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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 낮의 이별과 밤의 사랑 혹은 그림이 숨겨둔 33개의 이야기
황경신 지음 / 아트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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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우리 민화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몰랐던 그림의 화풍보다 그림을 그릴 때 화가의 마을을 더 많이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이유로 그림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으려 주문은 엄청 했었지만 늘 그렇듯 책들은 펼쳐지지 못하고 고스란히 책장에 잠들어있다.

 

 

너무도 유명한 황경신 작가이지만 나는 그녀의 책을 딱 두권 읽어 보았다. 많은 저서가 있지만 그토록 내게 더 많이 다가오지 않았던 이유는 그녀의 넘치는 예쁜 감성이 가끔은 뾰족하게 날서 있는 나를 너무 자극시켜 읽는 동안 괴로웠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그녀의 책이 내 책장에 줄서 있었던 적이 많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눈을 감으면]의 책이 조금 멀리했던 그녀의 책들이 다시 궁금하게 만들어 놓았다.

 

 

작년에 오스트리아에 갔을 때 유독 박물관과 전시관을 많이 갔었다. 그중에 오스트리아가 고향인 클림트의 그림들을 마음껏 보고 올 수 있어서 행복했었다. 클림트하면 떠오르는 황금색의 색감에 놀라움을 표현할 길이 없었는데 돌아와서도 오스트리아라는 나라보다 클림트의 황금색만 생각이 나곤 했었다. 궁전에 전시되어 있는 클림트의 그림을 보러 온 많은 나라의 사람들은 자리에 주저앉아 한 그림만 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며칠씩 그 그림을 보러 갔다는 사람들의 후기도 읽을 수 있었다. 그동안 전시회에 찾아가면 그림 앞에 5분 이상 서서 생각에 잠겨 본적이 없는 나에게 그들의 모습이 생소하긴 했다. 그들은 그림 앞에 서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 궁금증은 이 책 [눈을 감으면]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일까. 황경신 작가는 그림을 통해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을 통해 그림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보는 이를 통해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처음 책의 내용에 대한 사전지식을 모르고 펼치며 읽었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책장을 한참을 또 읽기를 여러 번 다음 단락을 넘어갈 수 있었다. 200페이지 조금 넘는 책인데 쉽게 책을 다 읽지 못했던 것은 그림에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그녀의 솜씨에 나도 모르게 나 스스로의 다른 이야기를 또 만들어내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비 오는 날의 피프스애비뉴]의 얘기는 당혹스럽고 매혹적이어서 정말로 이런 상황으로 거쳤기 때문에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매력적인 웃음으로 모든 사람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 내는 동생을 가진 언니가 느끼는 그 좌절감과 내 것은 모든 빼앗길지 모른다는 공포를 그림을 통해 어떻게 생각해 낼 수 있었을까.

 

 

처음 [옷장을 뒤지는 여자]는 충분히 그런 내용을 담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사랑했던 사람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남겨진 사람의 물건을 뒤져 흔적을 찾아내는 일 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의 그녀의 낡은 뒷모습을 통해 그녀가 앞으로 겪어야 할 상실의 시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비밀 하나 남겨 놓지 않고 떠난 당신의 흔적을 찾는 일은 얼마나 괴로운 시간이며 앞으로 다가올 당신의 부재에 괴로운 날들일까. 황경신 작가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그녀의 뒷모습이 애처로워 열린 옷장을 닫아주고만 싶다.

그녀의 이야기는 [백합 속에서]와 연결지어 볼 수 있다. 당신의 부재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이렇게 또 말해주고 있다.

 

 

“ 여자는 눔을 감았다. 어떤 식으로든, 겨울은 지나간다. 여자는 생각했다. 그리고 또한, 어떤 식으로든, 사랑도 지나간다.” P66

 

 

어찌 보면 그림마다 작가가 새로 이야기 하고 있지만 이야기는 연결되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 사랑하는 사람의 떠남과 함께 생기는 부재에 대해 그녀는 사랑이 떠나고 다시 또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리고 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그녀는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자기 자신에게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영 불편하고 어색했다. 그녀는 그리하여 하나의 풍경 안에 녹아 들어갔다. 텅 빈 마음에 박힌 못 하나처럼 살다가, 텅 빈 공간에 박힌 못 하나가 되었다. 쓸쓸하고 평화롭고 그리하여 마침내 완벽해진, 뒷모습이 되었다.” P115

 

 

[피아노와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이 있는 실내, 스트란가데 30번지] 의 그림을 통한 그녀의 이야기다. 옷장을 뒤지는 그녀가 살고 있는 곳이 스트란가데 30번지 이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녀는 당신의 흔적을 끝내 찾지 못하고 검을 옷을 입은 채 여전히 당신을 기다렸다가 사랑은 그냥 그렇게 지나간다고 말하며 끝내는 자신은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그녀가 아이를 낳고 [새장을 든 소녀]의 그 이야기처럼 사랑을 하기위한 딸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들려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 눈을 감으면, 아득히 멀어지고 아득히 가까워진다.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것이 진짜 삶이다.”

 

 

 

우리의 삶의 어느 한 부분이 이런 면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의 어느 작은 공간에 켜진 등불하나가 점점 환한 불이 켜질 것이다. 기리고 멀어졌다가 점점 다가온 등불은 내가 그리는 모습일 것이다. 눈을 뜨면 사라질, 그래서 눈을 감아야만 하는 그림 속 이야기는 계속되는 것일까.

언젠가 나는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아련하게 이런 생각이 들어 블로그에 글을 올린적이 있었다. 그 한 장의 사진은 Edward Dimsdale의 사진이었다. 가방을 들고 떠나는 여자의 모습에 문득 떠 올랐던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의 전문을 올려 본다.

 

 

 

photo BY Edward Dimsdale

 

계절의 끝은 때로는

떠나는 여자의 뒷모습처럼 쓸쓸하다.

 

 

하고 싶었던 말을 맘속으로 정리하느라 그 날밤잠을 이루지 못했을 여자. 가슴께로부터 준비했던 말이 치고 올라온다. 오늘은 꼭 말을 해야 할 것이다. 오늘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지난밤 그 말을 준비하기 위해 여자는 손으로 가슴을 꾹꾹 눌렀다. 자꾸만 흐릿해지는 시야를 흔들어 생각도 흩트려 놓았다.

 

 

여자는 끝내 그날 밤 준비한 말을 다하지 못하고 문을 열고 나온다. 여자는 마지막일지 모를 남자의 손을 잡아본다. 그리고 천천히 뒤돌아 걸어간다. 여자의 걸음걸이 속도가 자꾸만 줄어들고 있다.뒤돌아 가고 있는 남자의 발소리를 끝까지 듣기 위해,하지만 미련 없이 떠나고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그렇게 천천히 걸음을 늦추며 가고 있다.

 

지난밤 정리해둔 말들은 낙엽이 떨어지듯멀어져 가는 남자의 발소리에 맞춰 맘속에서 떨쳐낸다.여자는 남자와 헤어진 자리에서 열 걸음도 채 가지 못하고 있다.

 

 

 

-본문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진 본인의 글입니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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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읽는 28가지 심리실험 - 알다가도 모를 마음의 법칙
로버트 에이벌슨 외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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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읽는 28가지 심리실험

 

 

심리학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은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심리학에 대한 지식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여러 번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변에 널려있는 환경에 필요에 따라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회생활에서 타인과의 접촉과 관계 지속유지를 위해 타인의 마음을 빨리 읽어내어 업무처리를 한다면 관계유지보다 나에게 훨씬 편하고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은 어벤저스급의 인물처럼 가지고 싶었다.

 

 

[내 마음을 읽는 28가지 심리실험]은 이런 나의 궁금증을 많이 풀어 놓았다. 그간 읽었던 몇 권의 심리학책들과 이 책이 많이 다르지는 않다. 사람들을 통한 여러 실험을 통해 얻어지는 결과물에 깜짝 놀라지는 않겠지만 그간 너무 많은 미디어와 책을 통해 알려진 일들이라 역시, 이런 현상은 변하지 않는군! 이라는 믿음이 더욱 확실해지게 만들었다.

한 실험의 예에서 두 자매중 한명은 비싼 가격의 영화표를, 한 명은 할인된 가격의 저렴한 영화표로 같은 영화를 봤을 때, 그 영화의 평이 형편 없었을 때 두 자매가 나타내는 심리는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싸게 구입한 한명은 역시 싸게 구입한 표만큼 형편없었다는 그 평에 자신의 감정을 더해 더욱 형편없는 영화평을 했지만 비싸게 산 한명은 자신이 투자한 만큼의 돈이 아깝기 때문에 비싼 만큼 재미있었다는 의지를 계속 내비쳤던 결과에 주변에도 이런 현상을 가끔 볼 수 있었다. 영화뿐만이 아니라 물건일 때도 비슷한 경우를 보인다. 같은 가방이지만 훨씬 비싸게 정가를 준 사람과 할인에 마지막 할인까지 받아 산 사람이 보는 그 가방의 가치는 극과 극일 수 있다. 물론 가격이 싸더라도 가방이 마음에 들어 자신의 워너비 가방으로 들고 다닐 수 있지만 대부분은 비싸게 산 물건에 대한 호응은 훨씬 높기 때문이다.

 

 

홍상수 감독의 ‘오수정’은 두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하고 서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 부분을 알려주었던 영화였다. 어찌 보면 이 영화는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있었던 일들을 서로 다르게 어떻게 기억을 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심리실험같았다.

 

 

“우리는 과거를 있는 그대로 기억하지 않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현재의 관점에서 재구성한다.” P21

 

 

물론 그 영화는 현재의 관점에서 재구성 했다기 보다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기억했던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기억의 왜곡 법칙을 가지고 만든 영화였으니 홍감독님은 시나리오도 없이 가지고 영화를 만드신 다는데 남다른 심리학 전공이셨는지 영화 구석에 타인에 대한 사로 다른 행동의 모습을 실험처럼 보여주는 영화가 많은 듯 하다.

이런 심리 실험에 재미있게 넘겨 읽는 부분도 많지만, 대부분은 사실 지루한 실험 결과를 읽어내느라 힘든 부분도 있었다. 이런 결과를 보면서 실험을 준비한 이들이 견대내야 하는 시간과의 싸움과 노고에 대단한 인내를 가진 사람만이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결과를 얻는다고 생각이 든다. 물론 저자도 말했던 것처럼 심리학자가 모든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의 수의 결과물을 보았으니 일반인보다 훨씬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이책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단락마다 중요한 부분을 발췌해 놓은 요약 서문이었다. 그 부분을 읽기만 해도 앞으로 전개될 실험의 주된 내용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그간 내가 간과해 왔었던 나 자신과 타인 혹은 관계를 맺고 있는 지인들과의 사이에서 잊고 있던 소중한 소통의 구멍이었다.

 

또한 챕터마다 중간에 소제목을 뽑아내는 능력이 참 좋은 책이다.

행복도 불행도 생각만큼 오래가지 않는다는 소제목을 읽고 요즘 나의 일상을 보면서 딱 맞는 말인 것 같아 제목을 뽑아내는 저자에 감탄을 여러 번 했다. 물론 이 부분은 자와 연결된 환경적이고 경험적인 부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불행, 혹은 불쾌한 사건이 얼마나 오래 자신을 괴롭힐까 늘 과대평가를 하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잊힌다는 내용에는 처음에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남들보다 상처받은 일을 쉽게 잊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고치려 많은 노력을 했었는데 그것은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부분이었다.

 

 

그러니까 나이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더니 이런 일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것이라는 경험을 얻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불행이 나를 계속 괴롭힐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 책이 심리실험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읽어낼것 같지만 사실은 나에게 들려주는 반성의 시간도 마련해준다.

 

 

“행복의 열쇠는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충분히 누리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P 43

 

 

물론 지금의 환경이 충분히 행복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다 큰 행복을 찾기 위해 힘들이는 것보다 지금이 가장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지금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일지 모른다. 마음은 늘 어딘가를 행해가느라 나의 발은 늘 땅위에 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니 이제 들떠 있는 발은 땅에 안착시켜 지금의 시간을 열심히 걸어가며 열심히 사는 것이 행복의 시작일지 모른다.

어찌 보면 마음을 읽어내는 것은 내가 나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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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불편을 팔다 - 세계 최대 라이프스타일 기업의 공습
뤼디거 융블루트 지음, 배인섭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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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라이프스타일 기업의 공습

이케아, 불편을 팔다

 

 

 

지금도 유행하고 있는 이케아 서랍장을 지인이 주문을 했었다. 깔끔한 디자인에 주문을 했는데 그 제품이 반 조리 음식처럼 반 조립 제품인지 몰랐던 것이다. 무거운 철재가 가득 담긴 상자가 집 앞에 놓이자 숨이 막힌다며 도와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나름의 요령만 안다면 여자 혼자서도 조립 할 수 있을 정도의 철제 서랍장이긴 했지만 이케아 제품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디자인에 혹해 주문하여 받게 된다면 당황스러운 상황은 위와 같은 모습이 계속 연출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케아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케아 제품의 기업 모토가 좀 더 싸게, 많은 제품을 파는 것과 같이 많은 사람들은 이케아 제품하면 조금 불편하게 스스로 조립을 해야 하지만 싼 가격에 괜찮은 질을 가진 제품을 살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이케아 제품에 그대로 녹아 있어 모던하지만 싸고, 가겹고 흔하지만 조잡하지는 않은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케아 제품이 한국 시장에 나타난지 몇 년 됐는데 아직 매장은 가보지 못해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 대한 총평을 할 수는 없다. 다만 한국 매장이 생기면서 이케아 제품은 확실히 인터넷 사이트에 훨씬 많은 제품 소개를 볼 수 있었고, 주변에 유명한 서랍장이나 옷걸이 등을 볼 수 있다.

 

 

[이케아, 불편을 팔다]는 이케아가 이토록 많은 나라에서 지점과 점포를 늘리며 승승장구 할 수 있는 이유들을 찾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케아라는 한 기업을 통해 세계 전반에 걸쳐있는 경제 성장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보다 이케아를 세운 잉바르 회장에 대한 평전과 같은 책이 되어버렸다. 얼마 전 스피드 패션에 선두에 있는 자라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그 책 또한 자라 성장 과정과 그의 기업 철학, 앞으로의 패션 전망에 대한 얘기보다 자라 회장에 대한 찬사가 전반이라서 책을 읽는 동안 많이 불편했는데 이 책 또한 이케아가 성장 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적인 요인을 얘기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잉바르 회장에 대한 성장과정이 훨씬 많아 자서전을 읽는 기분이었다.

 

 

책의 서문 중에 “어떻게 이 스웨덴 기업이 세계 최대의 가구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까?”로 시작했지만 사실 회사의 성장이면보다 잉바르 회장이 점점 커지는 회사를 통해 많은 수익을 얻자 그 수익의 세금을 좀 더 줄이기 위해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는 것을 보며 개인의 윤리는 그닥 좋지는 않다는 생각에 잉바르 회장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

하지만 가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스웨덴에서 그리고 유럽에서 이케아 가구하나쯤은 모두 가지고 있을 만큼의 유명한 회사로 거듭났다는 점은 그의 기업 윤리를 떠나 그의 성공의 한 단면은 대단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의 성실하고 부지런한 모습은 매우 존경받고 싶다. 그의 그런 이면을 지금의 우리나라 CEO들이 본받았으면 좋겠다.

 

 

드라마에서도 높은 자리에만 올라가면 바로 거만해지는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던가. 그런 모습으로 기업을 이끈다는 것은 밑에 직원들에게는 재앙이다. 좀 더 현명하고 부지런하고 솔선수범한 상사가 좋은 회사를 만들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좀 더 부조리하고 거만하고 사악한 사람들이 훨씬 많은 이윤을 내는 회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인 것이다.

하지만 그가 낮은 가격으로 더 높은 매출을 올리는 것이 기업의 최고 논리였으니 그 밑의 사람들은 얼마나 고민과 고생이 많았을까. 싸게, 더 싸게 팔아내며 이윤을 더 많이 내야 했으니 만들어지는 기획 단계에서 얼마나 머리를 쥐어짜며 있었을지.

 

 

“우리는 디자인이 아름답고 기능이 뛰어난 가구와 집기들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구매 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야 한다. 낮은 가격을 유지하려면 어떤 노력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경쟁자들과의 확실한 가격 차이는 필수적이다. 모든 영역에서 우리는 언제나 가장 저렴한 매장이어야만 한다.” P179

 

 

 

잉바르 회장의 철학은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만족스럽다. 싸게 그리고 디자인도 아름답게라니 얼마나 만족스러운 제품인가. 다만 이 아름다운 제품을 좀 더 싸게 하기위해 고객이 직접 조립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불편은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이케아 제품을 하나 조립을 해 보았지만 사실 그 철제 제품은 무서워서 여자 혼자 조립하기 어려웠다. 지인도 나에게 전화를 하며 괜히 샀다고 후회를 했었다. 이케아 제품을 조립하는 과정에서 지인처럼 후회를 하고, 가족에게 신뢰를 잃고 아이들에게는 존경심까지 잃게 되었다는 어느 고객의 말은 그냥 지나칠 얘기가 아니었다. 대개는 조립 자체가 기대했던 것보다 힘든 경우가 훨씬 많았다. 절망한 고객들은 이케아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조립이라는 제품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고객들을 등지더라도 이케아 제품은 여전히 많이 팔리고 있다. 이것은 모든 수고에도 불구하고 이케아 매장을 찾는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이케아가 제공하는 것들에 만족하고 있다. 많은 불평이 있지만 그들을 제외하고도 많은 이들이 이케아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에는 이케아 제품은 고객이 혼자 결정하고 혼자 사고, 혼자 조립하는 과정에 있으니 참 아이러니 한 일이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이케아가 얼마큼 더 성장할지 모르겠지만 책을 통해 유럽의 CEO들은 표면적일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부지런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들의 경영철학을 내가 얼마나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부지런함은 우리나라 윗분들이 좀 배웠으면 좋겠다. 나날이 바빠지는 세상에 반 조리 음식들과 인스턴트 음식이 판을 치는 세상에 반 조립 제품이라니 역발상이 아닐까. 시간을 투자해 조립을 해야 하는 서랍장이라니, 이 바쁜 세상에. 그렇지만 싼 가격으로 예쁜 다자인을 한 가구가 집에 장식되어 있으니 시간을 빼앗겼다는 생각보다 돈을 절약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참, 더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케아의 불편이 싫지는 않지만, 간혹 조립을 하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나의 무딘 솜씨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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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서 이기는 관계술 - 사람도 일도 내 뜻대로 끌어가는 힘
이태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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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서 이기는 관계술

 

책의 뒷 부분에는 이런 말이 있다.

관계를 해치지 않고 이기는 것이 진짜 이기는 것이다.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원하는 것까지 얻는 37가지 통찰

 

저자는 앞부분에도 이 책이 이기는 일과 지는 일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에 관한 얘기라는 것을 밝혔다. 처음 책의 제목을 보면 그간 사회 생활에서 주눅들어 있는 사람들이 혹 할 수도 있는 제목이라고 느껴졌었다. 더욱이 제목에는 사람도 일도 네 뜻대로 끌어가는 힘이라는 문장까지 있으니 전투력을 가지고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얼마나 매끄럽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는 것인지 그리고 관계를 좀더 부드럽고 내게 유익하게 이끌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관계술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나는 보지 않았지만 언젠가 스타킹에 나와서 강호동의 심리를 맞추며 대단한 호응을 얻었다고 하는데 나는 그의 그런 신통 방통한 능력이 궁금하지 않았다. 그가 처음부터 밝혔던 사람 사이의 관계를 얼마나 매끄럽게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그의 책 저술 능력이 궁금할 뿐이었다.

 

사회 생활 초년시절에는 나의 감정 표현을 숨기지 못해서 많은 불편함이 있었다. 그리고 철 없던 그때는 그것이 그냥 그렇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 한 살을 더 먹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나의 초년 시절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신입들을 볼 때면 내가 얼마나 어수룩하게 사회에 있었는지 느끼게 된다.

 

어떤 결정권을 가져야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기는 게임을 하고 싶을 것이고 이겨야만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게 되면 지는 부분에 대한 얘기가 수긍이 안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지는 부분 또한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 속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어린 시절에 동생과 싸우면 엄마는 언니인 내가 동생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말씀을 늘 해주셨다. 그리고 동생에게 양보하며 늘 먼저 져 주는 사람이 나중에 이기는 사람이라고 말했었다. 물론 첫째가 가지고 있는 큰 권력이 동생에게 미치는 힘을 알고 있었던 나이는 아니지만 나이가 들고 보니 꼭 내가 저 싸움에서 이겨야만 하는 것은 아니었구나 뒤 늦게 후회가 된다고 할까.

 

저자 또한 지는 것이 이기는 관계술이라는 부분을 밝히는 부분이 많다.

고집이 센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만을 고수하며 타인의 이야기는 하찮은 잔소리로 생각하기 때문에 설득이 어려운 상대다. 자기 고집만 내세우고 타인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 이런 성격은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자아의 문제로 고치기도 매우 어렵다. 따라서 고집이 센 사람이 있다면 그 성격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P150

 

고집이 센 사람에게 이기려고 한다면 서로 크게 다투게 되고 시간만 흘러갔었던 일화들이 생각난다. 그런 사람들에게 대응 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살짝 그의 마음에 들게 지고 이후에 설득하는 것이 내가 이기는 관계술인것이다.

 

간혹 이런 책들은 사람을 다스리려 하는 부분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들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부분을 맨 마지막에 써 줬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궁극적으로 인간관계에서 이익을 얻는 사람은 상대를 지배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배욕을 통제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람인지라 욕심을 버리는 것이 어렵겠지만 항상 인의로써 상대를 대하려 애쓰라. 그럴 때 상대는 그런 당신에게 반하고 기꺼이 당신의 편에 서게 된다.” P 304

 

꼭 이겨야만 하는 것이 삶이 아닐 것이다. 지는 싸움에서도 지혜롭게 상대방을 놓아  줄 수 있는 관계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모처럼 나를 버리는 책을 읽어서 마음이 홀쭉해진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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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기심, 꿈을 쏘는 힘
김성완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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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책을 통해 새로운 신세계를 경험을 한다. 자신이 읽는 책 장르를 크게 벗어나서 읽지 않더라도 나와 전혀 다르게 살아온 사람을 만나게 되면 부럽기도 하고 감동받기도 하고 너무 멀리 있는 사람 같아 왜 똑같은 인생인데 이토록 다르게 살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부분의 가장 크게 느끼게 된 책은 올해 읽은 책들 중에 몇 권이 있었는데 이책, [1% 호기심 꿈을 쏘는 힘]의 저자도 그렇다. 그의 인생 그래프가 담겨진 책 한권을 읽고 나니 왜 이토록 다른 삶인지 어느 정도 느끼게 된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환경적인 요인을 들 수 있다.

 

 

그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누나 형까지 모두 착실하게 공부를 열심히 한 집안의 아들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를 먼저하고 놀고 집중력이 좋아 옆 사람이 화장실을 가는지도 모르게 공부를 하고, 크게 어렵지 않게 학교에 들어 갈 수 있는 집안 형편이었다. 하지만 대학 3년 이후는 집에도 도와주지 않겠다고 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 할 수 있게 한 그의 부모님의 그 자주적인 정신은 참 대단한 것 같아서 그가 환경적인 면에서는 분명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혜택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이후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그가 열심히 공부하며 일하며 살았지만 그는 엄연한 한국에서 알아주는 첫 번째 대학에 다니고 있다. 지금의 그라면 모를까, 그의 세대의 서울대의 네임 혜택은 받지 않았으리 만무하다. 그러니 그가 NASA에서 일할 수 있었던 환경적인 이유 중의 하나도 그의 주변 환경의 영향이 없다고 말 할 수 없는 것 아닐까.

 

너무도 잘 자란 그가 말하는 꿈을 쏘는 힘에 대한 얘기가 그래서 나는 솔직히 마음에 닿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면 내가 너무 꼬인 사람일 것이다. 분명 그도 NASA에서 일을 하면서 인종차별과 언어의 장벽으로 인한 많은 어려움을 받았을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지금의 처지를 괴로워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가 좋은 환경에서 자라 좋은 부모 만나서 걱정 없이 컸다고 한들 세계에서 알아주는 NASA에서의 근무는 분명 그의 노력이 90%에 의해 이뤄졌을 것이다.

 

그는 호기심은 꿈을 꾸는 것의 기초이며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책을 한권을 읽더라도 호기심의 꼬리에 꼬리를 물어 궁금해 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한다. 물론 이 얘기는 너무 당연한 얘기다. 호기심 없는 아이는 크게 발전할 수 없다는 책 내용은 요즘에도 넘쳐나니까. 또한 궁금한 것이 생기고 그것이 발전 되어 더 많은 공부를 하게 되니 당연히 호기심 없는 사람은 다른 시작도 늦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의 얘기에 살짝 지난날이 반성이 되었던 부분이 있다. 나는 늘 매번 나의 능력을 100%보다 훨씬 많은 능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며 열심히 할 것을 스스로에게 종용했는데 그것보다 그는 악착같이 하지 말고 1%만 더 하라고 충고했다. 자신만의 1% 노하우를 갖는 것, 누군가 세워 준 규칙이 아니라 내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것, 그 작은 한걸음이 물을 끓게 만든다고 얘기 했다. (P69)

 

 

그러니 그동안 나는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100%로를 만들기 위해 맨땅에 헤딩만 했던 것이고 나만의 1%는 없었던 것이다. 그 1%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일지,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력일지 그것은 만드는 사람의 것일 테니 앞으로 나의 장기가 뭔지 서른이 지난 이 나이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하나 고민했지만 앞으로 살 인생이 훨씬 많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고자 한다.

 

 

하루에 30분 먼저 시작하는 것은 늘 생각하지만 생각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그래서 쉽게 나를 포기 할 때가 있는데 이제는 실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것부터 좀 적어 놓고 시작을 해 볼까 한다. 저자의 말처럼 시간을 만든다는 것은 내가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니 게으름은 역시 사람의 시간을 잠식해서 아무것도 안하는 나이 먹는 사람으로변하는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남들보다 훨씬 부지런하게 움직인 그의 모습을 통해 지금의 나의 모습을 많이 돌이켜 봤다. 앞에서 그의 환경적인 부분들에 대한 얘기 한 것이 좀 부끄러워지는 부분이다.

 

 

“‘힐링’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자 하는 의지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건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나는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청춘들에게 이런 말을 전하고 싶다. ” 시간이 당신을 위해 기다려 주지 않는다.” ” P106

 

 

내게 필요한 휴식은 이미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이미 나는 많은 휴식으로 인해 몸이 더 노곤해지는 것을 피로라고 오해하며 살아간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니 엄살은 좀 그만 부리고 힐링이 필요하다는 말은 하지 말고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켜 움직여야 할때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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