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질문법 - 상처주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는 질문의 기술
이혜범 지음 / 원앤원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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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를 통해 얻는 대화법 - 어색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질문법

 

 

 

모임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조리 있게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무리의 리더가 되어 이야기의 방향을 이끌기도 한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간다. 그런 이들을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고 한다. 그런 무리 속에서 이뤄지는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아니라 적절한 질문과 답변이 조율돼야 한다. 사회에서 혹은 가정에서 우리가 나누는 대화들도 배려라는 것이 깔리지 않는다면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어색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질문법]이라는 책 제목이지만 그것보다 배려가 깔린 질문법이라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말하기, 들어주기, 호응하기라는 1:2:3 이라는 법칙으로 다가가면 훨씬 빠르게 상대와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오늘 처음 만난 사이에서 나 혼자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질문을 먼저 하고, 그 대답을 들어주고 그에 따른 호응,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다. 그렇게 상대방과 어색한 시간을 빠르게 없앨 수 있다고 한다.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직장 상사였던 어떤 이는 인턴들의 실수를 지적할 때 무작정 소리를 지르고 잘못한 것만 지적한 부분이 나왔다. 무엇이 틀려서 다시 해 오라고 하는 부분도 없이 인턴에게 어제 받은 스트레스를 다 쏟아 내듯 말하는 대리를 보며 마음이 씁쓸했던 것은 그것이 드라마 속에만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드라마의 시청률이 높았던 것도 같은 상황에 놓인 적이 있었던 공감 때문이었다. 드라마에만 있을 것 같은 존중받는 상사는 주변에 많지 않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때론 주변에 똑같은 질문도 상대방을 배려해 기분 나쁘지 않게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반면 같은 얘기를 해도 상대방을 비방하려고 하는 건지, 잘못을 지적하는 것인지 알 수 없게 이야기를 해 상처를 주는 사람도 있다. 오래전 내 직장 상사는 유독 한 직원을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질책이 있을시 조용히 불러 잘못 된 부분을 얘기해 주면 좋을 텐데 그 직원에게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면받을 주고 질책했다. 때로는 그 모습은 일부러 망신주기 위해 기다렸다는 듯 말하는 모습에 옆에 있는 사람들까지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게 만들었다.

 

 

책속에는 이런 부분이 많은 예가 들어 있다. 같은 질문도 같은 질책도 모두 듣는 사람의 감정을 다치지 않게, 그렇지만 해야 할 얘기는 꼭 전달 할 수 있게 하는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내가 좀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만 필요하진 않다. 듣는 사람도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에게 나의 생각을 전달 할 때도 적절한 비유와 배려가 깔린 질문을 할 수 있는 방법도 터득할 수 있으니 혹, 내가 내 기분에 맞춰 말을 함부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민되는 이들은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같은 질문이라도 적절한 질문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효율적인 삶의 일부분을 일궈 나간다고 하니, 나는 어떤 질문을 하고 있나 생각해볼 기회를 가져보자.

 

 

“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질문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만큼 유익한 정보들을 신속하게 많이 얻어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곧 질문의 힘이 더욱 강력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앞으로 더욱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되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자. 그래서 지향하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멋진 삶을 살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2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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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봉하로 내려 갔다.

매년 노무현 대통령님의 생신을 맞아 열리고 있는 봉하 음악회

 

 

 

 

지난 5월 추모식에 내려 갈때 같이 앉았던 분에게 음악회에 얘기를 들었다. 퇴임 이후 이런 음악회를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었는데 ....결국 남겨진 이들이 이 음악회를 이끌고 있다.

 

그 짝꿍언니와 서로의 이름과 연락처도 안 물어보며 8월에 있을 음악회에서 만나자고 헤어졌는데 옆칸에 앉아 있었던 언니 동행분이 나를 알아보고 알려주셔서 만났다. 그리고 같이 만나서 즐겁다며 서로 연락처도 주고 받았다. 그리고 내년에는 같이 봉하를 내려가기로 했다. 이런 인연이 또 어디 있나며...즐겁게 모여서 우리의 두번째 목적, (첫번째는 음악회) 봉하 막걸리를 마시러 내려 갔다.

 

음악회까지 약 2시간 정도 남은 시간에 이만큼 마셨다. 5명이서....

 

 

봉하에서만 마실수 있는 막걸리

안 먹어 본 사람은 모르는 이 맛

정말 맛 있는 막걸리는 음악회를 보는 내내,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우리는 또 마시며 올라왔다.

내년에 다시 만나자. 막걸리....

 

 

 

 

음악회는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좋았다.

같이 간 후배는 음악회를 보며 만족스러운 얼굴로 얘기 했다.

 

내년에도 오겠다며...

 

많은 이들이 이 음악회에 내년에 오셨음 좋겠다.

올해는 비록 구름이 많아 별을 많이 못 봤지만, 괜찮다. 막걸리가 그 허전함을 다 채워주었으니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한 이승환의 노래에 춤추며 흥분했던 그 순간, 같이 있었던 언니들...고미웠다.

내년에 다시 만납시다.

 

 

 

 

 

 

요즘 높은곳을 다 찾아 다니며 잠을 청하고 계시는 루키_ 그간 많이 힘들게 했던 기침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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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 - 나의 야고보 길 여행
하페 케르켈링 지음, 박민숙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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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나를 찾았나요?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

프랑스 생 장 피드포르에서 시작되는 야보고 길이라고 불리는 산티아고 순례의길. 총 800키로에 달하는 그 길은 아름다운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이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가야 순례가 끝이 난다. 많은 이들이 그 길을 걸었고 걸으려고 준비를 한다. 나의 인생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도 프랑스 생장 피드포르에서 시작되는 800키로의 산티아고 길을 걷는 것이다.

 

 

독일의 유명한 코미디언인 저자는 어느 날 자신의 몸에서 신호를 보냈지만 무시하고 일을 했고 결국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죽음의 길에 도달하고 나니 그의 남은 인생이 무의미 해졌다. 뭘 해도 삶의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지 못한 그가 우연히 서점에서 집어든 책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 온 여행자의 책이었고 그의 부름을 받아 그는 그와 똑같이 순례길에 올랐다.

 

 

 

그동안 산티아고 순례길을 오른 사람들의 책을 4권정도 읽었다. 책 한권은 상처를 입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갑자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동생으로 인한 상처의 치유를 순례길을 걸으면서 극복하고 싶어 했고 나머지 분들은 대부분 힘든 과정의 길에 자신을 놓고 극복을 하고 싶어 했다. 때로는 이 지독히도 힘든 길을 걷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나 후회도 하고 그런 마음을 극복하려고 애를 썼다. 그런 부분에서 보면 이 책의 그들과 다르다.

 

 

 

보통은 순례길을 걸으며 순례자 숙소라고 하는 알베르게와 레퓨지오에서 잠을 자는 것이 보통인데 저자는 몇 번 레퓨지오에 머물고는 그 지독한 곳을 벗어나기로 했다. 11키로나 되는 배낭을 메고 하루 30키로 이상을 걷고 온 휴식처가 50여명이 땀 냄새가 가득한 곳은 그에게 지옥과 같았다. 발바닥에 잡힌 물집 때문에 그가 그토록 세상에서 제일 좋은 캐나다 산 등산화를 신지 못하고 슬리퍼를 신고 피레네 산맥을 걸을지라도 냄새나고 사람 많아, 잠들수도 없는 그곳을 피하고만 싶었다. 그는 그의 순례길에 타협을 했고, 42일의 순례길의 대부분을 호텔이나 급이 낮은 여관에서 머물렀다. 하루 동안 정해진 일정량의 거기를 걷고 순례자 숙소에 머물며 순례자 식사를 해야 할 것 같은 산티아고 순례길이지만, 그는 여관이나 호텔에서 머물렀고, 지옥 같다는 순례자 식사를 하지 않을 때도 많았고 와인을 너무 많이 마셔 다음날 순례길에 오르지 못한 날도 있었다. 어떤 이에게는 그의 순례가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처음 그는 순례자 숙박소에서 끈끈한 인간적인 만남을 기대했지만 호텔과 여관에서 머물러 그런 유대관계를 갖지 못했다. 혼자 걷는 것이 싫지 않았지만 그는 외로워졌다. 하루 30여키로씩 걸어야 하는 길에 오로지 혼자가 되는 것이 싫어졌고 누군가와 얘기를 하고 싶어졌었다. 그런 마음을 이해한다. 독일을 여행하는 동안 나도 혼자였었다. 하루 종일 누군가와 말 할 수 있었던 기회는 식당에서 “얼마예요?”가 다였던 적도 있었다. 요즘은 구글맵이 있어서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 보는 일도 없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묻지 않으니 오로지 혼자 길을 걷고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숙소에 가서 잠을 자면 정말로 하루 종일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었다.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10키로가 넘는 기차역까지 걷는 것은 힘들지 않았는데, 그 누군가와 이 아름다운 풍경에 대해 얘기 할 사람이 없는 어느 한 순간이 너무 외로웠다. 그 외로움을 견디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마음이 눈물로 쏟아져 내렸다.

 

 

“어느 때부터인가 누구나 길에서 울기 시작합니다. 길이 사람을 그 어느 때에 이르게 하죠. 그러면 그냥 거기 서서 울부짖게 돼요. 당신도 보게 될 거에요!” 97쪽

 

 

그런 그의 애잔함을 알 것 같아 그의 외로운 순례길이 많이 안쓰러웠다. 하지만 그 길은 결국 혼자 걸어야 했고, 그는 왜 이 길을 걷고 있는지 스스로의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 산티아고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득 이 길이 여자에게 얼마나 힘든 길인지 앤을 보면서 느꼈다. 어떻게든 잠자리 한번 가져 보기 위해 치근대는 남자들에게 지친 그녀는 저자 한스에게도 차갑게 대했다. 그가 너에게 전혀 사심 없는 게이라고 얘기를 하자 마음을 놓고 함께 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여자 혼자 쉽지 않은 길이다.

 

 

그는 길에서 이렇게 남자들에게 진절머리가 나는 앤을 만나기도 하고 유방암에 걸려 순례길을 걷다가 쓰러져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된 사람도 만나게 된다. 그들과 함께 하면서부터 그의 순례길도 많은 의미들을 담기 시작했다. 사실 그 부분부터 미소를 띠며 그의 순례길을 응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의 그 길이 순조롭게 끝이 나길.

 

 

그는 길을 걸으면서 ‘나는 누구인가?’에 집중했고, 그 물음의 답을 얻길 원했다. 그런 물음을 가지며 매년 수천 명의 순례자들이 순계길에 오르지만 오로지 15퍼센트만이 모든 순례를 마친 산티아고 스탬프를 받는다고 한다. 그는 그 15퍼센트에 들었고 순례길을 완주 했다. 그가 길을 걸으며 물었던 ‘나는 누구인가’에 답을 얻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순례길을 통해 매일 행군하듯 걸었던 길에서 만난 인연들과의 순간을 간직하게 되었다. 그것으로 그의 42일은 소중할지 모르겠다.

 

 

그의 이 얘기가 책과 [나의 산티아고]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재미있게 보았다. 그의 책이나 영화가 좋았던 부분은 그의 불평과 투덜거림이 너무나 현실감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그곳에 가보지 않고 가졌던 환상에 대해 알베르게나 레퓨지오로대한 정보는 현실감을 갖게 되었다. 환상에 이끌려 마주하게 된 그 현실을 떠나기 전에 미리 예견 할 수 있었다고 할까. 그의 투정이 불편했지만 이후 그의 그 불편함에 어쩌면 순례길에 오를 나의 모습을 미리 가져다 놓은 것 같아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하지만 그 지독히 외로웠던, 처음은 무조건 혼자 떠나야 한다는 그 원칙을 가지며 그가 홀로 걸었던 그 길이 부러워졌다. 11키로나 되는 배낭을 가볍게 만들어 떠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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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1년 - 떠나고 싶은 도시인을 위한 자발적 휴식 프로젝트
토르비에른 에켈룬 지음, 장혜경 옮김 / 심플라이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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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하루, 숲으로 들어가 살아 볼까? [숲에서 1년]

 

 

너무 힘들게 일했던 몇 년 전 어느 날, 거리를 지나다가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앞에 놓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며 부러웠다. 나도 저런 시간을 평일에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그런 시간이 되니 문득 다시 치열하게 회의하며 혹은 앞에서 톤을 높여 이야기하고 있었던 그 순간이 그리워졌다. 이 모든 것은 다 타인의 거울 속에서만 행복해 보이는 모습일지 모르겠다. 때론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 보면 모두가 비극일 수 있는 그런 일이라고 하지 않았나.

 

 

저자는 어느 날 모든 것을 다 놓고 숲으로 떠나 살고 싶었다. 하지만 숲에서 계속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게 녹녹한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누리는 것에서 벗어나면 불편함이 생기는 것이다. 불편한 잠자리, 음식을 먹는 시간도 모두 생각보다 낭만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생각했다. 핸드폰도 끄고 세상사의 모든 짐들을 내려놓고 사계절을 누리며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지만 생활을 위한 경제수단을 버릴 수 없기 때문에 그가 선택한 것은 한 달에 하루만 숲에서 살아보기로 했다. 오전에 일을 하고 점심을 먹고 숲으로 들어가서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그런 그의 소망을 이해해주는 가족들은 한 달에 한번 숲에서의 하루를 줬다. 여름은 가족들과 함께 숲에 머물렀다. 그렇게 그는 숲에서 봄, 여름 그리고 가을에서 겨울까지 꼬박 1년의 모습을 기억하고 마음속에 담아 볼 수 있었다.

 

 

그의 첫 숲에서의 하룻밤은 낭만적이지 않았다. 모두 필요 할 것 같아 챙겨온 짐들은 하룻밤에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았고, 그가 생각했던 텐트 바닥 생활이 생각보다 훨씬 더 불편했던 것이다. 다음 달 그는 조금씩 불필요 없는 것들을 덜고 조금 더 가벼운 가방으로 숲으로 들어갔다. 가방의 무게가 가벼워지면서 그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 졌다.

 

 

 

여행을 자주 다니다보면 필요 있는 것들과 불필요 한 것들을 가려지는 눈이 조금 길러지는 것 같다. 처음 유럽을 떠났을 때의 가방의 크기가 24인치 꽉 찬 캐리어라면 이후 22인치로 조금 줄고 다음은 20인치까지 줄일 수 있었다는 지인의 말에 일정부분은 공감하지만 사실 내 캐리어는 늘 24인치에서 머문다. 아직 뭔가 버릴 수 있는 준비가 덜 되어 있는 것일지도. 그런 부분에서 본다면 저자의 가방은 한결 가벼워 졌고 침낭 같은 것들은 훨씬 더 견고한 것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숲에 필요 없는 것들을 더 많이 버리고 숲으로 들어갔다.

 

 

“7월과 5월은 정반대였다. 문명 속의 불만은 사라진 지 오래였고, 아예 문명을 입에 올리는 일조차 사라졌다.” 154쪽

 

 

 

모든 것들이 익어가고 삶을 마무리 하는 가을에 저자 또한 마음의 안식을 느꼈다. 겨울잠을 자러 가는 분위기속에 저물어가는 것들을 정리하는 그 시간을 맞는 가을을 기다린 저자는 숲속의 고요함을 느끼며 다시 다가올 계절들을 기다렸고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이런 생각을 하니 살짝 위안이 되었다. 뜻 깊기도 했다. 그러니까 마이크로 탐험을 마치고 숲에서 1년을 보낸 내가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은, 어디서 주워들었을 수도 있고 내 머리에서 나왔을 수도 있는 바로 이런 지혜인 것이다. 때로는 자신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알 수 있을 만큼 위대해질 필요가 있다.” 257쪽

 

 

모두가 숲으로 들어가 1년을 살 수 없다. 그가 선택한 한 달에 하루의 숲속에서의 하루라는 것이 너무 매력적인 선택이라서 사실 많이 끌리는 이벤트라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잠들기 전까지 유투브와 팟케스트를 보고 기사를 검색하며 잠드는 일상에서 벗어나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없는 혹은 있어야 할 것들은 모두 있는 그 숲에서 하루를 보내는 밤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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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1 - 뉴욕의 여신
현경 지음 / 열림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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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내가 나를 구원해야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거야 - 현경

 

 

 

10여 년 전 후배에게 자신에게 큰 감동을 준책이라고 해서 꼭 한번 읽어보라는 추천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을 통해 그녀가 말하는 아름다움의 구원이란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감동적인 책이 모두에게 같은 감동을 줄 수 없다는 너무나 상투적인 결말을 얻었다.

 

 

 

중국 유학을 오랫동안 하는 도중 읽은 그녀에게는 저자의 삶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었는지 많은 공통점을 찾았던 것 같다. 저자는 이화대학교에서 7년 정도 교수로 있다 유니언 대학으로 종신 교수직 자리를 제안 받았고 운명처럼 뉴욕으로 날아가 그곳으로 삶의 터전을 바꾸었다. 누군가에게는 꿈의 도시며, 누군가에게는 총격이 난무한 무법의 도시, 뉴욕에서 못 찾으면 그 어떤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말처럼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있다는 그 화려하지만 고독한 도시에서 그녀가 얻은 사랑과 공감의 장은 상당히 흥미롭긴 했다.

 

 

 

이 책은 2002년에 출판 되었고 이후 10년 만에 다시 개정판이 나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요즘은 어디 그런가? 1년도 지나지 않아, 아닌 한 달도 안돼서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다. 너무 빠른 시대에 살다보니 그것을 따라 간다는 것이 벅찬 현재이다. 그렇게 미디어의 발달로 세상은 매일 강산의 일부분을 바꾸며 살아가고 있다. 어제 얘기 했던 사항이 오늘은 중요하지 않게 되는 요즘이라고 할까?

분명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읽었다면 더 큰 감동이 있었겠지만 지금의 그녀의 상황이 사실 많이 놀랍지는 않다. 그녀가 뉴욕에서 처음 만난 예쁜 남자가 게이이고, 또 사랑에 빠질것 같은 의사 또한 동성애자였다는 것이 그때는 놀라웠겠지만 요즘 같아선 흔하진 않지만 아주 없진 않은 일이기도 하다. 당시엔 논란이 되었던 것들은 이제는 논란의 중심에서 조금 멀어져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서문에 모두가 이 책을 내지 말라고 말랐다는 부분에서 그 시대에는 수긍이 됐지만 지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일이 됐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지만 그 밑에 깔린 기본적인 선입견은 많이 사라지지 않았다.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어떤 부분은 인정하지만 지금은 달라진 시대에 책 서문의 호들갑스러움이 불편했다. 이 책을 왜 출판하지 말라고 말렸지? 그녀가 책을 출판한다고 했을때 주변에서는 그녀에게 책 출판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아직은 이른 시기이니 이런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다던가. 더 큰 난관을 뚫고 살아갔던 사람들의 책을 많이 읽어서 그랬는지 나는 그녀의 이 삶이 그저 부러운 일상으로 읽혔다. 미안하지만 그녀의 삶이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오랫동안 공부 할 수 있었던 환경과 그녀를 지지 했던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로 하여금 그녀는 큰 기운을 받아 히말라야 수도원에 찾아가 영적 순례를 할 수 있는 용기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강한 여자는 아름다운 남자를 사랑한다” 249쪽

 

 

 

강한 여자가 아니라도 아름다운 남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 의미에서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호감 가졌던 남자들이 하필 이성애자가 아닌 동성애자였지만 그녀는 그들을 사랑했었던 모든 순간을 떠 올리며 이런 얘길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마음을 움직일 아름다운 사람들을 찾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는 말은 내 속에 잠들어 있는 자아를 깨워 상처받은 자신을 치유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닐까. 그녀가 이 책을 통해 말하려고 했던 어떤 부분은 이런 얘기들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녀가 신학을 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종교적인 행사와 마인드들이 책 속에 녹아 있는데 사실 나는 그런 부분이 불편했다. 구원이라는 말도 그렇다. 구원이라는 말도 종교적 색채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내 삶이 누군가에게 그 어떤 것에게도 구원 받길 원하지 않는다. 나를 이끌며 지탱시킬 것은 오로지 나 스스로에게 향한 응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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