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공기를 힘차게 들이마시며 감정을 가다듬기 위해 자전거로 주변을 한 바퀴 돌았고, 점심을 잔뜩 먹었으며, 슬퍼하는 몇명의 조문객을 맞았으며, 매일 가는 주식시장에 들렀고, 오페라를 보러 갔고, 저녁 무렵에는 얼마간의 채무를 징수해 이익을 보았고, 극단적인 자신의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집 밖에서 밤을 보냈다.
-레옹 블루아. 불쾌한 이야기
얼마 전 마포구에 위치한 작은 독립서점에 다녀왔다. 『서점극장 라블레』 온라인에서 미리 찾아보며 예상한 것보다 규모가 더 작았다.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 시 낭독회도 하고 연극도 한다니?!!!' 그런데도 서점 안을 거닐며 비치된 세계문학들을 둘러보다가 공간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었다. 문학의 힘이란 이런 것이지. 서점 주인이 자기가 읽고 싶고 좋아하는 책들만 엄선해 모아 놓은 느낌. 알라딘 서재에서도 주목했던 소설들이 여러 권 보여 반가웠다. 한동안 그곳에 눌러 앉고 싶을 만큼. 그렇게 '이를 어쩌나...' 하다가 결국은 두 권을 골라들었고 (구경만 하려고 찾아간 것인데) 그 외에 데려오고 싶은 책들은 따로 찜해두었다.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한 권이 아직까지도 눈에 아른거린다. 돌아오는 길에 검색해 보니 우리동네 도서관에도 없어서 심란했지만... 그렇다고 다시 사러가기도 뭣하고... 지금은 그 책을 잊으려고 노력 중이다. 구매한 책은 원할 경우 이렇게 북 커버를 씌워준다. 그리고 건네받은 편지 같은 저 종이에 몇 초 심쿵 했는데 어떤 소설의 한 부분이 담겨있다. 이것이 감성 마케팅인가 ㅎㅎ
사진을 보면 그럭저럭 널찍해 보이는데 여기 세 사람이 서성이니 좁았다. 그래도 또 가보고 싶은 곳.
내실과 외실로 구분하면 입구가 있는 외실의 모습(이건 퍼 온 사진)
주의: 털릴 각오하고 가야 하는 위험한 독립서점
데려오려다 참았는데 후회한 책은 이거
저는 친구를 갖고 싶습니다.
한 마디로, 저는 살고 싶습니다.
이 글귀 때문에 무슨 사연인지 궁금하다. 이 소설을 읽은 릴케가 보브에게 직접 만나고 싶다고 연락을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