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은 시절의 감미로운 실수를 되찾게 되는 이 최초의스완은 훗날 내가 알게 된 스완보다는 오히려 당시 내가 알던사람들과 더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우리 삶이란것이, 동일한 시대의 초상화들이 걸린 모습이 마치 가족처럼보이는, 같은 색조를 띠는 미술관과 흡사하다고나 할까.  - P44

그녀에겐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일에 대해, 이해하기 힘든 아주 하찮은 구분에 근거하는 엄격하고도 풍부하며 상세하고 강경한 법전이 있었다.(그리하여 이법전은 영아 학살 같은 가혹한 명령을 내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자상함이 지나쳐 염소 새끼를 어미젖으로 삶는 것을 금지하거나, 짐승 넓적다리 힘줄을 먹는 것을 금지하는 고대 법전의 모습을 띠었다.) - P60

나는 이제 막, 눈에 보이지 않는 불경한 손길로 어머니 영혼에 첫 번째 주름살을 그었고, 첫 번째 흰 머리칼을 나타나게 한 것같이 느껴졌다. 이런 생각에 내 흐느낌은더해 갔고, 이제까지 나에 대해 어떤 동정의 기색도 보이지 않던 엄마도 갑자기 내 슬픔에 전염된 듯, 울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참는 것처럼 보였다.  - P76

내게 새로운 책이란 그 책과 유사한 많은 것들 중 하나가 아니라, 그 자체로 존재 이유가 있는 유일한 사람 같았다.  - P81

이처럼 오랫동안 한밤중에 깨어나 콩브레를 회상할 때면,
마치 벵골의 섬광 신호등이나 조명등이 건물 한 모퉁이를 선택해서 비추면 다른 부분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잠기는 것처럼, 콩브레는 언제나 분간할 수 없는 어둠 속에 잘린 빛나는 한 조각 벽면으로만 떠올랐다.  - P83

우리 과거도 마찬가지다. 지나가 버린 과거를 되살리려는노력은 헛된 일이며, 모든 지성의 노력도 불필요하다. 과거는우리 지성의 영역 밖에, 그 힘이 미치지 않는 곳에, 우리가 전혀 생각도 해 보지 못한 어떤 물질적 대상 안에 (또는 그 대상이우리에게 주는 감각 안에) 숨어 있다. 이러한 대상을 우리가 죽기 전에 만나거나 만나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우연에 달렸다.
- P85

과자 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이 내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이 기쁨은마치 사랑이 그러하듯 귀중한 본질로 나를 채우면서 삶의 변전에 무관심하게 만들었고, 삶의 재난을 무해한 것으로, 그 짧음을 착각으로 여기게 했다. 아니, 그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초라하고 우연적이고 죽어야만 하는 존재라고 느끼지 않게 되었다. 도대체 이 강렬한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  - P86

심부름 하러 가던 거리며, 날씨가 좋은 날이면 지나가곤 하던 오솔길들이 떠올랐다. 일본사람들의 놀이에서처럼 물을 가득 담은 도자기 그릇에 작은 종잇조각들을 적시면, 그때까지 형체가 없던 종이들이물속에 잠기자마자 곧 펴지고 뒤틀리고 채색되고 구별되면서꽃이 되고, 집이 되고, 단단하고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는것처럼, 이제 우리 집 정원의 모든 꽃들과 스완 씨 정원의 꽃들이, 비본 냇가의 수련과 선량한 마을사람들이, 그들의 작은깁들과 성당이, 온 콩브레와 근방이, 마을과 정원이, 

이 모든것이 형태와 견고함을 갖추며 내 찻잔에서 솟아 나왔다.
- P91

* 흔히 ‘속물근성‘이라고 번역되는 스노비즘(snobisme)은 프루스트 소설의 핵심 주제 중 하나다. 이 말은 원래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그 대학 출신이 아닌 다른 대학 출신의 낯선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하는데, 보다 일반적으로는 명문가에서 유행하는 태도나 방식을 찬양하고 채택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르 그랑댕이나 베르뒤랭 부인은 바로 이런 귀족 계급에 대한 부르주아의 모방망을 재현하는 인물들로, 피에르 지마에 의하면 『잃어버린 시간의 세계관은 곧스노비즘, 또는 ‘신화에 대한 욕망‘이라고 정의된다. 이 책에서는 주로(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스노브‘는 속물‘로, 스노비즘‘은 원어 그대로 옮기고자 한다.
** 사도 바울에 의하면 용서받지 못할 죄악은 바로 배교다. 히브리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 6장 4~6절)
- P125

예전에 읽었을 때 내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내 기쁨의 원인이었던 드문 표현에 대한 동일한 취향,
동일한 음악적인 유출, 동일한 관념론적인 ** 철학을 인식하면서, 나는 내 사유의 표면에 전적으로 단조로운 형상을 그려 보이는 베르고트의 어느 특정 문단과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베르고트의 모든 저술에 공통되는 그의 ‘관념적인 단락‘을 대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모든 유사한 구절들이 그단락과 혼동되면서 일종의 두께와 부피를 갖춰 내 인식이 확대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 P170

 나의 불안하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노력은 그 자체로 사랑의 표시였으며, 기쁨은 없지만 그래도 심오한 사랑의 표시였다. 그리하여 갑자기 다른 사람의 작품에서 그런 문장을 발견하면, 다시 말해 양심의 가책이나 엄격한 잣대를 가질 필요 없이, 또는 번민할 필요도 없이 그런 문장을 발견하면, 마치 요리사가 한 번은 요리를 하지 않아야 비로소 음식을 음미할 시간을 얻는 것처럼, 그런 문장들을 좋아하는 취향에 즐겁게 자신을 맡기는 것이었다.  - P173

그때 갑자기 나는 내 소박한 삶과 진실의 왕국이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며, 어떤 점에서는 서로 일치하기조차 한다는 생각이 들어, 마치 되찾은 아버지 품에 안기듯이 작가가 쓴 책의 페이지 위에 신뢰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 P174

나는 그녀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한 존재가 어떤 미지의 삶에 참여하고 있어서 사랑이 우리로 하여금 그 미지의 삶 속으로 뚫고 들어가게 해 줄 수 있다고 믿는 것, 바로 이것이 사랑이 생겨나기 위해 필요한 전부이며, 사랑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으로, 나머지는 중요하지 않다.  - P180

뭔가 유리창에 부딪치는 것 같은 작은 소리가 나더니, 다음에는 위쪽 창문에서 모래 알갱이를 뿌리듯 가볍고 넓게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고, 이어 그 소리가 퍼지고 고르게 되고 리듬을 타고 액체가 되고 울리고 수를 셀 수 없는 보편적인 음악이되었다. 비였다.
- P182

성당에서 나가려고 제단 앞에 무릎을 꿇는 순간, 나는 갑자기 산사나무 꽃에서 아몬드의 씁쓸하면서도 고소한 향기가 풍겨 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나는 산사 꽃에서도 아주 작은금빛 부분에 눈길이 쏠렸는데, 마치 프랑지판 과자의 맛이 갈색으로 굽은 껍질 아래, 또는 뱅퇴유 양 뺨의 맛이 주근깨 아래숨어 있듯, 산사나무 향기가 그 아래 숨겨진 것 같았다. 

산사 꽃의 고요하고 움직이지 않는 자태에도 불구하고, 간헐적으로 풍기는 향기는 그 강렬한 생명력의 속삭임인 듯했고, 제단은 살아 있는 곤충의 더듬이들이 방문하는 어느 시골 울타리인 듯진동했다. 거의 붉은 빛이 도는 몇몇 꽃 수술들을 보면서, 그것이 지금은 꽃으로 변신했으나, 곤충이 지닌 봄의 독기와 자극적인 기운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 P203

마치 성당 채색 유리에 합장한 모습으로 그려진 왕과 왕비의 치세가 실제로는 피로 얼룩진 역사임을 보여 주듯이, 나는 점차로 프랑수아즈의 상냥함이나 뉘우침 또 여러 미덕들이 부엌 뒤채의 비극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친척을 제외하고는,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의 불행에대해서만 연민의 정을 느낀다는 것도 알게 되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당한 불행을 신문에서 읽을 때면 눈물을 평펑 흘리다가도, 그 불행의 대상이 다소나마 뚜렷한 모습으로 나타날 때면 눈물이 금방 말라 버리는 것이었다.  - P217

물론 이 말은 르그랑댕 씨가 고함을 지르며 속물들을 공격했을 때 진지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 그는 적어도 자신이속물이라는 사실을 스스로는 알지 못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오로지 다른 사람들의 열정만을 알며, 우리가 자신의 열정을 알게 되는 것도 주로 다른 사람들의 가르침을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그 열정은 우리에게 이차적인 방식을 통해서만, 즉 첫 번째동기를 보다 품위 있는 동기로 바꾸는 상상력을 통해서만 작용한다. 르그랑댕의 스노비즘이 공작 부인을 자주 만나러 가라고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단지 그의 상상력에 명령하여, 공작부인을 온갖 우아함으로 치장된 여인으로 꾸미게 했을 뿐이다.
- P229

콩브레 주변에서 산책을 하려면 ‘길‘이 두 개 있었는데, 이두 ‘길‘은 아주 반대 방향에 있어서 우리가 집을 나갈 때면 결코 같은 문으로 나가지 않았다. 하나는 메제글리즈라비뇌즈였는데, 그 길로 가려면 스완 씨네 소유지를 지나가야 했기 때문에 스완네 집 쪽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길은 게르망트 쪽이었다. 메제글리즈라비뇌즈에 대해서는 그런 ‘길‘이있다는 것과, 일요일이면 이상한 사람들이 콩브레에 와서 산책한다는 것밖에는 알지 못했다. 그 이상한 사람들이란 이번에는 아주머니조차도 알지 못하는, 그래서 우리 모두가 ‘전혀알지 못하는 사람들‘로 이런 이유만으로도 그들은 ‘메제글리즈에서 왔을 것 같은 사람‘으로 간주되었다.  - P237

나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움직일 수 없었다.
어떤 모습이 단지 우리 시선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깊은 지각을 요하면서 우리 존재 전부를 사로잡은 것이다. 붉은빛 도는 금발머리 소녀가 지금 막 산책에서 돌아온 길인 듯,
손에 정원용 삽을 들고 분홍색 주근깨투성이 얼굴을 들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새까만 눈동자가 반짝였다. 당시에는 어떤 강렬한 인상을 객관적인 요소로 환원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고 그 후에도 배운 적이 없었으며, 또는 눈 빛깔에 대한 개념을 추출하기에도 충분한 ‘관찰력‘이 없었으므로,
오랫동안 그녀를 생각할 때면 그 눈의 광채에 대한 추억은, 그녀 머리가 금발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선명한 하늘빛광채로 떠올랐다. 

따라서 만약 그녀 눈동자가 그토록 검지 않았다면 ㅡ그녀를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토록 강렬한 인상을주는ㅡ 특히 내가 파란색이라고 생각하며 사랑에 빠졌던 것처럼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 P248

내 상상력은 관능적인 것과 접촉하면서 힘을 얻었고, 관능적인 것은 내 상상력의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어 내 욕망은 이제 끝이 없었다. 바로 이렇게 해서 — 습관의 활동이 유보되고, 사물에 대한 추상적 개념이 배제되는자연 한가운데서 몽상할 때면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우리는 깊은 신앙심으로 우리가 있는 장소의 독창성이나 개별적인삶을 믿게 된다. —— 내 욕망이 호소하던 그 지나가는 여인은그녀가 속한 일반적인 전형 중 한 예가 아니라, 그 대지의 필연적이고 자연스러운 산물로 느껴졌다. 
- P273

수련은 물 흐름과는 반대로 피어 있어 불행히도 거의 휴식을 취하지 못한채, 마치 기계적으로 행동하는 나룻배처럼 한쪽 냇가에 닿았나 싶으면 금세 왔던 냇가로 되돌아가면서 끊임없이 왕복하고 있었다. 

냇가 쪽으로 밀려난 꽃자루가 접혔던 곳을 펼치고, 길게 뻗고, 실을 풀어 헤치고 팽팽하게 하여 냇가 맨 끝까지 닿았는가 싶으면, 거기서 다시 냇물 흐름에 붙잡혀 초록빛동아줄처럼 휘감기면서 그 가엾은 식물을 출발점이라고 부를만한 곳으로 돌려보내곤 했는데, 거기서는 같은 움직임을 반복하지 않고는 한순간도 머무를 수 없었다. 산책할 때마다 나는 언제나 같은 상태인 수련을 발견하곤 했다.  - P292

우리가 한 여인을 사랑하는 데는, 때로는 스완양의 경우처럼 ㅡ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ㅡ그녀가우리를 경멸의 눈길로 바라보고, 또 그녀가 결코 우리 것이 될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또 때로는 게르망트 부인 경우처럼, 우리를 호의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또 그녀가 우리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 P306

"홀로, 끝없이 펼쳐진 들판에 길을 잃은 듯 두 마르탱빌 종탑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고 있었다. 곧 우리는 세 종탑을 보았다. 뒤늦게 비외비크의 종탑이 빙그르르 급회전하면서 두종탑에 합류하며 그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몇 분이 흘렀고우리는 빠른 속도로 달렸다. 그러나 세 종탑은 여전히 우리 멀리에서, 마치 들판에 내려앉은 세 마리 새처럼 햇볕 속에서 꼼짝 않았다. 그러다 비외비크 종탑이 멀어지면서 다시 거리를두자 마르탱빌의 종탑들만이 석양빛을 받으며 홀로 남았는데, 그 종탑의 경사 위로 석양이 노닐며 미소 짓는 모습이 멀리서도 보였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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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1 11: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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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1 11: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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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1 15: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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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 거꾸로 읽기-2권

스완의 사랑


2권은 마치 종교모임처럼 베르뒤렝 부부를 추종하는 '신도'들의 면면으로 시작한다. 그중에는 스완이 사랑하게 되는 오데트가 있다. 화류계출신인 오데트에 대해 스완은 이런 저런 소문을 듣지만 크게 주목하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스완은 보티첼리 그림에 대한 어떤 인상과 뱅퇴유 소나타 소악절에 대한 감동의 영향으로 결국 오데트를 사랑하게 된다. 


p.47 그는 자기 앞에 이미 순수 음악이 아닌 데셍이나 건축, 사상과도 흡사한 그런것을 보았다. 이제야 그는 음향의 파도 위로 잠시 솟아오른 악절을 뚜렷이 식별할 수 있었다. 악절은 금방 그에게 특별한 쾌락을, 그것을 듣기 전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쾌락을 줬는데, 악절 외 다른어떤 것도 그런 쾌락을 맛보게 해 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는 악절에 대해 미지의 사랑과도 같은 그 무엇을 느꼈다.


재미있는 부분은 분명 먼저 스완에게 관심을 보였던 것은 오데트였다는 점이다. 오데트는 자신이 속해있는 베르뒤렝 모임에 함께 가기를 스완에게 청하고 그에 대한 호감과 떨리는 마음을 편지에 담아 보냈다. 


p.227 "사랑하는 분이여. 손이 너무 떨려 글을 쓸 수가 없군요."그때 스완은 그녀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우리는 단지 자신을 위해서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만 몸을 떠는 법이다. 우리 행복이 이미 사랑하는 사람 손에 달려 있지 않을 때, 우리는 그 사람 곁에서 얼마나 침착하고 편안하며 또 대담하게 행동하는가!


이랬던 오데트가! 스완이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매일같이 만나기 위해 노력하자 오데트는 돌연 태도를 바꾼다. 이때부터 스완의 비극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오데트는 점점 대담하게 스완을 무시하기에 이른다. 


p.214 사교계 인사들에게는 방문하지 못해서 사과해야 했다면,오데트에게는 그녀를 방문했기 때문에 사과해야 했다. 게다가 방문을 위해 돈까지 써야 했고(그녀의 인내심을 남용하여 너무 자주 보러 간 것 같으면 월말에는 4000프랑을 보내면 충분할까 자문해 보았다.)* 방문할 때마다 그녀에게 줄 선물이나 그녀가필요로 하는 정보를 가져 왔다든가, 그녀 집으로 가는 샤를뤼스 씨를 길에서 만나 같이 가자고 해서 왔다든가 하는 구실을 찾아내곤 했다. 


스완은 진행하던 연구와 자신이 몸 담던 사교계와도 점점 멀어지고 오로지 오데트에게만 몰입하면서 점차 피폐해져만 간다.애초에 자신의 이상형과도 멀었던 오데트를 사랑하게 된 스완은 너무 고통스러워 그녀 혹은 그 스스로가 죽음에 이르기를 바라게 된다. 


p.224 휴식도 변화도 성과도없는 이런 행동의 필연성이 너무도 잔인하게 느껴져, 어느 날인가는 배에 종기가 난 것을 보고 어쩌면 그 종기가 그의 목숨을 앗아 갈지도 모르며, 자기는 이제 아무것에도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이 병이 임박한 죽음의 순간까지 그를 지배하고 노리개로 삼을 거라고 생각하자 진정한 기쁨이 느껴졌다. 그리고사실 그는 이 시기에 말로는 하지 않았지만 가끔 죽음을 원했는데, 그의 격심한 고통보다는 그 단조로운 노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아마도 연인이나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철저하게 배신당한 경험이 있는지 모르겠다. 상대의 거짓말과 상처주는 말들로 인해 슬픔의 바닥까지 가 닿았는지도. 하지만 사랑의 달콤함과 환희만큼 상처와 슬픔의 극한도 당사자와 그 상황을 읽어내는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그것은 예술작품의 이해에서 오는 감동에 견주어도 결코 작지 않다. 프루스트는 맹목적인 사랑으로 인한 감정의 고양을 미술의 강렬하고 섬세한 표현처럼, 음악의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움직임처럼 문자로 표현한다. 


p.274 바이올린 소리에는ㅡ 만일 악기를 보면서 그 음을 꾸미는이미지와 소리를 연결하지만 않는다면 ㅡ콘트랄토 노래를 부르는 어떤 목소리와 매우 비슷한 억양이 있어, 마치 한여자 가수가 연주에 낀 듯한 착각을 준다. 눈을 들면 보이는것은 중국 상자처럼 귀중한 바이올린 케이스뿐이지만, 그래도 이따금 사람 마음을 호리는 세이렌 ** 소리에 속아 넘어가는것 같다. 때로는 흔들리는 마술 지혜 상자 밑바닥에서, 마치 성수반에 빠진 악마처럼 포로가 된 정령이 몸부림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얼마전 난티나무님에게 약속한 서점 이미지 몇 컷ㅋㅋ

드라마를 다시 보고 사진을 찍어 보려다 저작권이 겁이나서 웹에서 찾은 스틸컷으로 올림.

넷***에서 본 미드 <너의 모든 것>시즌 1에서 눈길을 끈 것은 스토킹이라는 끔찍한 주제를 잊게 만드는 주인공의 지적인 이미지와 서점에서 일한다는 부차적인 이미지였다. 뭐 잘생긴건 덤이고.

비열하고 치졸하기 짝이 없는 스토킹이라는 만행을 이렇게 미화하면 쓰나 싶다가도 이런 변태적인 행위가 허용되는 문학과 예술이라는 도구의 장점을 무시할 수가 없다. 


완벽하게 도덕적인 사람은 없다. 사람들은 대부분은 나쁜 생각도 하고 거짓말은 생각보다 훨 많이 한다고 하고 누군가 미우면 '죽이고 싶다'는 말도 한다. 하지만 범죄자와 일반인의 차이는 실행여부에 있다. ㅡ영화 '마이너리포트'의 공포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범죄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이다. ㅡ<너의 모든 것>에서 주인공 조는 서점에서 일하는 청년이다. 나름 책도 좀 읽었는지 몇 마디 나눠보고 이런저런 책을 추천한다. 여기까지는 참 로멘틱하다. 하지만 그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과도하게 집착한다. 그는 스마트폰과 구글링을 이용하여 벡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그녀의 친구들을 경계한다. 

결국 사랑을 지키려다 '살인'까지 하게 되는데...


다들 거짓말을 나쁘다고 배신은 안된다고 좋은 것을 추구하자고 말하지만 문학과 예술, 미디어는 그런 경계를 마구 넘어간다. 나도 어릴땐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생각만 해야 좋은 사람이 될 줄 알았다. 그러다 '죄와 벌'을 읽었는데 극도로 불안해 하던 주인공 라스꼴리니꼬프가 도끼로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고 그의 혼란은 정점에 이르른다. 이후 그는 자신의 죄를 통해 스스로 올가미를 만들고 자신의 목을 죄는 듯 괴로워한다. 문학에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햄릿과 오이디푸스, 돈키호테,보봐리,롤리타 등 유명한 작품일수록 우리와 같은 평범한 감정을 가진 인물들이 말도 안되는 일들과 말도 안되는 부도덕한 일들을 저지른다.


왜 우리는 실제로는 추구하지 않는 이런 인물들에 열광하는 것일까?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문학 속 주인공들은 현실에서 넘어가선 안되는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에게 실패를 경험하게 해 주고 경계를 넘으면 어떤 것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ㅡ일상에서 끝없는 경쟁에 시달리고 하지 않아야 할 사회적,윤리적 법망에 둘러싸인 우리에게ㅡ간접경험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기회를 준다. 즉 우리는 현실에서 하기 힘든 문학적 체험(대리)을 쌓아(우리보다 바보같은 행동을 하는 인물들,더 어리석어 보이는 갈등속 관계들로)주어진 현실 반경에서 얻기 힘든 감동과 성찰, 위안을 얻는 것이다. 


밀란 쿤데라 "소설은 윤리적 판단이 정지된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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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30 16: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청아 2021-07-30 16:21   좋아요 5 | URL
🙆‍♀️ 스콧님~♡

scott 2021-07-30 22:00   좋아요 5 | URL
우와 미미님 이 페이퍼는 잃-시-찾 페어퍼 중 최고의 감동!!
인용 하신 문장, 문구 모두 스완의 사랑(질투 호기심,불안, 연민,동정이 뒤섞임)이 담겨 있네요

스완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또 다른 자아 이면서 질투의 상대로 스완이 사랑하고 이별 하고 고통 받는 걸 거울 처럼 자신의 무의식 속에 투영 시키기도 하고 반사 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알베르틴느를 향한 사랑, 고통을 경험 하면서 스완의 겪었던 감정을 반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이러 모든 경험들이 무의식 속에 켜켜히 쌓여 가다가 예술(음악, 미술, 건축,)의 형식으로 되살려 놓죠
결국 마지막 11권에는 그렇게 쌓여간 모든 감정을 하나의 작품, 자신이 쓰고 있는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라는 작품으로 종결 됩니다.

미미님은 1권 읽지 않으셔도 이미 다 완독 하신 거임

뽈만 빨간 플친이 씀
(๑>ᴗ<๑)

청아 2021-07-30 22:13   좋아요 5 | URL
아 스콧님! 민음사 <잃.시.찾> 읽으며 가장 좋은점은 주석인데 스콧님은 마치 주석처럼 귀한 정보를 댓글에도 마구 쏟아내주시니 역시 북플의 다이아몬드입니다!!! 감동감동~♡
(/∇\*)♡♡♡

반유행열반인 2021-07-30 16:3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신 미미님 결국 저랑 1권에서 만나시겠네요 흑흑(생각난 김에 1권 꺼내보니 84쪽에 거의 한해를 머무르고 있네요 ㅋㅋㅋㅋ)

청아 2021-07-30 16:55   좋아요 6 | URL
아유 감사합니다~♡ 한 번 거꾸로 읽어보세요ㅋㅋㅋ저도 1권에서 여러번 실패해 이제 다시 읽을 건데 두렵네요ㅋㅋㅋㅋ😅

scott 2021-07-30 21:51   좋아요 4 | URL
우리 모두 1권에서 !!(*˙︶˙*)☆*°

청아 2021-07-30 21:55   좋아요 3 | URL
♡(b˙◁˙ )b♡

난티나무 2021-07-30 17: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책들보다 저 남자 눈빛!! 넘나 무서워요! ㅠㅠ
밀란 쿤데라의 말은… 음… 물음표 찍히네요.^^

청아 2021-07-30 17:07   좋아요 5 | URL
아ㅋㅋㅋㅋ<가십걸>에 나왔던 배우이고 연기는 좋아요ㅋㅋ이번에 3도 나온다는데 점점 막장분위기ㅠ1시즌때 서점에서 모습이 가장 좋았어요~♡

페넬로페 2021-07-30 17:4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차프스키의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에 스완과 오데트의 사랑이 아주 극적이고 흥미롭게 그려져 있어 이 책의 그 부분을 읽고 싶더라고요^^
이제 드디어 <거.잃.사.찾> 1권만 남아있네요~~
역시👍👍👏👏

청아 2021-07-30 18:20   좋아요 6 | URL
차프스키 알라딘 장바구니에 있는데 다시 맨 위로 올렸어요~♡ 스완이 너무 가여운데 사랑에 빠지면 이렇게 바보가되고 그 바보는 사랑의 상징이기도 해서 문학에선 주인공이 되어 즐겨 읽히나봐요ㅋㅋㅋ

mini74 2021-07-30 18:0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유재하의 곡을 볼빨간으로 들으니 또 다르네요 선을 넘은 생각을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진 못하지요. 문학 속 등장인물들이 그런 행동들을 하고 감정의 혼란과 고통과 불안 속에 초초해하는 걸 보면 대신 경험하고 살아내는 느낌과 공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도끼로 누굴 찍어버리는 생각은 ㅠㅠ ㅎㅎㅎ 했었는지 안 했었는지 가물가물하네요 ㅎㅎㅎ

청아 2021-07-30 18:22   좋아요 6 | URL
미니님은 다리미로 살포시ㅋㅋㅋㅋㅋㅋ아 저번에 그 댓글 읽고 저 숨넘어갈뻔 했어요. 그런걸 보면 미니님도 문학적재능이 풍부하신듯 해요~♡

붕붕툐툐 2021-07-30 22:4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니~ 미미님, 벌써 2권 완독을!!! 하마터면 1권에서 만날 뻔 했네용~ 저 다 읽고 제대로 읽으러 올게용~ 댓글만 봐선 리뷰가 ㅎㄷㄷ한가 봅니당~👍👍👍

청아 2021-07-30 23:25   좋아요 5 | URL
아니예요ㅋㅋㅋ그냥 좋았던 문장이 많아 사이사이 몇마디 적은게 전부입니다. 발췌문이 다했습니다~ ♡♡ 프루스트는 사랑입니다~😊

새파랑 2021-07-30 22: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늘 너무 늦게 글을 읽었네요 ㅜㅜ
미미님 리뷰보니 2권의 내용이 떠오르네요. 오데트를 향한 스완의 감정이 공감이 가면서도 안타까웠는데 ㅎㅎ 완독 파티 해야 겠네요 ^^

저는 유재하 1집에서 ‘가리워진 길‘이 제일 좋더라구요. 볼빨간 사춘기 버젼도 완전 👍

청아 2021-07-30 23:27   좋아요 5 | URL
오데트 다른 남자와 여행갈꺼라고 당당하게 인정하고 사진 찍어온다던ㅋㅋ아 비극인데 코미디고 울다 웃게 만드는 희비극의 장인 프루스트땜 멘붕입니다ㅋㅋㅋㅋ😳

가필드 2021-07-30 23: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6권 까지 읽고 멈추고 있는데 미미님 글 보고 7권으로 가야 할듯여 ‘너의 모든것’재밌게 봤었는데 역시 2보다 저도 1이 나은듯여 3은 더 사이키델릭 할듯한 예감이 듭니다 😅

청아 2021-07-30 23:31   좋아요 5 | URL
<너의 모든 것 >보셨군요!!😆너무x100반갑네요ㅋㅋㅋㅋ시즌 1에서 서점 예쁘죠! 그런 서점 갖고싶어요~♡♡

가필드 2021-07-30 23: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서점 기억이 많이 납니다 너무 이뻤어요 ^^

청아 2021-07-30 23:40   좋아요 4 | URL
제가 다시 보게 됨 몇장 찍어 올려보겠습니다 ~😎

가필드 2021-07-30 23: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진 보면 다시 또 볼듯한 예감이 듭니다 😄

청아 2021-07-30 23:48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계속 그 서점 배경이었음 얼마나 좋았을까요!

가필드 2021-07-30 23: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백퍼 공감요 😊

청아 2021-07-31 00:00   좋아요 4 | URL
😉😆

바람돌이 2021-07-31 01: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문학은 평범한 인간들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어두운 면들의 극단을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인간의 본질을 알려주는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추리소설을 꽤 좋아해요. ^^
오늘 미미님 올려주신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서 읽으면서 처음으로 아 이 책 읽어볼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가능하면 실현을 안한는 쪽으로..... 저거 읽다가는 다른 보고싶은 책들 너무 오랫동안 못볼듯.... ㅎㅎ

청아 2021-07-31 02:08   좋아요 3 | URL
아 동감입니다~♡ 저도 추리소설 너무 좋아하고 추리,미스터리,스릴러 영화도 좋아한답니다~♡
제 부족한 리뷰 보시고 읽어보고 픈 생각드셨다는것 만으로도 너무 기쁘네요!😊 이 책과 언젠가 인연이 닿으심 좋겠어요!ㅎㅎ
 

이 나이에 이른 자의철학은ㅡ 당시 철학이나 스완이 오랫동안 살아온 사회, 즉롬 대공 부인 사단의 지지를 받아 온 철학으로, 인간은 모든것을 의심하는 한에서만 지적이며, 각자의 취향 외에 실제적이고 명백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데에 동의하는 ㅡ더 이상 젊은 시절의 것이 아닌, 실증적이고도 거의 의학적인 철학이었다. - P164

그는 오데트를 포르슈빌로부터 떼어 놓으려고 며칠 동안이라도 지중해 연안 남프랑스에 그녀를 데려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가 그곳 호텔에서 모든 남자들의 욕망의 대상이 되고, 그녀도 그들을 원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에는여행 중 새로운 사람들이나 많은 모임을 찾아 나서던 그가,
지금은 심한 상처를 받기라도 한 것처럼 그런 사람들과의 교제를 피하는 것을 보자, 사람들은 그를 비사교적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남자가 오데트의 애인이 될 수 있는데 어떻게 염세주의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리하여 그의 질투는처음에 오데트에게서 맛보았던 그 관능과 즐거움보다 더욱스완의 성격을 바꾸어 놓았고, 또 그 성격이 나타나는 겉모습까지 남의 눈에 완전히 달라 보이게 했다.

(염세주의자 되는 법ㅋㅋㅋㅋ) - P170

사교계 인사들에게는 방문하지 못해서 사과해야 했다면,
오데트에게는 그녀를 방문했기 때문에 사과해야 했다. 

게다가 방문을 위해 돈까지 써야 했고(그녀의 인내심을 남용하여 너무 자주 보러 간 것 같으면 월말에는 4000프랑을 보내면 충분할까자문해 보았다.)* 방문할 때마다 그녀에게 줄 선물이나 그녀가필요로 하는 정보를 가져 왔다든가, 그녀 집으로 가는 샤를뤼스 씨를 길에서 만나 같이 가자고 해서 왔다든가 하는 구실을찾아내곤 했다. 또 방문할 구실이 없으면, 샤를뤼스 씨를 설득해서 오데트 집으로 서둘러 가게 하고 대화 중 자연스럽게스완에게 할 말이 생각났으니 사람을 보내 그가 곧 오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오데트에게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대부분 스완은 헛되이 기다렸고, 저녁에 샤를뤼스 씨로부터 성공하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하여 그녀가 자주 파리를 비우거나 심지어는 파리에 있을 때조차도 그녀와 거의만날 수 없었다. 그녀가 그를 사랑했을 때에는 " - P214

휴식도 변화도 성과도없는 이런 행동의 필연성이 너무도 잔인하게 느껴져, 어느 날인가는 배에 종기가 난 것을 보고 어쩌면 그 종기가 그의 목숨을 앗아 갈지도 모르며, 자기는 이제 아무것에도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이 병이 임박한 죽음의 순간까지 그를 지배하고 노리개로 삼을 거라고 생각하자 진정한 기쁨이 느껴졌다. 그리고사실 그는 이 시기에 말로는 하지 않았지만 가끔 죽음을 원했는데, 그의 격심한 고통보다는 그 단조로운 노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 P224

우리는 단지 자신을 위해서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만몸을 떠는 법이다. 우리 행복이 이미 사랑하는 사람 손에 달려 있지 않을 때, 우리는 그 사람 곁에서 얼마나 침착하고 편안하며 또 대담하게 행동하는가!  - P227

매순간마다 그녀가 한 일을 알지 못하고, 언제 어디서나 그녀를소유할 수 없다는 이 커다란 고뇌에 비하면 그녀의 매력은 얼마나 하찮았던가! 

아! 슬프게도 그녀가 외치던 목소리의 억양이 생각났다. "전 언제라도 당신을 볼 수 있어요. 전 언제나시간이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전혀 시간이 없었다. 스완의삶에 대한 그녀의 관심이나 호기심, 그녀를 스완 집에 들어갈수 있도록 호의를 베풀어 달라고 애원하던 ㅡ그때는 귀찮은방해물처럼 그가 두려워했던 ㅡ그 열정적인 욕망이 생각났다. 

그녀는 스완을 베르뒤랭 집에 데려가려고 얼마나 빌었던가. 또 한 달에 한 번씩 그녀가 그의 집으로 오는 것을 허락했을 때조차도, 그녀는 그가 굴복할 때까지, 그녀가 꿈꾸는 그러나 그에게는 그토록 귀찮은 두통거리로밖에 보이지 않은,
매일 만나는 습관이 가져다줄 기쁨에 대해 얼마나 여러 번 되풀이해서 말했던가!  - P271

바이올린 소리에는ㅡ 만일 악기를 보면서 그 음을 꾸미는이미지와 소리를 연결하지만 않는다면 ㅡ콘트랄토 노래를 부르는 어떤 목소리와 매우 비슷한 억양이 있어, 마치 한여자 가수가 연주에 낀 듯한 착각을 준다. 눈을 들면 보이는것은 중국 상자처럼 귀중한 바이올린 케이스뿐이지만, 그래도 이따금 사람 마음을 호리는 세이렌 ** 소리에 속아 넘어가는것 같다. 때로는 흔들리는 마술 지혜 상자 밑바닥에서, 마치 성수반에 빠진 악마처럼 포로가 된 정령이 몸부림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 P274

예전에 소악절이 말하던 슬픔은, 소악절이 미소 지으며 그 구불구불하고도 빠른 흐름 속으로 이끌어 가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스완은슬퍼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 슬픔이 그의 것이 되어 버려 거기서 영영 벗어날 희망이 없어졌는데도 소악절은 마치 전에행복을 얘기할 때처럼 그 슬픔에 대해 "이게 뭐란 말인가? 

이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리하여스완의 생각은 처음으로 연민과 다정함이 폭발하는 가운데자기와 마찬가지로 고통을 겪어야 했던 그 뱅퇴유를 향해, 그미지의 숭고한 형제를 향해 기울었다. 그의 삶은 어떠했을까?

그는 어떤 고통의 밑바닥에서 이런 신과 같은 힘을, 창조의 무한한 권능을 길어 올릴 수 있었던 것일까? 소악절이 그의 고통의 공허함에 대해 말했을 때,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의 사랑을 하찮은 탈선으로밖에 여기지 않은 무관심한 자들의 얼굴에서 그런 사실을 읽은 것 같아 견딜 수 없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러한 사실에서도 다정함이 느껴졌다.  - P275

어쩌면 허무가 진실이며, 우리 모든 꿈은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 P278

경이로운 새여! 바이올리니스트는 새에 마술을 걸고 길들여 사로잡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새는 이미 바이올리니스트의 영혼에 뛰어들었고, 이미 환기된 소악절은 바이올리니스트의 ‘신들린‘ 몸을 마치 영매인 양 흔들었다. 스완은 소악절이 다시 한번 말하리라는 걸 알았다. 

그는 자신이 이분화되었다고 느꼈으므로, 소악절과 대면하려는 절박한 순간에 대한 그의 기대는 아름다운 시구절이나 슬픈 소식이 우리 마음에 불러일으키는 그런 흐느낌으로 그를 뒤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그 흐느낌은 우리가 혼자 있을 때 터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친구들에게 자신을 타인처럼 여기며 알려 주는, 그리하여 이 타인이 느낄지도 모르는 감동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그런 것이었다. 

소악절이 다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허공에 매달려 꼼짝하지 않은 채 아주 짧은 순간 연주되다가 곧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스완은 악절이 계속되는 극히 짧은 순간을 조금도 낭비하지 않았다. 소악절은 무지갯빛 비눗방울처럼 아직거기 그대로 떠 있었다. 마치 빛이 약해지고 낮아졌다가 다시솟아오르며, 사라지기 직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광채를 발하는 무지개 같았다.  - P281

우리 삶의 관심사란 너무도 다양해서,
동일한 상황 속에서, 아직 존재하지 않은 행복의 표지들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심각한 슬픔 옆에 나란히 놓이는 것도그렇게 드문 일이 아니다. 그리고 아마도 그 일은 틀림없이 생퇴베르트 부인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스완에게 일어났을것이다. 그가 그날 저녁 다른 곳에 있었다 해도 또 다른 행복이나 슬픔이 찾아왔을 것이며, 또 그것이 나중에는 불가피해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에게 불가피해 보였던 것은 실제로일어난 일이었고, 또 생퇴베르트 부인의 저녁 파티에 가기로결심했다는 사실 자체에서 그는 뭔가 신의 섭리 같은 것을 보았다. 

왜냐하면 삶의 풍요로운 발명품을 찬미하기를 열망하면서도, 자신이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자 하는 것같은 어려운 문제에는 오랫동안 파고들 수 없는 그의 정신은,
그날 밤에 그가 느낀 고통과, 이미 싹트고 있었지만 당시에는깨닫지 못했던 기쁨 사이에 ㅡ이 두 가지를 비교한다는 것은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지만 ㅡ일종의 필연적인 연관 관계가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P329

"내 마음에 들지도 않고 내 스타일도 아닌 여자 때문에 내인생의 여러 해를 망치고 죽을 생각까지 하고 가장 커다란 사랑을 하다니!"
- P330

 바다의 폭풍우를 아름다운 광경으로서가 아니라 자연의 실제 생명력을 드러내는 순간으로 보고 싶은 욕망보다 더 큰 욕망은 없었으며, 아니 차라리 내 기쁨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필연적이고 바꿀 수 없다고알던 것, 즉 풍경이나 위대한 예술의 아름다움보다 더 아름다운 광경은 없었다. 

나는 나 자신보다 더 진실되다고 믿는 것,
즉 위대한 천재의 사상이나, 인간의 간섭 없이 자연 자체에 맡겨진 경우에만 나타나는 자연의 힘이나 우아함을 보여 주는그런 가치를 지닌 것에만 호기심이 있었고, 또 알기를 열망했다. - P335

그 꿈을 다시 나타나게 하려면 단지 이름을 발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발베크, 베네치아, 피렌체 같은 이름 안에는 그 이름이 가리키는 장소들이 불러일으킨 욕망이 축적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봄에도 발베크라는 이름을 책 속에서 발견하기만 하면, 폭풍우와 노르망디의 고딕 양식에 대한 욕망을 내 마음속에 눈뜨게 하는 데 충분했고, 폭풍우가 부는 날에도 피렌체 또는 베네치아라는 이름은 내게 태양과 백합, 총독 궁전, 산타 마리아델 피오레 성당에 대한 욕망을 일깨웠다.
- P340

(한번은 할머니가 저녁 식사 때까지 돌아오지 않아서, 할머니가 마차에 치인다면 얼마 동안은 샹젤리제로 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누구나 사랑을 하면 더 이상 아무도사랑하지 않는 법이다.)  - P360

스완 씨는 질베르트에게 십오 분 정도는 기다릴 수 있으니 한 번 더 놀아도 좋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철제 의자에 가서 앉고는, 필리프 7세와 자주 악수한 손으로 표 값을 지불했다.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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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30 2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장들 너무 좋네요. 2권 다시 읽는 기분이 듭니다 ^^

청아 2021-07-30 23:38   좋아요 2 | URL
더 많이 밑줄 그었는데 진정하고 요것들만 올렸어요ㅋㅋㅋㅋ

새파랑 2021-07-30 23:42   좋아요 2 | URL
역시 프루스트 찐팬!! 책이 다 밑줄로 덮여있는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
 

프루스트 거꾸로 읽기 2권


* 바그너의 악극들로 당시 상류사회에서의 바그너 열풍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발퀴레는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바그너가 집단적인 광기로 인한 전행의 위험을 예고한 작품이며(이 곡은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정념과 죽음을 노래한 서구인의 사랑의 원형이라 할수 있는 켈트 족 전설을 바그너가 악극으로 완성한 것이다.

바그너 ~❤ - P11

 지적인 사람은 다른 지적인 사람에게 바보로 보이는 것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법이다. 마찬가지로 멋쟁이가 자신의 우아함이 무시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은 대귀족이 아닌 시골뜨기 앞에서다. 세상이 존재한 이래 사람들이 낭비해 온 재치의 비용과 허영심에 의한 거짓말의 사분의 삼은 — 이런 것은 인간의 품위를 떨어트렸을 뿐이지만 — 항상 자기보다 열등한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 그래서 공작 부인을 대할 때는 소박하고 소홀하던 스완도 하녀 앞에서는 무시당하지나 않을까 두려워 잘난 체하는 것이었다.
- P16

지식인들 가운데에는 한가로운세월을 보내면서도, 그 한가로움이 예술이나 학문이 줄 수 있는 것 같은 그런 흥미로운 대상을 그들의 지성에 제공하며, 삶에는 어떤 소설보다 더 흥미롭고 더 소설적인 상황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서, 거기서 일종의 위안이나 어쩌면 변명거리를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스완도 그런 부류 중한 사람이었다. 그는 적어도 그 점을 사교계 친구들 가운데서도 가장 세련된 친구들, 특히 샤를뤼스 남작에게 단언했고 또설득했다.  - P18

* 여기서 직역한 관용어들의 의미를 살펴보면 ‘악마의 아름다움(la beauté dudiable)‘이란 젊음이 주는 아름다움을, ‘푸른 피(le sang bleu)‘는 고결한 피를, ‘걸상 다리의 생활(La vie du baton de chaise)‘은 방탕한 생활을, ‘라블레의 십오 분(le quart d‘heure de Rabelais)‘은 셈을 치러야 하는 순간 또는 곤경에 빠진 때를 의미하며, ‘백색 카드를 주다 (donner carte blanche)‘는 백지 위임, ‘우아함의왕자(tre le prince des élégances)‘는 대단한 멋쟁이, 궁지에 몰리다(être réduit àquia)‘는 대답이 막힌다는 뜻이다. 이 중 ‘라블레의 십오 분이란 관용어는 16 세기 작가 라블레가 리옹의 한 주막에서 셈도 치르지 못하고 여행도 할 수 없어 궁여지책으로 봉투에 왕을 위한 독약‘이라고 적었는데, 이 때문에 체포되기는 했지만 파리까지 공짜로 갈 수 있었다는 일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돈을 지불해야하거나 어려움에 처한 순간을 의미한다.
- P31

가느다랗고 끈질기고 조밀하며 곡을 끌어가는 바이올린의 가냘픈 선율 아래서, 갑자기 피아노의 거대한 물결이 출렁거리며마치 달빛에 홀려 반음을 내린 연보랏빛 물결처럼, 다양한 형태로 분리되지 않은 채 잔잔하게 부딪치며 솟아오르는 것을보았을 때 커다란 기쁨을 느꼈다.  - P45

그는 자기 앞에 이미 순수 음악이 아닌 데셍이나 건축, 사상과도 흡사한 그런것을 보았다. 이제야 그는 음향의 파도 위로 잠시 솟아오른 악절을 뚜렷이 식별할 수 있었다. 악절은 금방 그에게 특별한 쾌락을, 그것을 듣기 전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쾌락을 줬는데, 악절 외 다른어떤 것도 그런 쾌락을 맛보게 해 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는 악절에 대해 미지의 사랑과도 같은 그 무엇을 느꼈다.
- P47

베르뒤랭 부인 집에서 젊은 피아니스트가 연주를시작한 지 몇 분 안 되어, 갑자기 두 소절 사이에 높은 음이 길게 이어진 후에, 스완은 자신이 좋아하는 그 공기와도 같은 향기로운 악절이, 마치 그것을 품고 있던 포란기의 신비로움을감추려는 듯, 음의 장막처럼 길게 뻗은 음향 밑에서 빠져나와은밀하게 속삭이며 여러 갈래로 나뉘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 P49

* 보티첼리의 원래 이름은 알레산드로 디 마리아노 필리페피이나, 자신이 견습공으로 일한 적 있는 아버지의 친구 금세공가 보티첼로에 대한 존경심으로 보티첼리, 즉 ‘작은 통‘이란 뜻의 별명을 간직했다고 한다.
- P70

 기쁨은 그 자체로부터발산되었고, 기쁨 자체가 그가 두려워하던 고립을 꿈처럼 사라지게 하는, 눈부시게 빛나는 진실을 투영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아무 생각도 없이 그 진실 위에 자신의 행복한 몽상을 기대어 쉬게 할 수 있었다. 마치 어느 화창한 날 지중해 해변에 도착한 나그네가 자기가 떠나온 고장의 존재마저도 의심할 정도로 빛나는 물의 끈질긴 푸르름에 도취해서는 바다.
쪽으로 눈길을 던진다기보다는 바다가 그를 향해 발산하는광채에 눈부셔 하는 것과도 같았다.
- P83

마치 문학에 조예 깊은 사람이 문장 단 한 줄만 읽어도 작가의 문학적 재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듯이, 사교계에 대한 지식에 호소할 필요도 없이, 신문에서 만찬 참석 인사들 이름만 읽어도 그 만찬이 어느 정도로 멋있는지 금방 짐작할 수 있었다.  - P101

* 퇴폐주의(décadentisme) 또는 데카당스는 19세기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허무적이고 탐미주의적인 문예 운동으로, 스완도 어떻게 보면 삶과 예술을 혼동하는 이런 탐미주의적인 데카당스를 구현한다고 볼 수 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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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9 2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밑줄이지만) 1등 🤭 저 2권 문장읽는데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청아 2021-07-30 08:21   좋아요 2 | URL
저도 항상 그래요ㅋㅋㅋㅋ심지어 작가들도 그렇다는 기뿐 소식ㅋㅋ😉

2021-07-30 0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1-07-30 1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83쪽, 참 좋네요. ^^**

청아 2021-07-30 12:02   좋아요 2 | URL
그렇죠?!! 이런 문장들 때문에 프루스트를 사랑할수밖에 없네요~ ^^*💕

scott 2021-07-30 1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드디어 완독의 길이 보입니다.◕ܫ◕

청아 2021-07-30 12:17   좋아요 1 | URL
아 2권 후반부 프루스트의 아름다운 문장들 파도처럼 몰아치네요!😍
 

카스바

옛 알제, 자지라트 엘 바흐자, 아름답고 영광스럽고 오랫동안 난공불락이었던 솔방울 모양의 그의 도시, 내 전설적인 해적의 도시의 명암 속에서 그 길을,
오늘 아침 여정(旅程) 중에 추억에 잠기는 역사의 편린을 그는다시 보러 간다.
- P63

율리시스가 나보다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집을 떠났다가 다시돌아올 때, 비록 그의 냄새를 맡은 개만이 유랑자의 누더기를 걸친 그를 알아보지만, 자기 이름을 밝히지 않고 배에서 내리는 곳은 바로 이타카다.  - P81

그런 다음 마치 급한 약속이 있기라도 한 듯(누구와, 나는 누구와의 약속인지 나 자신에게 묻는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먼저 그랑 리세 앞으로 갔다. 그곳은 언제나 알베르 카뮈를 생각나게 한다. 아직 청소년인 그가, 벨쿠르로부터 그곳 도시 반대편까지, 나의 카스바 입구까지 날마다 실어다 준 전차에서 그가 내리던 모습을, 아마도 카뮈는 카스바에 거의 들어가지 않았으리라…….
그 당시 나는 태어나지도 않았었고, 내 부모조차 결혼하지 않았으며, 열한 살이나 열두 살쯤이던 나의 어머니는 프랑스 학교를 어쩔 수 없이 막 그만둔 때였다. 그 모든 것, 내가 모르는 동시에 너무나 유명한 환영(幻影)에 대한 이 몽상, 그리고 "꼬마야.
그랑 리세도 아니고, 대학도 아니야. 오로지 문학뿐이지. 훌륭한작가는 삼류 작가는 무슨 상관이겠니, 하지만 속삭이거나 침묵하는 언어, 그리고 영원히 빛나는 언어로.….."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내게 자극 같은 것을 주는 이 피에 누아르 작가, 그모든 것이…….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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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8 1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제 밑줄긋기 장인의 향기가 나네요 😊

청아 2021-07-28 17:0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감사해요! 카뮈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scott 2021-07-28 16: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랑 리세도 아니고, 대학도 아니야. 오로지 문학뿐이지. 훌륭한작가는 삼류 작가는 무슨 상관이겠니, 하지만 속삭이거나 침묵하는 언어, 그리고 영원히 빛나는 언어..]우와 이문장은 구매욕, 소장 욕구를 마구 마구 불러 일으킵니다!진정 미미님은 밑줄 긋기의 장인! 땡튜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청아 2021-07-28 17:02   좋아요 2 | URL
책,문학,작가 뭐 이런 단어만 들어가도 괜히 더 솔깃해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