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레져 > 진눈깨비

 

때마침 진눈깨비 흩날린다.
코트 주머니 속에는 딱딱한 손이 들어 있다. 

저 눈발은 내가 모르는 거리를 저벅거리며
여태껏 내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내들과 건물들 사이를 헤맬 것이다. 

눈길 위로 사각의 서류 봉투가 떨어진다.
허리를 나는 굽히다 말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참 많은 각오를 했었다. 

내린다 진눈깨비, 놀라 넋도 없다, 변덕이 심한 다리여
이런 귀가길은 어떤 소설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구두 밑창으로 여러 번 불러낸 추억들이 밟히고,
어두운 골목길엔 불켜진 빈 트럭이 정거해 있다.

취한 사내들이 쓰러진다.  

생각난다 진눈깨비 뿌리던 날
하루종일 버스를 탔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낡고 흰 담벼락 근처에 모여 사람들이 눈을 턴다.
진눈깨비 쏟아진다.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

나는 불행하다 

이런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일생 몫의 경험을 다했다.

詩 기형도



이수동 - 그해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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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인간아 > 1월 8일 - 콘스탄트 가드너 (The Constant Gardener, 2005)

주연
랄프 파인즈 Ralph Fiennes :  저스틴 퀴일 역
다니엘 하포드 Daniele Harford :  미리암 역
대니 허스튼 Danny Huston :  샌디 역
조연
존 케오그 John Keogh
휴버트 콘드 Hubert Kounde
리차드 맥케이브 Richard McCabe
제라드 맥솔리 Gerard McSorley
빌 나이 Bill Nighy
지데데 오뉼로 Sidede Onyulo
아치 판자비 Archie Panjabi
에바 플랙너 Eva Plackner
피트 포스틀스웨이트 Pete Postlethwaite
아넥 킴 사나우 Anneke Kim Sarnau
도날드 섬터 Donald Sumpter
레이첼 웨이즈 Rachel Weisz
연출 부문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Fernando Meirelles 감독
각본 부문
Jeffrey Caine 각본
존 르 카르 John Le Carre 원작
기획 부문
게일 에건 Gail Egan 기획
로버트 존스 Robert Jones 기획
Donald Ranvaud 기획
촬영 부문
Cesar Charlone 촬영
제작 부문
헤닝 몰펜터 Henning Molfenter 제작부
트레이시 시워드 Tracey Seaward 제작부
Simon Channing-Williams 제작
음악 부문
알베르토 이글레시아스 Alberto Iglesias 음악
프로덕션 디자인 부문
마크 타이데슬리 Mark Tildesley 미술
의상 부문
Odile Dicks-Mireaux 의상
편집 부문
클레어 심슨 Claire Simpson 편집
기타 부문
레오 데이비스 Leo Davis 배역

한 알의 알약도 먹기 두려운 이유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수한 생명의 희생과 살해가 필요합니다. 생계에 의해 선택의 자유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자발적 의사에 따른, 절대적으로 자발적일 수 없는, 목숨과 밥을 담보로 한 무수한 임상실험과 통계도 명확하지 않고 자료로도 남지 않는 개죽음을 통해 완성된 한 알의 알약을 먹고, 당신은 당신의 병을 낫게 하고, 통증을 완화시키고, 구원을 얻고, 또는 플리사보 효과에 지나지 않을 위안을 얻습니다. 당신의 안위와 평안은 거대한 메이저 제약회사의 엄청난 광고효과에 생판 놀아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누가 알겠습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건, 완전하게 자발적인 앎이 아닌 이상, 누군가의 이익과 자본을 위해 강요된, 음모로 꾸며진, 주입되고 세뇌된 앎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본다면, 차라리 아프고 말지 굳이 조금 덜 아프기 위해 함부로 약을 먹고 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다못해, 실험실의 모르모트와 새앙쥐들을 생각하면, 내 생명을 이룬 본질이 기괴해지고, 더 고통스러워지기도 하니까요.

영화 <시티 오브 갓>을 보신 분은 기억하실 겁니다. 그 황홀하고 끔찍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낸 신예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 네, 맞습니다. 이 영화는, 그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원래 이 영화를 감독할 예정이었던 마이크 뉴웰이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연출하게 된 건 다행이고 다행입니다. 페르난도 메이렐레스가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된 건, 그의 전작에 담겨 있는 강렬하고 현란하고 비참한 주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는 아프리카에서 불법적으로 벌어지는 메이저 제약회사의 거대하고도 비인간적인 음모를 파해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제약회사의 불법적인 실상을 폭로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비참하게 살해당한 아내를 대신해 아내의 사랑과 휴머니즘, 그리고 모든 진실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애쓰는 남편의 이야기가 웅장하고도 설득력있게 펼쳐집니다. 스토리도 좋았고, 과거와 현재가 중첩되는 구성방식도 매끄러웠습니다. 주제의식과 로맨스의 균형을 잘 잡아낸 점도 매력적입니다. 물론 <시티 오브 갓>에 비하면야 맹숭맹숭한 숭늉 같지만, 두 번째 작품치고는, 그의 재주와 능력이 알맞게 발휘되었다고 축복하기에 충분합니다.

랄프 파인즈라는 배우를, 저는 1996년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잉글리쉬 페이션트>를 통해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버려두고, 그 사람을 구출하기 위해 서둘러 그를 떠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인 남자, 끝내 자신을 기다리다가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한 사람을 안아들고 사막의 모래바람을 맞으며 통곡하던 남자의 이미지로, 저는 랄프 파인즈를 기억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랄프 파인즈의 이미지는 거의 비슷합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거의 10년이 지났는데도 랄프 파인즈의 얼굴과 이미지는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랄프 파인즈의 연기는 정말로 애절하고 구슬픕니다. 사람에 대한 휴머니즘과 아내에 대한 사랑이 중첩되는 모습을 섬세한 표정으로 연기해내는 모습은 정말 멋집니다. 그의 필모그라피를 보니, 왜 이다지도 모진 방황을 했는가 싶게 작품의 꼴이 엉망입니다. 그나마 이 작품을 통해 그가 사막의 방황을 끝내고 돌아온 탕자처럼 진정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게 된 건 정말로 다행입니다.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의 카메라웤과 주제 의식, 메이저 주식회사에 불법적으로 임상실험을 당하고 부작용으로 죽음을 당해 아무런 기록도 없이 유기되는 상황, 유통기한이 한참 넘은 약을 감지덕지 받아먹고 해맑은 표정으로 아무것도 모른 채 손을 흔드는 어린 아이들의 표정, 음모가 드러나는 걸 막기 위해 청부살인업자들을 고용해 마구 죽여버리는 자본주의의 충실한 개들, 무기력하게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저지하지 못하는 힘없는 진실의 비참, 사랑과 소명 사이에서 방황하고 의심하며 부대끼다 서로 틀어져버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영화에 담겨 있습니다. <시티 오브 갓>을 통해 화려하게 데뷔한 페르난도 메이렐레스가 이토록 자신의 기량을 성실하고도 올곧게 펼쳐나가는 모습을 본다는 건 무척이나 흡족한 일입니다.

제약회사는 무기판매회사와 똑같다는 영화 속의 말은, 정말로 들어맞는 말입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그만큼의 사람을 죽여대는 제약회사의 이면을 알게 된 후, 우리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안위를 위해 약을 먹을 수 있게 될까요? '앓느니 죽지.'하는 낮은 신음이, 아직도 제 영혼 속에서 비어져나오고 있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무기를 판매하는 것보다, 천진난만한 천사의 얼굴을 하고 구원자의 손길을 내밀어 죽음과 고통을 팔아 배를 채우는 제약회사의 실체는 아직도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더욱 역겹고 무서운 일입니다. 정작 사탄과 악마는 선지자와 구원자의 얼굴을 하고 찾아온다 하였으니, 차라리 아프고 말 일입니다.

이 영화는 아마도 영국의 자본과 후원으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등장하는 배우들이 거의 영국국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역으로 등장하는 대니 허스튼과 <러브 액츄얼리>의 한물 간 비실비실한 뮤지션 빌 나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 영화의 호평이 계속 이어져, 아카데미까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랄프 파인즈가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영광을 다시금 이뤄낼 수 있기를, 이 영화의 메세지가 아프리카의 현실을 조금은 개선시킬 수 있기를,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필모그라피가 조금씩 알차고 풍성해지기를 바랍니다. 아직도, 유통기한이 지난, 부작용으로 선진국에서는 판매금지가 된, 임상실험 단계에 지나지 않는, 약을 통해 삶의 마지막 희망을 이어나가는 아프리카의 고통받는 존재들이 조금이나마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진정한 'Constant Gardener'를 도대체 언제쯤이나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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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인간아 > 1월 6일 - 쉬핑 뉴스 (The Shipping News, 2001)

주연
케빈 스페이시 Kevin Spacey
줄리안 무어 Julianne Moore
조연
주디 덴치 Judi Dench
케이트 블랑쉐 Cate Blanchett
피트 포스틀스웨이트 Pete Postlethwaite
리스 이판 Rhys Ifans
고든 핀셋 Gordon Pinsent
단역
스콧 글렌 Scott Glenn
제이슨 베어 Jason Behr
지네타 아네트 Jeanetta Arnette
로리 파인 Larry Pine
로버트 조이 Robert Joy
로만 포드호라 Roman Podhora
다니엘 캐쉬 Daniel Kash
마크 로렌스 Marc Lawrence
Nancy Beatty
R.D. 레이드 R.D. Reid
John MacEachern
연출 부문
라세 할스트롬 Lasse Hallstrom 감독
각본 부문
로버트 넬슨 야곱 Robert Nelson Jacobs 각본
E. 애니 프룰스 E. Annie Proulx 원작
기획 부문
메릴 포스터 Meryl Poster 기획
봅 웨인스타인 Bob Weinstein 기획
하비 웨인스타인 Harvey Weinstein 기획
촬영 부문
올리버 스태플톤 Oliver Stapleton 촬영
제작 부문
스티븐 P. 던 Stephen P. Dunn 제작팀장
미쉘 플랫 Michele Platt 제작팀장
다이아나 포코니 Diana Pokorny 제작부
롭 코원 Rob Cowan 제작
린다 골드스타인 노울톤 Linda Goldstein Knowlton 제작
레슬리 홀러런 Leslie Holleran 제작
어윈 윙클러 Irwin Winkler 제작
음악 부문
크리스토퍼 영 Christopher Young 음악
프로덕션 디자인 부문
데이비드 그롭먼 David Gropman 미술
의상 부문
레니 에리치 칼푸스 Renee Ehrlich Kalfus 의상
편집 부문
앤드류 몬드쉐인 Andrew Mondshein 편집
기타 부문
케리 바든 Kerry Barden 배역
빌리 홉킨스 Billy Hopkins 배역
수잔느 스미스 Suzanne Smith 배역

꽃 같은 인생

'욕'이 욕보는 세상입니다. 욕을 들어쳐먹을 놈들은, 욕먹지 않고, 애꿏은, 좆같은 애오라지 인생들만, 주구장창, 된 뻘창처럼 왕창 욕먹고 다니는 세상입니다. 무엇이든, 올곧게 가지 못하는, 방향이 토라진 꼴이 도처에 널린 세상은 올바른 세상이 아닙니다. 죄 지은 잡것들은 떵떵거리면서, 희희낙락 한평생 한갓지게 잘 살아갑니다. 평생을 순결하고 맑게 살아온 사람들은, 계속해서 농투성이 무지렁이처럼 뿌리만 깊숙하게 내리뻗으면서, 정작 열매는 잘 맺지 못하면서, 슬픔과 고독의 꽃만 무화과처럼 피워대며 살아갑니다.

살면서, 점점 욕에 대한 언어유희만 늘어갑니다. '꽃 같은 인생'은 '좆 같은 인생'입니다. 정작 저는 '좆'이 뭔 의미인지도 잘 모르지만요. '된장'은 '젠장'의 다른 말입니다. 아름답고 정겹고 구수한 된장을 모독하는 말이지만요. '아저씨 발냄새나.'나 ' 저런 십장생.'이나 '씹팔센치.'나 '이런 게시판을 보았나.'나 '수박 씨발라먹어라.'는 더욱더 심한 언어유희를 가장한 욕지거리입니다.

쉬핑뉴스라는 영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저는 우선 욕지거리에 대한 농담 섞인 농지거리를 먼저 말합니다. 붓의 펄럭임과 스침을 말하기 이전에, 이미 묵의 농담에 대해서 깊이 신경써야 함은 더 중요한 일이 될 것입니다. 붓질을 배우기 이전에, 먹을 가는 법을 먼저 배우는 건 그래서, 온당한 일일 겁니다. 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건, 우선은, 케빈 스페이시와 쥴리안 무어와 쥬디 덴치와 케이트 블랑쉐라는 이름의 아우라 때문입니다. 사랑하지는 않지만 영혼의 꼬리가 솔깃해지는 힘을 가진 이름들의 조합에 저는 우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감독은, 라세 할스트롬이 아닌가요! (사실은, 이상하게, 자꾸만 라스 폰 트리에 감독과 헷갈립니다. <킹덤>과 <초콜렛>의 이미지는 아득하기만 한데 말이지요.)

케빈 스페이시가 우리나라에 알려진 건 아마도 <유주얼 서스펙트>를 통해서였을 겁니다. 저도 예전에는 개뿔 전혀 모르다가 이 영화를 통해 케빈 스페이시라는 배우에 대해서 알게 되었으니까요. 어리버리하고 친근한 케빈 스페이시의 이미지는 이후 계속해서 재탕삼탕 두고두고 맛간 사골처럼 우려지게 되지만, 그래도 <쉬핑뉴스>의 배역은 그나마 알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릴 때 아버지에게 주구장창 학대를 당하고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물에 대한 공포를 가지게 된 아해가 갖가지 잡다구리한 컴플렉스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야기에 헐리우드의 어떤 배우가 알맞겠습니까. 더구나 음탕하고 방탕한 여자를 우연히 만나 딸까지 싸질러놓고, 여자는 왠 놈팽이와 바람맞아 도망가다가 물에 빠져 죽어버리고, 딸은, 어미된 년이 돈을 받고 팔아먹으려다가 간신히 구하게 된 상황입니다. 이러한 꼴에, 그는 '코일'이라는 성을 가지고, 예전의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그 고향에서 벌어지는, 끔찍하고 섬득한 과거의 재현이, 이 영화에서는 펼쳐집니다.

각자 태어나는 순간, 영혼에는, 미늘 하나씩이 꿰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죽은 다음에야, 영혼이 대롱대롱 매달려 손맛을 적절히 내주다가, 마침내 들어올려져 미늘이 빠져나가고 우리의 영혼은, 털썩, 탁한 저수지 물에 잠긴 그물망 속으로 내던져지는 게 아닐까요. 죽기 전에는, 여하간 이 미늘의 끈덕지고도 독한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향에서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 개개인의 과거사는 끔찍합니다. 그러고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점잖고 고요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살아가는 척 할 수 있다는 건, 인간이 얼마나 독하고도 고독하다는 증거인지요.

정말로 '꽃 같은 세상'입니다. 모든 존재는, '좆'으로 잉태되었고, '좆'을 통해 세상을 나와, 존재가 되었음에도, 저는 아직까지도 '좆'에 대해 잘 모르겠습니다. 하긴, 꽃 진 자리에서 열매가 슬며시 맺듯, 우리도, 좆 진 자리에서 생명으로 드러나는 것이겠지요. '꽃 같은 세상'이든 '좆 같은 세상'이든 결국은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세상이 지나갈 때 우리는 무슨 붓글씨를 쓰듯, 좆을 놀리게 되는 건가요.

생뚱맞게, 원효가 생각납니다. 내 좆은 꽃인데, 원효의 꽃은 도끼였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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逆 성차별? 남성차별하는 법규정 많아

남자는 당해도 당한게 아니다?
여성개발원 조사… 법률상 강간 피해자를 여성으로 한정
혼인적령도 남자는 18세, 여자는 16세… 60년대 그대로

수수께끼 하나. ‘왕의 남자’는 자기가 원한 성(性)관계가 아니었을 경우 왕을 ‘강간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정답은 ‘할 수 없다’이다. 상대가 ‘왕’이어서가 아니라 피해자가 ‘남자’이기 때문이다. 현행 형법은 강간죄의 피해자를 ‘부녀(婦女)’로만 규정하고 있다.

한국여성개발원이 11일 발표한 ‘현행 법령상 남녀 차별조항 발굴 조사 결과’는 민법, 형법 등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현행 법률에 시대 착오적 조항들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 한눈에 보여준다. 여성가족부 의뢰로 지난 3개월간 대한민국 법령집에 수록된 44편의 법령 중 제1편인 헌법부터 제17편인 문화공보 부문 관련 법령을 조사한 한국여성개발원은 “합리적 이유 없이 한쪽 성(性)을 우대, 배제, 구별하거나 불이익이 발생하도록 대우하는 법 규정이 159개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대부분 여성을 차별하는 조항이지만 남성을 차별하는 법 조항도 적지 않다. 159개 조항 중 절반은 호주제와 관련된 규정으로 2007년 호주제 폐지와 함께 자동 정비되지만 남성 차별조항은 그대로 남는다. 박선영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남녀 차별문제를 ‘여성 보호’라는 시각에서 접근했지만 여성 경제력 향상 등 평등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는 양성 평등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밝혔다.


◆남성은 강간죄 피해자 될 수 없다?

대표적인 것이 형법을 비롯해 성폭력특별법, 군형법에 규정된 강간죄다.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면서 피해자를 ‘부녀’에 한정시켰다. 피해자가 남성인 경우 강간죄 대신 강제추행죄를 적용, ‘10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 1500만원’으로 가해자의 형량이 낮아진다. “1953년 형법이 제정될 당시 사용하던 부녀라는 말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 자체가 구태의연”이라고 지적하는 김엘림 방송대 교수는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는 구강성교·항문성교 등 다양한 형태로 일어날 수 있고, 이는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권리를 침해한 인권 침해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03년 성폭력의 고통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김모 일병사건 등 군대와 교도소 내 남성 성폭력 피해자가 늘고 있는 추세.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는 군대 내 성폭력 피해자가 전체 15.4%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여자는 얼굴, 남자는 고환이 생명?

현행 법률은 또 남성의 외모는 여성에 비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공직선거관리규칙이 정한 신체 장애 등급표가 대표적.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여성은 장애 4급이지만 남성은 6급으로 낮게 규정된다. 남성이 여성처럼 장애 4급을 받으려면 ‘양쪽의 고환을 잃은 경우’라야 한다. 김 교수는 “‘여자는 얼굴이 생명, 남자는 생식기가 생명’이라는 60년대식 사회 가치관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결과로 합리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남자는 만 18세 이후라야 결혼?

구태는 민법에도 남아 있다. 민법 제801조, 제807조는 약혼 가능 연령 및 혼인적령을 남자는 만 18세, 여자는 만 16세로 규정하고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신체적·정신적으로 조숙하고, 가장의 역할을 맡아야 할 남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만 18세가 되어야 경제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전제로 1960년 민법 개정시 등재된 조항이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연구위원은 “조숙하다는 것은 개인 차일 뿐 남녀가 가족 부양의 의무를 함께 갖는 요즘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선영 연구위원은 “독일, 러시아는 물론 미국도 한때 법적 혼인 나이를 남자 18세, 여자 16세로 규정했지만 평등 보호조항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현재 대부분 주에서 남녀 모두 16세 또는 18세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양로시설도 여성 먼저?

이밖에도 ?국가 양로시설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이 여자는 60세 이상, 남자는 65세 이상으로 규정한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63조,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19조 ?직계 존속 가족수당 수급권자를 남자 존속의 경우 60세, 여자 존속의 경우 55세로 규정한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0조 등이 양성을 차별하는 조항으로 지적됐다.

글=김윤덕기자 sion@chosun.com
사진=이명원기자 m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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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2-06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성차별이라 규정할 수 있을까요? 남성들의 기득권은 어쩌고요. 의문이 듭니다. 평등이란 이런 걸 말하는게 아닐텐데요.
 

잠옷은 잠잘때만 필요해? 우린 회사에서도 입는다~


잠옷 차림으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있다. 이 파자마 부대는 길거리 식당가에도 가끔 출몰한다. 혹시 길에서 이들을 봤다면 ‘미쳤다’고 생각해도 좋다. 하지만 이 기사를 본다면 이해 하시라. 그들도 그러고 싶었던 건 아니다.

속옷전문업체 ‘좋은사람들’ 직원들은 한 달에 한번 파자마를 꼭 입어야 한다. 둘째주 금요일은 ‘파자마 데이’이기 때문이다. 코미디언 출신인 주병진 회장의 아이디어로 ‘창조적 아이디어를 만들고 유쾌한 사내 문화를 이루기 위해’ 11월부터 시작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 손님이 찾아와도 갈아입지 않는다.

잠옷 차림으로 회의실에 들어가 꼼짝 없이 주위시선을 한 몸에 받아야 한다. 거래처 사람들은 재미 있다며 일부러 파자마 데이에 미팅을 잡는다. 외출은 차마 못하지만 점심 땐 근처 식당으로 쏜살같이 뛰어가는 객기를 부릴 때도 있다.

직원들의 반응은 어떨까? “처음엔 창피했는데 이젠 회사가 집 같다”(사원 이영미) “몸에 긴장이 풀리니까 좋은 아이디어가 잘 떠오른다”(사원 변정희)부터 “힘이 빠지고 졸릴 때가 많다(대리 안상민)” “늘 밤 같다(사원 송희영)”까지 가지각색이다. 천종호 마케팅팀 부장은 “분위기가 활기차고 유연해졌다”고 했다. 직원들이 파자마 입고 느낀 소감을 디자인팀에 전달해 저절로 피드백이 된다고 한다.

상사에게 반말을 하는 회사도 있다. 카드제조업체 ‘바른손카드’는 ‘야자타임’과 비슷한 ‘번개 승진 데이’를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특별 프로젝트나 아이디어 회의 때 직급에 관계없이 적합한 직원을 팀장으로 ‘받들어 모시는’ 날이다. 팀장이 되면 이사나 부장급 팀원에게도 반말로 업무를 지시할 수 있다. 지난 11월 신입사원 프로젝트팀장이 된 어영옥 대리는 “회의 때 ‘사원 경조금이 너무 적어 소개하기 민망하다’고 하자 듣고 있던 이사·부장급 팀원들이 경조금을 200% 올려줬다”며 좋아했다.

사장이나 임원이 직원을 위해 특별 봉사하는 날도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우노’는 분기마다 ‘패밀리 데이’를 정해 각 매장의 점장과 임원들이 직접 만든 음식을 직원들에게 서빙한다. 후배의 고충을 직접 느끼고 의견을 반영하자는 취지. 지난 송년회 땐 우노 김원철 사장이 직접 요리를 대접하며 직원들을 왕으로 모셨다.

‘TJ 미디어(노래반주기 전문업체)’도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카페 ‘티움’에서 임원들이 직접 바비큐를 굽고 직원들에게 와인을 따라주는 ‘티움데이’를 수시로 갖고 있다. 평소 회사에 대한 불만을 가감 없이 말해도 좋은 날. 비슷하게 ‘야후 코리아’는 한 달에 한번 전사원이 호프집에 모이는 ‘호프데이’를 갖는다. ‘띠’ 별로 단합해 동물 캐릭터 티를 입는 등 부서와 직급을 넘어선 자리를 만들고 있다. ‘재미있는 일터’ ‘일할 맛 나는 직장’을 위해 애쓰는 중소기업들이 기업내 ‘펀(fun)’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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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1-12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재미있겠어요.

stella.K 2006-01-12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stella.K 2006-01-12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직급과 상관없이 다 존댓말 써요. 우리 부회장님만 빼놓고...ㅎㅎㅎ.

stella.K 2006-01-1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나름대로 좋을 수도 있고, 좀 거시기 할 수도 있더라구요. 윗 사람은 그닥 그런데...나 보다 어린 사람도 존댓말 쓰니 왠지 그 상대하곤 평생 친해지기 쉽지 않겠다 시어요.

▶◀소굼 2006-01-12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재밌네요~ 존댓말로도 친해질 수 있어요:) 가끔 짖궃게 이용할 수도 있음;

stella.K 2006-01-12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짖궃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