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전쟁 1337~1453 - 중세의 역사를 바꾼 영국-프랑스 간의 백년전쟁 이야기
데즈먼드 수어드 지음, 최파일 옮김 / 미지북스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 보며

유관순 누나를 생각합니다.

옥 속에 갇혔어도 만세 부르다

푸른 하늘 그리며 숨이 졌대요.


국민학교 시절에 한번쯤은 불렀을 노래다. 언젠가 TV 광고를 보다가 "에이 오바다"라고 했던 적이 있다. 아마도 교과서에 대한 공익 광고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난 당신을 모릅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유관순 사진이 나왔던 적이 있다. 아무리 국정 교과서를 밀어 붙이려고 해도 저건 오바라고 생각했다. 유관순을 모를 리가 있나? 맞다. 아무리 역사에 관심이 없어도 유관순 누나를 모를리는 없다. 위의 노래와 함께 우리의 머리 속에 각인된 유관순 누나를 모를 수는 없다. 당연하다. 어린 시절 내 머릿 속에 독립 운동하면 김구보다 유관순이 먼저 떠올랐고, 반공하면 이승복이 떠올랐다. 병천 아우내 장터와 서대문 형무소는 우리에게 유관순을 잊을 수 없는 존재로 각인시켜 놓았다. 


그런데 요즘들어 유관순이 논란이 되었다. 유관순의 훈장 서훈의 등급을 높였다는 것인데, 그 논란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가 된다. 아무리 유관순이 대단하다고 해도 신흥 무관학교를 세우기 위하여 사재를 턴 이회영이나, 김구, 약산 김원봉과 같은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거기에다가 당시 독립운동을 한 여인이 과연 유관순만 있었겠는가? 그런데 유관순이 이렇게 유명해 진 이유에는 김활란과 모윤숙이 있다. 자신들의 친일을 가리기 위하여 이화 출신의 유관순을 발굴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유관순과 비슷하게 애국의 아이콘으로 발굴된 사람이 있다. 잔 다르크이다.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 전쟁 시 프랑스에게 애국과 승리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사람이 잔 다르크이다. 그녀가 아무리 전략을 짜봐야 얼마나 대단했겠는가? 그저 기울어 가는 프랑스를 일으키는데 소비되고 버려진 아이콘일 뿐이다. 잔 다르크의 비참한 말로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들의 실책과 부족함을 커버하기 위하여 발굴되었고, 그리고 쓸모가 없어지자 용도 폐기 된 것이 잔 다르크가 아니겠는가? 백년 전쟁에서 프랑스가 승기를 잡아가는 시기와 잔 다르크의 출현, 그리고 그가 받은 신탁은 그녀로 하여금 프랑스 국민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물론 마스코트로 그녀가 발굴된 것을 가지고 그녀가 가지는 의미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녀가 모든 것을 뒤짚을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인물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유관순의 위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태생부터 친일이었던 정권, 그리고 자신의 친일 행각을 가리기 위한 사회회 지도층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유관순은 독립 운동의 마스코트가 되었고, 점점 잊혀져 갔다. 그러다가 국정 교과서를 밀어 붙이기 위해 다시 소환 당한 것이며, 이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정권을 깎아 내리기 위하여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그녀의 서훈을 높이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지만 그녀의 서훈을 높이는 것은 그녀보다 더 치열한 독립 운동을 했던 이들의 서훈을 높이는 것과 그들의 공적을 재평가하는 것과 함께 가야 한다. 그저 여성이라는 이유로, 혹은 어린 소녀였다는 이유로 그녀만 원 포인트로 찍어서 서훈을 높이는 것은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백년 전쟁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영국과 프랑스가 왜 그렇게 앙숙이었는지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된다. 이에 대한 내용이야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봐도 알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적지 않는다. 물론 읽은지 오래 되어서 그것을 다시 떠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은 닷도 있다. 리뷰를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게으른 탓에 지나왔던 것도 한 몫할 것이다. 그러다가 유관순 논란을 보고 비슷한 잔 다르크를 떠올리게 되었다. 


유관순이 잔 다르크처럼 소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두서 없이 끄적여 본다. 3.1운동 100년을 맞이하였지만 여전히 친일 청산이 되지 않은 우리의 현실을 보면서 모 의원을 나베라고 부르는 것이 서글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