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직원 사생활도 관리해준다

“생산성 높이고 업무 사고 예방” 국내기업도 도입 늘어
“기분 같아선 이혼하고 싶은데… 회사 상담 좀 받아볼까”

‘직원의 가정불화(家庭不和)는 곧 회사의 실적부진.’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사생활을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이 국내 기업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상사(上司)가 감히 건드려선 안 되는 영역이었던 부부생활, 고부갈등, 자녀교육, 개인 빚 문제까지 회사가 앞장서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전체 직원의 5.3%인 85명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업체에 의뢰해 개인 사생활 상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직원들은 카페나 음식점에서 비밀리에 전문가들과 만나 일대일 상담과 처방을 받았다. 그 결과 생산성이 눈에 띄게 오르고 이직률이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고 유한킴벌리 홍보실의 강경희씨는 말했다.

◆“세계 500대 기업 90%가 시행”

직원 사생활 상담 프로그램은 1970년대 도입돼 미국 등 선진국에서 붐을 이루고 있다. 포천(Fortune)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의 90% 이상이 시행하고 있을 정도다. ‘생산성의 적(敵)’인 직원의 스트레스 요인을 회사가 직접 관리해 업무능률을 높이고, 횡령 등 대형사고를 예방하려는 적극적 인사관리 시스템이다. 미국의 항공기제조업체인 맥도널더글러스는 이 프로그램 덕분에 이직률이 35% 감소하고 생산성이 14% 향상됐으며, 제너럴모터스는 1000명의 사원들에게 실시해 연간 37만달러의 이득을 얻는 효과를 얻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현재 한국 내 20여개 기업과 계약을 맺고 있는 홍콩계 업체 ‘휴먼 다이나믹 아시아 퍼시픽’의 엄은정 컨설턴트는 “업무환경에 빠르게 적용해야 하는 IT업계와, 업무책임이 막중한 금융권에서 호응이 높다”면서 “상담을 신청한 고객 중에는 30대 과장 이하 직원이 가장 많고 관리자급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전문업체에 아웃소싱을 해서 상담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데 성격 테스트, 심리치료와 같은 기법도 동원된다.


◆한국 기업들도 속속 도입

우리나라에선 최근 1~2년 사이 상담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었다. 아직 결과를 평가하기엔 이르지만, 하나은행·한국전력기술·LG생활건강·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이 이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A기업의 4년차 여직원 K씨의 경우 고부갈등 때문에 남편과의 관계가 악화돼 남편과 함께 1주일에 한 번씩 10회 가까이 상담을 받은 결과 고부갈등은 물론 남편과의 관계도 훨씬 좋아졌다. 부인과 이혼 직전 상황까지 갔던 B기업의 과장 L씨도 상담 후 재결합을 결심했다. 서울백병원 스트레스센터에서 10년간 축적한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10여 개 국내 기업 직원 상담을 하고 있는 EAP업체 ‘다인 C&M’의 강민재 컨설턴트는 “직원 개개인의 정신 건강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이자연기자 ach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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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05-17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넹.^^
 

 

예비부부들 ‘마음의 혼수’를 준비하자

대화법부터 性교육 수업까지 ‘결혼의 기술’ 조목조목 배워

▲ “공부 열심히 했더니 행복지수가 A+ 예요.”오사라, 주광수씨 부부는 예비결혼학교는 물론 결혼초반부부 학교까지 섭렵한 모범 신혼부부다. /전기병기자 gibong@chosun.com
4월에 결혼한 고등학교 교사 한경선(29)씨는 작년 가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6주 과정의 ‘결혼아카데미’를 수강했다. 문득 ‘나는 결혼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물음이 생겼고, 결혼한 친구 중 3분의 1이 이혼한 것도 계기였다. 부인은 물론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와도 헤어져 사는 회사원 조영수(가명·42)씨는 “나도 결혼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공부했더라면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혼한 지 3년이 지나서야 왜 아내가 그토록 내게 서운해했는지 이해하게 됐지만 이미 늦었다. 대입을 위해 무려 10여 년을 공부하지만, 인생의 가장 큰 사건인 결혼에 대해서는 ABC도 모른 채 모험을 나섰다.”


◆ 화려한 예단보다 중요한 것
예비 부부들 사이에 요즘 ‘결혼 공부’가 한창이다. 부부·가족문제 상담소를 비롯해 종교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결혼준비학교 프로그램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결혼한 오사라(27)씨 역시 “마음의 혼수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예비신랑 주광수(35)씨와 함께 부천의 한 문화센터가 진행한 예비부부학교에 다녔다. 예물은 커플링으로 대신했다. 결혼 후에는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마련한 ‘결혼 초반 부부교육’을 들었다.

덕분에 이 부부에겐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실천하고 있는 4가지 지침이 있다. 첫째, 편들어주기. 상대의 말이 틀렸든 맞았든 귀 기울여주고 지지해준다. 둘째, 확실한 가사 분담. 아내가 주방과 요리를 맡고 남편이 세탁과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담당한다. 셋째, 프라이버시 존중하기. 장난으로라도 서로의 일기장은 보지 않는다. 넷째, 존대말 섞어쓰기.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다.

◆ MBTI부터 성감대 공부까지

각종 결혼준비학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는 건 역시 의사소통의 기술이다. 높은뜻 숭의교회에서 예비부부학교를 진행하는 김추인씨는 “상대를 질책하기 위한 유(You) 메시지가 아니라 ‘내 생각은 이렇다’는 식으로 차분히 말하는 아이(I) 메시지로 대화하는 훈련에 주력한다”고 말했다.

부부가 잘 싸우는 법도 배운다. 오사라씨는 그 비결을 ‘직·솔·부’로 요약했다. “직접 말하고, 솔직히 털어놓되, 부드럽게 싸우라는 것이죠. 배우자 특유의 화해의 제스처를 파악해둔 뒤 제스처가 왔을 때 외면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에요.”결혼준비학교의 하이라이트는 서로가 자라온 환경과 어린 시절을 알고 이해하는 시간을 ‘공식적으로’ 갖는 것. MBTI 같은 성격검사로 시작해, 자신의 성격을 형성시킨 부모와 형제자매들에 대한 이해, 유년기와 학창시절에 받은 크고 작은 상처까지 공유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다.

‘성(性) 교육’도 진행한다. 자신의 몸의 특징과 서로의 성감대를 쪽지로 교환할 때는 쑥스럽기 그지없지만, 부부의 ‘아름다운 성’을 일궈가는 첫 작업. 남녀의 성에 대한 성경적 이해도 알아두면 유익하다. “성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부여한 유일한 창조사역”이라는 게 사랑의교회 박성수 목사의 설명. “성은 사랑의 표현이며 그 사랑 가운데에서 생명을 잉태하는 일이 얼마나 거룩하고 고귀한지 일깨워줍니다.”


◆ 결혼공부, 데이트 코스로 넣으세요
한경선씨는 결혼아카데미를 수강할 때 “넌 왜 그렇게 유별나게 사니?” “뻔한 거 아니냐”는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었다. 그래도 한씨는 친구들에게 열심히 권한다. 바빠서 결혼준비학교에 갈 시간이 없다면 애인과 ‘자율학습’을 하면 된다고도 조언한다. “결혼에 관한 좋은 책들을 읽고 독후감을 쓴 뒤 토론해보는 거예요.”

참고로 한경선씨와 오사라씨가 읽은 책은 ‘결혼의 기술’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될까요?’ ‘결혼은 안미친 짓이다’ 등이다. 중요한 건 혼자 강의를 듣고, 혼자 책을 읽어서는 큰 효과가 없다는 점이다. 예비 부부가 함께 공부하고 함께 이해해야 실속있는 마음의 혼수가 완성된다.

조선일보
김윤덕기자 si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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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05-17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예습해도 실전과 다른 공부....ㅎㅎㅎ

stella.K 2006-05-17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런가요? 그래도 해 보고 싶긴한데...ㅋ

비로그인 2006-05-17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보고 싶어요.

stella.K 2006-05-17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련하시겠슴까? ㅋㅋ
 
 전출처 : 하늘바람 > 블로그는 신인 작가 등용문

블로그는 신인 작가 등용문 [06/05/15]
[김현미의 책 세상]

블룩스? 며칠 전 신문마다 ‘블룩스가 뜬다’는 기사가 실렸다. blook은 blog와 book의 합성어란다. 발음은 자꾸 새지만 내용은 별것 아니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요즘 미국 출판계는 이라크전쟁에서 요리책까지 다양한 블룩스를 펴내 재미를 보고 있는데 미국 내 베스트셀러 100권 중 20권이 블룩스”라고 한다. 기사는 대표적인 블룩으로 524가지 프랑스 요리법을 담은 책 ‘줄리 & 줄리아’를 꼽았다. 10만 부나 팔렸단다. 그러나 한국 출판사들이 블로그 콘텐츠에 눈독 들인 게 언제 적 일인데 새삼 ‘블룩스’가 트렌드라고 법석인지 오히려 이상했다.

최근 동아일보사에서 ‘들키고 싶은 그녀만의 레시피-수상한 요리책’(강선옥 지음)이라는 책을 만들어놓고 출간 직전까지 ‘금도끼 은도끼’ 논쟁을 벌였다. 이 책이 요리책이냐 에세이냐 소설이냐. 도무지 분류가 안 되는 책이기 때문이다. 내용은 ‘요리로 만났고 요리로 결혼했고 요리 때문에 헤어진 남녀의 맛있는 이야기를 지어냈으니’ 소설에 가깝고, 저자가 직접 만든 요리의 레시피와 사진이 실려 있으니 요리책이 분명하다. 말 그대로 퓨전이다.

요즘 요리책들은 이처럼 스토리를 앞세우고 요리가 뒤따라가는 스타일이 많다. ‘야옹양의 두근두근 연애요리’(김민희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쌍둥이 키우면서 밥해먹기’(문성실 지음, 조선일보생활미디어 펴냄), ‘베비로즈의 요리비책’(현진희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같은 책들이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책이 나오기 전에 블로그에서 떴다는 것이다. 강선옥은 ‘라자냐의 키친’(http://blog.naver.com/lasagna7)이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이고, 김민희는 ‘천재 야옹양의 생활’(http://blog.naver.com/oz29oz)을, 현진희는 ‘베비로즈의 요리비책’(http://blog.naver.com/jheui13)을, 문성실은 쌍둥이 이름을 딴 ‘보윤이랑 보성이랑’(http://blog.naver.com/shriya)이라는 블로그를 갖고 있다. 매일 수천 명이 들락거리는 이들의 블로그를 ‘매의 눈’을 한 출판 기획자들이 놓칠 리 없다. 개성 있는 블로그다 싶으면 이미 ‘쫛쫛출판사와 책 출간을 진행 중이다’라는 메시지가 올라와 있을 정도다. 물론 이들이 뜨기 전에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로 대박을 낸 ‘나물이’ 김용환이 있다. 2003년 이 책이 나올 때만 해도 블로그가 아닌 홈페이지였다.

자, 이들의 공통점은 또 있다. 모두 전공이 요리와 무관하다는 것. 강선옥은 서양화, 김용환은 한국화, 김민희는 일본어, 문성실은 공예, 현진희는 더 이상 전공 따질 필요도 없는 전업주부 17년차. 블로그는 이처럼 요리를 단지 취미로 알았던 무명의 ‘선수’들을 단박에 출판계 스타로 만들었다. 이대로라면 블로그가 신춘문예 대신 무명작가의 등용문이 될 판이다. 그리고 미국 쪽에 얘기 좀 해주고 싶다. “한국에는 제2, 제3의 ‘줄리 & 줄리아’가 줄을 섰다”고.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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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펭귄뉴스’ 동인문학상 후보작에

10월 최종심 7권으로 늘어

▲ 소설가 김중혁
젊은 소설가 김중혁(35·사진)의 첫 소설집 ‘펭귄뉴스’(문학과 지성사)가 2006년 동인문학상 심사 과정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박완서 유종호 이청준 김주영 김화영 이문열 정과리)는 최근 2006년도 제 6차독회를 갖고, 선뜻 ‘펭귄뉴스’를 최종심 후보작에 올렸다. 이로써 오는 10월 최종심에 오른 후보작은 ‘그 여자의 자서전’(김인숙) ‘페스트’(최수철) ‘보이지않는 손’(복거일) ‘왈릴리 고양이 나무’(조용호) ‘신기생뎐’(이현수) ‘달려라, 아비’(김애란) 등 모두 7권으로 늘어났다.

‘펭귄뉴스’는 자본주의 사회의 물신(物神)과 정보화 사회의 유비쿼터스가 지배하는 시대를 뒤집어보는 소설집이다. 라디오, 타자기, 자전거, 에스키모의 지도와 같은 정보화 시대 이전의 사물들을 재발견하고, 네트워크 사회의 맹점을 기발하게 풍자했다는 평을 받았다.

“방대한 정보의 세상에 살면서 우리만 위기감을 느끼는 줄 알았는데, 젊은 사람들도 그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박완서)

“인터넷 시대의 문학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한다. 소재가 참신하고 문장에 속도감이 있다.”(유종호)

“인물 중심이 아니라, 사물과 상황 중심으로 진술하는 것이 여타 소설과 다른 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능가할 자질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김주영)

“정말 재미있다. 이야기 구성 방식보다 문장 하나 하나가 거쳐가는 순서 자체가 재미있다. ‘파편화된 사물들과 우연을 연결시키기 위한 필연의 지도를 찾는 정신의 유희’라고 부를 수 있다.”(김화영)

“페터 빅셀의 소설 ‘책상은 책상이다’를 떠올리게 하는 역발상이 흥미롭다. 믿음이 가는 작가다.”(이청준)

“무의미한 세계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거기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물으면서 신인류에 대한 모색을 보여주는 작가다. 한국 소설의 새로운 길을 보여준다.”(정과리)

심사위원회는 내달 독회에서 윤영수 소설집 ‘소설 쓰는 밤’, 조선희 소설집 ‘햇빛 찬란한 나날’, 김윤영 소설집 ‘타잔’을 검토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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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5-16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상은 책상이다를 떠올린다고요? 궁금해지네요

stella.K 2006-05-16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요.
 

 

“나는 名畵 속 주인공을 진찰합니다”

그림으로 보는 신화와 의학’ 펴낸 법의학자 문국진

▲ 의학의 눈으로 그림을 읽는 법의학자 문국진 박사의 넥타이는 클로드 모네의 명작‘수련’을 디자인 한 것이다. 문 박사는“화가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려면 실물 그림을 꼭 봐야 한다”며 특히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방문을 추천했다. /이명원기자 mwlee@chosun.com
“다른 예술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그림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데에 그 묘미가 있습니다. 법의학을 전공한 의사로서 저는 수세기 전 명화들을 보면 화가 내지 당대의 질병 상태가 먼저 눈에 들어 오지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 과장을 역임했으며 1970년 국내 최초로 고려대 의대에 법의학과를 설치한 문국진(81) 박사는 30여권 저서의 필자다. “20대 이후 지금까지 5시간 이상 자 본 적이 없다.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3시면 눈을 뜬다. 이후 아침 7시까지 책을 쓴다.” 문 박사의 신간 ‘그림으로 보는 신화와 의학’(예담)에서 르네상스 이후 명화들은 그림으로 표현한 귀중한 의학서가 된다.

요즘 서구에서 활발하게 재해석되고 있는,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 화가 카라바조(1573~1610)를 보자. 문 박사는 ‘병든 박코스’(1593·그림)를 화가의 자화상으로 본다. “세상을 떠돌아 다닌 고달픔을 나타내고자 한” 이 그림에서 모델은 황달기가 있는 음울하고 초췌한 얼굴로 포도 한 송이를 들고 있다. “포도송이는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을 의미하며 파리한 얼굴은 포도상구균 전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다. 그리스어로 스타필로스는 바로 그림에 나타난 포도송이를 뜻한다.

이 책은 특히 신화를 소재로 한 그림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놀랍게도 의학 병명의 70%가 신화에서 유래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인명이 8000개가 넘는데, 그 가운데 병명과 관련이 있는 70여 개의 유래를 소개했습니다.”


“의학적으로 색정증(色情症)이 있는 여자를 ‘님포’(nympho)라 하고 색을 광적으로 밝히는 여자를 색정광(狂) 혹은 님포마니아(nymphomania)라 부릅니다. 로마신화에 나오는 님프(Nymph)는 여신들을 보좌하는 반(半)신격의 아름다운 처녀들이지요.”

하지만 일반인이 굳이 의학 용어를 익히기 위해 이름도 복잡한 그리스·로마신화 얘기를 애써 들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신화를 읽음으로써 정신면역(psychological immunology)의 효과도 볼 수 있어요. 한만청 전 서울대 병원장과 고창순 전 김영삼 대통령 주치의가 모두 말기암 환자였지만 병에 지지 않겠다는 의지만으로 자연치유 됐어요. 이는 의학적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정신면역이 그만큼 중요하고 신화를 통해서도 정서적 카타르시스, 감정 이입, 신경 이완 등의 덤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나저나 문 박사는 무엇보다 ‘나의 건강법’ 같은 책을 내야 하는 것 아닌가. “항상 머리를 쓰는 게 노화 방지 비법입니다. 몸의 관절을 풀어 주는 것도 중요하지요. 관절이 좋다는 건 혈액 순환이 원활하다는 것이고, 그러면 아무 음식이나 잘 먹게 되니까요.”

신용관기자 q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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