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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을 향기 나는 영화
    from 재아넷 JAEA@BLOG 2011-10-26 13:53 
    쓸쓸한 가을.. 외롭지 않으세요! 가을하면 생각나는 영화가 뭐가 있을까 하고 생각 해봤습니다.. 여러 영화가 있긴 하지만, 추천할수 있는 영화 3편 소개 합니다. ▶ 시월애 우리나라 영화죠!! 우리나라 영화 최초로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 한 영화입니다. 그만큼 세계인의 가슴도 울리게 했던 영화라는 말이 많습니다. 그때의 향기와 지금의 향기는 다르겠지만.. 감성과 감동을 받을수 있는 영화라 생각하네요 오래된 작품이긴 하지만, 아직도 그 감동이 전달되는..
 
 
진/우맘 2004-08-15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 62년생이면 시방.....우리 나이로 마흔 셋?
정말, 헐리웃 배우들의 회춘 비법이 궁금하다니까요.-.-

mira95 2004-08-16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는 인어고기를 먹었을 거라고 하더군요.. ㅋㅋㅋ 그나저나 탑건 기억나세요? 정말 포샤시한 청년이었죠 ㅋㅋ

stella.K 2004-08-1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은 찍은지 꽤 되지 않나 싶어요. 이때만해도 좋았죠. 얼마 전 TV에서 <매그놀리아>를 봤는데, 참 느끼합디다. 그도 한물 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Smila 2004-08-16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그놀리아>에서의 연기는 더욱더 '느끼할수록' 더 훌륭한 연기가 아니었을까요? 20대 초반의 풋풋함은 더이상 없겠지만, 연기는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아요.
 

이광수·염상섭·이상…근대문학속 사랑의‘해괴한 말법’
 서영채 지음/ 민음사

이경훈 연세대교수·국문학

 

이 책의 제목은 소설의 한 장면을 상기시킨다. “요새 계집애들은 걸핏하면 사랑 사랑 하니 모두들 기생이 되었단 말이냐, 갈보가 되었단 말이냐? 원 그런 해괴한 말법이 어디 있어?”(이광수·‘그 여자의 일생’)가 그것이다. “그때에는 정동 근방에 있는 예수교 청년들을 제하고는 아직도 서양 냄새나는 ‘러브’라고 일컬을 만한 연애는 조선 청년 중에는 없었다”(이광수·‘처’)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랑’은 일종의 박래품(舶來品)이었으며 신문명과 더불어 학습되고 실천되어야 할 것이었다.

따라서 이 책은 보편적인 감정이 아니라 ‘특수한 사회적 코드로서의 사랑’을 다룸으로써 사랑을 역사적 맥락에 놓는다. 또 저자는 사랑이 소설 속에서 포착되고 표현되는 방식을 통해 근대소설과 근대 주체를 유형화하려 한다. 이때 저자가 다루는 대상은 이광수·염상섭·이상의 작품이다. 이 세 작가의 문학사적 위치, 즉 이들이 구사한 ‘말법’의 ‘해괴’함으로 볼 때, 이는 필연적인 선택일 것이다.

저자는 이광수가 그린 사랑의 서사가 “열정의 발견에서 열정의 배제로, 사랑의 발견에서 사랑의 금지로 나아간다”고 논한다. 그것은 공동체와 계몽의 이상을 위해 애써 사랑을 길들이고자 한다. 유부남을 사랑하다 자살하는 ‘개척자’의 김성순이나 ‘유정’의 ‘에로 교장 최석’에게서 볼 수 있듯이, 사랑은 맹목적이고 위험하며 파괴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광수는 ‘사랑’에 이르러 완전히 ‘탈성화(脫性化)’된 사랑을 제시한다. 결국 사랑은 종교적인 금욕과 민족에 도달하는 계기가 된다. 저자는 이러한 사랑의 주체를 ‘지사’라고 부른다.

염상섭 소설의 사랑은 ‘열정의 배제’와 ‘환멸’에 기초한다. 그것은 ‘진정성’의 추구를 꾀하므로, 인물들은 비장한 독백 대신 일상적 대화가 오가는 ‘다양한 교제의 공간’에서 인간과 사물을 냉정하게 관찰한다. 이는 염상섭의 사랑이 ‘체념’을 전제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건 속에서만 존재함”을 의미한다. ‘해바라기’의 여주인공이 죽은 애인의 묘지로 신혼여행을 가는 것, ‘만세전’의 이인화가 “사랑이니 무어니 머릿살 아프다”고 말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를 일러 저자는 이광수의 ‘뜨거운 낭만주의’에 대비되는 ‘차가운 낭만주의’라고 부르거니와, 이는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현실 속으로의 도피”를 수행하는 리얼리즘을 낳는다. 이러한 서사와 함께 탄생한 주체는 ‘장인’이다.

이상의 사랑은 ‘대결의 문법’과 ‘자기 은폐의 수사학’을 특징으로 하며, “태도의 진지함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앞의 두 경우와 구분된다. ‘속이는 여자/속는 남자’의 틀로 이루어진 이상의 작품은 ‘연애의 실패’를 묘사한다. ‘날개’나 ‘종생기’가 보여주듯이, 여자는 남자에게 시련을 부과할 뿐이며, 그 점에서 이상의 사랑은 “중세적인 궁정적 사랑의 형태”라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 여성은 결핍과 부재로 존재하며, 따라서 이를 반복해 확인하는 텍스트는 “죽음 앞에서 벌이는 필사적인 유희”이다. 이때 주체는 스스로 고립과 패배를 선택함으로써 고립과 패배에 맞서며, 이는 분열된 주체의 “자기 목적적인” 글쓰기와 더불어 실천된다. 이로써 “심미적 목표를 위해 다른 모든 것을 동원하는 미적 주체, 탕아로서의 예술가”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의 문법’은 근대문학을 비추어내는 사랑의 창틀을 독자에게 제시한다. 이 책은 사랑이야말로 근대인을 형성한 ‘말법’이자 근대성을 발현시킨 중요한 ‘몸법’이었음을 알려준다. 사랑은 근대적 관계를 심오하게 육체화했던 것이다. 한편 우리는 지사·장인·예술가의 사랑과는 또 다른 사랑, 즉 혁명가·사기꾼·악한·농민·상인·노동자·여성의 사랑 등을 상상할 수 있다. 근대문학은 이 여러 사랑을 그야말로 ‘사랑’하여 종종 묘사해 왔다. 그리고 이 모든 역사적 유형들을 천착할 때, 우리는 오히려 근대를 넘어서는 어떤 보편적 감각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이는 이 책이 시도하는 바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근대문학으로 구현된 ‘해괴한 말법’, 아니 ‘근대문학이라는 해괴한 말법’을 탐구한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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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브 - KI 신서 412
켄 블랜차드.셀든 보울즈 지음, 조천제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부턴가 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리더는 어때야 한다는 책들이 대거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기류를 태고 나도 아주 가끔은 리더십에 관한 책들을  읽게되곤 한다. 그러나 리더도 혼자 독불장군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리더를 해 먹을 수 있을만한 조직과 모임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만큼 팀 또는 팔로우십도 중요하건만 상대적으로 이 분야에 관한 책은 참 적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 봤었다.

그러던 중 내가 만난 <하이파이브>란 책은 팀에 관한, 즉 어떻게 하면 드림팀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소설처럼 쉽고 간결하게 씌여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어떻게 하면 좋은 팀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을 알려고 하기 전에, 리더란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를 알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미국내 최하위 초등학교 하키팀인 리버밴드팀을 어떻게 최강의 팀으로 만들어 가는가에 대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야 하키가 그리 인기 종목의 스포츠는 아니지만, 미국이 하키가 인기 종목인 것만큼, 우리나라는 축구나, 배구, 야구, 농구 등이 인기 종목의 스포츠다. 거기서 배워야 하는 것은 당연 팀워크다.

꼭 운동이 아니더라도 팀워크를 이루어서 해야하는 일은 이 세상에 참 많다. 그러나 우린 전통적으로, 어느 한 사람에 의해서 주도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책은 이 한 사람에 의해서 주도되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이며 위험한지를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드림팀이어서 훌륭한 팀워크를 발휘한다는 것 또한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드림팀은 원래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갈등과 어려움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팀내에서 문제적 인간은 꼭 있다. 내가 보기에 이 문제적 인간이 없다면, 내가 문제적 인간이 될 소지가 있다. 왜 어느 팀을 봐도 문제적 인간이 꼭 존재해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꼭 딴지걸고 싸움과 분쟁의 단초가 되는 인간 말이다. 그것이 누군가 되지 않으면 나 자신이 될 확률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문제적 인간이 팀원의 한 사람이 아닌 바로 리더 그 자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리더 그 자신이어서 사람을 그저 윽박지르기나 하고, 끝까지 자기의 의견 외에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이 안 중에도 없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런 사람과 그런 조직이 있느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불행하게도 있다. 그런 경우 그는 또 다른 문제적 인간을 허용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의 결말은 그도 죽고 그 팀도 죽는다.

보스의 기질이 있는 사람은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고 어떻게든 힘으로 그를 제압하고 그렇지 않으면 팀에서 제거하기도 한다. 그러나 리더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책은 그것을 소설의 형식을 빌렸음에도 일목 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훌륭한 팀을 만들기 위한 비결,

1. 목적 의식과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는 것.

2. 고난도 기술을 개발할 것.

3. 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현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하는 신념.

4. 자주 포상하고 인정할 것.

등을 제시한다.  사실 나도 지금까지 몇몇의 모임과 조직을 거쳐봤지만, 사람들 저마다의 가능성과 월등함에도 불구하고 팀웍이 이루어지지 않에 삐걱거리고, 어느 일정 수준에서 멈춰버리거나 해체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리더에 의해서 또는 어느 특정인에 의해서만 주도되는 모임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우린 지난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이전에 유명한 축구 선수 몇몇에 의한 경기가 아니라 팀 선수들 거의 대부분이 고른 우수한 기량을 발휘해 가면서 4강 신화를 이룬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이젠 스타플레이어에 의한 조직이 아닌 팀웤이 중요하단 말일 것이다.   

근데 안타까운 건 어느 모임을 가든 그냥 팀원으로 있다 리더의 자리에 서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라 우와좌왕하는 모습들을 종종 본다. 그들은 자신의 처신 때문에 고민하면서, 어떻게 하면 내가 이끌어 가는 팀을 가장 좋은 팀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 어떻게 하면 좋은 리더가 될 것인가에 대해 연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정치를 봐도 그렇고 어떠한 조직을 봐도 그렇고 인재난이다. 홍수 중에 마실 물이 없다고,  사람은 많은데 정작 일 할 사람이 없다.

여야가 서로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 그 시간에 머릿 싸움하지 말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재대로된 팀을 만들고 운영해 나갈 것인가를 연구하면 얼마나 좋을까? 당수니 대변인 앞세워서 반대여론만 만들지 말고, 바른 말하는 사람들 보기 싫어 벌레 보듯 얼굴 구길 생각하지 말고, 리더라면 어떻게 하면 나에게 속한 사람이 그 분야에서 최고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리더는 어쩌면 드러나는 인물이 되지 말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리더가 스포트라이트 밝혀서 뭐하겠는가? 그 팀이 최고의 팀이 되면 자연히 그도 드러날텐데.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리더층이 두꺼워야 그 나라의 저력이 두텁다. 한 사람의 리더에게 모든 것을 건다는 건 어리석다고.

그런 의미에서 리더란 그 사람이 그 분야에서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나의 이런 생각에 동의한다면 그 사람에게 이 책을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주 심층적이진 않더라도 공감이 가는 구석은 많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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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8-14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은 이 리뷰를 통해서 알라딘의 리더가 될 자격이 충분히 있음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텔라님, 현재 37위인 에고이스트님이 무시무시한 양의 페이퍼를 쓰고 있답니다. 21위도 안정권이 아니니 화이팅 하시기를.

stella.K 2004-08-14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워요. 관심가져 주셔서. 역쉬 전 마태님의 응원으로 살아요!!
저도 알고 있어요. 21위고. 열심히 써야한다는 거. 근데 누가 내 페이퍼를 관심있게 봐줘야 신나서 쓰죠. 그래도 마태님 응원 받았으니 열심히 써 볼께요. 홧팅! 아자!

파란여우 2004-09-11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렇게 좋은 리뷰에 추천이 없는건지...

stella.K 2004-09-11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여우님, 감사해요. 여우님 밖에 없어요.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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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네온사인 뒤에 가린 중국의 그늘
 

라오웨이 지음/ 이향중 옮김/ 이가서

김태훈기자 scoop87@chosun.com

 

거대한 국토와 인구를 가진 중국의 발전이 눈부십니다. 해마다 10% 안팎의 고도성장을 하는 이 나라의 성장 잠재력과 장밋빛 미래를 분석하는 책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중국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회 하층민들을 인터뷰하고 고도성장의 그늘에 가려진 민초들의 애환을 담았습니다. 그들의 사연을 읽으면 화려한 네온사인 뒤에 가려진, 중국의 보다 내밀한 속살을 엿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상하이(上海)나 광저우(廣州) 등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의 현대 도시들을 둘러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과거 동아시아의 맹주로 군림했던 중국이 짧은 낮잠을 끝내고 마침내 비상의 날개를 펼쳤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의 공장으로 지구촌 경제의 견인차로 떠오른 중국 경제의 모습과 대도시들의 눈부신 발전을 주목하고 분석하는 책들도 앞을 다퉈 나오고 있다.

이처럼 “중국을 배우자”며 쏟아지는 책들 가운데 유독 이 책은 화려한 전면을 비추는 대신 음습하고 냄새나는 뒷골목을 찾아 들어가 또 다른 중국을 보여준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인신 매매범, 노숙자, 노래방 도우미, 오입쟁이, 마약중독자, 도시철거민, 거리의 맹인악사 등 가난하고 소외된 중국인들이다.

여기에 곁들여 1960년대 홍위병 운동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노동자로 살아가는 남자라든가, 한 때 장래가 촉망되던 좌파 대학생이었지만 반동 지주 계급의 여성을 사랑하게 돼 스스로 우파의 길을 택하고 몰락해 버린 지식인 등 정치적으로 소외된 식자층도 등장한다.

‘중국 저층 방담록(中國底層放談綠)’이란 제목으로 지난 2001년 중국에서 출간됐던 것을 번역한 이 책은 따라서 발전이란 이름의 음반 뒷면에 실린 어두운 변주곡이다.

저자 라오웨이(老威)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을 비판한 ‘대도살(大屠殺)’이란 시를 발표했다가 4년간 옥고를 치렀고, 이후에도 1970년대의 반체제 시들을 묶어 냈다가 체포된 전력이 있는 시인이다.

▲ 중국 쓰촨(四川) 지방의 전통 공연인 천극(川劇)을 공연중인 배우. 천극을 비롯한 중국 전통 미속예술도 개방화 이후 새로운 오락거리가 범람하며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쳰구이바오(錢貴寶)는 시골 처녀들을 유혹해 여자가 부족한 지역에 팔아먹는 인신매매범이다.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저자와 인터뷰에 응한 그는 자신의 일에 대해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오히려 “내가 여자들을 속인 게 아니라 도시로 갈 핑계가 필요한 여자들에게 그 핑계를 제공했을 뿐”이라고 강변한다.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 했지만, 현에서 수백㎞나 떨어진 산골 동네에 누가 투자를 하냐?”며 “호박이 제 발로 굴러들어오지 않는 이상 자기가 직접 나가서 개혁개방을 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쳰의 개혁개방은 부녀자 매매다.

쓰촨성 청두시의 40대 노숙자 자오얼(趙二)은 경제성장의 철저한 주변인이다. 시골 출신인 그는 국유광산 옆에 땅굴을 몰래 파고 목숨을 담보로 기어들어가 석탄을 훔치는 일을 7년간 하다가 도시로 흘러 들어왔다.

“80년대에는 그래도 입에 풀칠은 했는데 경제가 발전한 90년대에는 훔친 석탄으로 생계를 꾸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생기는 대로 자식을 낳고 감당을 못해 홀로 도망친 그는 국가의 산아제한 정책을 이렇게 조롱한다.

“가족계획 담당관이 들이닥치데. 딸내미 하나는 엄마 젖 먹고 있지, 나머지 둘은 이모 붙잡고 사탕 달라고 조르면서 울지. 이걸 보고 가더니 다음부터는 아예 찾아오지도 않아.”

‘자녀 하나만 낳기’ 운동 덕에 금지옥엽으로 자란 중국의 10대들은 신세대도 아닌 신신(新新)세대이다. 중학교 1학년을 중퇴한 ‘미스 웨이’는 대중가요 스타에 열광하던 열다섯 살에 남자친구와 첫 동침을 할 때도 이어폰을 귀에 꽂고 노래를 흥얼거렸다고 고백한다.


1980년대에는 저자의 문우였던 탕둥성(唐東升)은 90년대 서적상으로 돈을 번 후 오입에 빠져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내밖에 모르던 내 미덕이 졸지에 웃음거리가 됐고, 술집에서 아가씨를 고를 때 ‘사람이 물건이냐’고 했더니 친구는 물론이고 아가씨마저 까르르 웃더라.” 시골중학교 교사였던 황즈위안(黃志遠)은 나이트클럽 사장이 된 옛 제자를 만났다.

제자는 “은사에게 보답하겠다”더니 아가씨 둘을 붙여주고는 “오늘 선생님 연배 분들 세계관을 한번 확 바꿔보시라”고 큰소리쳤다. 황 노인은 제자의 말에 수치심으로 얼굴이 붉어졌다고 한다.

문화대혁명이 끝난 뒤 중국에서는 전문성과 지식이 강조되며 대학졸업증명서 붐이 일었다. 이 때문에 가짜 졸업증명서가 나돌며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노래방 도우미 ‘미스 린’ 또한 돈을 주고 산 전문대 졸업장 갖고 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고상한 척하는 손님 상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며 “요즘 세상에 진짜가 어딨냐?”고 반문했다.

학자의 담론과 분석이 아닌 현장 사람의 경험으로 듣는 문혁(文革) 이야기도 생생하다. 철거민 할머니 뤄웨샤(羅月霞)는 마오쩌둥(毛澤東) 통치 하에 사분오열됐던 가족 이야기를 했다.

뤄 할머니의 가족은 7식구였지만 마오가 일으킨 대약진운동 때 두 명이 굶어죽었다. 이어 문화대혁명이 시작되자 남은 다섯 식구가 조반파니 보황파니 관망파니 홍위병이니 하며 갈갈이 찢어졌다.

할머니는 동생과 함께 정치적 입장을 달리한 남편을 한때 쫓아내기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하방(下放)을 당해 지방으로 쫓겨가 노동을 강요당했던 지식인들은 그 당시의 치욕을 떠올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도시의 공중변소 관리자인 저우밍구이(周明貴) 할아버지는 교수들 앞에서 청소시범을 보였던 것을 무용담처럼 자랑하며 지식인을 “잡놈”이라고 조롱한다.

부실기업에서 일하는 늙은 노동자 류웨이둥(劉衛東)도 홍위병으로 활약했던 문혁 시절을 그리며 언제 잘릴지 모르는 최근의 불안한 나날을 버티고 있다.

그는 “문혁은 학생이 선생을 때리고 대중이 지도자를 때리는 운동”이었다며 “어린 중들이 절에서 방장과 주지를 끌어낸 것이 가장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말로 잘 나갔던 한 때를 회상했다.

인터뷰에 등장하는 중국 하류층들의 이야기는 너무 생생해 중국의 역사와 현지 사정을 모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간혹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많은 팁(tip)과 주석을 곁들인 점이라든가, 중국인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사진가를 대동하고 현지에 들어가 그들의 사진을 직접 찍어온 역자의 창조적인 노력 또한 이 책을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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