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흐리고, 무더움 


1. 오늘 헤어진지 20년도 더 된 친구와 카톡을 했다. 

교회 청년부 때 만나 30 전후로 결혼들을 하고 언제 헤어진 줄도 모르게 연락이 끊어진 친구가 한 둘인가. 그래도 나를 포함해 셋이 단톡방을 만들고 그중 한 친구가 이 친구의 연락처를 안다며 초대를 해 네 명이 되었다. 예전 같으면 감히 상상도 못한 일이다. 이게 다 카톡의 저력이다. 21세기 최고의 발명품 수위 안에 드는 것 중 하나가 카톡 아닐까. 


우리들 말고도 청년부 또래 모임을 주름 잡았던 몇명의 자매들이 더 있는데 그들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 친구의 프사를 보니 나이가 들긴 들었구나 싶다. 그래도 이목구비 윤곽은 옛 모습 그대로다. 언제 우리가 이렇게 나이를 먹었던가. 그때도 조금만 웃을 일이 있으면 까르르 웃기도 잘 했던 것 같다. 다시 만나 그동안 살아 온 얘기와 그 시절의 추억을 불사르고 싶다. 그래도 당장은 어렵고 일단 여름은 지나가야겠지. 

 

2. 요며칠은 정말 더위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말 더위 먹을 것만 같다.

내가 더위 먹는단 말을 처음 들었던 건 초등학교 4학년무렵이었던 것 같다. 여름에 비실비실 병든 닭처럼 있으니까 엄마가 더위 먹은 것 같다고 했다. 그 표현이 참 묘하긴 하다.    


도시에 살면서 에어컨이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고 필수품이 된 세상에 더위 먹었다면 누가 믿겠나? 그래도 여름이면 온열질환자는 꼭 있어왔고 그 숫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딱히 에이컨 바람을 좋아하지 않아 선풍기로 버티는 중인데 그것도 한계다 싶다. 살고 있는 집이 서향인지 오후 늦게 해가 넘어갈 때면 뜨겁게 달궈지는지라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틀고 있다. 그러면 더위로 축 늘어진 내 몸도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지구를 생각하면 에어컨도 덜 트는 게 좋다고 하는데 이것을 실천할 인류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빨리 가을이 와서 먹은 더위 토해내라고 하면 좋겠다.   


조금만 버티자. 안 그래도 주일이 입추고, 광복절이 말복이다. 언제나 그렇듯 23일이 처서고. 정신 차리고나면 가을이고 겨울이 얼마남지 않으며 그러다 보면 올해도 어영부영 갈 것이다.   


3. 오늘 다누리호 발사가 성공한 날이다. 오전 8시8분 무렵이다. 그걸 생중계로 보여줬는데 나는 밥순이인 관계로 하필 그 역사적인 순간을 보지 못하고 쌀 씼어 밥을 앉히고 있었다. 조금 늦어도 되는데 무슨 정신인지. 과학에 약한 자의 비애쯤으로 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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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8-05 20: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친구들과 20년만의 연락이라니 얼마나 반가우셨을까요^^*
요즘 더운데다 습해서..저는 거의 매일같이 장마 끝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립니다.

stella.K 2022-08-05 21:49   좋아요 3 | URL
미미님. 장마 끝났어요. 지지난 주에. ㅋㅋㅋ
이젠 태풍을 주의해야 합니다.10월까지는 결코 안심할 수 없죠.
더위 보단 습도가 사람을 더위 먹게 하는 것 같아요.

나이드니 옛 사람이 그리워지나 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에 대해 연연해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입죠.
내친김에 다른 친구도 만나고 싶어지네요.^^

책읽는나무 2022-08-06 0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더위 속 반가운 소식이었겠습니다.
20 년만의 친구와의 소식이라니...^^
나이 들수록 서서히 친구들과의 소식은 끊어지고, 현재의 관계 속 친구들만 남게 되는 것 같아요.
서향집이시라면...오후엔 죽음이시겠군요?ㅜㅜ
저는 서향집 위력을 지금 느끼고 있습니다.
아...주방이랑 작은방이 서향인데...암막 커텐 치고 아무리 묘수를 내도 답이 없더군요.
특히 주방쪽으로 해가 잠깐이라도 들어올땐 음식 하기가 싫을 정도에요. 넘 더워요ㅜㅜ
에어컨 틀어도 저쪽까지 바람이 잘 안가니 어젠 제사 음식 한다고 정말 에어컨과 선풍기까지 하루종일 끼고 있었네요ㅜㅜ
집에서 밤낮으로 틀긴 처음이어서...이러다, 세상이 어쩌려나? 싶기도 하구요. 딸램은 며칠 전부터 이제부터 쓰는 에너지는 후손들이 쓸 에너지를 땡겨 쓰는 것이라고 귀띔 해주는데 더 심란하더군요. 날은 넘 습하고 더운데 어떻게 더위를 견뎌야 할지?? 해가 갈수록 더 더워지는 것 같아 문제에요.
작년보다 올 여름이 더 더운데?? 이 생각을 해년마다 늘 하고 있어요ㅋㅋㅋ

stella.K 2022-08-07 19:23   좋아요 2 | URL
저도 정확히는 잘 몰라요. 말씀처럼 서향집의 위력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항상 제 방 창문에서 보면
해가 넘어가고 있거든요. 여름 오후만 되면 주방과 제 방은 늘 후끈하죠.
반대쪽에 있는 거실에 비해. 이게 저희집의 비애입니다.ㅠ
책나무님도 고생이 많으시겠어요.ㅠ
지난 2, 3년은 그래도 좀 견딜만 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좀 힘드네요.

blanca 2022-08-06 09: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친구들과의 재회 축하합니다. 제 친구도 보니 요새 청년부 친구들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청춘에 신앙 생활을 함께 한 추억은 뭔가 특별해 보여요. 그리고 더위....아, 힘든데 또 한 살 더 먹을 거 생각하면 또 가을 오는 것도 싫고 양가 감정 드네요. ㅋㅋ

stella.K 2022-08-06 16:11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사실 그 시절 청년부가 저에겐 좀 안 맞았어요.
그런데 청년부 안에 또래 모임 그러니까 같은 해 태어난 사람끼리
모이는 소그룹 모임이 있었어요. 제가 한동안 그 모임을 좋아했죠.
덕분에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지금 생각해도 제가 그러길 잘했구나 해요.
안 그랬으면 이렇게 나이들어서 외롭지 않았을까해요.

저도 같은 생각이어요. 정말 한 해는 여름만 지나고 나면 금방 한 해가 가는 것 같아요.ㅠ

cyrus 2022-08-06 1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카카오스토리 덕분에 군 입대 이후로 연락하지 못한 친구를 만난 적이 있어요. 그 친구가 저보다 먼저 입대했고, 몇 달 후에 제가 입대했으니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졌어요. ^^

stella.K 2022-08-06 16:11   좋아요 1 | URL
와, 반가웠겠다. 카톡이란 게 신기하더군. 사람도 다시
만날 수 있게해주고. 반대로 사람이 죄짓고 살면
안 되겠구나란 생각도 들더군. 사람이 한을 품으면 지구 끝까지
찾아가 복수하겠다고 하잖아. 그게 가능하겠더라구.
사람은 고저 차가게 살아야 해.ㅋㅋ

희선 2022-08-07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친구분과 연락하게 돼서 좋으셨겠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얼굴까지 볼지도 모르겠군요 그날이 와야 할 텐데... 코로나19 재유행이 수그러든다는 말도 있더군요 미국엔 원숭이두창 많다고... 그런 것도 사람 때문일 텐데, 이러다 다른 바이러스가 나타나는 거 아닐지...

stella.K 님 더위에 건강 나빠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희선

stella.K 2022-08-07 18:55   좋아요 0 | URL
네. 여름 지나고 조만간 만나기로 했으니 그렇게 될 겁니다. 고마워요.
원숭이두창은 아는지 모르겠는데 에이즈나 남성동성애자에게서
나타난다고 하더군요.

희선님도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