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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사랑
쯔유싱쩌우 지음, 이선영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추운 겨울밤을 녹여줄 로맨스 소설, 제3의 사랑.2015
책은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이다. 그저 닥치는 대로 재미있어 보이면 읽는다.
로맨스 소설은 내게 책 읽는 즐거움 알려준 장르이다.
로맨스 소설은 대게 180 이상의 키에 탄탄한 몸, 그리고 돈 많은 재벌이 남주로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주는 가진 건 없지만 당차며 능동적이다. 남주의 보호본능을 자극할 약간 덜렁대는 성격까지 탑재한다면 완벽하다.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라는 뻔한 내용이지만, 구성도 탄탄하고 재미도 있다. 복잡하거나 머리를 식힐 때 읽으면 좋다. 그래서 지금도 로맨스 소설을 챙겨 읽는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112/pimg_7591791791341283.jpg)
2016년, 내가 읽은 첫 로맨스 소설은 '제3의 사랑'이다.
이야기하기에 앞서 영화 <제3의 사랑>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송승헌과 유역비를 맺어준 영화 <제3의 사랑>의 원작 소설이기 때문이다.
유역비의 매력에 푹 빠져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여주의 심적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한 원작 소설이 영화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영화와 원작 소설이 조금 다르니 두 작품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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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짝사랑하던 추월(추우의 여동생)이 자살을 시도한다.
추우는 동생을 그렇게 만든 남자를 만난다.
남자는 동생이 다니는 회사(치림기업)의 부회장, 임계정.
동생이 일방적으로 임계정을 짝사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추우는 동생의 퇴직을 요청한다.
계정은 계약 내용을 근거로 정중하게 거절한다.
사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예전에 비행기 안에서 혼자 울고 있는 추우에게 티슈를 건넨 남자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임계정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만남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추우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었고, 반복되었다.
추우가 변호사로 있는 법률 사무소가 임계정 회사의 법률고문이 되면서, 두 사람은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대부분의 로맨스 소설이 그러하듯 두 사람의 사랑이 그리 순탄할 리가 없었다.
정략결혼, 배다른 형제의 견제, 아버지의 압박 등등.
무엇보다 동생에 대한 죄책감과 헤어질 것을 염려해야 하는 미래가 추우를 괴롭게 만들었다.
낭만적인 사랑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드라마에나 나오는 꾸며진 사랑, 또 하나는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반적인 사랑.
마지막 하나는 말할 수 없는 비밀스러운 제3의 사랑이다.
책을 덮을 때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많지는 않지만) 사랑과 바라는 사랑이 무얼까 잠시 생각해봤다.
꾸며진 사랑보단 진실한 사랑이 좋고, 추우가 하고 있는 비밀스러운 사랑은… 역시 피하고 싶다.
때론 귀찮고, 때론 따분할지 몰라도, 일반적인 사랑이 가장 좋다.
중국 로맨스 소설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낯설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번역 덕분에 읽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무엇보다 절제된 수위 조절이 좋았다.
몰입도는 물론이고, 속도감도 있다. 추우의 심적 변화를 따라가는 동안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마지막 장이 다가올수록 아쉽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가볍지 않고, 여운이 남는 로맨스 소설을 읽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긴 겨울밤, 로맨스 소설 한 권 읽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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