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몸의 정치학

언어의 기호 차원에 대한 크리스테바의 이론은 처음에는 라캉이론의 전제들이 갖는 한계를 드러내고, 언어 안에서 아버지 법을전복할 특별히 여성적인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서만 라캉의 전제에개입하는 것으로 등장한다. 

라캉에 따르면 아버지 법은 ‘상징계‘로 이름 붙여진 모든 언어적 의미화 구조를 이루고, 따라서 문화자체를 조직하는 보편 원리가 된다. - P237

크리스테바는 문화적 의미란 모체에 대한 기원적 관계의 억압을필요로 한다는 라캉의 서사에 도전한다. 그녀는 ‘기호계‘가 기원적 모성의 몸 때문에 생겨난 언어의 한 차원이라고 주장한다. 이것.
은 라캉의 기본 전제를 반박하는 것일뿐더러 상징계 안에서 영원히 전복의 원천으로 작동한다. 

크리스테바에게 기호계는 바로 문화의 관점에서, 더 정확하게는 다원적 의미와 의미의 비종결성이지배적인 시적 언어 안에서, 근원적인 리비도의 다원성을 표현한다. 사실 시적 언어는 아버지 법을 파열하고 전복하고 대체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언어의 관점에서 모성적 몸을 회복하는것이다.
- P238

『언어 속의 욕망』(1977)에 실린 한 논문에서 크리스테바는 더욱풍부한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기호계에 대한 정의를 세운다. 상징계가 억압하고 기호계가 간접적으로 가리키는 이 일차적 충동은이제 모성적 충동으로 이해된다. 이 충동은 어머니에게 속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양성 모두의) 유아의 몸이 어머니에게 의존하고있다는 특징도 갖는다. 

다시 말해 ‘모성적 몸은 분명한 욕망의 주체나 대상이 아니라 어떤 연속성의 관계를 지칭한다. 사실 그것은욕망에 앞서는 주이상스와 그 욕망이 전제로 하는 
주체 /대상의 이분법을 지칭한다.  - P242

크리스테바에 대한 반박.

언어가 존재하기 위해서 우선 충동이 억압되어야 한다면,
그리고 의미를 언어로 재현 가능한 것에만 귀속시킨다면, 충동이언어로 등장하기 전에 의미를 충동에 귀속시키기란 불가능하다.
- P253

크리스테바.

모성적 충동, 함께 묶여 있거나 자신을 영속화하기 위해 분리된종(species)에 속한 기억의 발작, 삶ㅡ죽음의 생물학적 사이클의 영원한 회귀만큼이나 중요한 일련의 표식, 언어 이전의 이런 재현 불가능한 기억을 어떻게 언어화할 수 있을까? 헤라클레이토스의 플럭스(흐르는 강물과도 같은 만물의 끊임없는 변화를 의미한다 -역주), 에피쿠로스의 원자, 카발라의 법열적 입자, 아랍과 인도의신비주의, 사이키델릭의 점묘화 등 이 모든 것이 존재의 이론, 로고스, 그리고 그 법칙들보다 더 나은 은유처럼 보인다. - P254

푸코에게 몸은 결코 자연스럽거나 본질적인 성 ‘관념‘이 투여되는 담론 안에서의 결정에 선행하는 의미로는 ‘성별화 되지 않는다. 몸은 오로지 권력관계의 맥락에서만 담론 안의 의미를 획득한다. 섹슈얼리티는 권력, 담론, 몸, 정서성이라는 역사적으로 특정한 조직이다. 그처럼 푸코에게 섹슈얼리티는 인공적 개념으로서의
‘섹스‘ 를 생산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 개념은 자신의 발생에 책임이 있는 권력관계를 사실상 확대하면서 그런 관계가 없는 척 위장한다.
- P260

크리스테바의 공식은 완전히 반전된다. 상징계와 기호계는 더이상 모성적 리비도 경제의 억압이나 표현에따르는 언어의 차원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대신 일종의 물화로 이해된다. 여성에게 강제된 모성의 제도를 확대하면서 한편으로는없는 척하는 물화로 간주되는 것이다. 

사실 모성 제도를 유지하는욕망이 전부권적, 전문화적 충동으로 변모함에 따라 이 제도는 여성의 몸이라는 불변의 구조 안에서 영원한 합법화를 획득한다. 사실, 여성의 몸을 일차적으로 재생산 기능의 관점에서 특성화하도록 허가하고 요구하는 아버지 법은 분명 여성의 몸 위에 자연스러운 필연의 법칙을 각인한다. 

크리스테바는 생물학적으로 요구되는모성의 법을 아버지 법에 선행하는 전복 작용으로 보호하여, 그 법의 비가시성을 체계적으로 생산하고, 그 결과 법의 필연성이라는환영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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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22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백쪽 넘어가면 이제 크리스테바 나오나요... 이리가레, 푸코, 라캉..으로 역시 끝나지 않는거였군요 ㅠㅠ

미미 2021-07-22 15:21   좋아요 0 | URL
네! ㅠㅇㅠ 너무 어려워요! 몰랐던게 너무 많구나 또 현타가 아프게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