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여성이라는 성의 관점에서 규정되는 반면, 남성은 몸을 초월하는 보편적 인성을 가진 존재로 찬미된다. - P101

뤼스 이리가레는 논의를 좀더 복잡하게 끌고 가 여성들이 정체성의 담론 자체 내부의 모순은 아닐지라도, 어떤 역설을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여성들은 ‘하나‘ 의 성이 아니다. 대체로 남성적이고 남근로고스 중심적인 언어 안에서 여성들은 재현 불가능성 (theunrepresentable)을 구성한다. 

다시 말해, 여성들은 그에 대한 사고가 불가능한 성, 언어의 부재나 불투명성을 대표한다. 뜻이 명료한 일의적 의미화에 기초한 언어 안에서 여성의 성은 규정 불가능성이나 지칭 불가능성을 구성한다.  - P102

보부아르에게 여성은 남성의 부정태(the negative)이자 남성적 정체성이 스스로를 그것과 반대되는 것으로 구분하는어떤 결핍‘ 이다. 반면 이리가레에게는 바로 그 특정한 변증법 자체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화 경제를 배척하는 체계를 구성한다.
- P102

인본주의적 페미니즘의 입장에서는 젠더를그 사람이라고 불리는, 본래 젠더화되기 이전의 본질이나 핵을가진 어떤 사람의 속성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서 합리성이나도덕적 배려, 언어 같은 보편적 능력을 의미할 것이다. 그러나 젠더를 구체적인 맥락에서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주체들 간의 관계로이해하는 젠더의 역사적, 인류학적 입장들 때문에 사람에 대한 보편적 개념은 젠더 사회 이론의 출발점으로 바뀐다. 

이 관계적이고맥락화된 관점은 사람이 무엇 인지 그리고 젠더는 무엇 인지‘ 가언제나 그것을 결정하는 구성상의 관계와 연계되어 있음을 시사한다.17) 젠더는 변화하거나 맥락화된 현상으로서, 본질적인 존재를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특수한 일련의 관계를 둘러싼 상호 수렴의 지점이다.

🍒🍒🍒🍒🍒 - P103

이리가레는 여성적인 ‘성‘ 이 언어의 부재지점, 문법적으로 규정된 실체의 실현 불가능성, 따라서 그 실체야말로 남성적 담론의 지속적이고 근원적인 환영이라는 것을 폭로하려 했다. 이러한 부재는 남성적 의미화 경제 안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 P103

젠더 불균형이 재생산되는 근본적 구조에 대해 보부아르와 이리가레는 분명 입장을 달리한다. 보부아르가 불균형적 변증법의 실패한 상호관계로 우회하는 반면, 이리가레는 그 변증법 자체가 남성적의미화 경제의 자기 독백적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 P108

정체성,성

 ‘사람‘의 ‘일관성‘과 ‘연속성‘은 그 사람됨의 논리적이거나 분석적인 특질이 아니다. 그보다는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유지되는 인식 가능성의 규범들이다.  - P115

프랑스 페미니즘과 후기구조주의 이론의 스펙트럼 안에서는 매우 다른 여러 권력체계가 섹스의 정체성 개념을 생산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입장들 간의 차이를 생각해보자. ‘타자‘ 를 재생산하며 그 안에서 자신을 발전시키는 하나의 성, 즉 남성적인 성만이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이리가레의 입장도 있고, 예컨대 푸코처럼남성적인 것이든 여성적인 것이든 성의 범주는 널리 확산된 섹슈얼리티의 규제적 경제체제의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입장도 있다.

또 강제적 이성애 상황에서 성의 범주는 언제나 여성적이라는 (남성성은 표시되지 않은 채로 있고, 그 때문에 ‘보편적 인 것과 동의어다) 위티그의 주장도 고려해보자. 아무리 역설적이라고 해도, 이성애적 헤게모니의 파열과 위치 변경을 통해 성의 범주 자체가 사라질 것이며, 실상 일소될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위티그는푸코와 일치한다.
- P117

젠더는 양성 간의 정치적 대립이 나타나는 언어적 지표이다. 젠더는 여기서 단수로 사용되는데 실은 두 개의 젠더란 없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만이 존재하고 그것은 여성적인 젠더이다. 남성적인것은 젠더가 아니다. 남성적인 것은 남성적인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ㅡ위티그 - P121

자연의 생산은 강제적 이성애의 명령에 따라 작동하기때문에 위티그가 보기에 동성애적 욕망의 등장은 성의 범주를 초월하는 것이다. "만일 욕망이 스스로를 해방시킬 수 있다면 남녀를 양성으로 미리 표시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리라." 어쨌거나 위티그는 ‘섹스‘ 를 제도화된 이성애가 작동되는 표식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표식은 제도에 효과적으로 저항하는 실천들에 의해 지워질 수도 있고 희미해질 수도 있다. 

물론 그녀의 관점은 이리가레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리가레는 젠더 표식‘을 남성 패권적 의미화 경제의 한 부분으로 이해한다. 남성적의미화 경제는 자아 연구의 사유기제를 통해 작동되며, 서양철학전통에서 사실상 존재론의 영역을 결정지어 왔다. 그러나 위티그에게 언어는 구조상으로는 결코 여성 혐오주의적이지 않지만 그 적용상에서는 여성 혐오주의의 도구나 수단이 된다. - P134

이리가레에게는 다른 언어나 의미화 경제의 가능성만이 젠더 표식을 벗어날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남근로고스중심적으로 단순히 여성의 성을 제거하는 것이 된다. 이리가레는양성 간의 표면적인 ‘이분법‘ 관계야말로 여성적인 것을 완전히배제하고자 하는 남성주의 책략임을 폭로하려는 반면, 위티그는이리가레의 입장이 남성성과 여성성 간의 이분법을 재강화할뿐더러 여성성의 신화를 재유포시킨다고 주장한다. 

위티그는 『제2의성』에서 여성성의 신화에 대한 보부아르의 비판을 끌어와 "여성적글쓰기란 없다" 고 단언한다. 43) - P134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보부아르의 주장에서옳은 점이 있다면, 여성 자체가 과정중에 있는 용어라는 것, 즉 시작하거나 끝난다고 당연하게 말할 수 없는 구성중에 있다는 것, 되어가는 중에 있다는 입장을 따른다는 점이다. 진행중인 담론적 실천으로서 그것은 간섭과 재의미화에 열려 있다. 젠더가 가장 물화된 형식으로 응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해도 그 응결(congealing)이야말로 다양한 사회적 수단을 써서 유지되고 규제되는 집요하고교활한 관행이다.  - P147

이 책은 또한 유토피아적인 피안(beyond)을 그려내려는 전략을 통해서가 아니라, 젠더의 위치를 근본적인 정체성의 환영으로 정해두어.
서 젠더가 자기 위치를 지키게 만들고자 하는 바로 그 구성적 범주들의 동원과 전복적 혼란과 증식을 통해서 젠더에 트러블을 만드려는 노력으로 계속된다.

🍒🍒🍒🍒🍒 - P149

 ‘가부장제‘라는 개념이야말로 서로 다른 문화적 맥락에 놓인 명백한 젠더 불균형을 간과하거나 축소하는, 보편적 개념이 될 위협을 받아다는 것이다.  - P154

금기에 입각해 있는 주체의 발화는, 회복할 수 없는 쾌락을 향한 환유적 대체물로 욕망을 전치하기 위한것일 뿐이다. 언어는 충족되지 않은 욕망의 잔여물이자 대안적 성취물이며, 실은 결코 충족되지 않는 욕망을 순화하기 위한 다채로운 문화적 산물이다. 언어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은 금지가낳은 필연적 결과이다. 이 금지는 언어적 가능성의 토대가 되고 언 - P168

라캉의 관점에서 볼 때 분리는 언제나 법의 결과이지, 법이작동하는 전제조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 P190

상실된 대상에서 온 리비도의 성공적 대체는, 그 대상을 의미하는 동시에 대체하는 말(words)의 형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원래 대상을대체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은유적인 활동이다. 그 안에서 말은 부재를 형상화하고 그 부재를 뛰어넘기 때문이다. 내투사는 애도의 과정으로 이해되지만, 상실의 마법 같은 해결을 의미하는 합체는 우울증의 특징이다. 내투사는 은유적 의미화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반면, 합체는 반은 유적이다. 합체는 근본적인 명명 불가능성으로서 상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합체는 상실을 -명명하거나 인정하는 데 실패할 뿐 아니라 은유적 의미화의 조건 -자체를 침식한다.
- P215

우울증적 이성애의 기저에 있는 부인된 동성애는 섹스의 자명한 해부학적 사실로 등장한다. 여기서 ‘섹스‘ 란..
경계가 흐릿해진 해부학적 집합, 자연스러운 정체성‘ 그리고 ‘자연스러운 욕망‘을 지칭한다. 상실은 부인되거나 합체되고, 그 변형의 계보학은 완전히 잊혀지고 억압된다. 
- P221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1-07-21 11: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꺅 올라온다 올라온다 미미님의 젠더 트러블이 올라온다. 그렇다면 저도 젠더 트러블 페이퍼 써야겠군요. 훗.

미미 2021-07-21 11:1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집중해서 얼른 읽어야죠! 헤헷😉

새파랑 2021-07-21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밑줄긋기 14개~!! 점점 늘어나는 기분이 드네요 👍

미미 2021-07-21 18:19   좋아요 1 | URL
아아 너무 어려워요!!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