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중국사 처음 읽는 세계사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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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기억하는가? 56개 소수 민족의 아이들이 자기 민족의 전통 의상을 입고 오성홍기를 들고 나와서 하나의 중국이라는 신화를 보여주었던 퍼포먼스 말이다. 그런데 나중에 이 퍼포먼스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이유인즉 당시 소수 민족의 전통 의상을 입고 나온 아이들이 전부 한족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모두 공연단 소속의 한족출신 아이들이라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중국에서는 행사시 소수 민족의 전통 의상을 입고 나오는 것은 관행이라는 말로 발뺌을 했다. 그렇지만 문제는 팜플렛에 이 아이들을 소개하면서 모두 소수민족으로 소개했다는데에 있다.

 

  중국이 이렇게 외국의 따가운 눈초리와 비웃음을 사면서도 왜 소수민족 아이들이라는 위장된 퍼포먼스를 하는 것일까? 아주 사소한 일같지만 그 근원을 따져 들어가면 중국이 진행하고 있는 동북공정과 서남공정과 그 맥이 닿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구려를 자국의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우리 나라는 이게 말이나 되냐라면서 감정적인 대응을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이 그런 것을 생각하지 못할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왜 동북공정을 진행하고 있는가? 중국의 생존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혹시 기억하는가? 오늘날 중국의 영토를 만들어 놓은 민족이 누구인지? 중국은 역사 이래로 지금 중국의 영토를 자국의 영토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다. 그들은 오로지 중원이라고 일컫는 지역이 한족의 땅이라 생각했다. 춘추 전국 시대에는 초나라가 강남 지역을 요와 금, 원, 청을 거치면서 만주와 요동이 중국의 영토라는 생각이 굳어지게 된 것이다. 어찌보면 오늘날 중국은 자신들이 소수 민족으로 전락시켜버린 만주족에 의해서 영토를 얻게 되었다. 어느날 갑자기 만주와 요동이라는 영토가 굴러 들어왔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렇게 획득한 영토는 지금까지 대 일본 전쟁과 냉전이라는 이데올로기 전쟁에 의해서 그렇게 큰 고민없이 중국의 영토로 편입되었다. 그렇지만 냉전이 끝나고 난 이후부터는 문제가 약간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소수민족들은 자기들의 뿌리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고, 한족에 의한 여러가지 핍박과 침탈은 그들로 하여금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들었다. 오늘날 우루무치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구르족의 독립 운동이라든지, 티벳의 달라이 라마의 외교전은 중국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몽골과 한국이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는 몽골족과 조선족은 중국이 안고 있는 큰 부담이다. 56개의 소수 민족 중에서 두개라고 하지 말자. 그 중에 어느 하나만 독립해서 나간다면 그것은 소수민족 이탈을 도미노처럼 물러오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용광로가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것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인위적이라는 것이다. 문화와 문물의 교류 속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융합은 문명을 발달시키지만 오늘날 중국이 행하는 것과 같은 인위적이고 정치적인 융합은 부작용을 불러오기가 딱 좋다.

 

  이 책은 중국의 역사를 다채로운 문화의 용광로라는 측면에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중국의 근현대사, 특히 장제스와 마오쩌둥의 대결과 협력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물론 그것고 자세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중국사에서 이러한 시도조차 없었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중국의 명칭고 중국의 본토 발음에 가깝게 적고 있는 면도 높이 살만 하다. 그렇지만 위에서 말한대로 다채로운 문명의 용광로라는 부분에서 과거의 자연스러운 것고 오늘날의 인위적인 것을 나누고, 각 소수 민족의 독립 운동에 관한 내용까지 다루었다면 중국사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더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처음 읽는 중국사이지만 어디까지나 한족의 중국사가 된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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