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들에 대한 줄거리 누설왜곡과 19금이 있을..지도?
때는 근미래, 허블 망원경을 수리하러 스페이스 셔틀을 타고 나간 스톤 박사는 재앙을 맞게 된다. 옆에 자신보다 나이 어린 여자한테만 항상 작업거는 코왈스키랑 같이 나온 것은 그래도 참을만했다. 이건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문제이니깐. 혹시나 연상녀의 성숙한 매력을 원한다면 스톤박사는 그에게 한 수 가르쳐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그냥 발을 들어 걷어차거나. 물론 우주공간이니깐 헛발질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런 그녀를 보며 코왈스키는 뾸뾸뾸하면서 제트 분사기로 도망갔을테지만, 어쨌든 익스플로러호에 들어가면 쥐어팰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주쓰레기는 어쩔 수가 없다. 때밋! 우주선에 때가 너무 많아서 그런지 입에 땜, 땜Damn을 달고 사는 스톤 박사는 졸지에 자신이 때밀이 역할까지 해야한다는 것에 충격을 받고는 졸도하고 만다. 국산쓰레기면 그래도 예측하겠는데, 저쪽 떡대도 커다란 불곰들 쓰레기라니. 내가 때밀이야? 때밀이로 보여? 우주에 F--K을 날리며 분풀이를 하는 그녀를 달래며 코왈스키는 바로 작업모드로 들어간다. 젠장, 우주에는 연하녀가 없으니 연상녀라도 유혹해야겠다, 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아니면.. 아니면, 거친 욕설을 내뱉는 동갑내기, 혹은 연상녀의 매력에 빠져버린걸지도.
운도 더럽게 안따라준 우리의 스톤박사. 어쩌다보니 코왈스키와 스톤은 지구를 배경으로 우주를 제트분사로 유영하여 ISS로 향하게 되는데, 여심을 사로잡는 법을 아는 코왈스키는 스톤의 감성을 자극하며 자신에 대해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나가기 시작한다. 지구내려가면 저게 제일 보고 싶을거야, 이 우주에 우리가... 등등.. 하지만 그렇게 태연하게 유영을 하다간 영화가 진행이 안되는 법. 사람들이 우주에서 여자꼬시는 법, 을 보려고 돈을 내고 영화를 보는 건 아니니깐. 제트 분사는 연료가 다됬고 그대로 ISS에 다이빙하는 방법을 썼는데, 스톤의 발에 줄이 걸려버린 것이다. 하지만 스톤박사의 잘못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코왈스키가 스톤을 들이받아서 생긴 일이니깐. 이러니 만난지 며칠도 안됬는데 육탄돌격은 좀 자제하시지, 쫌!
알고보니 코왈스키는 근성없는 남자였다. 연상녀에게 육탄돌격을 한번해보고는 철벽가드를 느끼자, 쳇, 나를 거부하다니, 하는 심정으로 그녀와 자신을 잇는 줄을 끊었다. 나를 네 죄책감속에 영원히 가두고 느껴라! 중2들도 안하는 그런 대사를 마음속으로 읊..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별수 있나. 우리 같이 죽자, 나랑 같이 우주로 가자, 하는 것 보다는 둘 중 한명이라도 살아남기를 바랬던 것 같다. 짧은 작업이었지만, 그 작업거는 시간만큼은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은 진정이었습니다, 라고.
결국 스톤박사는 지구로 귀환한다.
몇 십년 뒤 근미래. 저번의 우주쓰레기문제로 인해서 나사는 국가적 차원에서 왕창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님들때문에 우리 전문인력도 죽고 등등등... 어찌어찌 잘된 모양이다. 그래서 나사는 이번에는 화성에 유인탐사를 시도하기로 한다. 항상 공돌이들은 그렇다. '시간과 예산을 조금만 더 주신다면' 뭐든 잘될거라고. 저번 손해배상으로 돈을 좀 받았으니 다시 탕진할 차례다, 렛츠롤! 화성에 가게 된 이유는 2015년의 발표때문이었다. 화성에 소금물이 발견되었다고? 레알이야? 원래 유인우주선을 보내려는 행성, 위성은 화성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유로파, 엔셀라두스. 둘다 얼음행성이고, 내 예상이지만 기초적인 algae정도는 있을 것 같지만, 확실하지는 않는, 이런 녀석들을 마구 헤집을 생각이었겠지만 화성이 사실 제일 만만한 녀석인 것은 사실이다.
우리의 만박사. 아니, 아직은 만박사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하지는 않는 마크 와트니는 이당시에는 식물학자였다. 집에서 냉장고를 부탁할까? 라는 프로그램을 자주 즐겨보던 마크 와트니는 거기에 나온 CHOI모셰프의 퍼포먼스에 감명받고 만다. 저 프로그램은 포맷이 다음과 같다 : 의뢰인이 나와서 자신의 냉장고를 부탁할까? 말까? 하고 밀당을 시전하면, 셰프들이 냉장고 안의 재료를 바탕으로 의뢰인의 혀를 탈탈탈 능욕하는 프로그램이다. 거기서 특히 눈에 띄는 셰프가 CHOI모셰프인데, 뛰어난 퍼포먼스로 의뢰인뿐만 아니라 엠씨와 다른셰프들에게도 인정받는 사람이었다 (분명히 말하지만 근미래다!) 그래서 마크 와트니는 결심한다.
좋아 결심했어! 빠밤 빠밤 빠빠빠빰 빠빰 빠빰
아니, 지금 결심하는게 아니라 조금 뒤에 결심하게 되는데, 화성에 어쨌든 마크 와트니는 가게 된다. 유인우주선 계획으로 화성에 가서 집짓고 연구하고 밥먹는 계획이었는데, 강력한 폭풍에 휘몰아쳐 결국 나홀로 남게 되버렸다. 이제 결심한다. 빠빠빠밤 이대로 죽지는 않으리라. 이 화성을 내가 강력한 퍼포먼스로 제압하리라! 그리고 화성은 나의 퍼포먼스앞에서 무너지리라.
그리하여 강렬한 행위예술 - 똥을 모아 흙과 믹스하는 - 로부터 시작한 화성에서의 살아남기는 결국 성공을 거두고, 여기에 그의 식물학자적 능력이 도움이 되었다 - 이윽고 지구 본부와 연락이 닿게 된다. 지구에서는 폭풍에 날려 와트니가 바람과 함께 사라진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살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환호성을 지르고 만다. 아니, 화성에서 나홀로 화성에서를 찍고 있다구? 화성 외계인들이 침공하면 바로 응징해주고 있다니? 하지만 외계인들이 없어서 혼잣말한다고? 뭔 소리야? 왠... (여기서 이모티콘이 나올차례다)
와트니는 그의 이모티콘 행위예술로 대통령의 눈을 제압하는데 성공했고, 분명 스스로가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그 CHOI모셰프와 퍼포먼스적으로 맞먹었다고 느꼈을테니 말이다. - 이윽고 제압당한 대통령은 대통령령을 내려 저 사람을 구하라고 재촉하기 시작한다. 별 수 있나, 까라면 까야지. 애꿎은 나사의 책임자는 구할 방법을 찾다가 마땅한 방법이 없자 그저 공밀레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믿고 부하 공대생을 마구 괴롭히기 시작한다. 스트레스로 폭식하여 배가 볼록 튀어나온 공대생은 상사가 시키니 별 수 있나, 밤잠을 설쳐가며 공밀레 공밀레 갈려나가고야 만다.
하지만 애꿏은 공밀레도 별 수 없이, 정말 재수가 없어서 구하는 방법 스텝 원은 실패하고야 만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면 영화가 흥행이 안되겠지. 항상 여기서는 뛰어난 인재가 획기적인 방법을 제시해서 돌파구를 마련한다. 왠 힙합흑형이 바로 그 인재다. 이 힙합흑형은 자다가 커피마시더니 뚝딱 해결책을 만들어내는데.. 그 해결책은...
아니 스윙바이잖아? 뭐가 획기적인 방법이야?
솔직히 저건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법한 방법이었는데 영화적 연출이 함께하니 뭔가 똑똑해보였다. 나도 바로 저걸 떠올렸는걸. 하지만 내가 저렇게 해결책을 제시했다면 볼품없었을테고, 오오 역시 흑형은 다르다. 자유로운 영혼 힙합흑형은 눈에 국장이고 뭐고 뵈는게 없고, 힙합춤을 추면서 강렬한 퍼포먼스로 주위를 제압하여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이제 남은 문제가 하나 있다면 대원들이 와트니를 구하러 갈까, 의 문제인데, 여기서 대원들의 면면을 좀 살펴보자. 여자 둘, 남자 셋이다. 옛날 시트콤도 아니고, 이런 엄격한 우주탐사에서 서로간에 괜한 감정이 생길 수는 없을 것이다. 동료를 이성으로 보는 순간, 판단이 흐려지고, 결국 탐사는 망하게 되니깐.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여자 하나 - 컴퓨터공학자로 추정되는 - 조한슨과 남자 하나 - 의사로 추정되는 - 벡이 눈이 맞았다. 젠장, 여기서도 커플이다. 이놈의 커플들은 아무래도 우주공간에서 자신들만의 오붓한 시간을 더 가지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적극 와트니를 구하러가자고 주장하게 된다.
한편 지구에서는 와트니에게 우주오픈카를 타라고 지시한다. 와트니는 듣지마자 뭔... 하고 욕이 나올뻔했지만, 결국 자신에게 남은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다고는 직접 상승선의 앞대가리를 개조하기 시작했다. 덜컹덜컹. 창문이 떨어져나가고 쇠가 나뒹군다. 아마 하나가 떨어져나갈수록 자신의 목숨이 떨어져나가는 그런 기분이었을 것이다. 아우토반에서 오픈카로 달려본 적 있는가? 바로 그런 느낌이 아닐까? 아니 더 심할 것이다. 우주에서 오픈카로 달려야된다니? 밤하늘의 별을 뚫고 바로 천국으로 직행하는 거나 다름없지않은가!
그리고 거의 천국에 갈뻔했지만, 갑자기 아이언맨이 그의 몸에 강령하고 말았다. 역시 마블 코믹스는 아이언맨이 갑이다. 돈도 많고, 여친도 많...?? 여튼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닌 이런 강령술을 와트니가 놓칠리가 없다. 아이언맨님 저한테 돈 100조만 주세요! 그건 안돼! 그럼 여친을 내려주세요! 그건 불가능해! 그럼 살려줘!
그리고 와트니는 살아남게 되고, 웜홀타고 우주나갔다온 아이언맨한테는 이런거 다 껌이다, 지상에 내려와서 유명세를 타게 된다. 처음에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날이가면 갈수록 명성이라는 것도 그렇게 기분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테고 지나친 명성에 지치고만 와트니는 이름을 개명하고야 만다.
이름하여 만 박사로 말이다. 이는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 된다.
와트니가 없는 사이 지구는 사실 엉망이 되어있었다. 모래폭풍, 등등등 지구의 생산성 저하같은 일들때문에 지구는 지옥이 되었고, 남은 사람들은 그저 인류의 절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만박사는 조직을 만들어 지구를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화성도 점령했는데 지구까지 구하면 나는 이 세상의 구세주, 라고 생각했는지는 몰라도, 여튼 화성에서 살아남은 경험을 너무 과신했던 것 같다. 그리하여 우연찮게 생긴 웜홀을 타고 외우주 탐사에 나가겠다고 지원하고야 만다.
..는 연락두절
기세좋게 나간 만박사와 에드먼드박사, 밀러박사 등등이 모두 이 행성 짱조음, 하고 메세지 한번 보내고 연락이 끊기자, 알프레드는 베트맨을 불러오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어쩌나, 베트맨은 알프레드의 호출을 거부하고 만다. 이봐, 알프레드. 나 캣우먼이랑 잘되가는데 방해하지 마라. 결국 알프레드는 베트맨에 대한 배신감으로 이름을 개명하고 인류의 미래를 홀로 구하는 것에 천착하기로 마음먹는다. 알프레드가 개명한 이름은 존. 존 브랜드였다. 두고보자 배트맨. 네 결혼식 주례는 절대 안서준다. 나중에 내가 필요하더라도 난 널 안도울거야. 난 더이상 너의 집사 알프레드가 아니라 브랜드라구!
알프레드는, 아니 존 브랜드는 사실 딸이 하나 있었다. 배트맨한테는 이야기를 안해서 당연히 모르겠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결국 배트맨의 모든 재산은 알프레드한테 넘어간다. 남자가 돈있으면 작위와 명예가 그대로 따라가는 법이고, 이윽고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비밀 요원과 아서 경, 이라는 명예로운 호칭까지 얻게 되었다. 그런 일들을 겪으면 당연히 결혼도 쉽게 하는 법이다. 그러다가 왠 애송이를 왕의 남자로 만들려고 매너를 가르치려다가 하도 말을 안듣는 이 애송이한테 결국 암살당..할뻔도 했다. 하지만 애송이는 애송이. 확인 사살을 안했기때문에 결국 살아남았고, 강력한 독을 체내 지방조직에 머물게 만드는 것으로 겨우 목숨을 구했다. 나쁜짓도, 세상의 즐거움도 다 겪고, 죽음까지도 견뎌낸 알프레드는 현대과학에 집착하게 되고, 이윽고 구세주가 되기로 - 앞서 만박사처럼 - 마음먹고 만다.
하지만 딸은 정말 예쁘게 자랐다. 뮤지컬 찍는다고 머리카락을 짤랐지만, 도리어 그 단발이 이렇게 어울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아멜리아 브랜드라는 이름을 가진 이 아리따운 아가씨는 생긴 것 처럼 예쁘고 한편으로는 반항적이었다. 앞서 지구탐사를 나간 에드먼드 박사와 이렇고 저랬던 사이였던 그녀는 끝내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내 사랑을! 내 사랑을 말리지도 않고 기약없는 우주탐사에 보내버리다니! 딸의 이런 반항심을 알았는지 존 브랜드는 딸에게마저도 자신의 계획을 온전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이제 공은 다른 쪽으로 넘어간다. 한때 잘나가던 변호사였던, 그래서 링컨 세 대를 굴리던 조셉 쿠퍼는 이것들을 결국 생활고에 모두 팔고 만다. 링컨 세 대가 다 망가져서 부품이 뜯겨져 나가는 것을 보고 조셉 쿠퍼는 생각한다. 젠장, 저 링컨은 나의 영혼이었는데. 그래서 가지고 있는 트럭에다가 링컨차들의 나사를 하나씩 빼서 박아넣었다. 마치 심장이식수술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그리고는 뿌듯하게 트럭을 바라보며, 이제는 링컨을 못타기 때문에 변호사일을 때려치우고 농부가 된다.
하지만 훌륭한 농부는 월화수목금금금 일을 하는 법. 자식과 생활은 모두 방해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가 그렇듯, 피임하지 않으면 날짜가 맞으면 임신하는 법이다. 첫 번째 자식은 그래, 남자애니깐 키워서 농부로 만들면 되겠군, 하고 생각했다지만 두 번째 자식은 딸이었고, 조셉 쿠퍼는 절망하고 만다. 그러고는 머피라고 이름을 붙였다. 왜 머피냐고? 머피의 법칙 모르는가? 오늘은 안전하겠지 하고 딱 한번 콘X을 뺐는데, 이런 된장! 이런 간장! 임신되버렸어! 그러니 여러분 피임 꼭 합시다. 아니, 사실 조셉 쿠퍼가 그렇게까지 잘못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콘X을 살 돈이 없었을 뿐이고, 그래서 콘X을 아끼려고 했을 뿐이다. 썼던 걸 씻어서 또 쓸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잘못을 거슬러올라가다보면 이 모든게 나라탓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지구탓이다. 그러니 이 지구를 벗어나자!
지구를 벗어날 기회를 노리고 있던 조셉 쿠퍼에게 기회가 온 것은 그로부터 십 몇년이 지난 뒤였다. 어느새 반항기 넘치는 사춘기 소녀로 자란 머피는 조셉 쿠퍼에게 계속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우리 방에 유령이 있어요! 유령이라니.. 유령이라니!!! 진짜 유령이 있다면 집세라도 공동 부담시켜야 할 처지에 놓였을 정도로 가난했던 조셉 쿠퍼는 유령의 멱살을 잡기 위해서 머피의 방으로 뛰어들어간다. 아니 이놈의 유령이 어디서 무전취식이야? 내가 왕년에 변호사였어! 니 영혼을 비틀어서 돈 뜯어내는건 일도 아냐! 돈내놔 돈!
하지만 왕년의 변호사가 두려웠는지 유령은 나타나지를 않았고, 대신에 모스부호를 딸랑 남겨놓고는 입을 닦아버렸다. 사실 모스부호인지 못알아볼뻔도 했으나 변호사 출신은 다르긴 다른 모양이다. 어쨌든, 모스부호로 왠 좌표를 알아낸 조셉 쿠퍼는 속으로 생각한다. 아, 그래 이 유령이 그래도 염치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밀린 집세를 내려고 보물이 있는 좌표를 찍어줬구나. 착각은 자유라지만 어쨌든 궁하니깐 뭐라도 시도해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딸내미를 데리고 - 왜 머피를 데려갔느냐고? 글쎄, 머피의 법칙때문이겠지? - 그 좌표로 여정을 떠난다.
여정은 개뿔, 얼마 지나지 않아 왠 철책선에 마주치게 되는데, 아니 이보쇼, 난 솔직히 놀랍습니다. 그 비밀기관 나사가 외부인 출입을 막으려고 고작 철책만 둘러놓았다니, 말이 됩니까? 경비병도 있고 좀 총칼이 난무해줘야 그래도 고개를 끄덕거릴텐데. 아무리 전기를 통하게 해두었다지만 고작 철책이라니. 너무하지 않소? 결국 이러쿵저러쿵해서 알고보니 나사의 비밀연구소였다는 그런 설정으로 두 부녀는 안으로 안내되고, 머피한테는 기연이 - 물리학을 알프레.. 아니 박사한테 배우게 되었다 - 아버지는 지구를 뜨게 되었다. 이게 다 머피때문이다.
상처한지 오래된 조셉은 사실 슬슬 외롭기도 했다. 그래서 연애를 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환상속의 동물인 여자친구를 만나는 것은 우주로 나가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왜, 세계 삼대 환상동물에 네스호 괴물, 예티, 여자친구가 있잖는가. 하지만 우리의 조셉이 누군가? 불굴의 의지로 여자친구 만들기에 돌입했다. 원래 조셉이 노렸던 타겟은 머피의 학교 선생님이었지만, 지구를 뜨게 되면서 타겟이 바뀌었다. 아멜리아 브랜든, 바로 그녀로.
같이 타고 가는 깡통로봇한테 아멜리아에 대한 정보를 캐물어보기도 하지만 이 깡통은 입을 꼭꼭다물어버렸으니 결국 눈치껏 작업을 거는 수 밖에 없었고, 낌새를 들어보니 왠지 예전에 에드먼드였나 하는 사람과 이렇고 저렇고 한 사이였다는 것까지 감을 잡았다. 여기서 일단 보류. 원래 여자든 남자든 과거에 일단 빠져있는 사람한테 급하게 다가가면 안된다. 과거에 빠져있는 사람이 틈을 보일때까지 기다려여하고, 분명 틈을 보일 수 밖에 없다. 외롭거든. 이때 확 낚아챈다면 쉽게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의 쿠퍼도 역시 고단수라서, 어느 정도 정보를 모은 뒤에는 마치 일에 집중하는 양 멋지게 의견을 내면서 아멜리아의 마음을 조금씩 얻어간다. 자기 일에 전념하는 남자는 항상 멋있어 보이는 그런 오오라가 생긴다. 혹시나 이런 거에 혹하는 분들은 남자든 여자든 부디 머리를 휘젓길 바란다. 자기 일에 전념하는 건지, 전념하는 척하는 건지 여러분들은 절대 구분할 수 없을테니 말이다.
그들이 처음으로 웜홀타고 들르게 된 것은 밀러 행성. 알고보니 아주 변태같은 행성이었다. 물이 찰랑찰랑하여, 마치 하와이 해변에 온 것처럼 허우적거리고 있었더니 맙소사 물이 조석력으로 길게 모여져 마치 산사태처럼 무너져내리는게 아닌가? 여기에 휩쓸..릴 각이 처음에는 아니었지만, 아멜리아를 구하느라 탐사대 4명 중 1명은 여정을 마무리하고 만다. 그래비티도 그렇고 인터스텔라도 그렇고, 그래비티때도 스톤 박사가 떠나자할때 좀만더여 좀만더여, 했고, 인터스텔라때도 아멜리아 박사가 좀만더여 좀만더여 했으니, 기묘한 평행이론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다. 그러나 그래비티때는 결과적으로 저 좀만더여 때문에 살아남았고 - 익스플로러로 귀환했다면 그대로... - 인터스텔라때는 상반되게 다른 사람의 필요하지 않은 희생을 만들고 말았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는 뭐 일반적인 감상이고, 아니 근데 솔직히 정말 당황스러운게, 도대체 왜 그 사람은 깡통로봇보고 아멜리아 구하라고 해놓고 본인은 멀뚱히 서있는거야? 아멜리아 구해라! 하고는 본인도 마구 뛰어서 승선해야지, 왜 멀뚱히 서있습니까?
하지만 어쨌든 가슴아픈 상처를 뒤로 하고, 우리의 쿠퍼는 바로 작업들어간다. 동료의 희생을 밑거름삼아, 상처입은 여자의 마음을 위로하면서 자연스레 가까워... 앗 위험했다, 다시 줄거리로 돌아가서, 연료도 잃고 시간도 잃은 이들은 이제 남은 행성 두 개중 하나를 택하여야만 했다. 아멜리아는 아직 과거를 잊지 못해서 에드먼드가 떠난 행성으로 가자고 강하게 주장하지만 남은 두명은 아멜리아가 만에 하나라도 잘되는 꼴은 눈꼴시려서 보고싶지 않기에 아멜리아의 의견을 무시하고 만 박사가 있는 행성으로 방향을 튼다. 그래, 커플은 물렀거라! 쿠퍼입장에서는 이제 어느정도 작업이 무르익었는데 괜히 전남친 만나게 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고, 로밀리 입장에서는 그냥 커플이 싫었던거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너무 완벽한 데이터를 만 박사가 보내왔기에 사랑 타령을 늘어놓은 아멜리아의 의견은 무시될 수 밖에 없었으리라.
그리고 우리 만 박사, 화성에서 살아남은 와트니가 무대 위에 오른다. 와트니가 왜 만박사로 개명했는지 아는가? 만Mann은 사실 man에서 나온 말이다. 즉, 인간이라는 뜻이다. 인간. 인간이란 무엇인가? 만 박사가 이런걸 조금이라도 생각했을 것 같지는 않지만 - 감독은 생각했겠지만 - 여튼 이 man은 human을 뜻하고, 인간 본연의 나약함을 강조하는 장치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하면 너무 틀에 박힌 감상이고, 그 나약함 때문에 '사람'은 전직 변호사에게 자신의 행성으로 오라고 연락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영화가 미국산 영화라는 것을 떠올려야 한다! 헐리웃 영화에서 변호사는.. 그리하여 전직 변호사는 우주선에서 내리자마자 만 박사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아, 만 박사는 냉장고를 부탁할까? 라는 프로그램의 광팬이었다면 쿠퍼는 따짱, 이라는 영화의 광팬이었나보다.
저를 빙다.. 보릿자루로 보십니까? 거짓말하시다가 걸리면 손모...가 아니라 발목을 1번 절단할까요? 2번 말까요?
만 박사는 이런 이지선다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었다. 왜? 자신은 화성에서 무사 귀환한 일종의 영웅이었거든. 오직 헐리웃 변호사만이 이렇게 재수없는 이지선다를 처음 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있는 것이다. 만 박사 본인은 사실 자신의 깡통로봇만 부수면 모든 게 해결 될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고, 결국 한때 배워두었던 무술 중 동귀어진의 절초를 사용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동안 봉인해두었던 절초..
부라더 다메요!! 콯ㅋ하ㅗ컇ㅋ하코하쾅
이걸 시전하여 헬멧박치기로 상대방 헬멧의 유리를 부수는데 성공하였다. 사실 괜히 동귀어진의 절초가 아니라서, 50대 50의 확률로 자신의 헬멧이 부서져서 암모니아성 대기에 노출되어 자신이 죽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극한 상황에 몰렸으니 보쿠노 유리와 튼튼데쓰네, 하고 믿는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도박에서 성공하고야 말았다. 그리하여 죽어가던 쿠퍼는, 마지막 힘을 짜내서 여친 후보 1, 아멜리아 박사에게 교신을 날리고, 자신의 모든 질척질척함을 담아서 통신을 시도한다. 원래 끈질긴 남자는 사랑못받는다지만, 결국 사랑에 성공하는 것은 열 번 찍는 것을 시도하는 남자다. 거머리같은 쿠퍼가 은근히 신경쓰였던 그녀는 우주선을 잡아타고 쿠퍼를 구하고, 바로 그들을 궤도상에서 기다리고 있던 모선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쿠퍼가 괜찮은지 묻는데, 쿠퍼는 즉답한다. 호라! 모 젠젠! 괜찮잖아?
하지만 여기서 끝날 만박사의 근성이 아니다. 만박사는 화성에서도 살아남은 근성가이. 김화백이 그의 연대기를 그리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로 강렬한 근성으로 살아남은 사람이다? 살아남겠다는 일념 하나로 부라더 다메요 신공을 쓴 사람이다? 왜 마지막이 의문문으로 끝냐냐고 묻는다면 안녕하신가 왈도... 가 아니라 이것이 바로 근성체다? 하지만 결국 일은 그르쳤고, 이렇게 된 이상 인듀어런스를 공격한다! 그리하여 근성으로 도킹을 시도하지만, 자신의 집에 쳐들어오려는 도적을 격퇴하는 마음으로, 아멜리아와 쿠퍼가 힘을 모아 그를 격퇴하고, 그는 우주의 별이 된다. 근성넘치는 등장에 비하여 결국 활약은 미진했으니, 그분의 만화에서는 항상 병원에 주인공이 실려가면 낫는다. 주인공이 무슨 상처를 입어도 말이다. 그렇다! 우주에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만박사는 도킹에 실패하여 폭발하는 순간...
겨우 위기를 넘긴 그들이었지만, 그들의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있었다. A계획과 B계획을 잘 살펴보면, 어느 쪽이든 결과적으로 우주를 뜨는 계획이다. 그래도 첫번째 계획, 사람이 살 수 있는 행성을 찾는 것을 우선시한 이유는, 그런 행성을 찾았을 경우 지상의 사람들을 옮겨올 수 있으리라는 희망때문이었다. 그러나.. 알고보니 모두가 훼이크였던 것이다! 지상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중력방정식을 마무리지을 수가 없었고, 중력방정식이 없으니 전인류를 지구에서 탈출시킬 여력이 없다. 자원을 펑펑 쓴다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자원자체도 없는 시대였으니 남은 사람들은 그대로 지구에서 죽음을 맞이할 운명이었다. 이는 심지어 자기 딸마저도 속인 완벽한 훼이크! 그야말로 세체미 페이커 뺨치는 - 이번 롤드컵에서 SKT가 우승했다 - 무빙아닌가! 자기 딸이 자신한테 반항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낀 알프레.. 아니 존 박사는 딸까지 속여넘긴 것이다.
게다가 저 근본적인 문제보다 더 급한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만 박사와 투닥거리는 동안 인듀어런스 호는 블랙홀에 너무 근접하고야 말았다. 불길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쿠퍼는 빠르게 결단을 내린다. 둘 다 살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내가 희생해야겠다, 라고. 아멜리아에게 그동안 들여온 공이 아깝긴 하나, 그들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결국 그는 아멜리아에게 거짓말을 하고, 펜로즈 방식으로 - 스윙바이와 비슷하지만 뭐랄까, 미묘하게 다르다. 동체를 블랙홀에 던져넣는달까 - 본인이 미끼가 되어 블랙홀 안으로 진입하고야 만다. 원래는 사실 여기서 죽어야 정상이겠지만 (아무리 가르강튀아가 조용한 커 블랙홀이라지만, 빨리 죽든 늦게 죽든 결국 죽는건 기정사실이다) 그놈의 오차원드립때문에 살아남게된다. 블랙홀 안에, 미래의 인류인지 외계인인지 여튼 월등한 과학기술을 가진 문명인들이 테서렉트를 구현해서 시간마저도 일종의 축처럼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고, 거기에 쿠퍼는 도착하게 된다.
아놔 잠깐만 이거 인간적으로 너무 뜬금없지않음? 누구 아이디어인지 모르겠지만, 부디 킵 손 아이디어는 아니었기를.. 인터스텔라의 과학, 을 가지고 있긴 한데, 아직 끝까지 읽어보지를 않았다. 외계인이라니.. 미래인들이라니... 무슨 스즈미야 하루히도 아니고... 그럼 하루히는 머피가 되는건가? 그래! 바로 여기서 머피가 등장한다. 테서렉트에 부딪히 어찌할 줄을 모르다가, 쿠퍼는 겨우 정신을 차린다. 살짜쿵 테서렉트에 머리를 들이밀어보니깐 자기 딸이 보이는 게 아닌가! 글쎄, 쿠퍼가 정말 자기 딸을 보고.. 싶어했겠지. 그래서 자기 딸을 보면서 벽을 치고 두드리고 난리를 피우는데, 그제서야 그 옛날 유령이 어느 누구였는지 깨닫게 되었다.
개드립에 가득 물든 이 글에는 사실 어울리지 않는 단락일 수도 있지만, 타임머신과 시간여행에 대해서 철학적, 물리학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오갔었는데, 이때 주로 나오는 이야기가 변경할 수 있는 역사와 변경하지 못하는 역사, 의 구분이다. 그렇다면 어떤 역사가 변경할 수 있는 역사이며, 어떤 역사가 변경하지 못하는 역사일까? 이런 구분자체가 가능하기는 한걸까? 여기서 망상을 끝까지 발휘해서 몇 자 적어보도록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구분을 이렇게 두고 싶다. 현재 우리가 느끼는 세계는 4차원 시공간이며, 공간축에 시간을 더한 세계이다. 이 네 개의 축 중 유일하게 비가역적인 방향으로만 향하는 축이 바로 시간이며, 이 시간 축의 방향을 따라 루프를 형성하는 역사는 바꿀 수 없는 역사이리라. 쉽게 말해서, 현재 -> 과거 -> 미래의 방향으로 루프를 만드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현재 -> 미래 -> 과거의 방향으로 루프를 만든다면, 이 사건은 형성된 그 순간 바뀌지 않는 획을 그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존속살해의 역설이 있다. 모두들 알것이라고 여겨지는 이 유명한 역설의 내용을 다시 끄적거려보자면, 미래 어느 시점에서 누군가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와서 자신의 조상을 죽였다고 가정해보자. 이 역설에 대해서 수많은 말들이 있고, 죽이는 그 순간 평행세계가 분화된다, 이런 이야기도 있지만, 적어도 내가 볼때에는 그런 일 자체는 거의 없으리라 본다. 현재 -> 미래 -> 과거의 방향으로 루프를 만드는 꼴이기 때문이다. 시간이동을 하는 그 순간, 시간여행자에게는 제약이 분명 생길 것이다. 어느 전지전능한 창조주가 그런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미래로 투사된 에너지량의 임계점을 시간여행자가 무슨 수를 써도 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우주 전체의 에너지는 일정하다. 에너지 보존 법칙이 있지 않은가? 열역학 1법칙 말이다. 처음 빅뱅이 일어났을때부터 이 우주의 전체 모든 별들의 질량, 에너지 등은 모두 일정하게 정해져 있다.
하지만 정말로 정해져 있을까? 그 옛날 빅뱅을 떠올려보자. 그 점이라고 표현조차 쓸 수 없는 공간에 이 세상의 모든 에너지가 집약되어있다. 이는 분명 양자역학의 지배를 받을 것이다. 미시세계의 일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다. 저 에너지의 양을 제대로 측정할 수는 있을까? 빅뱅이라는 그 사건 자체의 위치를 고정시킨다는 것도 사실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지만, 그렇다고 운동량을 측정할 수 있으리라고도 상상하기 어렵다. 굳이 불확정성 원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빅뱅이라는 사건의 총에너지량을 완전히 알 수 없으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아.. 사실 이 글만으로는 자명하지는 않다. 대충 빅뱅이 특이점이기에,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정도로 넘어가자)
그렇다면, 그 에너지의 양에는 오차가 있을 것이고, 그 오차범위만큼은 이동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어느 정도 제한은 있겠지만, 눈속임처럼 들리겠지만, 아마 가능은 할 것이다. 왠지 사이비과학삘이 나기 시작하는데, 뭐, 별 수 있나, 시간여행에 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는 건설적인 논의는 없는 게 사실이니깐, 여튼 시간여행이 가능하게 되어서, 미래의 인물이 과거로 떠났다고 가정하자. 과거에 없던 사람이 한 명 띠링, 하고 생긴 꼴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총 에너지의 근본적인 불확실성때문에 어느 정도는 수용가능하고, 이 요동을 통해서 이동이 어쩌면 가능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임계점은? 임계점이 어느 정도일까? 여기서 나는 간략화된 도식이지만, 현재시점에서의 미래 -> 과거의 이동에 드는 에너지량이 현재시점에서의 현재 -> 과거로 드는 에너지량에 비하여 훨씬 많다고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 당연해보이지만, 사실 시간이라는게 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 훨씬 임계점에 빨리 도달하게 되리라고 생각하며, 따라서 바꿀 수 없는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였다면? 어렵다는게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웃기게도 말이다. 정말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게 작용한다면 죽일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거기 있는 시간여행자는 사라질 것인가? 글쎄, 아까부터도 계속 추측과 망상을 남발하고 있지만, 또 추측하자면, 일종의 클라인씨의 병, 과 같은 형태가 되지 않을까? 결국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여기서는 아마 좀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들어가야 될 것 같다. 물리학은 원인과 결과를 정확하게 이어주는가? 돌이 질량이 있다, 지구가 끌어당긴다, 이런 물리학적인 사실이 돌을 던졌을때, 돌이 지구에 떨어진다, 라는 사실을 이어주는가? 태양이 정말 동쪽에서 뜨는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데이비드 흄이 이런 사실을 지적하지 않았던가? 뭐, 반 농담식으로 말하자면 내려갈 팀은 내려가기 마련이다. 이건 과학이다! 그러니 일어날 일은 일어날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발 씻고 자는 것도 나쁠 것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일어날 일은 일어나는 머피의 법칙덕분에 일어나게 되었고 오차원 테서랙트를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이 테서랙트에서 쿠퍼는 딸에게 중력 데이터를 전송하고 중력 방정식을 완료시키고야 만다. 인류는 중력을 제어하고, 결국 행복하게.. 아니 근데, 여기서도 딴지를 걸지 않을 수가 없다. 아니 중력에 대한 완전한 이해만으로 외부 행성을 테라포밍시킬 수 있을 정도야? 그것도 몇십년만에? 이건 진짜 말도 안된다. 애초에 그런 기술이 있다면 그냥 지구에 다시 테라포밍을 하거나 바다를 개척하면 훨씬 쉬울 것이다. 바다 일부분에 수중 도시를 건설하거나 하는 게 훨씬 돈이 적게 들걸? 중력방정식 푸는 거야 풀었다지만, 그 외에 돈들어가는 것은 중력이 아니라 경제력의 문제다. 그런 자재와 등등 이런거 어떻게 다 올려? 궤도로 발사하는 돈보다 그냥 수중도시 내지는 공중도시만드는게 훨씬..
유령한테 집값을 받아내는데는 실패한 쿠퍼는 별 수 없이 다시 떠나게 된다. 자신한테 집값은 못받아냈으니, 이제 이혼전문변호사로 다시 전직하여 - 우리의 쿠퍼의 전직을 떠올려보라 - 에드먼드와 브랜든 커플 뒤를 쫓기로 결심한 것이다. 아니 근데 마지막까지 딴지를 걸지 않을 수가 없다. 나사는 아직도 경비가 형편없나봐? 외부인이 침입하는데 이렇게 허술하게.. 우주선 탈취가 이렇게 쉽게 이뤄지다니 미래는 도대체 어떤 일들이 있는거야? 우주선따위는 잃어버려도 상관없니? 거기 담당 관리자는 당장 모가지라니 마지막까지 왠 민폐.. 아니, 관리자님 저는 우주선을 훔치지 않았습니다!
이와 함께 왜곡과 별별 개드립으로 가득찬 우주 삼부작도 여기서 마친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