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에서 많은 분들이 칭찬하시고 속편까지 나온 책이라 읽어야지하고 마음만 가졌던 차에 크리스마스가 시작되는 밤부터 첫번째 에피소드인 <약국>을 읽었다.
소설속 이야기가 무심한듯 하지만 잔잔한 아련함이 강하고, 구체적인 묘사가 없음에도 읽는 동안 캐릭터들의 모습, 성격, 감정선들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굳었던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는 묘한 기분이다. 이야기 한편이 드라마라기 보다 눈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인형극을 보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단호하게 첫 에피소드 읽고 바로 덮어 버렸다!
특히나 크리스마스여서 갑자기 뭔가 좋았던걸 추억하고 싶어졌다!ㅎ 이 에피소드의 감동이라면 되새겨보는 느낌은 더 강할수 있을것 같았다!
그래서, 냉장고로 갔고 맥주캔을 꺼내서는 거실 밖을 바라보며 소위 크리스마스에 어울릴만한 소중하고, 따뜻하며, 아련했던 감정들을 안주삼아 하나, 둘씩 나만의 인형극장으로 소환하며 2020년의 말랑말랑한 추억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ㅎ
물론, 빈맥주캔을 접으면서 예수님은 숭고한 사명을 가지고 태어나셨는데, 그분의 탄생에 내가 왜 지난일을 회상하며 말랑거리는지에 대한 약간의 미안함도 느껴주는걸 잊지는 않았다!ㅠ
그냥 산타가 주는 포장지없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자며 씽긋하며 잠자리에 들었고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커튼을 젖히니 화이트크리스마스로 변해있었다! 어쩌면 그냥 눈이 온 아침인데, 이런 풍경에 무덤덤해질 나이도되었는데 마음이 참 좋다!ㅎ
예수님께서는 사랑이신게 맞나보다! 당신의 생일에 당신을 기념하기보다 잊고있던 개인적인 추억이나 되뇌이며 맥주를 마셔대도 아침에 세상에 팝콘을 뿌려주셔서 어제 먹지못한 안주도 채워주시고,
아침에숙취를 조금 머금고 바라보는 창밖 풍경을 통해 어제 되뇌여본 추억에 짧은 에필로그까지 붙여주신다!
예수님! 산타할아버지! 올리브 키터리지도 화이트 크리스마스도 감사해요! 저도 내년 크리스마스까지 좀 더 많은 사랑을 해보려고 노력할께요!
북플의 플친 여러분! 변변찮은 저의 글읽기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따뜻한 인사말씀도 남겨 주셔서 한 해 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내년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책읽는 시간을 함께 했으면 좋겠네요! 메리크리스마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