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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꾸만 딴짓 하고 싶다 - 중년의 물리학자가 고리타분한 일상을 스릴 넘치게 사는 비결
이기진 지음 / 웅진서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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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친한 남자친구들도 그렇고 회사 남자 직원들도 그렇고 회사가 끝나면 자신을 위해서 특별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여자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비슷한 또래의 여자 친구들은 모두 주부가 되어 이제 카톡에는 자신의 이름보다는 아이의 엄마 이름으로 바뀌어 있고, 아이를 돌보는 일로 취미라는 것을 모두 잃어버리며 살고 있다. 한때 기타를 치러 일주일에 서너 번씩 레슨을 받으러 다녔던 친구의 기타는 오랫동안 연주 되지 못하고 있다고 하고, 건강을 위해 시작한 수영이 아마추어 대회까지 나갈 정도로 실력을 쌓고 남다른 애정을 가졌지만, 수영을 하러 가는 시간에 이제는 아이를 돌봐야하는 엄마가 되어 시간이 녹슬어가든 탄력을 잃은 비싼 수영복은 이제 회복 불가가 되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직장 동료들도 대부분 칼퇴근을 하면 곧바로 집으로 향하는 착한(?) 사람밖에 없다. 어느 유명한 미국의 저니맨처럼 직장을 취미처럼 생각하고 옮기는 내가, 직장이 취미 생활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어떤 지인의 말에 사실 다소 충격을 받았지만 일부는 인정하고 수긍하고 있다.

 

 

하루가 특별하지 않지만 특별하게 살아가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인지라 뭔가 재미있는 일상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늘 뭔가 허덕이며 살아가느라 주변에 있는 사물들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못하는 것 같다. [나는 자꾸만 딴짓하고 싶다]를 읽는 동안 그동안 왜 내가 가진 사물에 이토록 애정을 쏟지 않았을까 안쓰러워졌다. 수납 관련 책을 읽으면서 주변 정리를 깔끔하게 하고 싶어서 언젠가부터 필요 없는 것들을 버리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느라 이 물건이 나에게 주었던 감사함과 추억은 모두 쓰레기통으로 사라져버렸다.

 

 

물리학 교수라고 해서 책상에 깔끔하게 실험 도구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건 이기진 교수의 책상은 온갖 잡동사니가 가득하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글을 쓰고 연구를 하시는 걸까 궁금할 정도로 정말로 지저분해 보였다. 수납 관련 책을 쓰는 사람들이 보면 정리해 주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 방이라고 할까. 하지만 그렇게 모든 것들이 펼쳐져 있기 때문에 그에게는 끊임없는 상상의 세계가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가 가는 즐거운 시간을 주기도 한다.

 

 

외국 여행을 나가면 늘 새것, 좋은 것들을 사가지고 오지만 한 번도 벼룩시장을 가서 낡은 것들을 사올 기회가 없었고 사실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기진 물리학 교수의 책상과 그의 연구실에는 이런 물건들이 가득하다. 손잡이가 깨져서 다시 수선된 포트, 110볼트 전원이라서 이제는 더 이상 깎이지 않는 연필깎이, 도무지 어디에 쓰일지 장식의 의미가 있을지 궁금한 튀니지에서 사온 거대한 사자 조각, 이가 나간 도자기와 접시, 나무 손잡이가 되어 좋다고는 하지만 지저분해 보이는 벼룩시장에서 사온 1유로짜리 티 스트레이너, 칠이 벗겨진 그릇, 심지어 이제는 주인을 잃은 개집까지 있고, 의자 또한 땔감으로 넣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의심이 되는 삼발이 나무 의자까지 그의 주변에는 이렇게 낡고 오래된 골동품들이 가득하다.

 

 

 

그가 수집한 것들중에 가장 가지고 싶은 물건이 이 윌로스와 그로밋 라디오다.

 

 

 

뭘 이런 것들을 다 모으며 애착을 가지고 살아가는 걸까? 정말 괴짜인가 싶다가도 그가 커피에 대한 얘기를 쏟아 놓는 순간 딱딱한 물리학자이며 골동품 수집가가 아닌 그냥 감성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난 에소프레소에 꼭 각설탕을 넣어 마신다. 잘 녹으라고 스푼으로 젓지도 않는다. 다 마신 후 녹지 않고 남은 설탕을 바라보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뭔가 다 소모되지 않은 것이 남아 있다는 것은 충만감을 가져다준다. 다 소진된 무언가를 바라본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커피 잔을 내려놓을 때 작은 에스프레소 잔에 조금 남은 커피와 설탕이 남긴 흔적이 좋다.” P103

 

 

 

왜 이런 것들에 애착을 가질까 생각해보면 내전 중인 아르메니아공화국에서 연구를 하고 파리에서 식구들과 공부를 하고, 일본에서 7년이나 외국 생활을 하며 느꼈던 외로움과 고국에 대한 향수 그리움,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갔던 그 때의 추억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것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래된 것들을 오래토록 놓지 않고 즐기며 살아간다는 것, 그것을 아끼며 사랑하며 애정을 쏟는 것 또한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취미 생활을 연애와 같다. 애정과 관심에 따라 취미의 깊이가 달라진다. 조금 눈길을 멀리하면 토라져 버리고, 만남이 뜸해지면 헤어짐의 아픔을 당하기도 한다. 물리적으로 투자를 하면 둘 사이는 럭셔리해지고 급격하게 친밀해지기도 한다. 가끔 삼각관계에 휘말리기도 한다. 둘 중 한 사람을 버려야 하는 불편한 상황처럼, 애지중지하던 취미를 멀리하고 새로운 관심사로 갈아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헤어진 애인의 편지와 선물을 처리하듯, 취미 생활에서 구입한 물건들이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폐기물처럼 방치되기도 한다.” P87

 

 

 

어쩌면 내 친구들 혹은 주변의 지인들의 취미가 사라진 것은 다른 취미, 즉 삶이라는 버릴 수 없는 취미와 합의를 이루며 살기위해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 육아라고 늘 카톡에다 울부짖는 친구의 삶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식에 대한 애정이라는 연애의 시작으로 삶의 방정식이 달라져 예전의 취미는 사라졌을 것이다. 그것이 고된 나날이라고 할지라도 어쩌면 가장 소중한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아닐까.

 

 

 

저자의 연구실에 국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아르바이트를 겸해 실험 연구에 참여하고 있어 일반인을 위해 쉽게 쓴 물리학 책을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해 줬지만, 우연히 그 학생이 쓴 리뷰를 읽으며 부정적인 자신의 책의 평가로 당혹스러웠던 저자이지만 그는 그것마저도 그냥 민감한 사랑은 피해가며 서로 쿨하게 바라보자고 말한다. 자신의 책을 읽고 쓸데없이 딱딱하고 골치 아프며 재미없는 방향으로 논리적이기만 한 ‘재수 없다’고 말했던 그 말이 하루 종일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내내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런 취미가 없더라도 지금 살아가는 삶의 하나의 취미이고, 서로의 마음을 끼워 맞추며 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살아가자고 얘기한다. 그래야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사소한 것도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그대로 공존할 것이라고. 그렇게 무모하게 그냥 살아도 어떠한 삶도 하나의 삶이 된다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기진 물리학 교수는 가수 2ne1의 씨엘의 아버지라고 한다. 간혹 첫째 딸 채린이의 얘기의 얘기를 하면서 애정이 뚝뚝 떨어지는 아버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속에 있었던 채린이의 오래된 밥그릇이라는 제목의 글을 다시 읽었다. 어쩜, 이런 사랑스러운 아버지가 다 있을까. 문득 이런 아버지를 둔 그녀가 부러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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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연습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김혜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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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종류의 책을 읽노라면 깊은 한숨이 쉬어 진다. 다 알고 있는 건데도 실천이 안 되고 실천을 하다가 포기를 쉽게 했고 알면서도 모른 척 했던 사실들을 직면하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읽었던 [생각 버리기 연습]이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된 코이케 류노스케의 책을 다시 읽으면서 정말로 이처럼 실천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마음속에 빈 구멍을 많이 만들어 놓고 살아야 할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연습] 또한 비움으로 인해 얻어지는 삶의 아름다움, 내가 꼭 뭔가가 되고 싶어서 안달하지 않고 지금 있는 그대로를 즐기고, 지금이 가난하거나 조금 부족한 것 또한 즐기면서 살아 보길 권하는 책이다.

 

 

‘나의 내부와 외부의 모든 현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은 명상의 경지를 말한다고 (P56)을 말하면서 이 경지에 독자들이 이르기를 권유하니, 아직 걸음마 시작도 못한 비우기 실천이 안 된 사람들에게는 버거운 책일 수도 있겠다.

 

 

저자가 불교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많은 구절들은 <숫타니파타>에서 인용되었다. 언젠가 공지영의 소설 제목으로 유명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때문에 사실 이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저자의 가르침보다 이 책의 단편 구절이 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법정 스님이 옮기신 [진리의 말씀]이라는 책을 통해 나는 때론 복잡한 마음을 정리했던 날들이 훨씬 많았다. [있는 그대로의 연습]은 이런 구절들을 좀 쉽게 예시들을 들어 주면서 풀이 해 놓은 느낌을 많이 받는다.

 

 

책을 읽으면서 책의 서술보다 제목에서 감동 받을 때가 있는데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소제목에 요즘 일어나도 있는 회사의 일들을 떠올라서 내가 인정받기 위해 나의 삶을 너무 소진하고 있다는 생각에 울컥했다. 분명 회사에서는 인정받아야 승급도 될 것이고, 승급이 되면 연봉도 오를 것이고 그것이 나의 최종 목표지가 되는 것 같아 요즘 많이 울적했는데 뭔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무엇인가가 되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 좋은 엄마, 좋은 사람, 좋은 친구, 좋은 ...무엇. 그리고 내가 되고 싶은 것들 어떤 것을 위해 노력한 시간을 아까워 하지 않겠지만 그 시간에 너무 나를 버리지는 말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한쪽 손에는 지혜를, 다른 한쪽 손에는 자비를 가지고 중도를 걸어갑시다. 가끔 지혜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고, 자비를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때마다 다시 주워서 있는 그래로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P 262

 

 

 

저자의 마지막 얘기가 책속의 내용을 모두 녹아 있다고 보면 된다. 뭔가 되려고 너무 애써서 마음 상하지 말고, 인정받기 위해서 나를 희생하며 나를 버리지 말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 마음의 수양을 쌓는 방법들이 있으니 활용하면서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 보라는 것이 이 책의 정리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사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가 아니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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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아닌 당신이 빅 아이디어 만드는 법 - 아이디어 때문에 머리 좀 쥐어뜯어 본 당신을 위하여!
카지 아쓰시 지음, 고경옥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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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아이디어를 찾아보자. [천재가 아닌 당신이 빅 아이디어 만드는 법]

 

 

 

 

 

주변에 많은 것들을 볼 때면 깜짝 놀라는 것들이 있다. 특히 일본 잡지나 드라마를 보면 저런 소품은 어떤 생각으로 만들었을까 궁금한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다.

 

 

물건들도 그렇지만 몇 년 전에 본 미국 드라마 [24]를 처음 접하고 시리즈를 며칠에 걸쳐 다 보면서 작품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누굴까 궁금했다. 하루 동안 일어나는 일을 이렇게 스케일이 크게 다를 수 있는 생각을 했을까.

 

 

모 작가 밑에서 보조 작가 생활을 오랫동안 했던 한 지인은 하루에 수십 개의 에피소드들을 만들어 내느라 머리가 쪼그라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소하지만 다른 듯한, 그것도 연계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니 얼마나 힘든 과정일까. 주변에는 이렇게 아이디어를 가지고 살펴야 할 것들이 널려 있다.

 

 

어찌 보면 회사에서 내는 기획안도 결국 아이디어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매일 영업력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 내야하고 만들어 놓은 아이템을 구축하기위해 데이터를 모집하고, 그 모집된 데이터를 가지고 새로운 기획안을 내 놓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발상의 전환을 필요한지.

 

 

[천재가 아닌 당신이 빅 아이디어 만드는 법]은 제목에 우선 끌릴 수밖에 없다. 자신을 천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으니. 우선 뭔가 부족한 것을 스스로 인정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 아니 평범한 아디어가 부족한 나에게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견 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책은 그런 부분을 세세히 알려주지는 않는다. 저자가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만 20여년을 해온 사람이라서 그런지 발상의 시작점이 늘 어린아이에서부터이다.

 

 

“어린아이 발상력을 습득하고 반경 3미터 안을 잘 살피면 누구나 쉽게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더불어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길이 눈앞에 활짝 펼쳐질 것이다.” P25

 

 

어린아이의 발상력이라는 것은 어린 시절의 직관과 감을 되살려서 비즈니스에 응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런 발상력을 살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고’, 남에게 무언가를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간혹 왜 나에게는 이렇다 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것일까 고민하게 되는 부분은 이런 부분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 지금 혹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고 있는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이유는, 어른이 된 후로 어린 시절의 ‘본능’과 ‘감’을 잊고 지냈기 때문이다. 아니, 잊고 지냈다기보다 교육과 경험이라는 굴레에 얽매여서 틀에 박힌 사고에만 익숙해진 것이다.” P35

 

 

어느 날 나에게 자리 잡은 고정관념은 큰 장애를 낳는다. 하지만 그 장애가 장애인지 모르고 너무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다 보니 뭔가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하기엔 나 스스로 너무 고지식해졌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순간이라도 나를 반성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아이디어가 ‘축제로’로 발전하고 그 ‘축제’가 또 다른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전달 방법은 가장 이상적이다 (P167) 저자의 말에 동의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다는 생각된다.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새로운 제품과 개념을 만들어 내는 것에서 가장 조화로운 것은 새로운 것과 기존의 것의 조합이다.

 

 

“성공하는 데는 반드시 그럴 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빗나가지 않는 법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신념’과 ‘조합’이라는 두 가지 원칙이 반드시 필요하다” P82

 

 

책을 읽을 때 목차를 잘 살펴보는 편인데 이 책은 목차만 잘 정리만 해 둔다면 정말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아이디어를 발상(1장)을 통해 조립(2장)을 하고 그것을 통해 확인(3장)을 하여 아이디어를 만들어 전달 (4장)을 통해 지속(5장)적으로 유지 한다면 가장 좋은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같다. 나름 복잡하거나 혹은 아주 단순한 것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발상 : 아이디어는 반경 3미터 안에서 발견된다.

조립 : 백발백중의 법칙은 없지만, 빗나가지 않는 법칙은 있다.

확인 : 아이디어를 효율적으로 진단하라

전달 : 아이디어는 전달되어야만 비로소 완성된다.

지속 : 오래 사랑받는 아이디어에는 비결이 있다.

 

 

우선, 책에서 꼭 센스 있는 사람이 아이디어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주변에 센스 없어서 아이디어를 못 만들어 낸다고 질책했던 그분께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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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윤대녕 지음 / 현대문학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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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작가에게 참 미안한 표현들을 할 때가 있다. 분명 굉장하고 대단하고, 훌륭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나하고는 너무 먼 작가들. 그중에 나는 김형경이 있고, 전경린이 있고, 그리고 윤대녕이 있었다. 특히 윤대녕은 이상하게 그의 소설은 늘 미끈거리는 비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이름을 알게 되었던 이상문학상의 [천지간]은 그렇지 않았는데 그 이후의 작품들은 대부분 그랬다.

 

 

 

2011년 10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약 2년간 [현대문학]에 연재되었던 그의 에세이들이 한권의 책으로 나왔는데 내가 생각했던 윤대녕의 그 끈적끈적하고 눅눅한 이미지와 걸맞은 표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출판사도 이런 느낌을 알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기까지 했다.

 

 

 

작가의 유년시절부터 시작되는 얘기에 그동안 내가 알았던 윤대녕이라는 작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뭔가 우울해 보이는 인상, 조용하고 말수가 없을 것 같은 이미지. 글을 쓰는 손도 한참을 생각하고 느리게 움직일 것 같은 느낌. 집을 나오지 않고 하루 종일 책만 읽을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낀 작가였는데 정말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좀처럼 집을 나가지 않는 그를 못 마땅해 하는 부인이 그가 가끔은 술을 먹고 털털하게 돌아와 널브러져 잠이 드는 모습을 하루쯤 보여 주라고 할까.

 

 

요즘 한참 즐겁게 보고 있는 [꽃보다 청춘]으로 인물을 비교 한다면, 나에게 윤대녕은 윤상과 비슷한 이미지라고 할까. 말수가 적고 수줍어 말을 많이 하지 않는 마른 남자로 생각이 되었는데 역시 그런 이미지도 비슷하게 쓰여 있는 에피소드편도 있더라.

모두 다, 내 스타일은 아니군! 했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역시 여행을 임하는 그의 모습이다.

 

 

“고백하건대 나는 50이 넘은 지금까지도 골목길의 정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느 도시를 가든 재래시장 골목부터 찾아다니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외국 여행을 하는 중에도 나는 대개 시장부터 들르곤 한다. 또한 술기운에 젖어 변두리 골목을 서성이곤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P102

 

 

나 또한 여행을 가면 가장 먼저 들리고 싶은 곳이 시장이다. 시장에서 피어나는 생동감이 너무 좋다. 이후 변두리를 둘러본다. 그 주변에서 풍기는 하루의 끝의 향기가 나는 것만 같다. 그런 부분 때문에 나는 늘 여행의 중심은 박물관, 성당이 아닌 주변이 되고 있다. 오랜 여행을 통해 얻어낸 나만의 진리가 되어 버렸다. 유명한 명승지도 가봐야 겠지만, 시장에서 느끼는 생동감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역사가 아닐까.

 

 

“흑백으로 각인된 골목의 풍경들은 내 육체 속에 숲의 잔해처럼 남아 있다. 비록 어두웠던 기억일지라도 내게는 여전히 잊지 못할 추억의 공간으로 존재하고 있다. 저 낯선 그림자들이 서성대는 익숙한 공간으로 말이다.” P106

 

 

 

그의 유년시절부터 시작된 사라진 공간들을 같이 찾아 다녀 보았다. 때로는 엉뚱한 그의 면들에 웃기도 하고 그의 어두운 단면에 그를 처음에 떠 올렸던 모습들과 이어 맞추기도 한다. 그가 꿈꾸었던 소설가가 되어 직장 동료에게 결국 등단을 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처음에 얼마나 하고 싶었을까 생각하니, 그 단 몇 분을 혼자 숨기느라 끙끙댔을 모습이 떠올라 귀엽기도 하다. 어쩜 이런 사소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에세이를 쓴 것을 보니, 그에게 사라진 공간들은 없는 것은 아닐까.

 

 

그가 밀라노 중앙역에서 만났던 어느 여자와 악수한 그 59초가 영원할 것 같은 순간. 때로는 그 순간들 때문에 사라진 공감들이 되 살아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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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 10] 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두 번째 이야기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2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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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블로그에 유럽 여행 붐이 일어나는 것 같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갔다 온 포스팅을 많이 읽게 된다. 물론 그 전에도 많이들 여행을 갔다 왔지만 블로그를 하지 않아 올리지 않은 사진들이 훨씬 많겠지만, 요즘은 많은 블로거들의 여행 일기를 많이 보게 된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을 읽지 못해서 이 두 번째의 책과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를 할 수 없지만 그녀가 말하는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어떤 것인지 짐작은 할 수 있다.

 

 

 

직장 생활을 하던 도중 가금이 답답하고 마음이 먹먹할 때, 나는 누구이며 여긴 어디인가를 수 없이 머릿속에서 동그라미를 치며 생각하던 그때 가장 많이 생각하는 단어는 떠나고 싶은 생각이 아닐까. 여길 떠난다면 우선 갑갑한 일상에서 벗어나니 행복할 것만 같지만 막상 떠나고 나면 여행을 다녀오고 난 후가 얼마나 중요 한 것인지 알게 된다. 무작정 떠나서 그곳에서 마음을 정리 해 보려고 한다지만 그러지 못하고 돌아 왔던 적이 얼마나 많은가.

 

 

 

“물론 여행이 모든 문제를 저절로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 틈만 나면 무턱대고 여행을 가는 것도 바람직한 권장사항은 아니다. 일 때문에 떠나는 출장이나 패키지여행은 ‘홀로 떠나는 여행, 여행 자체를 위한 여행’을 따라오지 못한다. 하지만 내 힘으로 준비하고, 내 머리로 생각하고, 내 몸으로 직접 뛰어다니는 배낭여행은 분명 우리 자신의 지친 영혼을 낯선 풍경으로 바꾼다. 여행이 저절로 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서라도 내 삶을 바꾸겠다는 절실한 의지가 우리 자신을 바꾸는 것이다.” P16

 

 

 

 

 

저자의 마지막 구절에서 나도 모르게 탄식이 나왔다. 여행이 저절로 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서라도 내 삶을 바꾸겠다는 절실한 의지가 자신을 바꾼다는 것을 왜 그토록 인지하지 못했을까. 나는 여행을 다녀오면 뭔가 달라져 있기를 바랐다.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와 좁디좁은 인성의 굴곡을 파헤치고 싶었고, 습자지보다 못한 얇은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다. 진로를 해결가고 싶었고, 여행만 갔다 오면 달라지겠지. 내가 좀 더 성숙된 사람이 되어 있길 바랐던 부분이 많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은 생각은 한국에 머문 채, 정신은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났기 때문일까.

 

 

 

이번 터키 여행을 통해서 그동안 다른 나라를 방문했던 느낌이 너무 다른 부분은 소통과 연결되어 있다. 그동안 갔던 몇몇 유럽의 나라들은 매우 차갑거나 도도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현지인과의 대화도 어려웠지만 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 다녀온 터키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여행을 갔다 온 것이 아니라 친구를 만나러 갔다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였는지 터키의 여행 사진이 많지가 않다.

 

 

그곳의 사람들과 웃고 떠드느라 사진 찍을 시간이 부족했고, 그들의 천진한 웃음에 사진기를 들이밀기도 힘들었다. 또한 경건한 그들의 기도에 카메라가 너무 부끄러웠고, 기도를 위해 의식을 치르기 위해 발과 손, 얼굴을 씻는 모습이 아름다워 눈으로만 담고 말았다. 간혹 저자의 말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가 아니라 눈으로 더 많이 담아 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 번 느낀 여행이었다.

 

간혹 길을 잃으라고 하는 저자 생각에 공감한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길을 잃는다는 것, 그것도 소매치기 많다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골목이나 포르투갈의 후미진 모퉁이라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길을 잃어야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파리에 갔을 때는 박물관을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고 그것으로 하루 일정이 끝이 난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유명 랜드 마크를 찍느라 정작 나는 파리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고 서울로 떠났다. 마을 어디쯤 길을 잃었다면 나는 파리를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빈둥거리며 서성이던 골목길을 그리워했을 것이다.

 

 

 

“여행의 진정한 즐거움은 ‘평소보다 무언가를 더 많이 해보기’보다는 오히려 평소보다 행동의 가짓수를 줄이는 데서 나온다. 사진을 많이 찍는 것보다는 최대한 사진기를 덜 쓰고 오랫동안 걸어 다니며 수많은 풍경들을 가슴에 담는 것이 훨씬 기억에 남는 여행이다." P67

 

 

 

가끔은 여행을 다니다가 내가 누굴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을까 고민이 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남는 것이 사진이라며 무작정 사진을 찍느라 정작 해가 떨어지는 썬 셋의 풍경을 놓치기도 하고, 여행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인 풍요로운 한가로움을 놓치기도 했다. 물론 한국에 돌아와 사진을 보며 한 장의 사진마다 장면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좋아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쳤던 것이다. 유명 박물관 투어로 인해 파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 못 봤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타인의 마을 투어 사진을 통해 알게 되는 아이러니도 있지만, 여행을 통해 진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내려놓음은 아닐까. 유명 장소에는 때로는 사진을 찍지 말라는 곳이 있다. 건물 보존을 위해, 그림에 플레 쉬가 터져 색이 바라는 것을 막기 위해 찍지 말라고 하지만 왜들 그렇게 몰라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것일까.

 

 

 

“여행은 쇼핑도 아니고, 남에게 보여주거나 자랑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가장 나다운 삶이 무엇인가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내밀한 기쁨이 아닐까. 길을 떠난 뒤 집에 돌아왔을 때 그 집이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 내 사람을 잠시 접어두고 오랜 방랑의 길을 걷다가 다시 돌아와 보니 내 사람이 더 소중해지는 것. 내가 반드시 고쳐야 할 나 자신의 그릇됨을 통렬하게 돌아볼 수 있는 여행이야말로 힐링보다 더 절실한 우리 마음의 여행이다. 우리 여행은 이제 좀 더 깊고, 소박하고, 차분한 성찰의 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 P202

 

 

 

오랫동안 집을 비우고 제주도에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내내 마음이 뜨거워졌다. 내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제주도의 생활이 물론 즐겁고 신났지만, 낡은 옷들이 나의 살 냄새를 풍기며 침대에 널려 있고, 읽다가 중단한 책들이 책상에 빼곡히 쌓여 있고, 신발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뒤축이 닳은 낡은 운동화가 아침마다 뛰어 나가고 싶어 할 것이고, 내가 사랑하는 그 공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여행이 아니었다면 새로 장만한 운동화를, 비싼 고어텍스 바람막이와 가벼운 가방을 훨씬 좋아하며 아꼈을 것이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서 나는 내가 있었던 자리의 소중함을 오래도록 함께 한 것들의 애잔함을 느꼈다. 이런 부분에서 본다면 저자가 말하는 여행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많다. 보이기 식의 여행이 아니라, 진정한 나를 찾는 나만을 위한 힐링 여행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매번 여행을 떠나면서 이런 무거운 생각을 한다면 얼마나 머리가 아플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행은 분명, 우리에게 삶의 어느 부분은 분명 달라지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비루한 나의 삶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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