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정말 제대로 잘 만들었다. 별점 네개는 줄 수 있는 영화다.
주인공은 늘 미남, 미녀에 그들은 똑똑하기까지 해야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공식을 깼다. 그동안 조연만 주로 맡아왔던 못 생긴 유해진이 여기선 제대로된 진가를 발휘한다.
그가 맡은 역할은 어렸을 때 당한 교통사고로 10살 이전의 기억을 잃어버리고 천진난만하게 살아가는 마흔 다섯 총각으로 나온다. 그렇다고 지능이 떨어지느냐? 척 볼 때는 그렇다. 하지만 사랑의 열정에 사로잡히면 누구보다도 진지하고 총명한 어른 아이가 된다. 이 복잡한 캐릭터를 정말 잘 표현했다. 한마디로 못 생긴 사람이 이렇게 귀여울 수도 있구나를 보여 준 성공적인 케이스.
김희선 역시 미남 아니면 상대를 안할 것만 같은데 여기선 완전히 이런 미녀도 항상 미남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랍니다로 나온다. 그러고 보면 정말 사람은 사람의 생김새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뭐가 씌워서 영혼과 영혼으로 만나는 게 맞는 것 같기도하다. 단 그 콩깍지가 영원히 벗겨지지 않기를 바랄뿐이지. 조금 아쉽다면 이제 김희선도 나이를 먹는구나 정도?
차인표의 양아치 연기도 제법이고, "부롬 부롬"하는 일종의 스캣송이 반복되어 나오는데 그도 중독성이 있다.
아무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다. 강추다.
예전에 본 영화이긴 하다. 레트로를 좋아한다면 우리가 지난 세기말과 세기초를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다시 한 번 음미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세기말과 세기초가 별건가? 사람 사는 게 비슷하지. 단지 다른 게 있다면 지난 세기말은 천리안과 나우누리 같은 통신과 호출용 수신기 삐삐와 데스트탑이 주종이었다면 세기초는 휴대폰와 노트북 뭐 이런 게 대세였지. 그래도 이들의 사랑은 끊어질듯 끊어질듯 오래 이어졌다. 끝에 유열이 잠깐 등장하기도 하는데 문득 이 사람도 이젠 늙었겠구나 싶다.
별점은 3개 반. 요즘 정해인은 뭐하고 지내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본 영화들 중에선 가장 별로인 영화다. 그냥 척 봐도 조정석을 위한 영화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조정석이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과유불급이라고 해야할까? 코미디 영화라고 하기엔 번지수가 영 아니라고 생각하다. 그냥 드라마다. 그런만큼 시나리오가 아쉽다. 끝에 가서 좀 울컥하는 게 있긴한데 난 그런 것 같지고 영화의 성패를 논하고 싶지는 않다. 박신애 여기선 예쁘고 진지하게 잘 나오긴 하다만 유도 코치가 이렇게 예뻐도 되나 싶게 좀 현실감이 없다.
별점은 잘 줘 봐야 3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