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가능한가?
미리 몇 부분을 밝혀둡니다. 일단, 저는 저 빵가게 재습격님이 분류한 진영에서 '인신공격하지 않았으며, 개인적 이익을 공공의 이익과 정의의 이름으로 제시한다면 불편한 쪽' 으로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적립금을 둘러싼 논쟁에서 한 발 빼고 있었고, 사실은 '아무래도 좋다' 라는 입장이었기 때문이지요. 어떻게 보면 저 또한 일종의 수혜자처럼 보일 수 있으리라고 여겨저서 좀 우습게 들릴 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주면 좋고 안줘도 어쩔 수 없다, 라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지금껏 글을 쓰면서 '이달의 당선작' 에 뽑히는 것이 명예다, 라고 여긴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당선작이라는 이름보다는 당선작에 따라오는 적립금이 더 좋았고, 좀 더 나아가서 적립금에 대해서도 받으면 좋고 없으면 그냥 없구나, 하고 여기고 있었거든요. 무관심하다면 무관심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여기 알라딘 서재가 제 첫 블로그는 아니라는 점, 즉 다른 곳에서 블로그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 커뮤니티에서 그 운영자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바랄 수 있는가, 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회사도 회사 나름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많은 것을 굳이 바랄 필요가 있겠는가? 였습니다.) 그런 제 눈에서 볼 때, 처음 문제제기를 하신 스텔라님의 글은 솔직히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격앙된 어조로 알라딘에 대해서 비판을 하시고 군림을 하신다고 하셨지만, 솔직히 제 심정으로는 어디를 어떻게 보면 군림이 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지요. 알라딘 회사가 알라딘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글을 명예롭지 못하게 대하고 있다는 부분 또한 이해가 잘 안가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후에 글이 올라온 것이 한사람님의 글이었습니다. 스텔라님의 글 보다 약간 더 정제되어있고 몇 가지 대안을 내세우셨지만, 이 또한 저는 고개를 약간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고백하자면, 저는 사실 이웃분이 거의 없습니다. 저를 즐겨찾기하신 분도 많지 않으시지만 제가 즐겨찾기한 분은 손에 꼽을 정도이지요. 그래서 제 이웃인 한사람님에게 개인적으로 매우 고마워하고(처음 서재를 만들었을때 말을 걸어주시고 때때로 덧글을 달아주셔서) 있지만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글에 다 동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나름의 의도를 가지고 대안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글이라서 충분히 존중받을만하고, 저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구나, 알라딘이라는 여기 이 공간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시구나, 라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네, 저 위의 두 글을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마음에는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굳이 무엇이 잘못되었다, 혹은 옳다, 라고 말하는 것이 굳이 필요하다고는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뭐, 솔직히 말하면 사실 그 이후에 나온 아프락사스님의 글이 제 심경을 많이 대변해주기도 했었고 말입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덧붙이느라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이렇게 어찌되었든 일단락이 되었다고 생각되는 시점에서 빵가게재습격님이 글을 올리셨습니다. 최근 글 '대화는 가능한가' 가 바로 그 글입니다. 빵가게재습격님의 저 최근 글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대략 뒷부분의 내용은 '최근에 몇 몇 사건들이 연결되어있었고, 한사람님의 페이퍼는 본질적으로 나를 겨냥한 것이다' 입니다. 하지만 저는 저 글을 읽으며 솔직히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한 두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이 글을 읽는 분들의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서 친분관계를 언급하자면, 저는 빵가게재습격님이 타겟으로 삼은 '마녀고양이' 님이나 '한사람' 님 중에서 마녀고양이님은 위의 스텔라님처럼 아예 친분관계가 없으며, 한사람님의 서재에는 자주 들러서 글을 읽는 편입니다. 그리고 빵가게재습격님과는, 제 블로그에서는 빵가게재습격님이 댓글을 몇 번 달고 가신 것 외에는 아무런 접점이 없습니다. 또한 빵가게재습격님의 글을 아예 안읽은 것은 아니지만(한 때 서평단을 같이 했었고, '스피노자는 왜' 와 같은 흥미로운 도서를 올리셨던 적이 있었기에) 최근 서평단을 그만두시고는 거의 안들렀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저는 한사람님의 입장에 더 가까울 것 같다, 라는 말을 듣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을 듣게 되더라도 저는 여기서 빵가게재습격님의 글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빵가게재습격님이 언급하신 첫 번째 사건, 마녀고양이님의 알라딘 서재레터 사건은 솔직히 제가 아는 것도 없고 제가 그때 제대로 활동을 하지도 않았기에 잘 모르겠지만, 두 번째 에릭호퍼에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는 생생히[...] 현장을 지켜볼 수 있었지요. 자세한 이야기야 빵가게재습격님의 글에 적혀있으니 가서 참조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만, 빵가게재습격님은 그 글 중간에 이렇게 언급하십니다. 한사람님이 '며칠 뒤 자신이 너무도 억울하고 비열한 인신공격' 을 당했다고 호소했다고 말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한사람님의 글은 하소연이라면 하소연이었지 비열한 인신공격을 당했다고 호소한 적은 없는데 말입니다. (제 입장은 그다지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으니) 사람마다 받아들이기 나름이겠고, 사건의 두 당사자 중 한 분인 빵가게재습격님이 비열한 인신공격을 했다고 기억을 하고 계시다면 어쩔 수 없는 이야기겠지요. 자, 그런데 이 부분을 자세히 살펴봅시다. 그럼 결론적으로 빵가게재습격님은 한사람님께 '비열한 인신공격' 을 하신걸까요? 이 부분은 글 전체에서 일부이지만 사실 중요한 부분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빵가게 재습격님의 글은 궁극적으로 '양 진영 간의 대화가 가능한 것인가?' 에 대한 글이니 말입니다. 상대방에 대해서 올바르게 보지 못한다면, 다시 말해서 감정에 눈이 멀어 있다면 발전적인 대화가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여기서 몇 가지 가설을 세워봅시다. 이 외에 다른 가설들이 있을 수 있다면 이야기를 해주셔도 좋습니다.
1번, 빵가게재습격님은 한사람님께 비열한 인신공격을 했고, 한사람님은 그에 따라서 비열한 인신공격을 당했다고 호소했으며, 다시금 빵가게재습격님은 한사람님이 비열한 인신공격을 당했다고 호소했다고 적어두었다.
2번, 빵가게재습격님은 한사람님께 비열한 인신공격을 했고, 한사람님은 글에서 비열한 인신공격이라고 호소하지는 않았는데 빵가게재습격님은 (자신이 비열한 인신공격을 했기 때문에 그게 기억에 남아서) 한사람님이 비열한 인신공격이라고 글에서 썼다고 기억한다.
3번, 빵가게재습격님은 한사람님께 비열한 인신공격을 안했고, 한사람님은 (별로 대단한 공격도 아니었는데) 비열한 인신공격이라고 받아들이고 글에서 비열한 인신공격이라고 말했다.
4번 빵가게재습격님은 한사람님께 비열한 인신공격을 안했고, 한사람님도 비열한 인신공격을 당했다고 밝힌 적이 없으나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한사람님이 그때 비열한 인신공격을 당했다고 말한 것 같아서 비열한 인신공격을 당했다고 적었다고 언급했다.
정말 복잡한 가설들입니다만, 대략 이 정도가 대개의 경우의 수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일단 마지막 부분에 빵가게재습격님이 한사람님이 비열한 인신공격이라고 호소했다, 라는 부분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니깐요.(2*2니깐 모든 경우의 수라고 말해도 괜찮으려나요, 하하) 사실 앞서 제가 제기한 질문은 빵가게재습격님은 한사람님에게 비열한 인신공격을 했나? 였지만, 이렇게 가설들을 세워보는 것만으로는 그것에 대한 답을 내리기 어렵네요. 그런데 이렇게 가설을 세우니 하나 분명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위 경우의 수들을 살펴보면 어쨌든 4번을 제외하고는 어떤 가설의 경우든 현재 빵가게재습격님은 한사람님이 '비열한 인신공격'을 당했다고 여기고 있을 거라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4번의 경우에는 빵가게재습격님의 기억력의 문제가 될 터이니 여기서 굳이 확인할 필요가 없을 것 같으니 일단 제외해보겠습니다. 사실 관계의 문제가 여기서 문제되기보다는 논리가 좀 더 문제가 될 듯 하니 말입니다.빵가게재습격님은 전체적으로 글에서 대화를 원하신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빵가게재습격님께 다음과 같은 질문을 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빵가게재습격님은 '비열한 인신공격을 당했다' 고 여기고 있는 한사람님(적어도 빵가게재습격님 입장에서는)과 과연 공정한 대화를 할 수있을까요? 방금 말씀드렸지요, 감정에 눈이 멀어있는 이상 대화는 힘들것이라고. 이는 빵가게재습격님이 하이드님의 댓글에 단 답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빵가게재습격님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빵가게재습격님은 적대의 위치에서 한 걸음 물러나서 대화를 나누자고 말씀하시지만, 이는 사실 한사람님과 빵가게재습격님의 관계에서는 애초에 성립되지 않는 말이지요. 비열한 인신공격을 당했는데(적어도 당했다고 여겨지고 있는 상태인데) 적대의 위치로 가지 않을 수 있을까요. 한사람님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 등의 페이퍼를 쓴 것도 아니고(물론 빵가게재습격님은 내가 용서받을게 어디있는가, 하는 입장이실지도 모르겠지만)
물론 저 한 문장을 가지고 너무 과장하는 것이 아니냐, 그냥 줄이기 위해서 저렇게 쓴 것이 아니냐, 라고 반론을 제기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이제 빵가게님과 한사람님의 논쟁(이라고 쓰기는 힘들지만 적절한 말이 없으니 그대로 쓰겠습니다.)의 시발점이 된 글을 살펴봅시다. 빵가게님은 에릭호퍼 책에 대한 한사람님의 리뷰에 대해서 첫머리에 혹평을 가합니다. (사실 여기서도 저는 개인적으로는 한사람님의 리뷰에 대해서 그리 동감하지는 못했지만ㅠㅠ 아하하, 죄송합니다.) 전문이야 http://blog.aladin.co.kr/bkinterface3/5176745 여기에 가보시면 누구나 읽으실 수 있을 터이고, 첫머리에서 빵가게재습격님은 한사람님의 리뷰를 '저주' 그리고 '악연' 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자신의 주장을 시작하시지요. 제 개인적으로는 사실 용납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글을 쓰는 것이야 개인 나름대로 쓰는 것이고, 제가 당사자가 아니니 굳이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 부분을 보시면 설령 한사람님이 본인 스스로 인신공격을 당했다고 여기신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에 대해서 저만 이렇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후에는 '우아한 블로그에서 자뻑'이나 하라고 하는 글로 마무리짓지요. 이와 같은 일들을 저 한 문장으로 줄인 것입니다. '비열한 인신공격' 이라고 말이지요. 위와 같이 경우의 수를 나누어 각 부분을 생각해보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지요.
여기서 이렇게 생각해볼 수 도 있습니다. 빵가게재습격님은 이때 한사람님과의 '대화'를 원했던 것이라고 말입니다. 대화를 요청했는데 대화를 거부하고 감상적인 페이퍼를 쓰니 화나서 '우아하게나 살라' 라고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빵가게재습격님과의 '대화'는 분명 피가 튀고 칼이 튀는 논리의 대화일 것입니다. 울면서 나약하게 감성적인 길을 쓴다면 그저 단칼에 베어버릴 그런 대화만을 인정하시는 것이 되겠지요.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의 빵가게재습격님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대화'의 모습이 크게 달라졌으리라고는 생각이 안듭니다. (최근의 기억의 집님과의 '대화'를 미루어 짐작할 때) 하지만 그 논리적인 대화, 를 위해서는 먼저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둘 다 냉정한 상태에서 시작되어야 된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지금 빵가게재습격님이 다시금 대화를 요청하셨지만 동시에 빵가게재습격님은 다음과 같이 한사람님 그리고 마녀고양이님의 상태를 정의합니다. 분명히 상처받았으며, 상처를 내재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자, 그럼 빵가게재습격님의 상황을 다시금 살펴봅시다. 빵가게재습격님은 지금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 다시금 대화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논리의 대화를 말이지요.(빵가게재습격님의 원 글은 대화는 가능한가? 가 주제이지만 대화가 가능하다면 대화를 마다할 이유가 없으니, 그리고 대화를 하고 싶지 않다면 굳이 대화의 가능성을 알아 볼 필요가 없으니 대화를 요청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여겨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그런데 상처를 입은 사람이 과연 제대로 된 논리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까요? 방금도 이야기했다시피 먼저 둘 다 냉정한 상태에서 감정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논리의 귀결이 완전할 터인데(감정이 개입되면 왜 논리가 완벽해지지 않는가, 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이미 상처를 입은 상태, 그리고 그 상처가 치유도 안된(빵가게재습격님의 말을 빌리자면 '내재된') 사람에게 그 상처를 '준' 사람이 아무런 화해의 모습이나 위로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대화를 건다는 것은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혹은 그때 일은 그냥 별 일 아니었으니 잊어버리고 새로운 대화를 하자, 라는 말씀이신걸까요? 혹은 상처를 입긴 했을텐데 그런 상처는 혼자서 삭히고 다시 대화를 하자, 라는 말씀이신걸까요. 또한 양 진영간의 대화를 원한다고 하셨는데, 첫 번째 진영(빵가게재습격님의 분류에 따르면)인 피해받고 부당하게 공격받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수장이라고 여겨도 무방할 분들(빵가게재습격님의 페이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분들)인 한사람님과 마녀고양이님이 댓글을 다셨는데, 거기에 대해서 빵가게재습격님은 그저 다른 사람의 의견, 다른 사람의 의견만을 찾고 계십니다. 이는 빵가게재습격님의 답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빵가게재습격님이 아침에 글 말미에 잠깐 썼다가 지우신 부분..으로도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만 지우셨으니 굳이 언급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새로고침을 하다가 우연히 볼 수 있었습니다.) 양 진영간의 대화를 하는데 도대체 다른 사람, 제 3자의 의견이 왜 필요한지도 의문이 남습니다. 3자의 조정을 원하시는 걸까요, 혹은 3자 중에서 얼마나 자신의 의견에 공감하는가, 를 찾으시는 걸까요. 조정을 원하신다면 양 진영간의 제대로 된 '대화'(빵가게재습격님이 원하시는)가 선행되는게 옳을 듯 하며(3자의 조정에 모두 따를 수 있을 리 없으니) 제 3자의 공감하는 의견은 사실상 그냥 진영에 포함되는 것이니 따질 이유가 없구요. 혹은 빵가게재습격님은 덧글은 대화로 생각하지 않으시며, 오직 트랙백한 글만이 대화인 것이다, 라고 여기시는 것일까요.
빵가게재습격님과 기억의 집님과의 논쟁(인지 아닌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적절한 말이 없으니 논쟁으로 해두겠습니다.)이 이전에 있었습니다. 그때 자세한 부분은 다 기억이 나지 않으나 빵가게재습격님의 말씀 중에 기억의 집님이 자신의 글에, 언급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닌데 김용민을 욕하는 것 같으니 쪼르르 달려와서 덧글을 단다, 라는 내용의 글을 쓰신 적이 있습니다. 사실 여기서도 '아주머니', '아주머니' 라는 말을 써가시며 대화를 나누시는게 솔직히 감정적으로는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지만, 일단 이 부분의 논리관계를 떼서 지금 빵가게재습격님의 글에다가 옮겨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빵가게재습격님이 기억의 집님이 빵가게재습격님에게 한 행동을 그대로 한사람님에게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보여집니다. 한사람님이 한나 아렌트를 언급하실때 빵가게재습격님을 떠올린 분이 과연 몇 분이나 될까요? 냉철한 척, 잘난 척 논리를 들이미는 사람이 많다고 할 때, 빵가게재습격님을 떠올린 분이 몇 분이나 될까요? 이런 의문을 던져볼 수 밖에 없지요. 저는 빵가게재습격님을 그 글과 도저히 연결시키지 못했으며, 사람은 자신의 입장에서 파악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적어두는 것입니다. 저로서는 다른 분들이 그 글을 읽고 아, 이건 빵가게재습격님을 겨냥한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하셨는지 도저히 알 방법이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제 입장에서 말씀드리건데 이는 기억의 집님에 대해서 빵가게재습격님이 '언급한 사실도 아닌데' 라시며 '자기모멸'이다, 라고 말씀하신것을 그대로 본인이 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의문이 남습니다.
무엇보다도 빵가게재습격님의 글에서 고개를 젓게 만드는 부분은 자신을 '변태'라고 지칭하며, 늘 알라딘을 떠난다고 말씀하시는 부분입니다. 이번에 올린 글도 알라딘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비열한' 짓을 하고 떠날 뿐이라고 하십니다. 자, 단순하게 생각해봅시다. 왜 비열한 짓을 하고 떠나야 하는 건가요? 그것도 본인 스스로 비열한 짓, 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부분인데 말입니다. 빵가게재습격님은 굳이 '비열한 짓' 이라는 말을 붙일 필요가 없으셨거나, 혹은 비열하다고 스스로 진심으로 생각했다면 저 '대화는 가능한가?' 라는 글을 쓰지 않으셔야 했지요. 비열한데 욕먹으려고 글을 쓰시는 것은 아닐테니 말입니다. 혹은 변태라서 나는 욕을 먹어도 좋다, 라고 여기시는 거라면 악플러때문에 알라딘을 떠날 필요도 없을테고 말입니다. 악플러들이 욕을 해도 괜찮다, 라고 충분히 여기실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그리고 악플러들때문에 떠나신다고 말씀하셨으니 실제로도 아니실것이라고 보여지고) 빵가게재습격님은 그저 남들이 자신을 비난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비난하여 껍질을 둘러싼다고 여길 수 밖에 없습니다. 남들이 욕하는 것보다 미리 자신이 이러한 사람이다, 라고 전제를 두고 들어간다면 논쟁에서 어떤 방식을 사용해도 크게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변태라고 스스로를 주장하는 사람과 과연 대화를 꼭 해야 되는가, 라는 의문이 꼬리를 연이어 생깁니다. 이미 타인이 할 비난을 본인이 스스로에게 하면서 두꺼운 껍질을 만들어 방어하시는 사람에게 굳이 논쟁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되지요.
사실 저는 제 3자 입장이고, 굳이 따지자면 앞서도 밝혔다시피 한사람님에 더 가까운 입장으로 보여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지금껏 써내려온 위와 같은 이야기들을 모두 에이, 주관적이야, 라고 떠넘겨버리실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논쟁에 끼는 것을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지는 않아서 (이전 커뮤니티가 이렇게 논쟁과 친목질로 더불어 멸망했던 모습을 지켜본지라...ㅜㅜ) 이번에도 입을 다물고 있으려고 했고, 될 수 있는대로 책에 관한 이야기만 쓰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좀 당황스러운 기분이 들어서 이렇게 몇 자 끄적거렸습니다. 물론 적립금 논쟁에 있어서는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왜 끼어들었나? 라는 의문을 품으실 수도 있을 것이며, 페이퍼에서 한사람님을 끌어들여 이야기한다고 나서는 거냐, 라고 말씀을 하시는 분도 있으실지 모르기에 분명히 말씀드리면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적립금 논쟁에 있어서는 사실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아프락사스님의 글이 이미 나와있기에 굳이 제가 더 덧붙일 이유도 없거니와, 논쟁으로 인하여 커뮤니티가 패망[...] 하는 모습을 보았기때문에 나서기 싫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이후에도 왠만한 일들이 벌어지더라도 여간하면 글을 굳이 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굳이 이렇게 몇 자 끄적거리는 이유는 '대화'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상대방과 논리를 나누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들이 갖추어져야 할까요? 사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 또한 감정적인 이야기들보다는 논리를 더 좋아하는 사람입니다만, 그 논리가 발전적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분명 몇 가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렇게 몇 자 끄적거리는 것은 과연 이런 상태에서 발전적인 결론이 나올 것인가, 나는 이러이러한 부분이 발전적인 대화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는데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인가, 혹은 다른 것인가 라는 생각때문이지요. 대화를 진정으로 원하신다면 한사람님의 글에 대해서 '악연'이나 '저주' 라고 말씀하셨던 것에 대해서 적절한 근거를 제시하시거나 혹은 서로 간에 쌓인 감정에 대해서 화해하려는 그런 몸짓이 먼저 선행되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몇 번이고 말씀드렸다시피 대화는, 특히나 빵가게재습격님이 원하는 논리적인, 그리고 발전적인 대화는 서로가 냉정한 상태에서 서로의 근거를 차분하게 검토할 수 있을때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니 말입니다. 빵가게재습격님께는 비판하는 글이 되어 죄송합니다. 그러나 대화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꼭 필요하며, 싫든 좋든 그 상대방에 대해서 배려를(감정적으로 안정적으로 만들든 어느 정도 논리를 인정하든) 해야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대해서 한 번 검토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는 저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