니다. 그리고 그에겐 아주 특별한 친구가 있었지요. 코리가 이 특별한 친구와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가장 친한 친구를 잃는다는 것은 세상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지만 더 단단하게 성장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 한번 들어 보실래요?

아기 낙타 캐러멜은 코리가 처음 사귄 친구였어요. 캐러멜은 난민촌 아이들처럼 코리에게 돌을 던지지도 놀리거나 때리지도 않았지요. 낙타가 되새김질을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코리는 낙타가 입을 오물거리 때마다 말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의 입술을 읽어냅니다. 결국 캐러멜의 말을 글로 쓰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글을 배우게 되지요. 코리의 표현은 듣고 말하는 아이들보다 더 섬세하고 아름다웠습니다. '해와 달이 사랑해서 하늘에서 만나지요.' 일식을 보고 코리가 쓴 문장입니다. 하지만 코리는 캐러멜이 하는 말을 옮겨 적었을 뿐이라고 합니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코리와 캐러멜에게 불행이 닥쳐옵니다. 식량난에 허덕이던 난민촌에서 새끼도 낳을 수 없는 숫낙타 캐러멜을 희생 제물로 받치기로 한 거지요. 점잖은 어른인 코리의 삼촌마저 코리를 부둥켜안고 슬픔을 나눕니다. 삼촌의 따뜻한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쉽게 캐러멜을 보낼 수 없었던 코리는 캐러멜과 함께 떠나기로 합니다. 왜냐하면 코리에게 캐러멜은 세상 전부였기 때문이지요.

코리가 걸어 내려간 남쪽 땅은 사하라위족 난민이 갈 수 없는 곳입니다. 왜냐하면 자기 민족의 사막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캐러멜은 엄마 낙타로부터 전해 받은 느낌으로 코리보다 먼저 길을 잃었다는 것을 압니다. 추운 밤을 보내고 태양으로 달궈진 사막에서 맞이한 삼촌은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입니다. 삼촌과 함께 난민촌이 있는 북쪽으로 돌아와 캐러멜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이 어린 아이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캐러멜은 숨이 끊어지는 동안에도 계속 입을 우물거리고 코리는 그의 입술을 읽어 적어 내려갑니다.

내 생명이 꺼진다고/ 눈물 짓지 마./우리가 함께 산 날을 생각해./난 죽음을 받아들였어./난 너의 기억을 안고/하늘의 초원으로 가는 거야./네가 사는 동안/난 항상/너와 함께 있을게./넌 아직 알 수 없지만/네가 밤을 맞으면/너도 그것을/이해할 거야./작은 코리, 내 하나뿐인 친구.....

캐러멜의 말은 바로 코리의 마음입니다. 하늘 나라에 가서 마음껏 초원의 풀을 뜯어 먹고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져 코끝이 찡해지네요. 비록 몸은 세상을 떠났지만 코리의 마음속에서 영원한 캐러멜. 성인이 된 코리는 자신이 쓰는 아름다운 시가 모두 캐러멜이 읊어준 거리고 말합니다. 

말 못하는 한 소년과 동물의 우정은 사하라위족 난민의 가슴에 전설처럼 남아 있고, 우리에게도 희망과 따뜻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사하라위족이 빨리 자신의 땅을 인정받고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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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9-22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책을 읽은 것같은 마음이 느껴지는 리뷰네요. 꼭 읽어보고 싶네요.
 
나온의 숨어 있는 방 창비아동문고 228
황선미 지음, 김윤주 그림 / 창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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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산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남편은 판타지를 좋아해서 책이든 영화든 가리지 않는다. 남편 손에 이끌려 가서 본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에서도 그 순간에는 재미있었지만 남는 건 별로 없었다. 상상력이 부족한 탓인지 난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작품에서는 별 매력을 못 느낀다.

그런데 늘 현장감이 생생한 동화를 쓰는 작가 황선미가 판타지 동화를 썼다고 해서 의아함과 궁금증에 사로잡혀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 자꾸 뒷장으로 손이 가곤 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오랫동안 책표지를 들여다보며 등을 댄 아이들 나온과 라온에 대해 생각했다.

천식을 앓고 있는 나온이가 사는 아파트는 재개발될 예정이어서 한두 집씩 떠나기 시작해 이젠 썰렁하고 을씨년스럽다. 넓은 집으로 이사 가고 싶은 나온이 엄마는 부족한 자금을 당숙모로부터 물려받은 넝쿨집을 팔아 채우려고 한다. 하지만 그 집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고 집은 팔릴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아빠는 아이들을 위해 흙냄새가 나는 그 집에 들어가 살자고 하지만 엄마의 거센 반대가 어쩐지 수상쩍다.

꿈은 현실과 상상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나온이는 자주 꿈을 꾼다. 그리고 꿈 속에서 남자 앤지 여자 앤지 모를 '그애'를 만난다. 나중에야 나온은 그애가 자신의 쌍둥이 동생 라온임을 알게 된다. 꿈은 라온이 나온을 넝쿨집으로 부르는 신호였던 것이다.  결국 아빠의 심부름으로 넝쿨집에 가게 된 나온은 발원지를 알 수 없는 은은한 꽃향기를 맡게 된다.

넝쿨집은 나온을 기다린다. 엄마 모르게 혼자 찾아간 넝쿨집은 나온에게 반갑고 친근하다. 열쇠가 없는 나온에게 그 집의 문은 늘 열려 있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그리고 그애 라온과 오른쪽 눈이 갈색인 토끼와 상처를 치료해주는 초롱꽃을 만난다. 하지만 나온이 라온을 만날 때마다 엄마는 악몽에 시달리고 나온의 병은 심해진다. 

나는 자꾸만 나온과 함께 라온을 찾아 안개가 끼어 있는 듯 뿌연 넝쿨집 정원을 더듬기 시작했다. 나온에게만 보이는 아이 라온은 할머니와 함께 넝쿨집에서 병든 아이들을 위해 꽃을 키우고 꽃향기를 모은다. 산파인 할머니가 받아낸 아이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나온이다. 할머니와 라온은 나온의 병을 치료해주기 위해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고 넝쿨집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나온이 넝쿨집 정원에서 느끼는 상쾌함의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넝쿨집에는 어른들만 아는 비밀이 있었다. 넝쿨집은 나온이 태어나고 천식이 시작된 곳, 바로 라온의 방이면서 '나온의 숨어 있는 방'이기도 하다. 라온은 나온과 등을 기댄 아이, 바로 쌍둥이 동생이라는 사실을 엄마 아빠의 대화 속에서 깨닫는다. 돌도 되기 전에 쌍둥이 중 하나를 잃은 엄마는 늘 나온에게 집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넝쿨집은 기억하기 싫은 아픔의 집이 되고 말았다. 나온마저 데려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하는 집이었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가 넝쿨집 정원에서 태가 들어 있는 항아리를 발견해서 태우자 라온은 그가 속한 시간으로 돌아간다. 왜냐하면 이젠 나온이 혼자 스스로 견딜 만큼 자랐기 때문이다. 라온의 존재와 엄마의 아픔을 이해하게 된 나온이 성큼 자라 있는 것이 느껴진다. 엄마와 나온이 서로 안은 채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젖어들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잊을 수 없는 아이, 강우. 강우는 나온과 같은 시간 속에 살면서 나온을 일으켜 세우는 존재이다. 강우는 집 나간 부모를 기다리며 깨진 전구를 갈아끼우고, 나온의 엄마에게 오해를 받아도 침묵으로 우정을 지킨다. 무뚝뚝하지만 마음속으로 늘 나온을 챙기는 또 하나의 초롱꽃 향기가 바로 강우이다. 아주 이기적으로 보이는 요즘 아이들 속에도 이런 우정은 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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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9-2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프레이야 2006-10-14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선미작가가 만들어내는 아이는 늘 상처가 있는 아이에요. 그러면서 마음의 성장을 해나가는 미더운 이야기... 어쩌면 너무 어른스럽기도 한...
리뷰 좋으네요^^
 
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 I LOVE 그림책
캐드린 브라운 그림, 신시아 라일런트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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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짓기를 무지 좋아하는 외로운 할머니가 살았대요. 그런데 할머니는 아무한테나 이름을 지어주지 않아요. 반드시 할머니보다 오래 살 수 있는 것에만 이름을 지어주었다는군요. 집이나 자동차, 의자, 침대처럼 죽지 않는 것들에 말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 집으로 찾아온 배고픈 순둥이 갈색 개가 한 마리 있었어요. 물론 할머니는 단숨에 알았지요. 강아지는 할머니보다 오래 살지 못하리라는 것을. 그러니 강아지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을 리 없지요. 매일같이 찾아오는 강아지에게 음식만 나누어 주었답니다. 가끔 밤에도 강아지 생각이 나기는 했지만 이름을 지어줄 수는 없었대요. 이름을 지어주었다가 할머니만 혼자 남겨놓고 먼저 죽는 건 두렵고 싫었거든요. 이름을 지어주지 않으면 강아지보다 할머니가 오래 살아야 한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러던 어느 날부터 이젠 자랄 만큼 자라 개가 된 그 친구가 오질 않는 거예요. 할머니는 점점 슬퍼지기 시작했어요. 하루 종일 의자 프레드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며 개를 기다렸지만 개는 찾아오지 않았어요. 할머니는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할머니가 개를 정말 좋아하게 된 게 틀림없어요.

결국 떠돌이 개를 보호해주는 사람에게 전화해 보니 그곳에는 이름 없는 갈색  개가 천지라는군요. 이름이 없기 때문에 할머니와 개 사이에 생긴 일을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사실에 할머니는 뭔가를 깨닫게 됩니다. 떠돌이 개 사육장에서 순둥이 갈색 개를 보자마자 할머니는 럭키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할머니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지만 좋은 추억을 남겨준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개의 이름을 불러준 그날부터 순둥이 갈색 개 럭키는 할머니랑 자동차랑 침대랑 의자랑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자동차를 타고 함께 여행도 하고 침대에 같이 누워 잘  수도 있었지요. 그리고 그 친구는 할머니가 이름을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와 준답니다.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가 앞으로 더 많은 것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면서 오래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요. 할머니, 이젠 외롭지도 쓸쓸하지도 허전하지도 않지요?

할머니가 갈색 개에게 진작에 이름을 지어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걸 그랬어요. 이름이 있어서 불러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 이름이 없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이름 있는 것들의 이름을 많이 불러주면서 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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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9-1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내용의 책 같네요.
 
인사동 가는 길 아름다운 우리 땅 우리 문화 1
김수자 그림, 김이경 글 / 파란자전거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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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은 사람들이 한 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다. 나도 인사동을 좋아한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인사동에 여러 번 다녀왔다. 하지만 갈 때마다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인사동은 10여 년 전 지금처럼 정비되기 전의 인사동이기 때문이다.

인사동의 주말은 사람들이 홍수를 이룬다. 이리저리 밀려다니다 보면 기억에 남는 건 사람들밖에 없다. 인사동의 참맛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가 없다. 그냥 스쳐 지나면서 볼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옛모습이 아니라 온갖 상인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 데리고 나왔다가 기념품 몇 가지 사 들고 지쳐 돌아가는 이들에게 이 책은 아주 유익하다. 인사동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진짜 인사동을 만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책표지를 넘기면 인사동 지도가 나온다. 경복궁 주변 미술관에서부터 인사동을 아우르는 지도가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나와 있다. 사람들 물결 속에선 전혀 보이지 않던 장소들이 보인다. 그리고 내가 진짜 보고 싶어하는 한적한 인사동 거리가 그림 속에서 펼쳐진다.

3호선 안국역을 나와 만날 수 있는 곳부터 인사동의 봄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냥 지나치기 쉬운 필방과 고서화 가게가 나온다. 아이들 3학년이 되면 동양화를 배운다. 나도 그때 쓸 요량으로 벼루랑 먹이랑 한지를 샀던 기억이 있다. 쌈지길은 새로운 길이다. 이곳에 식당을 비롯해 기념품 가게들이 많다. 이곳저곳 둘러보다 지칠 때 쌈지길 3층에 올라가면 다양한 음식점이 있어 꼭 들르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들은 배부를 때 가장 행복해한다.

나도 이 책을 보고는 미술관 나들이 버스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인사 아트 센터 옆길에서 버스를 타면 아트 선재 센터, 국립 민속 박물관, 청와대 앞길을 지나 환기 미술관, 이응노 미술관, 가나 아트 센터로 이어진다. 하루에 이 미술관을 다 둘러볼 수는 없겠지만 꼭 한 번 아름다운 음악이 흐른다는 미술관 버스를 타보고 싶다.

경인 미술관도 꼭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 속의 미술관 정원엔 가을이 내려와 분위기가 그윽하다. 향기로운 차 한 잔 마시며 원래는 철종 임금의 사위였던 박영효의 집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해주면 아이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내게 경인 미술관은 전시회보다 차를 마시러 간 기억이 더 많다. 이러면 안 되겠지?

잊을 수 없는 곳,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천상병 시인의 아내가 지키고 있는 작은 찻집 귀천도 빼놓을 수 없는 인사동의 명소인데 없어질 위기에 놓여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책말미에는 인사동에 관한 유래가 자세히 나와 있어 아이들과 함께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책을 읽은 후 찾아간 인사동은 틀림없이 그 전의 인사동과는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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