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일 수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5시 08분, 바깥 기온은 26도 입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어제보다는 기온이 조금 낮지만, 그래도 시원하다고 하기에는 더운 날씨입니다. 오늘은 비가 올 거라고 했는데, 비가 올 것 같긴 하지만 비가 언제 올 거야, 같은 기분이 드는 오후 이기도 합니다. 비는 근데, 저녁이 되어야 또는 밤이 되어야 올 것 같은데, 비 때문인지 습도는 높아진 것 같고, 구름은 어제보다 더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습도가 높아져서 그런 걸까요, 먼 곳의 소리가 조금 더 잘 들리는 것 같아요.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와 지나가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는데, 가까운 곳 보다는 조금 먼 곳에서 날아오는 소리처럼 들리거든요.^^
장마가 시작된 이후로 비가 많이오지는 않지만, 덥기는 정말 더워졌어, 그런 소리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작년에도 이만큼 더웠는지, 작년의 오늘은 찾아보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요즘은 조금만 덥다는 생각이 들면 일단 작년은? 하고 찾아보게 됩니다. 작년보다 더 덥다고 해도, 또는 덜 덥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거의 없습니다만, 일단 작년은? 하고 찾아보는 건 뭐지? 하는 기분이 됩니다. 작년의 일들을 찾아본 다음, 아 작년엔 이렇게 했으니까 이렇게이렇게 하는 다음 다음의 단계가 있다면 그렇게 해도 됩니다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그런 것들을 찾아볼 필요도 없는데, 근데 왜 그러지? 오늘 오후가 되어서야 그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봅니다. 하지만 또 찾아볼 지도 모릅니다. 그게 습관이 되려면 몇 번은 더 필요하더라구요. ^^;
6월엔 이렇게 장미가 많이 피었는데, 그 떄는 이렇게 장미가 피어서, 밖에만 나가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때도 더워서 나가기가 귀찮다는 그런 마음이었던, 그런 게으른 시기였던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예쁜 꽃이 있으니까, 가끔은 밖에 나가주었던, 그러니까 밖에 나가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이런 꽃들이 있는 곳 근처(?)로 사진을 찍으러 갔던 날이 있었던 것이, 지금에 와서는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이 사진은 지난 달 6월 2일에 찍었는데, 이 때만 해도, 장미꽃다발처럼 장미가 피었던 날들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좋았네요. 이런 꽃들이 피려면 다시 내년이 되어야 합니다.^^
1. 매일매일, 올해는 봄부터 더웠나?
올해는 어쩐지, 봄부터 추위가 지나고 나서부터는 그냥 뜨겁고 더웠던 기억만 남았습니다. 그러니까 온도의 변화에 적응 실패인 것인가, 하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네요. 4월부터 그냥 햇볕은 뜨겁고, 기온은 덥고, 그랬거든요. 4월부터 인터넷서점에서는 양산이 등장했었지요 아마. 그러니까 햇볕이 뜨겁다는 건, 저만 그런 건 아니었을지도요. 하지만, 그러다보니, 바깥에 나가기 싫었고, 바깥에 예쁜 꽃들이 피고, 파란 잎이 많아지는 사이에도 덥고, 미세먼지 많고, 여러 가지 이유로 실내에 있는 시간을 늘려가다보니, 7월이 되니 이제는 진짜 더워서 실내 생활을 하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여름에, 그러니까 한 여름에도 7월이나 8월에도 저녁을 먹고 한 30여분 이상 바깥에서 걸었던 것 같거든요. 그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많지 않은데, 그 때는 걸었고 지금은 걷지 않는 이유가 더워서, 라는 건. 그 때보다 지금이 더 덥긴 하지만, 게으름도 그만큼 더 추가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매일매일이 더운 공기만 있는 건 아닌데도, 요즘은 매일매일 온도계만 보고 사는 사람처럼, 오늘의 더위가 머릿 속에 많은 공간을 차지 하는 것처럼 관심사의 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2. 밖에서 새소리가 들리는 더운 오후
삐이익 삐이익 하는 새소리와 싸아악 싸아악 하는 바람 소리가 들리는 오후입니다. 그렇게 많이 덥지는 않은데, 매일 조금씩 체온이 올라가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점점 올라가는 계절의 기온에 적응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이렇기 때문에 더운 건가? 잘 모르겠습니다.
가끔 아침에, 이른 시간에 새소리가 들리면, 기분이 좋은 날도 있고, 아이 새 울어, 하는 날도 있어요. 그런 날에는 조금 더 자고 싶은뎅, 하는 기분이 되어 창문을 휙! 닫고 싶은데, 그러면 잠이 깰 것 같아서(그러니까 그 정도 동작이면 잠이 깹니다) 이불 속으로 최대한 들어가기 위해 머리를 내립니다. 아직은 다행히 열대야가 아니라서 이불도 덮고 편하게 잘 수 있어요. 하지만 점점 이불이 두꺼워진다는 것을 느끼는 걸 보면, 기온이 올라가는 건 여러 가지 면에서 다양하게 찾아옵니다.
3. 잘 하던 것을 잘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없는 것보다는 낫잖아, 하는 마음이 될 때.
다이어리를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글씨 엉망, 그건 원래 그렇고. 전에 어떻게 썼더라, 형식 불명. 아, 어떻게 되더라. 그런 것들이 연속입니다. 처음부터 잘 하려고 하다보면 한장 쓰고 아아, 다음장 부터는 잘 할 수 있을 거야, 그러나 다음 장도 비슷합니다. 예쁘게 한 장 썼습니다. 그러나 그게 이어지지 않습니다. 다음장 비슷합니다. 그렇게 그렇게 쓰다보면 좋아져, 하지만 끝까지 가보아도 비슷합니다. ... 그렇게 생각하면 쓸 수가 없어요. 나아진다는 희망이 어느정도의 보장이 있어야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엔 생각이 조금 바뀔 때가 있습니다. 글씨 조금 못 쓰면 어때, 나만 보면 되지, 그냥 알아볼 정도 쓰면 되지, 대충 써보고 잘 쓰지 못하면 다음줄 조금 잘 쓰면 된다. 그런 식으로요. 그리고 아주 예쁘게 써야 할 건 아니잖아. 예쁘게 쓰거나 안 쓰거나, 용도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대충 내가 좋은대로 내가 보기 편한만큼만 쓰면 된다. 그런 식으로 기준을 낮춥니다. 그렇게 하면 한 장 잘 못 쓰면 다음장에 대충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쓰고 쓰다보면 좋아지지 않아도, 그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대신 그 에너지를 다른 데 쓸 수있을 지도 모릅니다.
글씨는 엉망에 대충대충 쓰는 것이라도 좋으니, 매일 매일 써보자, 또는 예쁘게 쓰는 것을 포기하고 간단하게 정리해보자, 이런 다른 방향으로 써보는 것도 괜찮다. 하고 생각하고 써봅니다. 잘 할 수 있을 때라면 이런 목표 굳이 세울 필요가 없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잘 안 되니까 이런 소박한 목표라도 없는 것 보다는 낫잖아, 하는 마음으로요.
4. 원래는 3시 48분이었습니다.
오늘은 페이퍼를 3시 48분 부터 썼어요. 그런데 쓰다가 잠깐 중간에 쉬었다가 다시 4시 후반부에 다시 쓰기 시작하니까 금방 5시가 넘었네요. 그래서 첫 문장에 이어쓰는 시간을 5시 몇 분으로 바꾸었습니다. 날씨가 흐린 건 여전하고, 기온도 비슷해요. 그런 날들이 오늘의 오후입니다.
바깥에 비가 올 것 같은데, 비가 언제쯤 올까요. 작은 소리가 들리면, 그게 빗소린가? 하는 기분이 됩니다만, 비는 아닌 것 같은데도 그래요. 비가 온다는 건 오늘 밤의 일이라는 걸 알지만, 날이 워낙 흐려서, 당장 비가 쏟아져도 이상할 건 없는 날씨거든요. 그러니까, 오늘 날씨 같아서는 비가 그냥 와도 이상할 것 없는데, 이런 날에도 밖에 나갈 때, 바로 비가 오지 않으면 우산을 들고 나가지 않는, 그래서 비를 만나면, 앗, 비가 와, 어쩌지, 하는 일도 생깁니다. 그러다 비가 그치면 그 우산은 어딘가에 두고 오는 일도 생기고요.^^;
장마를 생각하면 계속 비가 오고, 눅눅하고, 비가 그치고 다시 비가 오고, 그런 것들이 생각나는데, 그런 날들이 덥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었는데, 올해는 참 덥네요. 매년 여름은 덥지만, 올해는 장마도 더웠어요. 하고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좋은 기억을 많이 남긴다면, 그 때 진짜 더웠는데 하면서도 좋았던 것들을 떠올리면서 더웠지만 좋았던 것들을 하나하나 떠올리게 되겠지요. 그런 것들이 올해는 조금 많았으면 좋겠어요.
작년을 생각하면 너무 더웠던 것들 말고는 생각나는 것이 없어요. 그런 것들은 시간의 공백기 같은 기분이 되니까, 그런 것 말고, 조금 더 많은 기억을 남기고 싶어요. 좋은 기억, 기분 좋은 일들, 인생의 좋은 순간이 많기를. 그런 것들이 지금 좋은 것과 나중 좋은 것들은 겹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것 같아요.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과 비교해보면요.^^
오늘 저녁이 비가 올 것인가, 오지 않을 것인가, 그런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데
많이 더울 것인가, 덥지 않을 것인가, 에는 관심이 많이 생깁니다.
남은 오후 시간, 덥지 않고 시원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