逆 성차별? 남성차별하는 법규정 많아

남자는 당해도 당한게 아니다?
여성개발원 조사… 법률상 강간 피해자를 여성으로 한정
혼인적령도 남자는 18세, 여자는 16세… 60년대 그대로

수수께끼 하나. ‘왕의 남자’는 자기가 원한 성(性)관계가 아니었을 경우 왕을 ‘강간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정답은 ‘할 수 없다’이다. 상대가 ‘왕’이어서가 아니라 피해자가 ‘남자’이기 때문이다. 현행 형법은 강간죄의 피해자를 ‘부녀(婦女)’로만 규정하고 있다.

한국여성개발원이 11일 발표한 ‘현행 법령상 남녀 차별조항 발굴 조사 결과’는 민법, 형법 등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현행 법률에 시대 착오적 조항들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 한눈에 보여준다. 여성가족부 의뢰로 지난 3개월간 대한민국 법령집에 수록된 44편의 법령 중 제1편인 헌법부터 제17편인 문화공보 부문 관련 법령을 조사한 한국여성개발원은 “합리적 이유 없이 한쪽 성(性)을 우대, 배제, 구별하거나 불이익이 발생하도록 대우하는 법 규정이 159개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대부분 여성을 차별하는 조항이지만 남성을 차별하는 법 조항도 적지 않다. 159개 조항 중 절반은 호주제와 관련된 규정으로 2007년 호주제 폐지와 함께 자동 정비되지만 남성 차별조항은 그대로 남는다. 박선영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남녀 차별문제를 ‘여성 보호’라는 시각에서 접근했지만 여성 경제력 향상 등 평등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는 양성 평등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밝혔다.


◆남성은 강간죄 피해자 될 수 없다?

대표적인 것이 형법을 비롯해 성폭력특별법, 군형법에 규정된 강간죄다.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면서 피해자를 ‘부녀’에 한정시켰다. 피해자가 남성인 경우 강간죄 대신 강제추행죄를 적용, ‘10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 1500만원’으로 가해자의 형량이 낮아진다. “1953년 형법이 제정될 당시 사용하던 부녀라는 말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 자체가 구태의연”이라고 지적하는 김엘림 방송대 교수는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는 구강성교·항문성교 등 다양한 형태로 일어날 수 있고, 이는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권리를 침해한 인권 침해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03년 성폭력의 고통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김모 일병사건 등 군대와 교도소 내 남성 성폭력 피해자가 늘고 있는 추세.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는 군대 내 성폭력 피해자가 전체 15.4%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여자는 얼굴, 남자는 고환이 생명?

현행 법률은 또 남성의 외모는 여성에 비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공직선거관리규칙이 정한 신체 장애 등급표가 대표적.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여성은 장애 4급이지만 남성은 6급으로 낮게 규정된다. 남성이 여성처럼 장애 4급을 받으려면 ‘양쪽의 고환을 잃은 경우’라야 한다. 김 교수는 “‘여자는 얼굴이 생명, 남자는 생식기가 생명’이라는 60년대식 사회 가치관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결과로 합리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남자는 만 18세 이후라야 결혼?

구태는 민법에도 남아 있다. 민법 제801조, 제807조는 약혼 가능 연령 및 혼인적령을 남자는 만 18세, 여자는 만 16세로 규정하고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신체적·정신적으로 조숙하고, 가장의 역할을 맡아야 할 남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만 18세가 되어야 경제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전제로 1960년 민법 개정시 등재된 조항이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연구위원은 “조숙하다는 것은 개인 차일 뿐 남녀가 가족 부양의 의무를 함께 갖는 요즘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선영 연구위원은 “독일, 러시아는 물론 미국도 한때 법적 혼인 나이를 남자 18세, 여자 16세로 규정했지만 평등 보호조항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현재 대부분 주에서 남녀 모두 16세 또는 18세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양로시설도 여성 먼저?

이밖에도 ?국가 양로시설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이 여자는 60세 이상, 남자는 65세 이상으로 규정한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63조,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19조 ?직계 존속 가족수당 수급권자를 남자 존속의 경우 60세, 여자 존속의 경우 55세로 규정한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0조 등이 양성을 차별하는 조항으로 지적됐다.

글=김윤덕기자 sion@chosun.com
사진=이명원기자 m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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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2-06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성차별이라 규정할 수 있을까요? 남성들의 기득권은 어쩌고요. 의문이 듭니다. 평등이란 이런 걸 말하는게 아닐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