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상위 0.2프로 안에 처음 들어가봅니다.
며칠전에 무심코 ‘당신의 기록‘ 눌렀다가 경악했어요.
6월에 나에게 무슨일이...
놀랍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해서 이번에는 안올리려고 했는데 잠자냥님이 궁금해하셔서 올립니다. (상위 0.2프로라는 자체는 조금 자랑하고 싶기도 하고요;; 다시는 이러고 싶지 않지만)

구매한만큼 읽는다면 저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지 궁금합니다. (별일 없을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분석을 해보자면 여름엔 제가 가계부를 안적은 탓도 있고 더위에 멘탈이 특히 취약해지는 탓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플친 여러분들 탓도ㅋ
여러분 여름에 저를 자극하지 말아주세요...

이 페이지는 갑자기 사라질 수 있습니다. 쉿!

여성학/젠더 비율이 커지는 것 같아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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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11-20 2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니님, 그래도 소비 중에 가장 남는 소비는 책에 소비하는 것이 아닐까요??^^;;

미미 2021-11-20 23:05   좋아요 2 | URL
라로님!!ㅋㅋㅋㅋ 내년에는 제가 자제할 예정이지만 100번 옳으신 말씀입니다~♡.♡

라로 2021-11-20 23:32   좋아요 3 | URL
아니에요,,,ㅠㅠ 저 이 댓글 달고 제 기록 보고 저런 댓글 단 것 후회했어요,,, 취소하고 싶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남의 이야기 일 떄와 제 이야기 일 때가 다른;;;ㅠㅠ

scott 2021-11-22 2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내 댓글이 사라져 버렸네용
(•̥́_•ૅू˳)

미미 2021-11-22 21:45   좋아요 2 | URL
??(*Ꙩꙻ₀Ꙩꙻ)?스콧님 저는 지우지 않았어요!! 근데 귀여우심요♡ㅋㅋㅋㅋㅋ

scott 2021-11-23 00:35   좋아요 1 | URL
오! 섬세한 눈썹이 !
ᘏ▸◂ᘏ
꒰ ɞ̴̶̷ ·̮ ɞ̴̶̷ ꒱
저는 이런 속눈썹만 그릴 줄 알아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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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최초로 젠더 관점에서 주목한 사람들은 여자정신분석학자인 재닛 플래너와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다. 재닛플래너는 파팽 사건을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니라 부르주아계층에 대한 "혁명"이라고 불렀다. 보부아르는 사건 30년이지난 후 자서전 《연륜의 힘 (La Force de Lage)》(1963)에서 이 사건을 회고하며 이 사건은 마녀재판이었고 파팽 자매는 "가해자인 동시에 희생자, 순교자"라고 평했다.- P144


두 자매는 한 가정에서 함께 하녀로 일하게 된다. 언니 크리스틴은 일을 빠르고 깔끔하게 처리하고 바느질에 뛰어난 소질이 있다. 동생 레아는 언니와 쌍둥이 처럼 닮았지만 매사 느린 대신 좀 더 사랑스러운 느낌을 풍기는지 자기 엄마에게도, 주인집 여자와 그녀의 딸에게도 더 예쁨받는다. 특히 엄마와 사이가 틀어진 언니 크리스틴은 집에도 찾아가려 하지 않을 정도로 엄마를 증오한다. 그녀는 동생과 돈을 모아 언젠가 농장을 갖게 될 날을 꿈꾸면서 난방도 되지 않는 배고프고 비참한 하녀 생활을 꿋꿋하게 견뎌 나간다. 안주인 마담 당자르는 흰 장갑을 끼고 이곳저곳의 먼지를 살피고 말이 아닌 눈빛으로 하녀들에게 일을 지시한다. 때로 상대가 보는 앞에서 쓰레기를 일부러 버려 줍게한다. 이에 비해 촌스러운 취향은 그녀의 갑작스런 지휘향상을 드러내고 그로인한 자격지심인지 하녀들 앞에서 교양있는 척 하려 애를 쓴다. 


이 작품을 읽는 동안 마담 당자르와 하녀 크리스틴에게서 권위 혹은 주도권에의 욕망을 느꼈다. 마담 당자르는 파리지엔이 되고 싶어 그런 가사를 담은 노래를 즐겨 듣곤 하지만 하녀들의 인기척이 들리면 클래식으로 바꿔틀고 자세를 바로잡는다. 그녀는 넘쳐나는 시간 때문에 무료함을 느끼는 동시에 이웃을 비롯한 타인의 시선에 적잖이 신경을 쓴다. 답답하고 지루한 날들을 벗어나 기분전환을 할 법한데 하녀들만 집안에 남겨두기 두려워 여행조차 가지 못할 정도로 소심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한밤중이면 은식기를 세어보는 그녀는 조용하고 불만없는 하녀들에게 만족하고 있지만 세세한 집안일까지 과도하게 신경쓰는 탓에 그들의 불안한 동거는 더욱 위태롭게 이어진다.  


반면 크리스틴은 어린시절 수녀원에서의 생활이 견디기 힘들어 여러번 탈출을 시도했지만 매번 엄마에게 잡혀 되돌아갔던 전적이 있다. 이후에 수녀가 되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엄마 때문에 좌절되는데 하녀로 일하며 엄마를 위한 돈벌이 수단이 되어버린 것이다. 자신의 뜻대로 되는 것이 없던 그녀에게 완벽주의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해서라도 스스로 질서를 만들고 자신의 삶의 주도권을 확립하고 싶었던 것일 수 있다. 마담 당자르 밑에서 하녀로 일하며 얼마간 평화가 유지되었던 것은 마담이 부엌과 그들의 방에 들어가지 않는 등 크리스틴의 영역을 어느정도 존중해주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그들이 어느날 외출 후 갑작스레 집에 들렀을 때 상황은 급변하고 마담은 그 위태로운 선을 넘어선다.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것까지 감시하던 마담의 도발은 위태롭게 자신의 영역을 지켜가던 크리스틴 입장에서 돌이킬수 없는 분노로 이어져 비극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마담 당자르의 눈은 보이지 않는 곳과 보이지 않는 것을모두 본다. 마담은 하녀를 감시하고, 딸을 감시한다. 마치 판옵티콘처럼 그 집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걸 보고 있다. 벽으로 막힌 하녀 방 내부까지 꿰뚫어 본다. 그 방 안에서 자매들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도 본다. 그래서 그날 밤 층계에서 크리스틴과 마주쳤을 때 자매들을 싸잡아 "쓰레기 같은 것들, 쓰레기 자매(Scum, Scum sisters) (15.63)라고 모욕한다.- P128


         판옵티콘



시선은 권력을 상징한다. 면접관들은 면접자들을 독자적으로 평가한다고 믿지만 실은 면접상황에서만은 면접자들도 면접관들을 관찰하고 어느정도 평가한다. 시선이 교환되는 상황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버스나 지하철같이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 머무는 상황에서 타인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싶어하지 않는 심리는 자리 선택으로 드러난다고 한다. 대부분 중앙이 아닌 가장자리를 먼저 선점한다. 가장자리에서 사람들을 내 시선안에 둘 수 있는 자리는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준다. 당연하지만 상대적으로 노출된 자리는 불안하고 이는 빼앗긴 권력으로써 수치심과도 연결된다. 모자를 쓰거나 후드티 모자를 뒤집어 쓰는 것은 타인으로부터 차단되고 싶은 욕구의 반증이다.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이런 방법들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바로 이것은 시선의 권력을 인간이 본능적으로 느끼는 반증이다.    


복장 착용에는 드레스 코드의 법칙이 있어 신분의 엄중한 구별이 있다. 젠더별로도 여자는 여자 옷을 남자는 남자옷을 입게 되어 있다. 프랑스혁명 이후 신흥 부르주아 계급은 자신들의 계층과 신분적 질서를 표시하기 위해 하녀들에게 유니폼을 입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녀는 주로 검은색상하의에 목과 소매에 하얀 깃을 달고 머리에는 하얀 머리띠나 캡을 썼으며 흰 앞치마를 입었다.- P137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임에 분명하지만 자매는 가난과 배고픔속에서 엄마와 주인들에 의해 자유를 박탈당한채 살았다. 그들에게 선택지는 거의 없었다. 하녀들은 그들이 원하는 옷도 마음껏 입을 수 없었고 개성없는 무채색의 하녀복을 입고 주로 집안에서 생활해야 했다. 당시 집안에 하녀를 둘 수 있었던 부르주아 계층을 제외하면 주부들은 가사 노동으로 가정에 매일 수 밖에 없었고 그만큼 집안일이란 끝이 보이지 않는 일거리로 여자들을 숨막히게 했을 것이다. 하녀들은 재력을 가진 부인들이 자신들의 업무를 맡긴 대리자들이다. 실제로 이들 자매는 12~14시간씩 일하며 주말 반나절에만 겨우 쉴 수 있었다. 주인 마담을 비롯해 결혼을 기다리는 그녀의 딸과 하녀들은 세상으로부터 배제된 여성들의 모습을 여실히 그려낸다. 이 작품에는 남자가 등장하지 않는다. 잠시 언급되는 사진사는 극에서도 목소리만으로 장면에 배치된다. 하지만 마담의 카드놀이에서 나타내듯 퀸을 이기는 것은 킹이고 자매의 범죄를 단죄하는 것도 남성들이다. 법정에서 자신의 판결앞에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 봐야만 하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다. '이 집에 사는 내 언니'는 집안에 갇힌 채 세상으로부터 소외당한 여성들의 참담한 비극이었다.  


많은 연극(희곡)이 남자들의 이야기, 부자, 형제, 남자 사이(동료,적)의 관계를 다루는 데 반해 이 작품은 네 명의 여자를 다루는 희귀한 작품이라는 점, 그러면서 지배 피지배, 억압(성,젠더, 계급) 등 여자들의 모든 걸 담고 있고, 여자가 여자를공격하는 희소한 범죄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기울였다. - P142






*판옵티콘

판옵티콘은 그리스어로 '모두'를 뜻하는 'pan'과 '본다'는 뜻의 'opticon'이 합성된 용어로,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제안한 교도소의 형태이다. 교도소에서 중심에 위치한 감시자들은 외곽에 위치한 피감시자들을 감시할 수 있으나, 감시자들이 위치한 중심은 어둡게 되어 있어 피감시자들은 감시자들을 감시자들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조차 어렵게 설계되어 있다. 이를 통해 이렇게 되면 죄수들은 자신들이 늘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고, 결국은 죄수들이 규율과 감시를 내면화해서 스스로를 감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후, 프랑스의 철학자 미셀 푸코(Michel Foucault)가 1975년 그의 저서 《감시와 처벌 Discipline and Punish》에서 현대의 컴퓨터 통신망과 데이터베이스가 마치 죄수들을 감시하는 ‘판옵티콘’처럼 개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한다고 지적하면서 사용하였다. 실제로, 미셀푸코의 지적처럼 정보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자주민카드 · 전자건강보험증서 등 개인에 대한 모든 정보가 각종 전자증서를 통해 저장되면서 권력기관이 사람들을 보다 쉽게 통제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는 현실에 우려가 제기되었다. 실제로 미국 국가안보국(NSA)가 PRISM을 이용한 대규모 감청이 이루어졌던 것이 밝혀지면서 판옵티콘이 이슈화 되었었다.

출처:시사경제용어사전, 2017. 11., 기획재정부


판옵티콘 참조 이미지 출처:https://blog.naver.com/diegesi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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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8 20: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시 희곡 시작 미미님~!! 잠자냥님 리뷰보고 읽고 싶었는데 먼저 읽으셨군요 ㅋ

미미 2021-11-18 21:00   좋아요 5 | URL
네! 주절주절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어요ㅋㅋ희곡은 멈춰선 안될것 같아요😳

mini74 2021-11-18 21: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미미님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예전엔 하녀들에게 스트라이프무늬 옷을 입혔다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 줄무늬는 벽지로 사용되었고 그들에게 하녀는 그냥 눈에 띄지 않게 벽지처럼 자유도 숨을 권리도 앖이 벽에 붙어 있는 존재ㅠㅠ미미님 리뷰 넘 좋아요. ㅎㅎ저번 제 2의 성에서 언급하신 자매이야기. 저도 읽고 싶어요 ㅎㅎ

미미 2021-11-18 21:05   좋아요 5 | URL
긴 글을 읽어봐주시다니 고맙습니다😍 마담과 딸이 나누는 얘기를 깜빡하고 못담았는데 제가 다 기분이 상하더라고요. 난방도 안되는데 담뇨좀 달라고 해도 무시하고ㅠㅠ 슬펐지만 역사공부도 되고 좋았어요ㅎㅎ😄

공쟝쟝 2021-11-18 21: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리지? 파팽자매를 다루고 있는 영화일까요? 마침 건네주신 영화포스터도 그렇고 시선-권력 이라는 말에 셀린시아마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생각납니다. 사실 그 영화를 보고나서 읽은 김혜리의 평론이 더 마음에 남아요. male gaze의 전복, 착취하지 않는 응시. 읽으면서 시선, 폭력, 여성 등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 연관 검색어처럼 생각나는 댓글을 주섬주섬 적어봅니다. 좋은 밤 되시기를!

미미 2021-11-18 21:57   좋아요 4 | URL
쟝쟝님을 대학때 담당 교수님으로 만났더라면 제 인생은 어땠을까요😎
댓글로도 늘 솔깃한 주제를 던져주시니 또 받아적습니다~♡ 리지는 책읽고 하녀관련한 영화로 찾았는데 파팽과는 관련없지만 역시 실화라고하네요. 쟝쟝님도 굿밤되세요🌹

coolcat329 2021-11-18 22: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리뷰보고도 참 섬뜩하고 놀라웠는데 이렇게 다시 읽으니 좋네요. 글을 잘 쓰셔서 술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리지. 저 영화가 이 작품이었군요.

미미 2021-11-18 22:29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쿨캣님^^♡
이 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인데요. <리지>는 제가 이 책 읽고나서 하녀관련한 다른 작품 찾다가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해서 같이 올림요ㅎㅎ

그레이스 2021-11-18 22: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러미 벤담의 파놉티콘!
무시무시하죠
감시와 처벌에서 권력으로서의 시선!
그것을 푸코가 다시 현대사회의 감시와 통제의 개념으로 사용했죠!^^
눈에 보이는 그런 감옥에 있으면 미쳐버릴것 같은데, 보이지 않는 권력은 잊고 산다는 것이 아이러니한듯요

미미 2021-11-18 23:05   좋아요 5 | URL
역시 그레이스님~^^*♡ 저는 어렴풋이 들어봤다가 이제야 좀 알게됐는데 갈수록 그런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게 참 무섭고 걱정스러워요!
그리고 전 언제 푸코읽고 언제 벤담읽을지도 까마득하고요ㅋㅋㅋ

페넬로페 2021-11-18 23: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떤 사건을 담은 책을 읽고 또다시 이렇게 깊게 재해석 되는군요.
모든 행동은 그 원인이 있고 거기엔 또 인간의 욕망과 탐욕이 있는거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미미 2021-11-18 23:46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페넬로페님~♡ 어떤 책이나 그렇겠지만 읽는 사람마다 느끼는 것도 ,문제의 원인도 다 다를듯한 그런 작품이예요. 해설도 도움이 많이되었어요!😉

책읽는나무 2021-11-19 08: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인데도 확실히 느낌이 다르네요?잠자냥님 서재에서 읽은 것과 또다른 느낌!!!^^
미미님이 지적하신 권력의 시선!!
좋은 지적이에요^^
판옵티콘!! 예전에 판옵티콘의 구조를 들었을 때 좀 섬뜩했었는데 정보기술의 발달로 지금도 우리가 감시받는 환경!! 그러네요~맞네요!!!
또 섬뜩!!!! 그래서 문자나 카톡등 한 번씩 조심스러울 때가 있더라구요^^
리지 영화도 한 번 챙겨봐야 겠네요!!^^
하녀 여자들의 삶이란...살인까지는 공감되진 않지만 그녀들의 힘든 심경은 마음 아픈...ㅜㅜ
잘 읽고 갑니다...이래서 제가 미미님께 늘 배우게 되는 거에요ㅋㅋㅋ
오늘 하루도 굿데이 하시구요^^

미미 2021-11-19 08:55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나무님^^♡
여성들이 집안에 갇혀서 권력의 시선을 욕망하는걸 좀 더 잘 마무리 지었어야하는데 중구난방으로 생각나는 것들을 쭉 적다보니 마무리가 미흡한거같아요. 그래도 여러관점을 나눌수 있다는게 이 공간의 최대행복이고 장점이라 믿기에 부족한대로 뻔뻔하게 막 올리고 있습니다ㅋㅋㅋ리지는 저도 볼건데 재미있을지 모르겠어요. 파팽자매에 대한 일부 관점처럼 리지도 동성애까지 다루고있는 공통점이 있긴합니다 금요일 나무님 응원받아 파워업!!ㅋㅋㅋ나무님도 힘나는, 유쾌한 하루 되세요^^*♡

서곡 2022-12-17 2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리지 넷플에서 전에 본 영화인데요 페이퍼 잘 보았습니다

미미 2022-12-17 21:47   좋아요 1 | URL
서곡님 <리지>보셨군요! 책이랑 연결해서 볼만한 영화들이 많은듯 합니다. 저보다 더 잘 아시겠지만 읽기를 확장해주는 느낌이 좋아요^^*

서곡 2022-12-17 2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더 잘 아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ㅎ 미미님 편안한 토욜밤 되세요!

미미 2022-12-17 23:27   좋아요 1 | URL
네ㅎㅎ 서곡님도요!
 

한편 수녀원은 자매에게 의사가정(Pseudo-Home)이고베로니카 수녀는 자매의 의사어머니(Pseudo-Mother)다.
생모가 그들에게 좋은 가정과 양육을 제공하지 못했던 것처럼 수녀원과 수녀 역시 그들에게 좋은 가정과 양육을 제공해 주지 못했다. 마담 당자르 역시 또 다른 어머니다. 생모,
수녀, 마담은 자매들에게 모두 왜곡된 어머니들이다. 자매하녀들의 반란은 이 수녀원과 부르주아 가정에 대한 반란이며 필시는 이 왜곡된 어머니에 대한 공격일 수 있다.

(해설)
- P124

중산층의 가장 큰 특징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다.
그들의 시선에 포착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마담 당자르도 위에 나열한 그 이웃들이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는지 궁금해한다. 그들은 서로를 모방한다.

(해설) - P125

마담 당자르의 눈은 보이지 않는 곳과 보이지 않는 것을모두 본다. 마담은 하녀를 감시하고, 딸을 감시한다. 마치판옵티콘처럼 그 집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걸 보고 있다. 벽으로 막힌 하녀 방 내부까지 꿰뚫어 본다. 그 방 안에서 자매들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도 본다. 그래서 그날 밤 층계에서 크리스틴과 마주쳤을 때 자매들을 싸잡아 "쓰레기 같은 것들, 쓰레기 자매(Scum, Scum sisters) (15.63)라고 모욕한다.
- P128

여기서 ‘안다(see)‘는 말은 ‘본다(see)‘는 말과 같은 의미다. 밖에는 비가 한 달 이상 내리고 있다. 집 안에 갇힌 네 여자 사이에는 이렇게 무서운 성적 긴장이 고조되어 가고, 이치달은 긴장에 불똥을 떨어트리며 폭발시키는 것이 다미리과열 사건이다.
- P129

크리스틴은 마담의 감시하에 있지만 그녀 역시 모든 걸본다. 마담이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을 다 읽고 원하는 것이무엇인지를 미리 알아, 요리, 청소, 거스름돈 돌려주기 등을깔끔하게 처리한다. 크리스틴은 마담을 감시하고 레아를 감시하고 또 이사벨을 감시한다. 마담과 이사벨의 지배/복종관계는 크리스틴과 레아에게 반복된다.
- P129

반복과 대비는 이 극에서 가장 뛰어난 극 기교다. 8장 모녀의 사진과 9장 자매의 사진이 그렇다. 사진관은 이 극의액션이 마담 당자르의 집 밖으로 이동한 유일한 공간이다.
처음 자매는 전혀 하녀처럼 보이지 않아 여염집 아가씨처럼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남자 사진사는 곧 이들이 마담 당자르 집의 하녀인 걸 알아차린다. 레아에게 예쁘다고 하던 그의 말투는 곧 바뀐다. 그리고 하녀들이 주제넘게 사진을 찍으러 온 것을 비아냥거리며 마담당자르가 임금을 너무) 많이 지불했을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사진값도반만 받겠다고 한다.
- P131

반복과 대비, 그리고 침묵

반복과 대비라는 케슬먼 특유의 극 기법은 4장에서도 드러난다. 공간적으로도 분리된 무대는 모녀의 식당 공간과 자매의 부엌 공간으로,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있고 이 가운데침실로 통하는 계단이 무대 중앙에 압도적으로 놓여 있다.
계급적으로 이분화된 두 공간이 필연적으로 만나는 곳이 바로 이 계단이다. 모녀도 그곳을 통해 침실로 올라가고 자매도 그곳을 지나 하녀 방으로 올라간다. 두 계급은 이곳에서나뉘고 충돌하고 사건은 바로 그 계단 위에서 일어난다. 작가는 집의 중심에 놓여 있는 이 계단을 an intrinsic elementof the structure of the set" (2.3)로 강조한다.
- P133

킹은 퀸을 제압하고 마담에게 승리를 안겨 준다. 이 결말은 단순한 카드 게임을 넘어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힘이 킹임을 강조한다. 킹은 남자다. 킹은 지배자다. 즉 세상은 킹의 편이고 하녀(피지배자, 노동계급, 여자)는 그 원리에 복종할 수 밖에 없다. 법정에서 하녀의 사정은 참작되지 않으며 법은 그들이 공격한 지배계층(중산층)을 위해 움직인다.
법은 남자다. 아무것도 힘주어 말하지 않으나 케슬먼의 페미니즘은 카드놀이에서도 진가가 나타난다.
- P136

복장 착용에는 드레스 코드의 법칙이 있어 신분의 엄중한 구별이 있다. 젠더별로도 여자는 여자 옷을 남자는 남자옷을 입게 되어 있다. 프랑스혁명 이후 신흥 부르주아 계급은 자신들의 계층과 신분적 질서를 표시하기 위해 하녀들에게 유니폼을 입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녀는 주로 검은색상하의에 목과 소매에 하얀 깃을 달고 머리에는 하얀 머리띠나 캡을 썼으며 흰 앞치마를 입었다.
- P137

아마 이 고급스러운 드레스 때문에도 사진사는 이들의신분을 착각한다. 마담 당자르의 말처럼 이들은 하녀로 보이지 않는다. 자매는 옷으로 계급적 경계에 도전하고 이 도전은 분명 계급적 위반이며 드레스 코드 위반이다. 이 위반은 처벌을 피할 수 없다.
레아의 핑크빛 스웨터 역시 위반이고 위법이다. 하녀가작업장에서 하녀복을 입지 않고 사복(私服)을 입는다는 것.
- P138

첫 무대화 작업은 다음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졌다. 많은연극(희곡)이 남자들의 이야기, 부자, 형제, 남자 사이(동료,
적)의 관계를 다루는 데 반해 이 작품은 네 명의 여자를 다루는 희귀한 작품이라는 점, 그러면서 지배 피지배, 억압(성,
젠더, 계급) 등 여자들의 모든 걸 담고 있고, 여자가 여자를공격하는 희소한 범죄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기울였다.  - P142

모녀가 그토록 잔인하게 살해당할 이유가 있었을까? 바로 이 동기 없는 살인"이라는 점이 수많은 지성인들이 이 사건에 매료된 이유이기도 했다. 공연은 원작에 없는 17장을덧붙여 당대 지성인들의 뛰어난 논평들을 극에 끌어들이는시도를 했다. 작가의 보이스 오버 기법을 빌려 프로이트, 라캉, 사르트르, 보부아르의 목소리를 삽입했다. 그 17장에서자매의 우발적 살인 뒤에 숨겨진 진짜 이유와 그 사건의1930년대적 의미를 파헤쳐 보려고 했다. 그리고 더 잔혹한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오늘날 그 사건이 던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이런 "왜?"의 질문을 관객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것이 TNT레퍼토리 극단의 공연 기획 의도였다.
- P143

이 사건을 최초로 젠더 관점에서 주목한 사람들은 여자정신분석학자인 재닛 플래너와 작가 시몬 보부아르다. 재닛플래너는 파팽 사건을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니라 부르주아계층에 대한 "혁명"이라고 불렀다. 보부아르는 사건 30년이지난 후 자서전 《연륜의 힘(La Force de Lage)》(1963)에서 이 사건을 회고하며 이 사건은 마녀재판이었고 파팽 자매는 "가해자인 동시에 희생자, 순교자"라고 평했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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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계속 사들이고 있었지만 몇번 자랑하는걸 생략하고(읽지 않고 사기만 하던 시기의 양심상)
이번에는 공유합니다~♡ 오늘도 한권 읽었기에 뿌듯하여 여유로운 마음으로! 미니님따라 무민 다이어리도 드디어 득템하였습니다.ㅎㅎ 이맘때는 다이어리 꽉꽉 채울 수 있을것만 같아서 당장 쓰고 싶어져요. (하지만 실상은 비닐도 뜯지 않은 아까버모드)


독서력을 떨어뜨리는 설레발

책을 중반까지는 읽어야 이 책이 나랑 맞는지 아닌지 확신이 선다. 그 전에 어떤 느낌이 확 와서 미리 감상을 적어버리면 이후부터 재미없어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처음엔 올마나 당황스럽던지,창피하기도 하고. 몇번 반복되니 자연스레 궁금해지더라.
이 책이 딱 거기까지 재밌는 책인 거였는지 내가 설레발을 쳐서 원래 재밌는데 없어진건지.
사놓기만 하면 무섭게 사라지는 머리삔이나 북마크실종의 미스터리도 내겐 같은 맥락선상에 있다. 이런 성향탓이겠지만 일관성있는 설레발의 증거는 또 있다.

나는 뭘 하겠다고 말하면 꼭 말아먹는다.
그래서 마음으로는 당연히 ‘미리 말 안해야지‘ 마음을 먹곤 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말하고 싶어질때가 꽤 있더란말이지.(못말려!)
아..‘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이말도 그저 나에게는 무색하다. 나의 ‘문제적인 면‘에 있어서는 시간이 흘러도 그닥 내가 변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다이어리가 들어온김에 내년에는 약속 더 자제하고 설레발 조심하자 마음에 또x20년째 새겨본다.(이러니까 20살인것만 같다. 후훗) 내년 이 맘때엔 새 다이어리를 앞에놓고 이런 반복되는 문제에서 조금 더 홀가분해질수 있을까? 무엇을 더 하는것보다는 이제 무엇을 자제하는 것이 내겐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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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8 16: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야 겹치는 책 세권 읽은책 두권이네요~
무민 다이어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자제하더라도 독서와 책구매는 자제 불가입니다~!! 미미님은 자제와 어울리지 않아요 ^^

저는 다이어리 쓰다가 항상 6월이 고비인듯 합니다 😅

미미 2021-11-18 16:06   좋아요 4 | URL
그냥 수용하며 살아야 할까요?ㅋㅋㅋ새파랑님 저를 넘 잘 아심요! 저도 여름쯤이 늘 고비예요😆 남은 페이지아까워서 해마다 이맘때쯤 웁니다ㅋ

scott 2021-11-18 16: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무민 다이어리를 제외하고 책들은 전부 완독! 🖐^^전 월별 달별 해야 할일 등등 체크 목록 있으면 백지로 남겨 놓기 때문에 몰스킨 사용 한지 오래 되었지만 이제는 펜을 쥐고 쓰는 속도 보다 엄지 검지 터치 속도가 더 빨라져서 몰스킨도 거의 새것!

미미 2021-11-18 16:30   좋아요 4 | URL
몰스킨 검색해봤어요ㅎㅎ
스콧님의 독서이력에 다시한번 감탄합니다👍
일 때문에 그러시겠지만 다양한 기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시는것 같아요! 😍

페넬로페 2021-11-18 16: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무슨 책상자가 꼭 예술작품 같아요~~
상자속 책 배열 넘 환상적이예요^^
글구 우리 책쟁이들의 설레발은 너무 당연한것 아닙니까!
막 중간에 백자평이라도 올리고 싶은 욕구를 누구나 가지고 있답니다^^

미미 2021-11-18 16:32   좋아요 5 | URL
표지가 예뻐서 요러케 배치해봤는데 페넬로페님 칭찬에 설렘이 100추가되었습니다ㅎㅎ
아무래도 독서관련 설레발은 유지하는 것으로!흐흐😉

mini74 2021-11-18 16: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저도 그 생각했어요. 미미님 예술감각 있으심 *^^* 사실 저도 사놓은 책 많은데 읽다가 왠지 ㅠㅠ 싶은 책은 더 많아요 미미님. 20살 미미님 파이팅 *^^*

미미 2021-11-18 16:36   좋아요 4 | URL
이렇게 예술가의 꿈을 조금이라도 이룬건가요?!😆
2천권 넘게 읽으신 미니님도 그러시군요. 든든한 위안이 됩니다♡
아직 미숙한 20살 미미 이대로 살기로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1-18 21: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책탑보다 더 멋진 책박스 속 사진이네요?
나도 저렇게 찍어 볼까?생각 드네요~
막 싱싱해 보이고 이뻐요ㅋㅋㅋ
근데 저렇게 책 표지가 예뻐야 되는 거겠죠?^^
설레발!!!! 저도 한 설레발 하는데요ㅋㅋ
못참고 근질근질~~남편도 저더러 못참는다고 한 소리 하긴 하는데 정말 못참아요ㅜㅜ
저 알라딘에서도 얼매나 설레발 쳐댔는지!! 늘 자중해야지!! 하는데도 안되어요.그래서 누가 저보고 모순의 여인이라고ㅋㅋㅋㅋ
그래도 어쩌겠어요~~성격이 이런데요ㅋㅋㅋ
일단 저질러 보고 실천하면 ok!!
실천 못했음 다음엔 꼬옥 약속!🤙🤙
하면 되죠^^

미미 2021-11-18 21:18   좋아요 2 | URL
안그러겠다고 해도 자꾸 예쁜 표지 책들에 끌려요. 후기 읽고 좋다는 리뷰 몇개만 있음 바로 구매ㅠㅠ

설레발도 나무님이랑 또 통한건가요?💕ㅋㅋㅋ이곳에 동지가 많아서 자꾸만 더 정이듭니다^^♡

이제 책장에 자리도 없는데 새파랑님 따라 상자에 두고 꺼내읽어볼까 하는 중이예요ㅎㅎㅎ
 



탐욕은 언제나 과대평가되지만, 공포는 그렇지 않지. p.105


독서 정체기에 빠져있던 나를 가뿐하게 건져 올려준 작품. 배경은 멕시코. 변호사가 사랑에 빠진 여자친구 로라에게 다이아몬드를 선물한다. 그리고 그는 아마도 그로 인해 빈털털이가 되다 시피 했고 그래서 투자자들의 돈으로 사업가 라이너와 마약밀매를 하려한다. 이 투자자들의 정체는 베일에 싸여 있지만 변호사 주변의 사람들은 계속해서 경고한다. 그리고 그는 탐욕으로 인해 그들의 경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다. 그의 연인 로라도 마찬가지로 무지를 택한다. 이 소설에서 핵심적인 인물인 말키나(라이너의 여자친구)가 로라에게 선물 받은 다이아몬드 반지의 가치를 아느냐고 묻자 로라는 알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녀는 연인의 사업에 관여하고 싶어하지않는, 신앙을 가진 '순수'한 이미지로 그려지고 말키나는 상대적으로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알고 있음은 물론이고 자기 연인인 라이너를 도청하여 사업내막까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타락한'이미지로 그려지는 그녀는 로라의 신앙을 조롱하듯 신부를 찾아가 고해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고해실

신부: 어디 출신이시지요?
말키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신부님은요?
신부: 네?
말키나:어디 출신이신가요?
신부:애리조나 주 피닉스입니다.
말키나:피닉스가 어디 있는지 알아요. 여자와 데이트해 본적 있어요?
신부:아뇨. 당연히 없죠.
말키나:남자와는요?
신부:아뇨.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  - P74


하지만 스릴러가 늘 그렇듯 일이 꼬이게 되고 변호사는 난감하고 위험한 상황에 처한다. 그제서야 웨스트레이(브로커)를 통해 좀 더 알게 된 투자자들의 정체는 끔찍한 공포 그 자체다. 결국 사랑과 탐욕에 빠지면서도 그 내막을 알고 싶어 하지 않던 이들은 그 이상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 코맥 매카시는 이러한 무지에 대해 여러차례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날린다. 테르티움 논다투르(라틴어로 '제3의 존재는 없다'라는 의미). 우리는 우리가 소비하는 것들로 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고기를 먹기 위해 직접 도축할 필요가 없고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위해 직접 제작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자본주의는 생산과정에서 멀어지는 소비자를 죄책감으로 부터 자유롭게 만들어 준다. 편리하고 간편한 것. 더 저렴하고 또는 더 고급스러운 것. 더 많은 풍요, 높은 고층건물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가 외면하게 되는 것들은 부족한 매립지와 탄소가스,미세플라스틱, 초미세먼지, 질병으로 되돌아 오고 있다. 


웨스트레이: 스너프 필름 본 적 있나?
변호사: 아뇨. 본 적 있어요?
웨스트레이: 아니, 볼 생각은 있나?
변호사: 전혀요.
웨스트레이: 스너프 필름의 소비자는 그 생산에 필수적 존재인 법이지. 그걸 본다는 건 곧 살인에 연루된다는 뜻이야.  
- P99


마침 최근에 넷***에서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관한 다큐를 봤다. 미국의 거리에서 마약에 취해 쓰러진 사람들, 마약에 손을 댄 뒤 빠져 나올 수 없어 마약 딜러로 근근히 살아가며 스스로 계속 주사를 하는 비쩍마른 사람들. 그리고 멕시코에서 어떤 경로로 마약이 제조되고 유통되는지 업자들의 비공식적인 협조를 얻어 인터뷰가 이어지고 비밀스러운 이동경로를 추적해 보여준다. 수년간 중간책을 맡아 마약을 운반하고 있다는 한 청년은 말한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이 일을 계속 할 거니까. 이용자가 있는 한 이 사업은 망할 리 없으니까. 위험한 만큼 거액을 벌 수 있으니까 ."라고. '카운슬러'에서도 맥시코 이곳저곳을 이동하는 정화조 차량이 계속 등장한다. 그 안에는 결코 분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작품에서 드러난 공포와 위험의 내막에는 이런 마약 카르텔이 있다. 하지만 소설과 영화속에서 조직 말단의 무덤덤한 일처리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대사로 전해지는 핵심인물들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져 공포를 자아낸다. 소설을 읽고 바로 보게 된 영화도 그런 면에서 원작을 잘 살렸다. 모호한 것은 언제든 당사자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듯이. 먹거나 혹은 먹히거나.   


우아하게 사냥감을 잡아먹는 모습은무척이나 감동적이에요. 언제나 그랬죠.
섹시한가요?
물론이죠. 그런 일은 늘 섹시하죠. 하지만 품위와 자유도 느껴져요. 사냥꾼은 다른 곳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죠. 사냥꾼은 무엇이 되었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되지 않았느냐에 의해 더 잘 정의된다고 봐요. 그가 누구인가와 그가 무엇을 하는가 사이에 전혀 차이가 없죠. 사냥꾼이 하는 일은 다른 존재를 죽이는 거예요. 물론 우리는 다른 문제고요. 우리는우리가 선택한 길을 가기에 부적합한 것 같아요.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준비도 제대로 안 되어 있죠. 그 모든 피와 공포를 베일로 덮어 버리고 싶어 하니까. 그래서 우리가 여기까지 오게 된 거예요. 심약한 마음 탓에모든 현실에 눈을 감아 버렸죠. 그리고 그 결과 우리의운명이 정해졌고요. 아마도 당신은 찬성하지 않겠죠. 글쎄요. 하지만 비겁한 인간보다 더 잔인한 것은 없어요. 그리고 다가올 대학살은 우리 상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죠. 이제 그만 뭘 주문할지 정할까요? 배고파 죽을 지경이에요.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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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7 14: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제 코맥 매카시에 빠지셨군요~!! 다이아몬드와 마약과 관련된 스릴러라니 ^^
생산자가 있다는 건 소비자가 있는거라는 말은 맞는거 같아요. 어쩌면 무지와 방관도 죄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미미 2021-11-17 14:34   좋아요 3 | URL
네!ㅋㅋㅋ코맥 매카시는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 개그 코드도 저랑 잘 맞았고 재독하고 싶은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멕시코는 절대 가지말아야지 다짐했어요.😳

다락방 2021-11-17 14: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도 오래 전에 읽어서 내용이 잘 기억나지도 않는데 오늘 미미님 페이퍼 읽으니 이 인용문이 특히 좋네요.

‘스너프 필름의 소비자는 그 생산에 필수적 존재인 법이지. 그걸 본다는 건 곧 살인에 연루된다는 뜻이야.‘

불법촬영물을 찍은 사람, 본 사람, 유포한 사람 모두 범죄자라는 걸 코맥 매카시가 알려주네요. 다른 이유는 없고 다른 책들 읽느라 한동안 코맥 매카시 안읽었는데 제가 진짜 빠져있었거든요. 사람이 잔인한 이야기를 어떻게 이렇게 우아하게 할까, 하고 말이지요. 집에 안읽은 코맥 매카시 뒤져서 뭐라도 읽어봐야 겠어요.

미미 2021-11-17 14:39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 <카운슬러>에 대해 올려주신 글 찾아 읽었어요! 우아하게 살려냈다는데 저도 한표👆 알려주신 덕분에 이 작품 지루할틈없이 읽었고요. 특히 말키나라는 캐릭터가 강렬하게 남았어요. 자동차와의 섹스씬을 영화에서도 살려냈더라고요😳

공쟝쟝 2021-11-18 21:53   좋아요 1 | URL
자동차와의 섹스신이요????? 자동차와????? 네???? 미미님 해명해주세요... 자동차와??????? 상상이 안됩니다!!!!!

미미 2021-11-18 22:0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ㅋㅋㅋ맞고요ㅋ영화에서도 듣던 사람이 당황해요. 다행히?뒷모습으로 표현해서 상상으로 짐작해야하는데 아무튼 차랑 그렇고 그런일 맞습니다. 말키나 정말 치명적인 캐릭터예요😆

페넬로페 2021-11-17 15: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독서 정체기를 벗어나게 해줘서 이 책은 좋은 책임에 틀림없군요.
마약 카르텔과 변호사등등 소재가 재미 있었을 것 같아요. 영화로도 나왔군요.
매력적인 배우 페넬로페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가 나오네요~~
책과 영화 둘 다 찜합니다^^

미미 2021-11-17 15:39   좋아요 4 | URL
물론 책이 더 재밌었어요!ㅋㅋㅋ아무래도 매카시 작품 분위기의 독특함에 내노라하는 배우들이 여럿 참여한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페넬로페님께도 잘 맞았으면 좋겠어요😉

책읽는나무 2021-11-17 16: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 정체기를 빠져 나오게 해준 강렬한 작가였군요?^^
요즘 코맥 메카시...책 종종 보입니다.
집에 있는 유일한 더 로드 부터 읽어 볼까?뭐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탐욕은 언제나 과대평가 되지만 공포는 그렇지 않다는 저 말!! 의미심장 하면서 맞는 말 같아요.
그리고 소비자가 있기에 생산은 멈출 수 없다는 것도 참 아이러니한 세상이구요!!

미미 2021-11-17 17:02   좋아요 4 | URL
네!ㅋㅋ 고마운 책이예요.😆 자꾸 여기나온 대사들을 곱씹어보게 되더라구요. 자꾸만 곱씹게 만드는 대사 너무 좋아요~♡♡ <더로드>랑 <노인을 위한 나라는없다>저도 꼭 읽어보려고요! 콜롬비아나 멕시코는 마약카르텔이 심각한 수준이라던데 암호화 화폐나 텔레그램등의 발달로 국내에서도 더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죠.(무서운마약)쉽게 but 또 쉽지 않은주제를 가지고 현실을 깊이있게 다루는 매카시 갈수록 빠지는 중입니다!ㅋㅋ

mini74 2021-11-17 1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비자가 생산자를 만든다 스너프 필름 마약 자본주의는 생산과정과 재료의 본질을 숨겨 죄책감을 덜어준다 ~ 고개를 끄덕이기 되네요. 자본주의는 필요없는 것들을 필수품으로 만들기도 하는 것 같아요. 미미님을 정체기에서 건져준 책이라니 ~~ 읽고싶어요 *^^*

미미 2021-11-17 19:04   좋아요 1 | URL
넌지시 던지는 돌같은 말들이 저에게 파장으로 들어와서 사회 여러가지 문제들에 적용이 되더라구요! 개그 코드도 맞아야 할것 같은데 미국식 유머랄까요? 첫 발췌문. 신부님이랑 대화 재밌으심
잘 맞으실거예요~♡♡ㅋㅋ😄 👍

scott 2021-11-18 0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크루즈+디아즈 조합은
바닐라 스카이!!
코맥 매카시 번역은 정영목 번역가의 번역이 찰떡 궁합 인뎅 ㅋㅋㅋ ՞•🐽•՞

미미 2021-11-18 09:39   좋아요 2 | URL
바닐라 스카이 봤죠~♡.♡ㅋㅋㅋ 그렇죠!이 책도 번역이 좋았어요 돼지코 너무 귀엽습니다ㅋㅋㅋ🙆‍♀️

coolcat329 2021-11-18 07: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말키나 역을 카메론 디아즈가 한건가요? 신부와의 대화 재밌네요.
인간이 지구에 너무나 엄청난 짓들을 벌여놔서 모두가 범죄자가 됐습니다.ㅠ
돈주고 사서 버리는 플라스틱 비닐 등 수많은 물건들...
동물학대는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그대로 옮겨놓은거 같지만, 당시 사람들이 알고도 모른척 한거처럼 지금 우리도 아무렇지않게 고기 먹죠. ㅠ

코맥 매카시 저도 조만간 읽어봐야겠어요.

미미 2021-11-18 09:43   좋아요 1 | URL
말키나 카메론 디아즈 맞습니다ㅋㅋㅋ도도하고 타락한 이미지로 그렸는데 저는 좋더라고요. 오히려 그녀의 말처럼 우유부단한 경우 여럿에게 피해주겠구나 느낌요. 그런 면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져요. 대화는 단순체인데 심오함이 깔린 작품입니다~♡
쿨캣님은 어떻게 보실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