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마프로다이트의 정치학

섹스(sex), 젠더(gender), 섹슈얼리티(sexuality)는 우리말로 모두 성(性)이라 번역된다. 이 세 단어는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달리 쓰이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성별을 의미하는 ‘섹스‘와 달리 문법적 성을 뜻하는
‘젠더‘ 라는 용어가 주목받게 된 데는 여성의 후천적 교육과 직업 기회를 강조하는 페미니즘의 영향이 컸다. 이에따라 두 용어의 구분은 물론 ‘섹슈얼리티‘와의 구분도 불가피해졌다.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가 『제2의 성에서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선언한 이래, 로버트 스톨러(Robert Stoller)는 『젠더와 섹스』에서 성전환자의 섹스와 젠더를 구분해 설명하면서 젠더는 성차의 사회문화적 구성물이라고 주장했다(여성문화이론연구소, 2015:162, 337). 섹슈얼리티는 성관계, 성행위뿐 아니라 성 역할, 성적 감수성, 성의 권력관계까지도의미하는 용어가 되었다.

이제 섹스는 생물학적 몸의 차이, 젠더는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동일시 양식, 섹슈얼리티는 성적 행위가 유래하는 근원적 욕망으로 설명된다. 다시 말해 섹스는 몸, 젠더는 정신, 섹슈얼리티는 욕망으로 간주된다.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의 『젠더 트러블(Gender Trouble)』(1990)은 이런 젠더 논의에 트러블을 일으키고자 한다. 전통적이분법에 저항하면서 몸의 인식 가능성과 욕망의 근원성을 전제하는 것도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양식이기 때문에섹스, 젠더, 섹슈얼리티가 모두 젠더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이 셋은 모두 제도적 담론이 명명하고 사회적 인식론이 구성한다는 의미에서 유사하다.

선천적 성별과 후천적 젠더가 불일치할경우에는 흔히 복장이나 행동 즉 구성된 젠더를 인공물,
연극, 가짜, 환영이라고 간주하게 된다.

섹스는 진짜이고 젠더는 가짜, 해부학적 사실은 진리고문화적 표현은 허구라는 생각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과연 몸이 진실이고 옷은 환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만일 우리가 입는 옷이 젠더라고 말해지는 인공적 이상을 모방하는 것이라면, 무엇이 원본이고 무엇이 모방본인지 어떻게 구분해 말할 수 있을까?
- P3

버틀러는 의미를 체현하는 육체(Bodies ThatMatter)』에서 "모든 젠더는 패러디적이지만 모든 패러디가 전복적인 것은 아니다" 라고 말한다. - P5

수행성

젠더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며 행위 뒤에 ..
행위자는 없다. 수행성은 연극성이나 연행성,
혹은 때로 연기라는 의미로도 쓰이는데 젠더가.
무대 위에서 배우의 연기처럼 언제나 행위로있는 가변적인 구성물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런 배역 뒤의 배우를 원본으로가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연기보다는연행성, 퍼포먼스보다는 수행성이 강조된다.
수행성은 연극적 행위라는 의미도 있지만언어학에서 행동의 효과를 갖는 언어, 즉수행문과도 관련된다.
- P11

버틀러가 처음 수행성 개념의 단초를 얻은 것은 프란츠카프카(Franz Kafka)의 〈법 앞에서〉에 대한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해석에서였다고 한다. 〈법 앞에서)는 두어 쪽 분량의 짧은 단편으로, 한 시골 남자가 활짝 열린 법의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지기의 허락만 기다리다가 결국 생명을 다한다는 내용의 단편소설이다. 남자가무엇 때문에 기다리는지 독자는 알 길이 없다.  - P12

이 짧은 단편에서 버틀러의 생각이 주목한 점은 법의힘이 법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법이 권위 있다고믿고 기다리는 남자의 신념과 행동에서 나온다는 부분이다. 

자신이 "권위적인 의미에 노출되리라 기대하는 것이바로 권위가 부여되고 설정되는 수단 (55)인 셈이다. 어떤사람이 법의 문 앞에 앉아서 법의 문이 열리기만을 바라고있다면 그 사람은 법이 어떤 초월적이고 권위적인 의미를가지고 있다고 믿는 사람일 것이다.

젠더도 마찬가지다. 만일 우리가 여성이나 남성에 대해어떤 특성이나 특질을 기대하고 있다면, 사실상 그런 본질에 대한 기대가 그 속성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본질은, 본질이라고 믿어지는 특성에 대한 기대와 그런기대가 만든 반복적 의례 행위에 의해 만들어지는 구성물이라는 주장이다.

젠더가 수행적이라고 보는 관점은, 젠더가 내적 본질이라고 믿는 관점이 사실상 허구임을 폭로한다.  - P13

어렵게 쓰는 이유

지적 화술을 지배하는 법칙을 배운다는 것은 규범화된언어에 지배당한다는 뜻이다. 한편 그런 법칙에 저항한다.
는 것은 가독성 자체의 상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렇다해도 명징성을 요구하는 글쓰기 양식은 분명한 관점이작동시키는 책략을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 분명하게 말한다는 것은 규범이 만든 정상성에 입각해 글을 쓴다는 것이고 가장 기초적 층위에서 기준이나 표준에 잘 복종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상투어의 반복‘이기 쉽기 때문이다.
- P18

언제나 변화 없이 항구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신과 같은 권위를 가질 수밖에 없다.  - P18

라캉의 도식에서 여성은 ‘남근이 되는 위치,
남성은 남근이 된 여성을 얻으면서 ‘남근을 가지는 위치에 놓인다. 그렇다면 여성은 자신에게 있지도, 자기가 되려 하지도 않은 것을 가진 척 연기해야 하고, 남성은 그런연기로 가장한 여성을 소유한다고 착각하면서 남성이 된다는 해프닝이 벌어진다. 이는 여성에게는 존재하지 않는성 기관으로 어떤 다른 대상을 위한 무엇이 되어야 여성이된다는 접근법에서 오는 코미디가 된다.
- P25

프로이트에 따르면 애도와 우울증의 차이는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난다. 우선 애도와 우울증 모두 사랑했던 대상을 잃고 주체가 보이는 고통스러운 슬픔의 반응이지만, 애도의 경우 상실한 대상이 누구인지가 분명한 반면 우울증의 경우에는 누구를 혹은 무엇을 상실했는지 분명하지 않다. 혹은 상실한 대상을 안다 해도 대상의 어떤 부분을 상실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애도의 대상은 의식적인 반면,
우울증의 대상은 무의식적이라는 말이다.


애도는 대상에 대한 사랑, 즉 대상애(objectlove)와 관련되지만 우울증은 자아의 형성이나 자기애와관련된다. 자아 동일시가 일어나는 나르시시즘기로 퇴행하는 것은 우울증만의 특징이다 - P36

배제된 동성애는 완전히 배제되어 사라진 것이아니라, 그 부정이 부정되어 ‘이중부정‘ 의 방식으로 주체의 내부에 이미 들어와 있다. 그래서 남성 안에 여성이 있고, 이성애자 안에 이미 동성애가 있는 것이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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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7-22 2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오늘 진짜 덥네요.
저녁이 되어도 열대야 될 것 같아요.
더위 잘 피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청아 2021-07-22 21:12   좋아요 3 | URL
오늘 대서였다던데 그래서 더 푹푹찌는 더위였나봐요. 서니데이님도 더위조심하시고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7-23 2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왜 뽑아 주신 글을 읽으며 기가 죽을까요? ㅋ
그래도 요 말씀은 드리고 싶네요.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의 상,하 권을 오래전 완독했다는 것. 두 권을 합하면 천 쪽은 될 듯하네요. 이걸 읽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말리고 싶어요. 요점 정리만 읽으면 될 듯해서요. ㅋ

청아 2021-07-23 22:03   좋아요 3 | URL
전 <제2의성> 1권 읽고 2권은 읽다 말았는데 역시 어려운 책이죠. 그래도 버틀러 읽고나니 그립습니다ㅋㅋㅋ😭
 

어제 주디스 버틀러의 책을 읽다가 뇌와 산소공급에 트러블이 일었던 나는 산소통을 찾듯 여기저기 찾다 이 책을 주문했다. 오늘 배송받아 펼쳐보니 해당 책의 번역자인 영문학 박사도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을 나처럼 ‘암호해독‘으로 느꼈다니 놀랍고 위안이 된다. 목차만 봐도 든든! 근데 이 책들 다 읽을 수 있을까....








불안정한 젠더 정체성과 확실한 정치 주체 사이의 갈등을어떻게 봉합할지 고민하던 내게 『젠더 트러블Gender Trouble: Feminisin andthe Subversion of Identity』의 부제 ‘페미니즘과 정체성의 전복‘은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여성이라는 성적 주체의 정체성을 전복한다는 것이 과연 페미니즘과 어떻게 맞닿을지가 궁금했다. 

그러나 막상 구해읽은 『젠더 트러블은 해독이 필요한 암호 뭉치처럼 느껴졌다. 도전은 자극이 되었고 자극은 번역의 동력이 되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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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22 16: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๑˃́ꇴ˂̀๑)

청아 2021-07-22 16:22   좋아요 5 | URL
(*^o^*)(~^0^)~♡
(^o^)づ^0^)づ👆

2021-07-22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2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07-22 16: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버틀러 읽기는 왜 이다지도 힘든겁니까, 미미님 ㅠㅠ

청아 2021-07-22 17:03   좋아요 5 | URL
버틀러가 구더기를 무서워 하는 바람에 장을 너무 복잡하게 담궈버렸습니다.ㅠㅇㅠ

얄라알라 2021-07-22 17:0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서문 읽을 때 엄청 위안 얻었어요.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하면서,

다시 서가에서 찾아봐야겠네요. 미미님 포스팅 보니 ~~

청아 2021-07-22 17:08   좋아요 6 | URL
아! 책을 가지고 계시군요!! 👍👍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여는 글‘만으로도 기대가 많이 되네요!

2021-07-22 1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2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1-07-22 22:1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읽다가 호흡곤란이 ㅎㅎㅎ 미미님 요번달 그만 사기로 하셨지 않나요. 그 ~ 젠더트러블 읽으시는 분이 많으시네요. 나중에 미미님 리뷰보고 결정해야겠어요. 왜냐면 ㅎㅎ 어려워보여요 ㅠㅠ

청아 2021-07-22 22:29   좋아요 5 | URL
수사학이라니 미니님 완전 멋지심요!👍👍👍젠더 트러블은 정말 심각한 멘붕오구요. 번역자가 그 책의 이해를 돕기위해 쓴 이책을 차라리 추천드려요!ㅋㅋㅋㅋ🤭

mini74 2021-07-22 23:06   좋아요 5 | URL
그 수사학 미미님따라 산거예요 ㅎㅎㅎㅎ 저 예전에 버틀러의 혐오발언? 으로 멘붕온 적이 있어서 두렵사옵니다 ㅎㅎ

청아 2021-07-22 23:05   좋아요 5 | URL
우왓!ㅋㅋㅋㅋ영광이예요.😆 저도 이 책들 읽고 얼른 읽고파요~♡♡

붕붕툐툐 2021-07-23 00: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뇌와 산소공급의 트러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07-23 00:41   좋아요 3 | URL
읽어보시면 경험하실 수 있어요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7-23 10: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목차는 좋은데요?!
미미님도 책장 두겹으로 꽂으셨군요 ^^

청아 2021-07-23 11:16   좋아요 2 | URL
목차만 봐도 배부른 느낌ㅋㅋㅋ😆 그레이스님도 두겹이군요 반가워용~!!♡♡
 

우리는 ‘정상적인‘사람으로 보이기?위해 노력한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이루고 정상적인 삶의 단계(학업,취업,결혼,출산)를 따라가려 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이런 범주는 끝이 없다.

주디스 버틀러가 강조하는 것은 이런 정상적인 것이 규제의 방식이며 가면이고 이상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녀의 암호와 같은 글을 읽다보니 조금씩(너무 조금이지만)패턴이 보인다. 그녀가 어려운 방식의 글 쓰기를 하는 이유는 규범화, 고정화에 저항하기 위함이다.
그녀는 역동적인 방식을 추구한다. 소름....




정상과 트러블

우리가 흔히 ‘정상이다‘라고 말할 때 ‘노멀하다‘는 표현을쓴다. 노멀(normal)하다는 것은 규범(norm)을 잘 따른다는 뜻이다. 정상성으로 규정된 규범에 저항하지 않고 순응하면 우리는 그것을 정상적 혹은 노멀하다고 부른다.
정상성 속에 숨은 제도 규범의 기준 설정 작용을 감추기위해서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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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22 11: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๑>ᴗ<๑)


청아 2021-07-22 11:57   좋아요 5 | URL
짧은 글인데ㅋㅋㅋㅋ스콧님 쵝오👍🙆‍♀️💗

scott 2021-07-22 15:42   좋아요 4 | URL
오! 노멀!이라는 의미
서구권에서 정상적이라는(한국식 뜻 보다)
규범을 준수 하는 지극히 순종적인 부류에 쓰이고 있는데(그다지 좋은 의미는 아님)

미미님이 밑줄 쫘악!

밑줄 장인!(*‿*✿)


청아 2021-07-22 15:48   좋아요 4 | URL
역시 클라스가 다르신 우리 스콧님!! 😍 이런걸 보면 경험은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있으니 (특히 저에게,특히 요즘에)좋은 책들을 어서 더 많이 읽어야겠다 싶어요.

새파랑 2021-07-22 12: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등★★ 밑줄 문장 읽으니까 정말 그런거 같아요. 정상성이란 의미가 통제의 다른말이란 생각이 드네요 🤔

청아 2021-07-22 12:44   좋아요 5 | URL
그렇죠? 어렴풋하게만 인식하던 부분들을 이렇게 정리해나가는것 너무 좋아요!!🤭

얄라알라 2021-07-22 13: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요 얇은 책, 시리즈 유용하더라고요. 저는 메리 더글라스에 대한 방원일 박사의 책을 읽었는데 조현준 교수님이 쓰신 주디스 버틀러도 유용하겠어요. 추천 감사드려요

청아 2021-07-22 13:08   좋아요 6 | URL
<젠더 트러블> 너무 어려웠는데 정리가 잘되어 있어 계속 놀라고 있어요. 저도 책 뒷면에서 다른 시리즈 확인한뒤 다 관심이 가더라구요😉

페넬로페 2021-07-22 14: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암호와 같은 글의 패턴을 읽어내시다니 미미님의 독서의 내공이 보여요.
우리가 달려가는 그 정상적이라는게 규제의 방식이며 가면이라는 문장이 또 뼈때립니다. 이 작가가 어려운 글을 쓰는 분인 것 같은데 읽어보고 싶지만 엄두가 안나네요^^

청아 2021-07-22 14:12   좋아요 6 | URL
ㅋㅋㅋ본서에서는 미약하게 이해했어요😭 이해하기 어렵게 쓴 글 싫어했는데 이 분의 경우를 보니(물론 케이스별이지만) 비난만 해선 안되겠더라구요.😳

scott 2021-07-22 15:43   좋아요 5 | URL
미미님의 독서 내공에 공감합니다 !!

청아 2021-07-22 15:49   좋아요 5 | URL
지렁이 한 걸음이예요ㅋㅋㅋㅋ😭
 

1.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몸의 정치학

언어의 기호 차원에 대한 크리스테바의 이론은 처음에는 라캉이론의 전제들이 갖는 한계를 드러내고, 언어 안에서 아버지 법을전복할 특별히 여성적인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서만 라캉의 전제에개입하는 것으로 등장한다. 

라캉에 따르면 아버지 법은 ‘상징계‘로 이름 붙여진 모든 언어적 의미화 구조를 이루고, 따라서 문화자체를 조직하는 보편 원리가 된다. - P237

크리스테바는 문화적 의미란 모체에 대한 기원적 관계의 억압을필요로 한다는 라캉의 서사에 도전한다. 그녀는 ‘기호계‘가 기원적 모성의 몸 때문에 생겨난 언어의 한 차원이라고 주장한다. 이것.
은 라캉의 기본 전제를 반박하는 것일뿐더러 상징계 안에서 영원히 전복의 원천으로 작동한다. 

크리스테바에게 기호계는 바로 문화의 관점에서, 더 정확하게는 다원적 의미와 의미의 비종결성이지배적인 시적 언어 안에서, 근원적인 리비도의 다원성을 표현한다. 사실 시적 언어는 아버지 법을 파열하고 전복하고 대체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언어의 관점에서 모성적 몸을 회복하는것이다.
- P238

『언어 속의 욕망』(1977)에 실린 한 논문에서 크리스테바는 더욱풍부한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기호계에 대한 정의를 세운다. 상징계가 억압하고 기호계가 간접적으로 가리키는 이 일차적 충동은이제 모성적 충동으로 이해된다. 이 충동은 어머니에게 속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양성 모두의) 유아의 몸이 어머니에게 의존하고있다는 특징도 갖는다. 

다시 말해 ‘모성적 몸은 분명한 욕망의 주체나 대상이 아니라 어떤 연속성의 관계를 지칭한다. 사실 그것은욕망에 앞서는 주이상스와 그 욕망이 전제로 하는 
주체 /대상의 이분법을 지칭한다.  - P242

크리스테바에 대한 반박.

언어가 존재하기 위해서 우선 충동이 억압되어야 한다면,
그리고 의미를 언어로 재현 가능한 것에만 귀속시킨다면, 충동이언어로 등장하기 전에 의미를 충동에 귀속시키기란 불가능하다.
- P253

크리스테바.

모성적 충동, 함께 묶여 있거나 자신을 영속화하기 위해 분리된종(species)에 속한 기억의 발작, 삶ㅡ죽음의 생물학적 사이클의 영원한 회귀만큼이나 중요한 일련의 표식, 언어 이전의 이런 재현 불가능한 기억을 어떻게 언어화할 수 있을까? 헤라클레이토스의 플럭스(흐르는 강물과도 같은 만물의 끊임없는 변화를 의미한다 -역주), 에피쿠로스의 원자, 카발라의 법열적 입자, 아랍과 인도의신비주의, 사이키델릭의 점묘화 등 이 모든 것이 존재의 이론, 로고스, 그리고 그 법칙들보다 더 나은 은유처럼 보인다. - P254

푸코에게 몸은 결코 자연스럽거나 본질적인 성 ‘관념‘이 투여되는 담론 안에서의 결정에 선행하는 의미로는 ‘성별화 되지 않는다. 몸은 오로지 권력관계의 맥락에서만 담론 안의 의미를 획득한다. 섹슈얼리티는 권력, 담론, 몸, 정서성이라는 역사적으로 특정한 조직이다. 그처럼 푸코에게 섹슈얼리티는 인공적 개념으로서의
‘섹스‘ 를 생산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 개념은 자신의 발생에 책임이 있는 권력관계를 사실상 확대하면서 그런 관계가 없는 척 위장한다.
- P260

크리스테바의 공식은 완전히 반전된다. 상징계와 기호계는 더이상 모성적 리비도 경제의 억압이나 표현에따르는 언어의 차원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대신 일종의 물화로 이해된다. 여성에게 강제된 모성의 제도를 확대하면서 한편으로는없는 척하는 물화로 간주되는 것이다. 

사실 모성 제도를 유지하는욕망이 전부권적, 전문화적 충동으로 변모함에 따라 이 제도는 여성의 몸이라는 불변의 구조 안에서 영원한 합법화를 획득한다. 사실, 여성의 몸을 일차적으로 재생산 기능의 관점에서 특성화하도록 허가하고 요구하는 아버지 법은 분명 여성의 몸 위에 자연스러운 필연의 법칙을 각인한다. 

크리스테바는 생물학적으로 요구되는모성의 법을 아버지 법에 선행하는 전복 작용으로 보호하여, 그 법의 비가시성을 체계적으로 생산하고, 그 결과 법의 필연성이라는환영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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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22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백쪽 넘어가면 이제 크리스테바 나오나요... 이리가레, 푸코, 라캉..으로 역시 끝나지 않는거였군요 ㅠㅠ

청아 2021-07-22 15:21   좋아요 0 | URL
네! ㅠㅇㅠ 너무 어려워요! 몰랐던게 너무 많구나 또 현타가 아프게 옵니다😵
 

여성은 여성이라는 성의 관점에서 규정되는 반면, 남성은 몸을 초월하는 보편적 인성을 가진 존재로 찬미된다. - P101

뤼스 이리가레는 논의를 좀더 복잡하게 끌고 가 여성들이 정체성의 담론 자체 내부의 모순은 아닐지라도, 어떤 역설을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여성들은 ‘하나‘ 의 성이 아니다. 대체로 남성적이고 남근로고스 중심적인 언어 안에서 여성들은 재현 불가능성 (theunrepresentable)을 구성한다. 

다시 말해, 여성들은 그에 대한 사고가 불가능한 성, 언어의 부재나 불투명성을 대표한다. 뜻이 명료한 일의적 의미화에 기초한 언어 안에서 여성의 성은 규정 불가능성이나 지칭 불가능성을 구성한다.  - P102

보부아르에게 여성은 남성의 부정태(the negative)이자 남성적 정체성이 스스로를 그것과 반대되는 것으로 구분하는어떤 결핍‘ 이다. 반면 이리가레에게는 바로 그 특정한 변증법 자체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화 경제를 배척하는 체계를 구성한다.
- P102

인본주의적 페미니즘의 입장에서는 젠더를그 사람이라고 불리는, 본래 젠더화되기 이전의 본질이나 핵을가진 어떤 사람의 속성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서 합리성이나도덕적 배려, 언어 같은 보편적 능력을 의미할 것이다. 그러나 젠더를 구체적인 맥락에서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주체들 간의 관계로이해하는 젠더의 역사적, 인류학적 입장들 때문에 사람에 대한 보편적 개념은 젠더 사회 이론의 출발점으로 바뀐다. 

이 관계적이고맥락화된 관점은 사람이 무엇 인지 그리고 젠더는 무엇 인지‘ 가언제나 그것을 결정하는 구성상의 관계와 연계되어 있음을 시사한다.17) 젠더는 변화하거나 맥락화된 현상으로서, 본질적인 존재를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특수한 일련의 관계를 둘러싼 상호 수렴의 지점이다.

🍒🍒🍒🍒🍒 - P103

이리가레는 여성적인 ‘성‘ 이 언어의 부재지점, 문법적으로 규정된 실체의 실현 불가능성, 따라서 그 실체야말로 남성적 담론의 지속적이고 근원적인 환영이라는 것을 폭로하려 했다. 이러한 부재는 남성적 의미화 경제 안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 P103

젠더 불균형이 재생산되는 근본적 구조에 대해 보부아르와 이리가레는 분명 입장을 달리한다. 보부아르가 불균형적 변증법의 실패한 상호관계로 우회하는 반면, 이리가레는 그 변증법 자체가 남성적의미화 경제의 자기 독백적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 P108

정체성,성

 ‘사람‘의 ‘일관성‘과 ‘연속성‘은 그 사람됨의 논리적이거나 분석적인 특질이 아니다. 그보다는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유지되는 인식 가능성의 규범들이다.  - P115

프랑스 페미니즘과 후기구조주의 이론의 스펙트럼 안에서는 매우 다른 여러 권력체계가 섹스의 정체성 개념을 생산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입장들 간의 차이를 생각해보자. ‘타자‘ 를 재생산하며 그 안에서 자신을 발전시키는 하나의 성, 즉 남성적인 성만이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이리가레의 입장도 있고, 예컨대 푸코처럼남성적인 것이든 여성적인 것이든 성의 범주는 널리 확산된 섹슈얼리티의 규제적 경제체제의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입장도 있다.

또 강제적 이성애 상황에서 성의 범주는 언제나 여성적이라는 (남성성은 표시되지 않은 채로 있고, 그 때문에 ‘보편적 인 것과 동의어다) 위티그의 주장도 고려해보자. 아무리 역설적이라고 해도, 이성애적 헤게모니의 파열과 위치 변경을 통해 성의 범주 자체가 사라질 것이며, 실상 일소될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위티그는푸코와 일치한다.
- P117

젠더는 양성 간의 정치적 대립이 나타나는 언어적 지표이다. 젠더는 여기서 단수로 사용되는데 실은 두 개의 젠더란 없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만이 존재하고 그것은 여성적인 젠더이다. 남성적인것은 젠더가 아니다. 남성적인 것은 남성적인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ㅡ위티그 - P121

자연의 생산은 강제적 이성애의 명령에 따라 작동하기때문에 위티그가 보기에 동성애적 욕망의 등장은 성의 범주를 초월하는 것이다. "만일 욕망이 스스로를 해방시킬 수 있다면 남녀를 양성으로 미리 표시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리라." 어쨌거나 위티그는 ‘섹스‘ 를 제도화된 이성애가 작동되는 표식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표식은 제도에 효과적으로 저항하는 실천들에 의해 지워질 수도 있고 희미해질 수도 있다. 

물론 그녀의 관점은 이리가레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리가레는 젠더 표식‘을 남성 패권적 의미화 경제의 한 부분으로 이해한다. 남성적의미화 경제는 자아 연구의 사유기제를 통해 작동되며, 서양철학전통에서 사실상 존재론의 영역을 결정지어 왔다. 그러나 위티그에게 언어는 구조상으로는 결코 여성 혐오주의적이지 않지만 그 적용상에서는 여성 혐오주의의 도구나 수단이 된다. - P134

이리가레에게는 다른 언어나 의미화 경제의 가능성만이 젠더 표식을 벗어날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남근로고스중심적으로 단순히 여성의 성을 제거하는 것이 된다. 이리가레는양성 간의 표면적인 ‘이분법‘ 관계야말로 여성적인 것을 완전히배제하고자 하는 남성주의 책략임을 폭로하려는 반면, 위티그는이리가레의 입장이 남성성과 여성성 간의 이분법을 재강화할뿐더러 여성성의 신화를 재유포시킨다고 주장한다. 

위티그는 『제2의성』에서 여성성의 신화에 대한 보부아르의 비판을 끌어와 "여성적글쓰기란 없다" 고 단언한다. 43) - P134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보부아르의 주장에서옳은 점이 있다면, 여성 자체가 과정중에 있는 용어라는 것, 즉 시작하거나 끝난다고 당연하게 말할 수 없는 구성중에 있다는 것, 되어가는 중에 있다는 입장을 따른다는 점이다. 진행중인 담론적 실천으로서 그것은 간섭과 재의미화에 열려 있다. 젠더가 가장 물화된 형식으로 응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해도 그 응결(congealing)이야말로 다양한 사회적 수단을 써서 유지되고 규제되는 집요하고교활한 관행이다.  - P147

이 책은 또한 유토피아적인 피안(beyond)을 그려내려는 전략을 통해서가 아니라, 젠더의 위치를 근본적인 정체성의 환영으로 정해두어.
서 젠더가 자기 위치를 지키게 만들고자 하는 바로 그 구성적 범주들의 동원과 전복적 혼란과 증식을 통해서 젠더에 트러블을 만드려는 노력으로 계속된다.

🍒🍒🍒🍒🍒 - P149

 ‘가부장제‘라는 개념이야말로 서로 다른 문화적 맥락에 놓인 명백한 젠더 불균형을 간과하거나 축소하는, 보편적 개념이 될 위협을 받아다는 것이다.  - P154

금기에 입각해 있는 주체의 발화는, 회복할 수 없는 쾌락을 향한 환유적 대체물로 욕망을 전치하기 위한것일 뿐이다. 언어는 충족되지 않은 욕망의 잔여물이자 대안적 성취물이며, 실은 결코 충족되지 않는 욕망을 순화하기 위한 다채로운 문화적 산물이다. 언어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은 금지가낳은 필연적 결과이다. 이 금지는 언어적 가능성의 토대가 되고 언 - P168

라캉의 관점에서 볼 때 분리는 언제나 법의 결과이지, 법이작동하는 전제조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 P190

상실된 대상에서 온 리비도의 성공적 대체는, 그 대상을 의미하는 동시에 대체하는 말(words)의 형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원래 대상을대체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은유적인 활동이다. 그 안에서 말은 부재를 형상화하고 그 부재를 뛰어넘기 때문이다. 내투사는 애도의 과정으로 이해되지만, 상실의 마법 같은 해결을 의미하는 합체는 우울증의 특징이다. 내투사는 은유적 의미화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반면, 합체는 반은 유적이다. 합체는 근본적인 명명 불가능성으로서 상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합체는 상실을 -명명하거나 인정하는 데 실패할 뿐 아니라 은유적 의미화의 조건 -자체를 침식한다.
- P215

우울증적 이성애의 기저에 있는 부인된 동성애는 섹스의 자명한 해부학적 사실로 등장한다. 여기서 ‘섹스‘ 란..
경계가 흐릿해진 해부학적 집합, 자연스러운 정체성‘ 그리고 ‘자연스러운 욕망‘을 지칭한다. 상실은 부인되거나 합체되고, 그 변형의 계보학은 완전히 잊혀지고 억압된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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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21 11: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꺅 올라온다 올라온다 미미님의 젠더 트러블이 올라온다. 그렇다면 저도 젠더 트러블 페이퍼 써야겠군요. 훗.

청아 2021-07-21 11:1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집중해서 얼른 읽어야죠! 헤헷😉

새파랑 2021-07-21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밑줄긋기 14개~!! 점점 늘어나는 기분이 드네요 👍

청아 2021-07-21 18:19   좋아요 1 | URL
아아 너무 어려워요!!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