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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는 의사가 고치고 95%는 내 몸이 고친다 - 인체정화 건강혁명, 스스로 고치는 몸 이야기
김세현 지음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 이렇다 할 큰 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면 갈수록 몸이 예전만 같지 않음을 느낀다. 그런 와중 최근 오빠의 췌장암 선고는 나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주었고,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으켰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암이나 건강 관련 서적에 눈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건강 서적을 보다 보면 비슷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가 있는데, 그것은 현대의학의 맹점과 인간에겐 기본적으로 자연치유의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어제 오늘에 제기되어 온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몸에 탈이 나면 병원에 가긴 가지만 병원 치료만을 다 신뢰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항암제만 해도 그렇다. 그 약이 암세포를 공격하긴 하지만 문제는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건강한 세포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물론 그에 따라 보완된 새로운 항암제가 개발되긴 하지만 우리는 아직까지도 항암제를 완전히 신뢰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린 항암제나 다른 기존의 암치료 방법을 대체할만한 또 다른 대안은 없을까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는 것이 힘일까? 아니면 병일까? 넘쳐나는 치료법에 어떤 게 환자에게 좋은 것인지 고민이 늘어간다.
이 책을 읽다보니 아는 분의 오빠가 뇌암에 걸렸는데 이 방법을 써서 지금은 거의 완치 단계에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난 처음 이 책이 그저 사람의 대표 질환(암, 고혈압, 당뇨병 등)에 도움을 주고자 나온 책인 줄 알았다. 물론 크게 보면 맞는 얘기이긴 하다. 효소가 몸에 좋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것이고.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은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나 먹는 음식이 인체에 유해한 것들이 너무 많아 정화가 필요한데, 그냥 물이나 디톡스만 가지고는 안되며, 복합활성효소와 단식이 대안임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뒤에 가서는 어떤 사람이 무슨 병에 걸렸는데 복합활성효소와 단식으로 어떻게 나았더라는 간증이 곁들여 있다.
물론 호기심은 간다. 누구는 급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밑져야 본전 아니겠냐며 해 볼 것도 같다. 우리 집만 같아도, 어떻게든 환자가 좀 고통을 덜 받고 쉽게 고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니까.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또 그렇지 않아, 같은 옷에 0 하나 더 붙고 덜 붙고의 차이가 다른 것처럼 과연 복합활성효소만 가지고 나을 수 있는 건가? 이거 너무 쉬운 방법 아냐라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쉬운 방법을 두고 먼 길, 어려운 길을 돌아가는 건 아닌가 자신을 의심하고를 왔다갔다 한다. 사실 책도 약간은 약장수의 그것과 비슷한 인상이 있어 아무리 아픈 환자라도 선뜻 내켜할까 싶기도 하다. 물론 그런 환자는 둘 중 하나겠지. 천성적으로 고지직하던가 자신의 고통이 아직 견딜만 하던가.
이 책의 아쉬움은, 저자 자신의 체험과 고백을 좀 더 많이 담았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뭐가 그리도 급한지 주입식으로 강의록 같이 구성되어 있어서 좀 아쉽다. 물론 읽다보면 인체의 신비한 면을 마주하고, 인간의 몸이 얼마나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어져 있는지, 그것을 해치며 사는 인간은 얼마나 미련한지 다시 한 번 마주하게도 된다. 하지만 이왕 그렇게 저자가 만든 효소를 자랑할 것 같으면 구입 방법이나 실행 방법에 대해 더 자세하게 썼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꼭 복합활성효소와 함께 단식을 해야하는 것인지, 단식을 하면 더 효과를 빨리 볼 수 있다는 것인지? 앞서말한 아는 사람의 오빠는 단식원이라는 곳을 아예 들어갔다고도 들었는데, 그렇게 어딘가를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복합활성효소를 사서 그렇게 하루 세 번씩 먹으라는 것인지? 효소식이나 발효차라는 평소엔 잘 들어보지 못한 이 낮선 이름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히 풀어줬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그것을 우리나라 의료복지에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저자는 말하는데 일반인인 나도 아직 긴가민가 하는데 그리도 깐깐한 의료복지 하시는 분들을 어떻게 설득하시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라고 정말 좋은 거라면 누구 말마따나 밑져야 본전이니 나부터 실험하고 볼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비만인데다가 운동부족이겠지만 다리, 허리가 아프고, 얼마 전에는 뇌혈관 순환이 문제인지 어지럼증에, 이명에, 팔이 저린 증세까지 왔다. 더 아프면 더 확실한 실험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쨌던 이만한 증세에도 효과를 본다면 다소 고지식하고, 깐깐한 오빠를 설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 제발 건강했으면!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은 정말 그냥 있는 말이 아니다. 잃어 본 사람만이 그 말의 진실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