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브레드 - 백설탕, 달걀, 유제품이 들어가지 않는 빵 만들기
아사쿠라 미치요 지음, 황세정 옮김 / 심플라이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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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빵 만들기 [비건 브레드]

 

 

 

삼일에 한번은 꼭 들려야 하는 곳이 있다. 늘 맛있는 빵을 만드는 우리 집 앞에 개인 빵집이다. 그 집에 어떤 날은 30분 이상 빵을 고른 적이 있었다. 빵집 주인이 웃으면서 왜 못 고르냐고 물었다. 이 빵은 맛있을 것 같지만, 먹으면 살이 너무 찔 것 같고, 이 빵은 살이 안찔것 같지만 원하는 맛이 아니라고 하자, 그녀는 식상한 얘기를 했다. 맛있게 먹으면 영칼로리라고. 그건, 말만 그렇지. 늘 그 집 앞을 지날 때면 갈등의 시작이었다. 들어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매번 갈등에 한번도 이겨 본적이 없는 빵에 대한 식탐을 참을 수가 없다.

 

 

 

전국 5대 빵집을 찾아다니며 빵을 먹는 빵 덕후는 건강한 빵을 먹어 볼 생각에 이런 책도 한번 들춰봤다.

보통은 빵을 만들 때 이스트를 사용하여 부풀리지만, 요즘은 천연 효모를 각자 개발해서 사용하는 빵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간혹 유명 블로거들이 홈 베이킹 스쿨을 열어 만드는 곳도 천연 효모종을 만들어 빵을 만들고 있다.

 

 

 

이 책 [비건 브레드]는 천연 효모을 사용하며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만 사용하되 흰설탕, 달걀, 우유, 버터가 사용되지 않는다. 기존 베이킹 책들은 위의 4가지가 모두 들어갔던 것만 봤는데 이 책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천연 효모도 가나가와 현 단자와 지방에서 발견한 야생 효모를 사용한 빵종이다.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와 천연 효모는 빵을 만들어 보면 차이도 나겠지만 그 성분 차이도 많다. 이스트는 많은 야생 효모 중 제빵에 적합한 효모를 골라 내 인공적으로 배양한 것이다. 발효 과정에서 반죽을 잘 부풀려주는 효모만을 골라 늘려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스트는 배양때 여러 첨가제를 넣어 만들어 진다. 천연효모는 자연에 있는 여러 가지 균을 모아 만드는 것이며 자연 그래로의 균을 가지고 있다.

[비건 브레드]의 빵들은 모두 천연 호모를 사용하여 빵을 만든다. 안전하고 건강한 빵을 만들어 먹기 위한 안성맞춤 책이다.

 

 

 

인터넷 블로그로 베이킹 관련 자료들은 넘쳐 나기 때문에 제빵 과정을 배우지 않아도 혼자서 얼마든지 빵을 만들 수 있다. 나도 블로그를 통해 빵과 제과를 모두 마스터 했고, 케이크도 구워 선물을 자주 했다. 이 책은 훨씬 더 기본에 충실한 책이다.

기본 반죽에서부터 발효, 성형, 굽기까지 단계별로 사진 설명이 잘 되어 있다. 가장 흔한 기본 빵과 식빵을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떤 빵이든 만들 수 있다. 나머지는 모두 응용이다.

 

 

 

채식주의자들에게 딱 맞는 비건 브레드 빵을 만들어 함께 먹을 수 있는 수프, 샐러드, 잼, 페이스트, 두유 차이까지 만들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게 소개 되어 있다.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동물성 재료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담백한 빵을 먹는다면 걱정되는 살과의 전쟁도 조금 멀어질까. 그런 의미에서 내게 참 필요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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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심리학 - 우리는 왜 용서보다 복수에 열광하는가
스티븐 파인먼 지음, 이재경 옮김, 신동근 추천 / 반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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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와 용서 사이를 건너기 [복수의 심리학_ 스티븐 파인먼]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방황하는 칼날]은 성폭행 당한 후 사체로 자신에게 온 딸을 죽인범인들을 죽이는 복수의 얘기다. 소년법으로 10대에게는 큰 형벌이 주어지지 않고, 딸을 죽인 범인들을 처리하기 위한 아버지의 눈물겨운 싸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부분 복수를 일으키는 것은 분노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P233) 그 분노를 일으키는 감정들은 몇 가지 있다고 한다.

 

 

 

박탈감, 불평등, 불공평, 불공정, 배신감, 착취당한 느낌과 이용당한 느낌, 좌절감, 수치심, 시기와 질투들은 분노를 일으키고 이 감정은 복수라는 또 다른 감정을 만들어 낸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의 주인공은 소년법으로 인해 성폭행과 살인을 해 놓고도 법의 처벌이 너무 낮은 것에 분노를 느꼈으며 그들을 복수의 대상이 되었다. 그 복수가 올바른 선택이라고 하지 못하겠지만, 분노만은 충분히 공감 할 수밖에 없다. 내 가족을 해한 악당들을 처리하기 위한 복수극은 비단 이 소설뿐만이 아니라 영화 속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복수의 심리학>은 역사 속 인물부터 시대에 걸친 복수로 인한 사건들을 들려준다. 글을 쓰는 창작자들은 복수라는 테마를 가지고 많은 글들을 써 왔으며 그 근간은 어디서부터 왔는지 복수의 뿌리를 살핀다. 그 이야기는 공포 정치를 한 스탈린과 후세인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그의 공포 정치는 모두 어린 시절과 콤플렉스로 만들어진 복수의 칼날에서 나왔다. 스탈린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으며 그의 부모와 관련된 소문에 강압적으로 주변 관리를 하게 되었다. 자신에게 날아 올 복수의 총구를 피하기 위해 안전 문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 안전 문 때문에 그는 뇌졸중으로 쓰러졌지만 아무도 그 문을 열지 못했고 사흘이나 지나서 그의 죽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하니 그는 결국 자신을 방어하다 스스로 죽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 안전문을 만들지 않았다면, 그가 좀 더 일찍 발견 됐다면 그는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 그가 악인이 되지 않았다면, 그의 어린 시절이 조금 더 따뜻했다면 그가 그렇게 자랐을까?

 

 

 

“작가와 척지지 마라. 인쇄기로 찍어서 복수하는 자들이다.” P72

 

 

 

문학에서도 복수의 심리학을 찾아 볼 수 있다. 너무도 유명한 헤밍웨이 또한 자신의 전 부인과 이혼을 한 후 그녀에 대한 험담을 소설로 썼다. 작가 글로 그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고, 최대한 잔인하게 그를 묘사 할 수 있었다. 언젠가 <서울의 달>을 쓴 작가 김운경은 자신의 돈을 갚지 않고 도망간 친구의 이름을 주인공 이름으로 썼다고 했었다. 그가 할 수 있는 복수였다. 그 주인공은 깡패들에게 맞아 죽었다. 드라마 방영 당시 48.7%의 최고 시청률을 자랑했으니 그 ‘홍식’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분은 자신의 이름을 가진 주인공의 죽음을 보지 않았을까? 사실 이런 복수라면 나도 여러 번 하고 싶다.

 

 

 

“그렇다면 복수는 부정적인 것이기만 할까? 사실 복수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복수는 때로는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고, 손상된 자존감과 명예를 세우는 것이며, 용기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비극적인 결말이 예상되는 복수를 권할 수는 없다. 많은 종교에서 복수 대신 용서를 권한다. 용서는 최고의 미덕이다. 하지만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인간의 존엄성에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용서하지 못한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그들이 느끼는 분함과 억울함은 때론 자신의 삶을 포기할 만큼 강렬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들만큼의 고통을 겪지 못한 사람이 섣불리 용서하라고 권하기 힘들다.”P236

 

 

 

영화 <밀양>에서 주인공 전도연은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유괴로 잃고 말았다. 그녀의 아들을 유괴한 사람이 잡히고 그녀는 그를 용서하기 위해 많이 애를 썼다. 괴로운 날을 견디며 용서하기위해 그를 찾았다. 평온한 얼굴을 한 그는 이미 하나님에게 용서를 받았다고 했다. 그녀에게 그렇게 어려웠던 용서가 하나님은 왜 그토록 쉽게 그를 용서 했는지 그녀는 분노했고 자해했다. 복수 대신 용서라는 관용을 베풀며 살아 갈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 훌륭한 미덕을 갖기가 쉽지 않다. 기독교에서는 한쪽 뺨을 때리면 다른 한쪽을 대주라고 하지만 어찌 그렇게 쉽게 다른 한쪽을 댈 수 있을까.

 

 

 

책에서 제시한 현실적인 복수의 대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마음속으로의 복수를 꿈꿔 보는 것이다. 둘째는 자신을 비난하지 않는 것이다. 셋째는 나쁜 기억에서 한 발짝 물러서는 연습을 해보길 권한다. 넷째는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이다.

 

 

사실 이 현실적인 대안들이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똑같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서고 싶지는 않다. 정치인들의 회고록에서처럼 그때 나는 언제나 옳았고 다른 이들이 항상 틀렸다고 말하기보다 나도 그때 틀렸었다고 말 할 수 있는 반성이 있다면 분노의 마음이 누그러지지 않을까. 분노도 마음이 다쳐 생기는 것이니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있다면 서로 총을 겨누는 일들이 조금은 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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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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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치 않게 영화 <B급 며느리>와 인스타그램의 인기 웹툰 <며느라기>를 비슷한 시기에 보았다. 영화 <B급 며느리>를 다 보고 나서는 왜 여성은 이렇게 밖에 살아 갈 수 없는가 답답했고, 웹툰 <며느라기>의 엔딩을 보며 제발 그녀가 그 이름을 버리기를 바랐다.

 

한국에서 결혼을 한 여성이 한 가정을 꾸려 나가며 살아가는 두 이야기는 소설 <82년생 김지영>과 닮아 있다. 영화 <B급 며느리>의 주인공 김진영씨는 명절날 시댁을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매번 자신이 입혀 보낸 옷을 벗기고 시어머니가 산 옷을 입혀 보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유들과 함께 시댁과의 갈등으로 그녀는 시댁을 가지 않을 것을 선택한다. 아들만 둘이 있는 곳으로 시집간 그녀는 명절이면 어머니와 자신만 음식 장만을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늘 남자들은 그저 텔레비전을 틀어 놓고 앉아 만들어진 음식을 받아먹고 있다. 아무도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의 선택은 결국 며느리를 포기하기로 이른다. 간혹 그녀와 남편은 이 문제로 심한 갈등에 놓이게 되고 그녀의 절규 장면에서는 그녀가 안고 있는 답답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녀는 말했다. 결혼하기 전에 자신은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웹툰 <며느라기>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장남에 시집을 간 그녀는 명절에 시어머니와 함께 둘이서만 음식 장만을 한다. 아들이 부엌에 들어가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부엌일은 오로지 여자의 일로 생각하는 시어머니는 백화점에서 산 며느리에게 줄 선물이 앞치마였다. 시부모의 결혼기념일에 가야 할 것인가 고민하다 결국 찾아가 저녁을 먹지만 아들에게는 살이 많은 갈치 몸통을 주고 며느리에게는 푹 익어 맛이 들었다는 무 조림이었다. 그녀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신도 집에서 귀중한 존재인데 왜 시댁으로 오면 하나의 인간이 아는 집안의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 있는 것인가.

 

소설 김지영씨도 어느 날 시댁에서 친정어머니가 빙의 되어 담아 두었던 얘기를 쏟아 낸다. 너희 딸이 친정에 빨리 오는 것을 원한다면 며느리도 빨리 친정으로 보내 줄것을 말했다. 그 얘기는 웹툰 <며느라기>에서도 다룬다. 새로 들인 며느리와 시댁을 들렸다 오는 딸과 함께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 일 하는 며느리가 가족의 일원으로 희생을 해야만 그 모습을 완성 할 수 있는 노릇이다. 하지만 며느리 말고 그 누구도 왜 그것을 며느리만이 희생을 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는다.

소설 김지영씨는 아주 평범한 가정을 갖췄다. 너무 늦은 나이게 결혼도 하지 않았고 남편의 직업도 안정적이고 적당한 크기의 아파트를 전세로 살고 있으며 자식도 낳았다. 남들이 원하는 평범한 조건이지만 그녀는 왜 친정어머니가 혹은 선배로 빙의 되어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것일까.

영화 <B급 며느리>에서 엔딩에서는 주인공 남편의 남동생이 결혼을 하게 된다. 그때 김진영씨의 남편, 즉 큰 아들은 시어머니와 새로 들어올 둘째 며느리에 대한 얘기를 한다. 시어머니는 둘째 며느리는 A급 며느리가 될 것이라고 얘기를 했다. 그녀가 말하는 A급 며느리란 대체 무엇일까? 시댁 행사에 모두 참여하고 시댁 일에 절대적으로 지지를 보내며 시부모의 말씀을 아주 잘 듣는, 그러니까 영화 속 김진영씨와 다른 행동을 하는 며느리를 말한다. 대체 누가 이런 급을 정해 그녀의 머릿속에 심어 놓았을까? 시어머니 당신도 분명 자신의 자아를 찾지 못한 며느리에 불과 할 텐데 말이다. 시어머니의 마지막 대사에 나는 많이 슬펐다. 며느리가 명절에 오지 않는 것을 그저 주변사람들에게 창피하다는 것으로 치부 하며 그녀를 B급 며느리로 만들 것이 아니라 그녀와의 진정한 화해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영화 속 며느리와 소설속의 김지영은 전혀 다른 인물이다. 영화의 김진영은 결혼 문화로 만들어진 또 다른 여성을 부정했고 원하지 않았지만 소설 김지영은 순응했고 받아들였다.

 

고등학교 시절 조금 멀리 있는 학원을 다니며 스토커 같은 남학생을 만나게 되고 그 남학생으로 인해 그녀는 공포심을 갖게 되었다. 늦은 밤 도착하는 자신을 마중 나올 것을 부탁하며 내리지만 아버지보다 그 남학생이 먼저 같이 내렸다. 이후 남학생은 돌아갔지만 그 일은 결국 늦게 다니는, 짧은 치마를 입은 지영씨의 잘못으로 돌아갔다. 아버지는 그 남학생을 찾아 야단 칠 것이 아니라 그런 행동을 한 지영씨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런 시대에 살고 있었다. 어쩌면 여성 자신이 찾아야 할 권리들은 모두 시대가 만들어 놓은 것이 사라졌는지도 모른다.

 

어느 가을날 아이와 잠시 산책을 잠시 들렸던 카페에서 지영씨는 열심히 일하다 마시는 직장인들의 커피타임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그들은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아이를 키우며 사는 지영씨를 부러워하며 맘충이라고 했다. 채근하는 아이를 간신히 재워 마음을 식히기 위해 들린 카페의 카피 가격은 1500원이었다. 그 한잔의 여유를 찾은 그녀는 그들에게 그렇게 불렸고 이해되었다. 사실 이 부분으로만 그녀가 안타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들의 아주 단편적인 시선들이 모두의 시선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젠가 제주도 올레 코스를 돌면서 만난 어느 여자가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재우며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시는 장면에 그녀의 삶을 부러워했던 적은 있었지만 그녀를 남편의 월급을 탕진하는 맘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며 지내야 하는 시간의 어려움을 모르는 나는 그녀의 잠깐의 그 외출을 일상으로 생각 했을 수 있다. 어쩜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그 카페에서 지영씨에게 맘충이라고 했던 사람들도 그렇게 보고 있을 것이다.

 

지영씨의 삶은 변함없이 유지 되어 갔다. 그래서 소설이 살짝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그녀가 어떤 투사처럼 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소설이 2016년에 출판 됐는데도 아직까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은 아마도 변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여성은 계속 똑같이 남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영화 <B급 며느리>속 김진영씨는 자신을 위한 위인전을 쓰겠다며 며느리의 혁명가가 되겠다고 했지만 그녀의 엔딩 장면은 의외였다. 사실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그 엔딩이었다. 그녀는 왜 그런 엔딩을 선택했을까 궁금하다가도 결국 이해 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되었다. 비록 그녀들이 선택한 삶을 존중하지만 이해 못하더라도 나는 그녀들에게 앞으로 자신의 선택을 존중 받으며 ‘나’를 찾아 갈 수 있는 길을 꼭 가길 원한다. 웹툰 <며느라기>의 엔딩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녀의 찾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그녀들도 그녀들의 자리를 찾길, 그리고 그들을 맞을 사회도 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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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스파이스 카레 - 누구나 쉽게 만드는 정통 커리 레시피
미즈노 진스케 지음, 정미은 옮김 / 심플라이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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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전 인도 카페 전문점을 한 번도 안 가봤다는 동생을 데리고 삼성역에 있는 유명한 인도카레 전문점에 갔었다. 카레와 난, 탄두리 치킨을 주문하고 기다렸다. 인도 영화에 빠져 있던 선배를 따라 몇 번 왔었던 내게는 향신료 냄새가 크게 거부감은 없었는데 동생은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렇다고 동생이 카레를 못 먹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언제나 반찬이 없으면 카레로 이틀 이상 밥을 먹었으니까.


탄두리 치킨이 먼저 나오고 이후 난과 카레가 나왔다. 동생은 따뜻하게 구워진 난을 찢어 아주 작은 스텐으로 만들어진 카레 그릇에 담겨 온 카레를 찍어 먹으면서 내게 말했다.


“ 언니, 카레는 언제 나오는 거야?”


우리가 그동안 집에서 만들어 먹었건 카레는 감자와 당근, 양파, 돼지고기를 볶아 넣은 푸짐한 카레였기에 이렇게 작은 종지에 온갖 향신료 가득 들은 걸쭉한, 그것도 우리가 알고 있는 노란 카레색이 아닌 붉은 소스가 카레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3분 카레의 이미지와 노란 강황의 색이 선명하게 입혀져 있는 한국식 카레에 익숙했던 동생이 인도의 정통 카레를 알지 못했던 것을 간혹 동생의 무안주기위한 에피소드로 나는 종종 써 먹지만 그 집을 찾았던 내 지인들은 대부분 비슷한 얘기들을 했었다.


각 나라마다 카레가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한국식 카레와 일본 카레는 또 다르다. 일본 카레는 먹어보면 색도 훨씬 진하고 단 맛이 많았다. 그런 일본식 카레를 만들어 낼 줄 알았던 저자의 책을 보며 그의 스파이스 카레에 대한 열정, 그것을 넘어 인도의 본연의 그 맛을 사랑하고 연구했던 20여년의 세월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스파이스 카레라고 해서 많이 특별하거나 어려운 것은 없다. 재료에 충실하게 만들어진 카레라고 할 수 있겠다. 스파이스 카레는 우리가 쓰는 카레 가루나 일본식 고형 카루도 쓰지 않고 오로지 향신료들만으로 카레를 만든다. 책속에 소개 된 것처럼 만드는 과정은 단순하지만, 제대로 된 카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라이팬 하나면 있으면 스파이스 카레를 시작 할 수 있다. 재료를 조금만 다르게 해도 전혀 다른 요리가 되니 스파이스 카레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스파이스 카레의 기본 베이스 향신료는 딱 세 가지이다. 노란 색을 띄는 강황, 고춧가루, 코리앤더(고수). 우리가 알고 있는 그 고춧가루라기보다는 홍고추 가루라고 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먹는 그 빨간 고춧가루를 쓰면 안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딱 이 세 가지의 기본이 되면 카레의 기본 베이스 소스는 모두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언젠가 백종원도 카레를 만들 때 양파를 카라멜 색이 될 때까지 볶은 다음 만들면 훨씬 맛있다고 했던 것이 기억나는데 이곳에서도 양파를 카라멜 색이 띄도록 많이 볶는 것이 기본이다. 너무 탄 색이 아닐까 걱정될 정도의 카라멜 색이다. 그 베이스를 가지고 재료를 추가해서 만들어 내는 수십 가지의 카레를 보며 저자의 카레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수제 카레 가루를 만들기 위해 카레 집을 자주 다니며 주방장과 친해져 나중에 레시피와 볶는 순서까지 알아낸 에피소드들에는 열정이 있었다. 그에게 항상 고민이었던 스파이스 카레에는 몇 가지의 향신료들이 들어가는 것인가 궁금했었는데, 그 문제를 모두 해결해 주었다. 그의 스파이스 카레 사랑은 결국 인도 여행까지 이어졌고 그곳에서 만난 수 많은 허브와 향신료에 넋을 놓고 행복해 했다.

책을 읽으며 동생과 함께 갔던 그 인도 카레 집에서의 따뜻한 난과 함께 한 카레의 향기가 떠올랐다. 지금 집에 레트로 카레가 싱크대 선반에 몇 봉 있는걸 알고 있지만 책을 읽으니 그것은 진정한 카레가 아닌 것 같다. 다만 쉽게 구 할 수 있는 카레 향신료들이 주변에 없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꼭 나도 한번 저자의 레시피 대로 순서에 맞게 볶고 끓여서 만들어 놓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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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3-06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운 카레를 맛보고 싶을 때 저는 인스턴트 카레에 핫 소스와 후추를 넣어요. 진정한 카레라고 보기 어렵지만 그래도 매운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

오후즈음 2018-03-06 17:01   좋아요 0 | URL
우와~~ 전 핫 소스를 넣어 볼 생각은 안했네요..담엔 꼭 넣어 보고 싶네요. 그전에 이 책에 소개된 레시피로 꼭 만들어 보고는 싶어요.
 

 

 

 

 

 

 

 

 

 

 

다시 없을 긴 명절 전에 다녀온 9월의 제주.

 

 

 

제주라서,

제주여서

제주니까

제주기 때문에

 

 

언제라도 좋았던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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