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안녕하세요, 과학분야를 열심히 밀고 있는 가연입니다. 

 

여성이 과학 분야에서 두드러진 경우를 따져본다면 역시나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히파티아를 들 수 있겠군요. 아마 동명의 영화도 있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 히파티아는 매우 아름다웠고 수학에서도 매우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고 하지만 결국 기독교 광신도들에게 끔찍한 최후를 맞았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한 명 더 든다면 에이다 러브레이스 백작 부인을 들 수 있겠습니다. 시인 바이런의 딸이었으며 최초의 여성 프로그래머로서 마찬가지로 매우 외모가 뛰어났으며, 미인에다가 머리도 좋았다고 하지요. 굳이 더 부연을 하자면 당시의 찰스 바비지의 해석기관의 원리를 이해한 몇 안되는 사람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녀 또한 도박에 미쳐서 말년에는 가산을 탕진했다고 하지요. 그런데 여기 다른 여성이 있습니다. 비록 화려하지도 않은 삶을 살았고 거의 알려지지도 않았으나 그녀 나름의 존재감으로 천문학계에 영향을 미친 헨리에타 리비트가 바로 그녀입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는 빛나는 별만 쳐다볼 뿐이지만 사실 그 별이 빛날 수 있는 이유는 주위에 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지요. 그녀, 헨리에타 리비트는 진정 어둠과 같아서 주위의 빛이 더욱 더 눈에 잘 들어올 수 있게 도와준 삶을 살다가 갔지요. 그녀의 이야기를 고스란이 담은 이 책이 선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과학 철학의 연원을 보면 토마스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로부터 시작하여 칼 포퍼의 반증주의를 거쳐서 정립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은 과학 철학의 역사적 배경에서부터 시작하여 최근에 이르기까지의 쟁점을 논하며  과학 철학이 어떤 것이지, 그 흐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일러줍니다. 그런데 왜 지금 이 시점에서 과학 철학이라는 것이 중요할까요? 그것은 현대 과학의 너무나 빠른 발전때문입니다. 과학의 끝을 모르는 것 처럼 보이는 발전은 대중들에게는 과학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지거나 혹은 과학만능주의에 빠지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에 이 책이 의의를 가지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다만 여러 저자들이 썼기 때문에 문체와 논점이 조금씩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그 또한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면서 동시에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면 넘어가 줄 수 있겠지요. 

 

뉴턴은 과학동아나 과학소년[...]에 비하면 아무래도 좀 전문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독자를 그리 많이 배려하지 않는 듯한 딱딱한 내용(혹시나 뉴턴 관계자가 이 글을 보신다면 정말 죄송합니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보기가 좀...)에 과학잡지라면 필수적으로 실어야 할 만화[...]조차도 없으며 과학잡지를 구매했을때 당연하게도 기대할 만한 과학고 진학 정보같은 것도 다루지 않고 오로지 순수 과학만 다루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적어도 이런 순수 과학면에서는 다른 잡지에서 따라올 수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자료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사진과 일러스트 비중이 높기에 천체 관련 기사를 다룰때는 그 자세함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지요. 가끔씩 이렇게 하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책을 내는데, 단일 주제로 전문적인 내용을 수많은 일러스트들과 함께 파악할 수 있으니 이 또한 호평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이번 주제는 핫이슈인 양자론에 관한 내용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양자론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추천페이퍼에 써놓기는 합니다만, 사실 양자론을 아무렇게나 적용하려는 경우를 자주 보는 경우가 많아서, 이 책이 대중들에게 많이 읽혀서 양자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세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후 장례를 치를때 그 영정을 들고 거리를 걷는 것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그때 마치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 처럼 가슴이 괜스레 찡하였으며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을 많이 하였었지요. 그 사건은 이 6월 항쟁의 시발점이 되었고 결국 책 소개에서 적힌 대로 세 번째 해방을 맞이하게 해주었습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책 서문을 보면 요즘 젊은 것들이.. 로 시작하는 푸념과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단순히 노교수의 젊은이들에 대한 훈계와 푸념으로 그치지 않는 이유는 항쟁의 모든 부분이 철저한 자료 조사를 통하여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전두환 정권쪽의 자료도 함께 분석을 한 것은 특히 이 책을 두드러지게 만듭니다. 책에 대한 소개는 이 정도 하고 몇 마디 덧붙인다면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신만 아는 것 처럼 보이지만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비록 삶이 힘들고 팍팍하더라도 치명적인 불의와 어떤 기폭제가 있다면 그들은, 혹은 우리는(저도 젊은 세대라서) 저 6월 항쟁처럼 공동선을 위해서 일어설거라고 믿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책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 예전 '스피노자는 왜 라이프니츠를 몰래 만났을까' 도 참 좋아했었고 말이지요. 물론 대중적 재미를 위해서 어느 정도 철학적인 면은 약간은 접어두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쉽게 읽힐 수 있다는 면은 정말 크나큰 장점이 됩니다. 이 책은 루소와 흄의 싸움을 재구성한 책인데, 사실 저는 루소의 '고백록' 그리고 루소 관련 평전을 읽어보았습니다만, 솔직하게 말한다면 루소가 무슨 소리를 해도 잘못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지요.  왜 잘못했느냐면.. 네, 그것은 책을 읽어보시면 알게 되실겁니다, 하하. 이 저자들의 전작인 '비트겐슈타인은 왜'는 사실 끝까지 읽지도 못했고 썩 좋아하지도 않았지만(저는 비트겐슈타인은 포퍼와의 부지깽이 논쟁에서 애초에 논쟁이라고 할 만한 것을 하지도 않았다고 기억하고 있으며 도망치듯이 나갔다고도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마치 소설을 읽듯 펼쳐지는 유려한 문장과(이건 번역하시는 분께 감사드려야 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장치는 저를 첫 장면부터 몰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기에 이번에도 잘 발휘되리라 여겨져 이 책을추천합니다.  

 

 

 위에 있는 과학 관련 책이 한 권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지만 이번 달도 기대에 그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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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1-11-04 01:08   좋아요 0 | URL
와, 너무 좋은 책만 꼽아 주셨네요. 근데, 저 과학철학 책. 저자가 누구 인가요? 과학철학 타이틀을 달고 있는 책들이 한 10여권 됩니다만..일단 없는책이어서 찜해 놓습니다~

가연 2011-11-06 00:10   좋아요 0 | URL
으아.. 감사합니다ㅎㅎ 사실 고백하자면 뉴턴 하이라이트와 6월 항쟁은.. 직접 책을 못봐서 조마조마하네요[...] 보통 서점에서 한번쯤 훑어보는 편이라... 아니 조마조마할 것도 없는게 뽑힐지 안뽑힐지 모르니ㅎㅎㅎ 저 과학철학책은 각 챕터마다 저자들이 다 따로 있는 것 같아요. 마치 예전의 '좌우파 사전' 과 같은 책을 떠올리시면 될 듯 하네요. 그래서 저자가 너무 많아서ㅎㅎ 그런데 10권씩이나.. 괜스레 부럽네요ㅎ

다락방 2011-11-04 18:03   좋아요 0 | URL
저는 과학분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데도 이 추천 페이퍼가 너무 흥미로워서 [리비트의 별]이 궁금해지네요. 정말 멋진 추천 페이퍼에요!

가연 2011-11-06 00:13   좋아요 0 | URL
아.. 너무 흥미로워서 궁금해지셨다니!! 지금 입꼬리가 마구 올라가는 것을 억지로 참고 있습니다ㅎㅎ 정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해요.

Estrella 2011-11-05 21:13   좋아요 0 | URL
저도 과학 분야를 밀고 싶은데ㅜㅜ 과학 분야 책이 원래 잘 선정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언뜻 들었네요... 좋은 과학도서 하나 선정되었으면!

가연 2011-11-06 00:16   좋아요 0 | URL
저도 별로 오래하지를 않아서... 근데 지난번 경험으로 미뤄보면 거의 선정이 안되었지유.. 마지막에 파인만이 선정된 것 외에는 다 인문계통이었으니. 하지만 사실 위에 언급한 책들이 되면 좋지만 안되도 어쩔 수 없지요. 솔직히 말하면 이런 추천을 하다보면 괜스레.. 될 것 같은 책을 '에라 모르겠다' 하고 밀게 되는 경향도 쫌 생기던데ㅎㅎㅎ 그래도 이렇게 추천해두면 나중에라도 보면서 읽어야겠다, 혹은 구매해야겠다 생각을 할 수 있으니 좋아요.

사티로스 2011-11-07 18:12   좋아요 0 | URL
과학철학이 됐으면 하네요..

가연 2011-11-07 21:51   좋아요 0 | URL
될지도 모르겠네요...

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19:33   좋아요 0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가연 2011-11-09 20:40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활동마감] 9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도서를 발송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9기 신간평가단 활동이 끝났습니다.  방금 9기의 마지막 도서였었던 직설의 리뷰를 올렸는데 한편으로는 마음이 짠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고, 다시금 기대가 되기도 하고 그러네요.  늘 글을 쓰고 리뷰를 올리고 나면 이보다 더 잘 쓸 수 있는데, 하는 생각에 조금씩 아쉽기도 하지만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다시 손을 못대던 경우가 참 많았던 것 같네요. 늘 바쁘다는 말을 여기다가 끄적거렸었는데.. 딱히 뭘 하는 것도 아닌데 괜히 바쁘다, 라는 말의 뒤에 숨어서 자신의 실수나 모자란 부분을 무마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사실 9기를 지원하게 된 동기는 정말 우연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며 한숨만 내쉬고 있을때 제가 돌아가게 된 것은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책들을 손에 잡히는대로, 장르도 가리지 않고 소설이면 소설, 인문이면 인문.. 시나 잡지 그리고 신문 등 아무렇게나 목적 의식도 잡지 못하고 읽어나갔었지요. 적어도 읽는다는 그 행위 안에서는 다른 생각을 하나도 하지 않아도 좋았으니깐요. 뭐, 개인적인 호감도이지만 이상하게 자기계발서는 잘 읽지 못하겠더군요. 잘 짜여진 소설을 하나 읽은 후에는 이틀을 그 소설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흥미로운 역사에 관한 책을 읽었을때도 이틀을 그 책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살아나갔고. 특히 신화에 관한 책들을 제법 읽게 되었지요. 그럴때는 신들의 계보나 이 신화나 저 신화에서 공통되는 점들을 찾아서 공상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며 마치 현실도피하듯이 지냈었는데, 그래요, 그 날도 정말 그 전날들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의미 없이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의미 없는 서핑 중 그래도 의미가 있었던 것이 있다면 바로 '회색인' 에 대한 검색이었습니다. 그 때 제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최인훈씨의 '회색인' 이었는데 이 책을 저는 정말 어렸을때 읽었는데도 오래 기억에 남았었지요. 하지만 한동안 생각도 안하고 있던 책이었는데.. 갑자기 과거의 기억들이 플래시백처럼 반짝 빛을 내는 경험을 모두 한 번쯤은 해보셨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때의 저한테는 아마도 이 회색인이 그렇게 물밀듯이 들어왔었습니다. 

회색인을 검색어로 치다가 보니깐 '독고준' 이라는 이름이 붙은 책이 나온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고종석씨가 최인훈씨의 회색인을 나름대로 완결시킨 작품이었는데, 뭐, 고백하자면 아직 읽어보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읽어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신문기사에서, 그리고 다른 서평들에서 읽은 줄거리를 보았는데 제가 바랬던 줄거리와는 방향이 달라서... 풋.. 누구나 상상을 해보지 않습니까, 이 책의 결말이, 주인공이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에 대한. 저도 회색인에 대해서, 그리고 그 후속작인 구운몽 이후의 주인공의 삶에 대해서 나름 생각을 하였었는데 그게 확정지어지는 것 같아서, 그것도 제가 바라는 방향이 아닌 방향으로 확정지어지는 것 같아서... 아마도 읽지 못하겠지요. 그런데 이 서평 외에도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 바로 평가단, 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알고보니 그 서평을 올린 분은 알라딘 평가단이셨고 거기서 책을 받아서 서평을 쓰신 것이었지요. 그걸 보니깐 갑자기 제 마음 한 구석이 저를 향해 울었습니다. 

그 후에는 일사천리였지요. 마침 제가 서핑하고 있던 때가 새롭게 신간 평가단 뽑기 2주전이었고,  평가단 지원 후 마음 졸이며 될까? 안될까? 하고 하루 하루를 보내며 지냈었지요. 그런데 저를 이렇게 신간평가단으로 이끈 것은 소설 분야의 '독고준' 이었습니다만 제가 정작 지원하게 된 것은 '인문/과학' 분야였습니다. 지나고 보면 좀 아이러니하다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의 저는 아무런 주저도 없이 인문과 과학 분야를 택했던 것 같습니다. 한참 인문 분야의 책을 읽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도 옳은 결정이라고 여기겠지요. 인문/과학 분야를 택하여 9기 평가단으로 여러 책들을 받으며 참 행복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마무리하는 글을 이렇게 쓰게 되네요.  

 

신간 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바로 이 언어의 감옥에서, 입니다. 그러고보면 첫 활동할 3월달에는 제가 추천한 책이 한 권도 안되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만.. 그래서 반은 실망으로, 반은 기대감으로 이 책을 읽었었는데, 아니 글쎄 논리가 어찌나 정연하고 아름다운지 깜짝 놀라고 말았지요. 그래서 리뷰를 쓸 때 조금 힘들긴 했었지만 그래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가장 기억에도 남고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위에 든 이유와 동일하니 더 서술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이 책의 리뷰를 쓰면서 적어두었던 것이 반은 맞추고 반은 틀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리비아 혁명을 보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무자비한 폭력때문에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끝내는 카다피의 죽음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죽음으로 귀결되었다는 것은 좀 걸리지만.. 법의 심판이라는 것이 저런 상황에서는 워낙 자의적이기도 하고, 잔인한 이야기지만 살아있었다면 여러 제국들의 꼭두각시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 다중의 혁명의 완성은 요원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다중이 이 혁명을 이기기 위해서는 제국의 힘을 빌리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맞춘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제 3의 길을 찾아야 한다, 라는 논지로 이야기를 꺼내었습니다만.. 힘든 책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정말 특이한 책이었습니다. 정말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책인데 이 책만큼 데리다를 잘 설명해주는 책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네요. 

 

 

 

 

    

최근에 나는 가수다에서 김경호와 김연우가 '사랑과 우정 사이' 편곡하여서 함께 부르던데 괜스레 사르트르와 카뮈가 생각났었습니다, 풋. 여기는 '우정과 투쟁 사이' 겠네요.  

 

 

 

  

 

 

 유일한 과학책.. 내맘대로 좋은 책이니 내맘대로 호감을 가지고 있는 파인만에 대한 책을 여기다가 놓아두겠습니다. 

 

 

 

 

 

 

그동안 9기 평가단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10기에도 더 좋은 활동 할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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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4 0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6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13-10-31 00:21   좋아요 0 | URL
책을 보고 나서 그 책을 이틀 동안이나 생각하다니... 예전에도 그 말을 보고 그렇게 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봐도 그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책을 읽고 그런 시간을 갖는다면 더 오래 잊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저는 어쩌다 가끔 떠오르기도 합니다 아주 없지 않아서 다행인지도...^^


희선

가연 2013-10-31 08:38   좋아요 0 | URL
ㅎㅎ 그때는 책밖에 생각할 수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지 않으면 너무 힘들었으니깐 그랬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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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 한국 사회의 위선을 향해 씹고, 뱉고, 쏘다!
한홍구.서해성.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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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1.



  요즘 사회의 트렌드라면 독설과 직설의 재조명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전에 ‘슈퍼스타 K 2’에서 주목받았던 이승철의 독설로부터 시작해서, 이번 ‘위대한 탄생 2’에서는 윤일상이 출연자들에게 독설을 무자비하게 퍼붓는다지요. 가수들만 독설을 내뱉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가장 핫이슈로 떠오른 ‘나는 꼼수다’ 라는 방송의 4인방은 주저 없이 독설을 내뱉지요. (대상은 모두가 잘 아실 테니 생략하겠습니다.) 이전에 독설이나 직설로 유명한 사람이 있다면 가수 신해철도 들 수 있겠습니다. 백분 토론이나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그가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어떻게 말을 하는지 잘 기억하시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독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 윤일상의 경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자신이 하는 말이 독설이 아니라 직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꼼수다 4인방의 말도 독설뿐만이 아니라 현안에 대한 직설들도 가득하지요. 이런 유명인들만 직설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은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는 것을 위선이라고 보고 솔직한 것이 좋다는 분위기가 자주 조성됩니다. 속에 쌓아두면서 뒷담화를 하지 말고 쿨하게 앞에서 이야기해라, 라는 이런 분위기는 옛날 같았으면 버릇없다는 이야기에 눌려서 쉽게 생길 수 없으리라고 여겨집니다. 저만해도 이전에는 남의 감정을 이리 저리 계산해보면서 이 말을 해도 좋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면모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언제나 이런 직설이 좋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때와 상황을 잘 살펴보면서 직설을 해야만 그 직설이 진실로 효과를 발휘하겠지요. 그리고 더 나아가 그런 적절한 상황에서 사용된 직설은 타는 목을 넘어가는 차가운 생수처럼 우리에게 카타르시스를 줄 것입니다.

저런 수많은 독설과 직설에다가 한홍구, 서해성이 ‘직설’ 이라는 책을 한 권 더 보태었습니다. 이전에 한겨레 신문에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이라는 코너로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손님으로 불러서 여러 현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던 것들을 묶어서 이번에 이렇게 책으로 펴낸 것이지요. 그러나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이 책의 저자들, 아니 대담을 이끌어나가는 이 사람들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볼 때 큰 편견이 없이 읽을 수 있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2.


  사실 이 책은 저에게 쉽게 읽혔습니다. 고백하건데 지금껏 인문서적을 읽으면서 이 책만큼 쉽게 다가왔던 책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예 구어체로 쓰인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닥치고 정치’ 와 같은 책을 제외하면 말입니다. 그러나 쉽게 읽혔다고 해서 그 내용도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은 아니었습니다. 책 내에는 청소노동자문제, 이주노동자문제, FTA문제, 청년실업문제 등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이슈가 되어왔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생생하게 육화된 음성으로 살아 움직이고 있었지요. 사회적 문제 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는 그런 인물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시대의 스승이라고 불리는 리영희, 고은에서부터 김제동이나 류승완에 이르기까지 한홍구와 서해성이 링에 초대하는 인물들은 각계각층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이 있고, 사회적 문제를 다루면 이제 남은 것은 사회적 문제의 해결이겠지요. 이 책에서는 사회적 문제의 직접적인 해결 방안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사회적 문제를 치료할 수 있는 역할을 맡게 된 인물들을 초대해서 대담을 다룹니다. 바로 정치인들입니다. 물론 정치인들이라고 이야기하면 바로 고개를 저으실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 또한 정치인들에 대해서 강한 불신감을 품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으니깐요. 오죽하면 국회의원들을 조롱조로 국민들이 국K-1이라고 부르겠습니까. (K-1은 격투기 대회 이름이지요.) 그러나 갑자기 국회의원들이 모조리 사라져버린다면 정국은 혼돈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이들은 좋든 싫든 일단은 민의를 대표한다는 중책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수많은 사회적 문제들에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쉽게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책의 저자들은 민주당, 민노당, 한나라당을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들을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3.


  그런데 저로서는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찜찜한 기분을 완전히 지워낼 수 없었습니다. 통찰 혹은 구라, 라는 꼭지로 묶여서 쓰인 첫 번째 부분에서는 유홍준씨를 다룰 때 대담 후에 책의 저자들이 몇 자 덧붙이는 ‘잔설’ 이라는 부분에서 조선 ‘3대 구라’ 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백기완, 방동규, 황석영이 바로 그 사람들인데 저자들이 그들에 대해 취하는 태도는 상당히 경건합니다. 책에서 쓰인 이 구라라는 말은 이야기꾼이라는 말과 거의 비슷하게 쓰입니다. 완전히 허구를 채집하는 이야기꾼이 아니라 생생한 현실을 살아냄으로서 가지게 되는 경험을 바탕으로 ‘썰’을 풀어나가는 사람들, 이라는 말이지요. 이런 의미를 담고 있는 한 이 ‘구라’ 들은 항상 재야에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겠지요. 그리고 이 ‘구라’ 라는 말은 거짓말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조선 3대 구라는 조선 3대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그러나 조선 3대 거짓말쟁이가 조선 3대 구라가 될 수 있는 까닭은, 그들이 하는 말들이 순전히 허구가 아니라 삶에서 비롯된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렇게 구라라는 말은 거짓말과는 차원이 다른 생동감과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받게 됩니다. 그러면서 유홍준을 유구라라고 부르면서 저 3대 구라의 뒤를 이을 신진 구라로 표현하기도 하고 뒤에 가면서 읽다보면 저자 중 한 명인 한홍구를 한구라, 라고 일컫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부분들을 읽으면서 고개가 약간씩 갸웃거려졌습니다. 뒤의 잔설들을 다시 읽어보면 마치 3대 구라라는 권위를 두고 신진 구라는 누구인가, 를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저자 한홍구를 한구라라고 추켜세우는 사람이 다른 저자 서해성이고 보면 재야 학자들끼리 서로를 높여주는 듯한 그런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도 들었었지요. 물론 이런 생각이 지나친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라’ 는 ‘구라’ 자신이 받은 긍정적인 이미지와 생동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재야에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생동감은 대중과 함께 호흡하면서 생기는 것이지 절대 대중과 유리된 학계에서 생길 수는 없습니다. 물론 요즘 트위터와 같은 SNS가 많이 발달하였기 때문에 그 간극이 매우 줄어들었습니다만 아직도 재야가 아닌 중심 되는 학계에 있으려 하거나 정계로 진출하려고 하면 대개 좌절을 겪게 됩니다. 이는 사회가 형태가 다른 생각을 쉽게 수용을 못하는 것과도 연관이 되겠고 모난 정이 돌을 먼저 맞는 이치와도 비슷하겠지요. 그래서 사회에서 맞은 정을 서로 보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못내 찜찜함을 털어낼 수가 없었습니다. 제 생각이 지나친 것일 수도 있겠고, 설령 보듬는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되었는가, 라는 반론을 들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네, 적어도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회를 밝히려는 사람은 사회에서 배척당하고 끊임없이 내쫓기더라도, 심지어 불나방이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자신의 인생을 끊임없이 사회에서 부딪혀나가야 된다고 말이지요. 사회 변혁의 이상을 품고 있는 개인은 그 스스로를 날카로운 창이 되도록 갈고 닦아야만 합니다. 신 앞에 선 인간은 절대 고독을 느끼게 되지요. 그는 그렇게 신 앞에 자신을 모두 내던지듯이 스스로를 버려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서로를 보듬기 시작하면 그것은 그들만의 새로운 사회를 만들게 되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게 됩니다. 목적을 중심으로 모인 조직이나 사회와는 다르게 이런 보듬는 행동에는 사사로움이 관여하게 되고 이는 원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그런 조직에 의존하게 만들며 이윽고 그들은 안주하게 되겠지요. 물론 사회에 아무리 부딪혀도 사회는 꿈적도 안한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도리어 그 개인의 인생이 개죽음처럼 압사당하는 경우도 많이 생길 것입니다. 그런 경우를 보면 개개인의 날카로운 창이 한 다발 묶여서 함께 같은 곳을 공격하는 것이 옳지 않겠나, 하는 이야기도 듣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공동작전은 단순히 묶여서 되는 것이 아니라 화살을 쏘아서 10점을 몇 번이고 연속해서 적중시켰을 때 그 화살들이 개개가 묶이지 않고도 모두 한 점을 향하는 것처럼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사로움을 피하며 하나의 목적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개개의 생명력이 살아있는 그런 현상이 되어야만 하지요. 이와는 반대로 창이 단순히 한 다발 묶이면 필연적으로 그 창 개개의 부피 때문에 창날 사이에는 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두고 사람들 생각 사이의 간극이라고 부르면, 결국 그 공간들 때문에 사회의 변혁에 실패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지요.


4.


  책의 네 번째 꼭지는 정치인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들의 변명, 그들의 희망’ 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는데 개인적으로 매우 잘 지은 제목이라고 여겨집니다. 나온 정치인들을 보면 천정배부터 시작해서 강기갑, 홍준표, 문재인 등이 있는데 이전에 읽었던 ‘강남좌파’ 와 겹치는 정치인도 보이고 거기서 다뤘던 일화와 연관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가장 흥미로웠으면서도 가장 읽기 싫던 부분이기도 하였습니다. 어차피 변명할텐데, 어차피 실현할 마음도 없는 이야기들을 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네, 적어도 저한테는 정말 변명을 하고 그렇게 의욕도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을 립서비스로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책 자체의 한계입니다. 예를 들어서 홍준표 의원과의 이야기는 여섯 시간이 넘게 계속되었다지요. 그렇다면 적어도 공식적인 직설 대담만 해도 두 시간 정도는 되었을 텐데 막상 옮겨진 대담은 10분도 채 안되는 듯 합니다. 물론 책으로 읽는 것은 쉽지만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것은 짐작합니다만 그래도 중간 중간에 이야기가 붕 뜬다,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은 아마도 긴 대담을 축약하는 데서 비롯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다가 한나라당의 경우에는 거칠게 이야기하자면 적지에 와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요. 책을 내고 기사를 내는 주체는 한겨레 신문사입니다. 아무리 공정하게 옮긴다고 하더라도 정말 내밀한 무의식적인 부분에는 거리감이 남아있지는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책의 한계 외에도 마음에 걸렸던 것은, 대담자들의 대담에서의 새로운 변명 방식이었습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 언급이 들어오면 입을 다물고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너무 명명백백하게 잘못된 내용을 자료를 제시하면서 책의 저자들이 들이대면 바로 싱겁게 인정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싱겁게 인정하는 것은 마치 그들이 그런 잘못된 내용을 '쿨한 척' 넘겨버리려는, 그래서 '아무 것도 아닌' 내용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었지요. 그들의 기저에는 그저 인정 한 번 했다, 라는 행위만 남았을 뿐이겠지요. 저자들이 그 부분을 좀 더 집요하게 잡아서 대담자들의 기저에 위치한 저항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대담 서너 시간 만으로 지향하는 바가 달라진다면 처음부터 그 자신이 지향했던 바는 허상이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근본적인 시선은 바뀌지 않았으리라는 점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고 저항감이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부분을 너무 깊게 파고들게 되면 대담이 제대로 진행되지는 못했겠지요. 혹은 그렇게 파고들었지만 책에 쓸만한 내용이 아니라서 편집했을 수도 있겠네요.

그러나 이런 변명들을 제외하면 어찌되었든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핵심 목표는 저 '그들의 희망' 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들이 주장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면 그래도 사회가 살만해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는 만들어주었습니다. 이게 다 직설의 힘이겠지요. 근본적인 것을 공격하는 직설적인 질문을 했으니 그 질문을 받은 사람들도 핵심이 되는, 그들 주장의 골자가 되는 이야기들을 꺼낼 수밖에 없었을 테니 말입니다.


5.


  '쩐의 전쟁' 이라는 드라마가 한 때 브라운관을 점령하던 시기가 있었더랬죠. 박신양이 주연인 금나라 역할을 맡고 상당한 열연을 보여주면서 호평을 받았었습니다. 그 내용은 부친의 사업실패로 인한 빚 때문에 채무자가 되어서 힘들게 살던 금나라가 세상에 대해서, 그리고 원수 마동포에 대해서 복수를 하는 내용이었지요. 그런데 그 결말이 개인적으로는 실망이었습니다. 좀 허망한 결말이었기도 하고 끝으로 가면서 드라마가 점차 힘이 빠지는 것처럼 보였으니 때문이지요. 그러나 쩐, 그러니깐 돈을 앞두고 벌어지는 암투는 정말 전쟁처럼 장대하게 펼쳐졌습니다. 이 '직설' 이라는 책도 말이란 측면에서 보면 정말 쩐의 전쟁에 모자람이 없는 '썰의 전쟁' 이라고 불러도 무방하겠습니다. 저자들은 끊임없이 직설과 독설을 날립니다. 하지만 그 썰들 사이에는 해학이 있고, 저자들의 인생경력과 근거는 썰에 생동감과 신뢰감을 심어줍니다. 서해성은 '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 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잡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화제를 대담자들에게서 이끌어내며, 한홍구는 '걸어다니는 한국 현대사' 라는 별명에 걸맞게 대담자들이 마치 자신들이 살았던 격동의 시기를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어 생생한 이야기를 건져올려냅니다. 그런 면에서 이 두 사람이 이루는 앙상블은 매우 훌륭합니다. 그러나 이 '썰의 전쟁' 으로만 그쳐서는 안되겠습니다. 쩐의 전쟁은 끝내 금나라의 죽음으로 그 끝을 맞이합니다. 모든 것을 이룬 순간 허망하게 마동포의 일격에 문자 그대로 뒤통수를 맞고 즉사하지요. 이는 적어도 제 생각에는 더 이야기를 이끌어 나갈 역량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결말을 내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썰의 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이끌어 나갈 역량이, 여기서는 대중적이고 지속적인 관심과 사회적 의식이 되겠습니다만, 없다면 수많은 직설은 이 책으로 그대로 결말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역량의 고취가 필요하겠고, 그런 '썰의 전쟁을 넘어서는' 역할을 맡은 존재는 바로 당신이 되겠지요. 이 책을 읽은 독자로서의 당신이 말입니다.
 

 

 

 

 

 

 p. s. 마지막 리뷰이네요.. 그동안 9기 신간평가단...ㅎㅎㅎ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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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 Feynman
짐 오타비아니 지음, 이상국 옮김, 릴런드 마이릭 그림 / 서해문집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파인만.



  중학교 때는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에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네 분야가 한 권의 책으로 묶여서 있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각각의 과목이 다 따로 나뉘고 전문화되었었습니다. 뭐, 대학교에서는 더욱 더 세분화되었었지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어쨌든 그렇게 고등학교에 처음 올라가서 물리를 공부했을 때 느꼈던 감정은 정말.. 지금도 표현하기가 힘들군요. 강의를 들으면 무슨 이론인지 알 것 같았었는데 막상 문제에 적용시키려고 하니깐 잘 안 되는 겁니다. 운동량이 어떻고, 마찰력이 어떻고.. 왜 그렇게 고려해야만 할 공식들이 많은지.. 게다가 수학과 마찬가지로 물리는 공식만 외워서 되는 과목은 아니잖습니까, 한 유형의 문제를 푸는 만능 공식을 외워두어도 조금만 문제를 바꾸면 다시 또 수렁에서 헤엄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어느 고등학교에나 제물포가 한 명 정도는 있었겠지요.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 제물포는 지명 제물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쟤 때문에 물리 포기 했다, 라는 말의 준말입니다. 마침 우리를 지도하시던 선생님은 제물포였고, 학생들은 이 선생님 강의가 되면 이제 한숨을 쉬면서 책을 쳐다보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물포 선생님이 강의를 못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반대였지요. 그러나 강의를 잘한다고 해서, 그 강의 내용이 우리 머리에 모두 남는 것은 아니었고, 결국에 남게 되던 것은 공식들 정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수능을 쳐야 되니깐, 말이지요. 그런데 공식을 열심히 외워서 점수가 잘 나온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지요. 원리를 모르니 조금만 응용해도 문제를 틀리게 되니깐 말입니다. 원론적인 이야기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긴데, 라는 생각이 들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사실 가장 쉬운 이야기가 가장 지키기 어려운 이야기니깐 말입니다, 삶이든, 시험문제든. 어쨌든 그렇게 문제를 틀리게 되면 점수가 낮게 나오고, 나는 물리에 재능이 없어.. 하는 생각을 품게 되고, 그러면 물리가 재미가 없어지게 되고, 그러면 더욱 더 물리의 기본 원리를 익히기 싫어하게 되고, 이윽고 물리를 포기하게 되는 겁니다. 고백하건데 저도 물리는 별로 점수가 높지 않았습니다. 저 또한 저런 악순환을 거쳐서 거의 물리를 포기해버렸으니깐 말이지요.

그런데 저와 달리 고등학교 동기 중에 물리학과를 선택한 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은 고등학교때 제 눈에는 상당히 물리에 재능이 있는 것처럼 보였었지만, 요즘 가끔씩 연락하면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것도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합니다.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는 아니었는지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말입니다. 가끔씩 학과에서 잘 하는 학생들에게 도대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푸냐고 물어보면, 그 학과의 우등생들은 한결 같이 고개를 저으면서 잘 모르겠는데요, 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처음엔 이 학생들이 그저 비법을 가르쳐주기 싫어서 이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만, 몇 번이고 질문을 해도 알 수 없다는 이야기만 반복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적어도 물리학에 있어서는 잘 설명하지도 못하는 것을 평가하고 거기에 대해서 토론을 나누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지요. 저기 저 학생들은 어쩌면 직관적으로 답을 깨달을 수는 있었을 겁니다. 굳이 저 직관이라는 말을 설명하자면 우리가 하나 더하기 하나를 수식으로 1+1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2라는 답을 도출해내는 반면에 그들은 공간에서 돌덩이 두 개를 떠올리고 2라는 답을 도출해내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일종의 재능이고, 물리에 있어서 사실 재능의 중요성을 경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직관적으로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곧 아는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풀 수 있지만 그것이 왜 이렇게 되는지 설명할 수가 없는 그런 현상에 빠지게 되지요.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 리처드 파인만도 비슷한 말을 합니다. 양자 역학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동료 교수에게 ‘안되겠어요, 이 양자 역학을 새로 들어온 신입생들에게 도저히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을 도저히 못 찾겠어요. 이는 우리가 아직 양자 역학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는 말을 뜻해요’ 라고 말이지요. 그의 말에 완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런 아인슈타인 이후의 최고의 천재, 라는 이름이 붙은 학자마저도 두 손을 들고 자신들이 잘 모르는 것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라면, 현대 물리학은, 아니 그 기초가 되는 대학교 과정에서마저도 잘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렇게 모래로 된 성을 쌓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런 난관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저는 물리학이 마음에 듭니다. 고등학교때는 물리를 거의 포기하다시피했지만 말입니다. 그러고보면 막상 물리학과를 택한 제 고등학교 동기는 취업이라는 난에 부딪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고민을 하고 있지만 물리학과와는 한 발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저는 어쩌면 만용일지도 모르겠지만, 물리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꿈을 조심스럽게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은 사실 리처드 필립스 파인만, 바로 이 책에서 다루는 인물 때문에 촉발되었지요.

이 책은 그래픽 노블이라는 이점을 잘 살려 파인만의 여러 일화들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가 태어났을 때부터 맨하탄 계획에 참여했을때, 결혼했을때, 그리고 이윽고 QED를 재규격화해서 완성한 일화, 노벨상을 타기 싫어서 끙끙거리다가 피하면 도리어 더 이슈가 될 것이라는 말에 받으러 가는 이야기에다가 마지막으로 그의 죽음까지. 그런데 적어도 제 생각에는 이 책에서 가장 깊이 있게, 성의를 다하여 다루고 있는 부분은 파인만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물리학 강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파인만이 여러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왔지만 그 근본에는 언제나 물리학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는 것을 잘 드러내어 주는 장치임과 동시에, 일반인들에게 물리학의 아름다움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이런 그래픽 노블이라는 매체를 만나 얼마만큼 효과를 거두었나, 라는 질문에 대하여 답을 하는 과정이라고 짐작됩니다. 그러나 사실 많은 효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얼핏 다른 서평들을 읽어보아도 그의 물리학 강의가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사실 이 책의 내용만으로는 그의 QED강의를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을 고백해야겠습니다. 사실 이 책이 그런 강의의 기초로 삼고 있는 것은 파인만의 다른 책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강의’입니다. 그 책을 읽어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 하물며 그 내용을 대폭 줄여서 그리 길지 않은 지면에 넣은 만화를 읽고 이해를 하다니요. 읽히기 쉽다고 그 내용을 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그러나 그의 그런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된 것은 아닌 듯 합니다. 다른 물리학 이론은 사실 수식만 보아도 진절머리가 나고, 정말 전공자가 아니면 다루지 못할 것 같은 그런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깁니다. 맥스웰 전자기 방정식이나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던 뉴턴의 운동방정식과는 복잡성에서 그 궤를 달리합니다. 그러나 파인만이 만들어낸 파인만 다이어그램을 보면 왠지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의 강의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강의가 수많은 수식을 바탕으로 논리의 탑 위에서 이론은 전개해나간다면 그는 수식을 쓰지 않고 비유를 통하여, 그리고 실험으로 도출된 눈에 보이는 결과를 통해서 그의 이론을 이해시키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저 스스로도 파인만처럼 물리를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스티븐 호킹이 그의 저서 ‘시간의 역사’의 머리말에서 이런 말을 했었던가요, 자신의 편집자가 수식 하나가 들어갈 때마다 책의 판매수가 절반으로 줄어들 거라고 했었다고 말이지요. 반은 우스개소리겠지만 그만큼 대중들은 수식에 민감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파인만의 QED강의를 이렇게 그래픽 노블로 옮긴 것은 (물론 파인만의 강의 원본에서도 일반인을 위한 강의에서는 수식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어느 날 우리 인류가 그동안 쌓아올린 모든 지식이 소실되어버리는 상황이 생긴다고 하고, 후세에 단 하나의 명제만을 물려줄 수 있다고 한다면, 파인만은 그 하나의 명제로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있다’ 라는 말을 고르겠다고 합니다. 나머지 모든 지식은 단순해 보이는 이 명제에서 모조리 도출될 수 있을 거라며 말이지요. 원자보다 더 작은 입자들의 세계에서부터 원자보다 더 큰 물질들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그런데 이런 도출 과정에서 파인만은 과학적 상상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도출된 실험결과와 유리된 상상력은 공상에 지나지 않으니 실험결과와 합치되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실험결과에만 얽매이지 않는 그런 창의적인 상상력 말입니다. 여기서 이야기를 조금 돌려서, 앞서 말했던 물리학과를 택했던 제 동기는 취업을 조금씩 고민하게 되었지요. 사실 그렇습니다, 비단 물리학과의 문제만이 아니라 공학계열이나 다른 이과계통의 학문을 택한 경우 상위권 성적을 가진 경우에는 연구실이나 다른 취업 자리를 어떻게든 구할 수 있게 되지만 하위권에서 중위권에 이르는 경우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도 많고 이윽고 자신의 전공과는 전혀 다른 직업을 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학했을 때는 각종 물리학적인 아이디어가 번쩍이던 학생들이 졸업할 때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봅니다. 이 모든 것을 물리학에 대한 재능이 부족해서 그렇다, 라는 말로는 돌릴 수 없습니다. 어쩌면 이는 학과 커리큘럼이 파인만이 강조하는 저 ‘과학적 상상력’을 짓누르는데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상상력을 하는데 있어서는 당연히 과학적인 기초를 잘 닦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못지않게 자유스러움, 자유분방함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지요. 마치 파인만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어중간한 통섭은 피해야 하겠습니다. 창의적 사고를 한다는 명목 하에 개념 몇 개를 알고는 그것이 지금껏 알아낸 과학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범위를 너무 넓혀서 적용하는 상황은 정말 그르겠지요. 하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한다면 파인만의 이름은 몇 세대를 지나도 끝까지 남겠지요. 자유스러운 삶과 그 삶에서 기반을 둔 번뜩이는 재치를 가진 과학자로.

수학에서는 증명이 완전히 끝났을때 뒤에 QED를 붙이곤 합니다. 이는 Quod erat demonstrandum의 약자로, '이와 같이 증명이 되었다.' 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금껏 파인만이 다뤄온 Quantum Electro Dynamics도 그 준말이 QED입니다. 비록 양자전기동역학이 자연계에서 찾아낸 법칙을 적용시킨 이론 중 가장 정확하다고 하지만 아직 그의 QED, 양자전기동역학이 좀더 재구성되어야 할 부분이 남아있겠지요. QED뿐만이 아니라 양자역학 전반적으로도 아직 물음표로 남겨둔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세대에서, 혹은 우리 이후의 세대에서라도 그의 재치와 자유분방함을 이어받아 과학적 상상력을 발전시켜나간다면 QED가 QED가 되어 '이와 같이 증명이 끝났다' 라고 선언할 날이 오래지 않아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p. s. 에휴... 글이 잘 안써져서 정말 힘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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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변함 없이 바쁜, 혹은 바쁜 척 하는 가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최재천, 장대익, 이라는 지은이가 눈에 크게 들어와서 그렇습니다. 진화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에서부터 최재천, 그리고 최재천의 제자인 장대익 교수.. 좀 비약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감히 말하건데 적어도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사제관계에 비유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에드워드 윌슨과 최재천 교수는 개미연구로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시야를 조금 더 넓혀보면 에드워드 윌슨은 '인간 본성에 관하여' 라는 책을 통하여 사회생물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최재천 교수도 마찬가지로 '개미제국의 발견' 과 같은 저작에서 스승의 논의를 조금씩 가져오기도 합니다. 장대익 교수의 경우 '다윈의 식탁' 과 같은 책을 통하여 대중들이 진화론에 대하여 바른 이해를 가지도록 노력해오고 있지요. 이 책은 인문계열과 과학계열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어서 논란이 많은 분야인 사회생물학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입문서가 되어주리라고 여겨집니다. 

  


 

예전에도 한번 고백한 적이 있지만 저는 백과사전식으로 다양한 정보를 집적하고 있는 책에 끌리게 됩니다. 사실 집에는 버트런드 러셀의 '서양철학사'가 있고, 미처 그 책도 다 보지 못했지만 다시금 이런 철학의 흐름에 대하여 다룬 책들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여기서는 현상학에서부터 시작하여 구조주의로 흐르는 거대한 흐름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라, 그런데 차례를 잘 보면 보통 비평한다는 사람들이 잘 인용하는 롤랑 바르트라던가 발터 벤야민, 게오르그 루카치 등의 익숙한 이름들도 보이는군요. 표지가 읽고 싶은 욕구를 떨어뜨리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런 책을 통해서 한 번쯤 흐름을 정리해보면 '논객(?)' 들이 쓰는 벤야민이라던가 루카치 등 준거틀들을 좀 더 잘 이해해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들이 그런 논객들의 단순한 준거틀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가 깨달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책의 부제는 타락인데, 이는 책의 제목인 자아폭발과 그 타락을 동일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제가 처음 제목을 보았을때는 이 책이 어떤 자아폭발이라는 현상에 대한 연작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했었습니다만 저자들은 저와는 생각이 다른지 자아폭발이라는 것을 이미 타락이라는 것으로 규정해놓고 수많은 인류의 문제들의 원인으로 몰아세웁니다. 사실 이렇게 미리 규정해놓고 이야기를 하면 그 결론은 어느 정도 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아폭발로 인하여 이러저러한 문제가 생겼는데도 우리는 반성을 안하고 있다. 이제 이 자아를 초월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이렇게 추천 도서로 올리는 이유는 인류 의식이 어떻게 변화되어왔는가, 그리고 변화되어온 방향이 있다면 그것은 역사적인 사료로 어떻게 뒷받침되는가, 에 대한 궁금증 때문입니다. 증명되지 못하는 가설은 끝내 가설로 남는 법이지요. 내용의 호불호와 상관없이 수많은 고증 자료를 찾아서 그들의 근거를 뒷받침하는 저자들의 노력은 높이 사줄 만 합니다. 물론 얼마나 논리적으로 잘 짜여져있는지는 직접 책을 읽어보아야 알겠습니다만 말입니다. 

 

최근에 루소에 관한 평전을 한 권 읽고 다윈에 관한 평전을 읽었습니다. 다윈에 관한 평전은 1500쪽이 넘는 책이었는데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읽었었지요. 언제나 다른 사람에 관한 책들은 저를 매료시킵니다. 어쩌면 그것의 기반에는 타인의 삶을 엿본다는 그런.. 비밀스러운 느낌이 있을 것이고, 이는 제가 소설을 읽으며 쾌감을 느끼는 것과도 일맥상통할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단 한 권의 책으로 여섯 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일생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다만 걸리는 점이 있다면 6명을 500쪽 남짓에 다루는 터라 개개인에게 사실 별로 많은 페이지가 돌아가지는 않을 거라는 점, 그리고 사실 저 인물들 면면은 우리가 제법 잘 알고 있는, 혹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들이라는 점.. 등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있는 여섯 명, 루터, 괴테, 훔볼트, 베토벤, 프로이트,  아인슈타인은 몇 번이고 다시 돌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네요. 

 

 

 중국은 아무래도 땅덩어리가 크다 보니 사람도 많고, 그러다 보니 중국역사에서는 자연스럽게 서로 자신이 잘났다고 앞을 다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춘추전국시대가 바로 그것인데, 물론 그 전국시대에서도 강한 나라, 약한 나라가 있었었지만 그들은 서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지내왔었지요. 그런데 그 균형을 무너뜨리고 중국을 통일한 사람이 바로 이 진시황입니다. 어쩌면 통일된 진나라는 진시황이라는 예술가의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그의 삶을 조용히 지켜보면 마치 이 나라를 세운 사람도 나이지만, 이 나라를 붕괴시킬수 있는 사람도 나다, 라고 주장하는 듯 합니다. 거장이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하나 빚어내고는 죽음에 이르러 부수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렇기에 진시황에 대한 이야기는 진나라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아도 무방하며 그런 뜻에서 이 책은 엄밀히 따지면 진나라 이야기, 라고 보아도 무방하겠습니다. 중앙집권제를 만들었으나 불사에 대한 욕망에 빠져 이윽고 모두를 멸망시킨 그의 이야기를 읽고 싶습니다. 

 

 

 

 

 으아... 책만 읽으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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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로스 2011-10-07 23:10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저도 러셀, 힐쉬베르거, 렘프레히트의 서양철학사와 철학의 에스프레소 같은 여러명이 등장하는 책을 좋아해서 현대철학의 흐름을 읽고 싶지만.... 많은 사람이 추천한 책 2권에 선정되기는 힘들것 같네요.ㅠㅜ

가연 2011-10-08 05:49   좋아요 0 | URL
이렇게 페이퍼에 써놓으면 나중에 시간과 돈이 생기면 구입할 수 있으니...ㅎㅎ 음.. 제가 추천한 책이 되면 좋지만 막상 되어도 걱정이 앞서던데요ㅎ 내가 추천했는데 내가 만족조차 못하는 책이면 어쩌지, 하는... 게다가 내가 만족도 못하는데 다른 사람이 만족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서점에 가서 조금씩 읽고 추천을 하는데ㅠ 그것도 한계가 있어서 말이죠.. 대략 어떤 책들이 뽑힐지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요

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0-11 17:49   좋아요 0 | URL
체크 완료했습니다! 첫 미션 수행 고생 많으셨습니다~

가연 2011-10-11 20:27   좋아요 0 | URL
이제 이렇게 체크해주시는건가요?

달사르 2011-10-12 15:33   좋아요 0 | URL
앗. 신간평가단 하시는군요!
저는 자아폭발이 기대됩니다. 저거 뽑혔으면 좋겠어요. ㅎㅎ

가연 2011-10-18 17:41   좋아요 0 | URL
네ㅎㅎ 하고 있습니다.. 그러게요, 그런데 뽑힐 책들이 벌써 윤곽이 나타나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