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폴란드 - 아흔아홉 개 이야기
이경렬 외 지음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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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초판 나왔을 때 읽고 참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에 생각나서 다시 찾아 읽고 검색해보니 판매 지수가 낮다. 의외였다. 좀 가벼워 보이는 제목이나 유머러스한  목차 때문일까? 전문서적보다 여행정보서적보다 훨씬 방대하고 다양한 내용을 샅샅이 담고 있는 책인데, 아쉽다.

 

이 책은 기본적인 폴란드 역사부터 문화, 설화, 위인, 전통, 음식, 여가 생활, 이름 등등 폴란드에 대한 다방면의 정보를 담고 있다. 정말 알차다. 짧긴 하지만 수박 겉핥기 식으로 원고 편 수 채우려고 억지로 쓴 내용 없는 글이나 흥미 위주의 편협한 시선은 없다. 이 점은, 이 책 읽은 지 4년이나 되어 다른 방면으로 약간 독서 이력을 쌓은 후에 다시 리뷰 남기는 지금의 내 입장에서 하는 말이니, 믿어도 된다. 단, 자신이 궁금했던 분야에 이런 이런 내용이 크게 있구나, 하는 정도를 안 후에 전문적인 깊은 내용은 다른 책을 더 찾아봐야 한다. 하지만 넓은 범위를 얕게 다루면서 이정도 수준으로 소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나폴레옹과 마리아 발레프스카 부분에서도 대략적 사실만 소개하고 함부로 논평하지 않은 점도 맘에 든다. (영웅호색 운운하거나 성적 에피소드를 이상하게 서술하는 일부 저자들의 시각이 없다. )

 

내 경우에는  영화를 볼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랜 토리노>의 코발스키 이름과 폴란드 이민 노동자 관련해서, <투스카나의 태양>에서 집 짓는 부분의 폴란드 노동자 관련해서, 최근 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관련해서,,,, 등등.

 

폴란드 대중들이 가장 즐기는 보드카는 주브루브카와 비보로바다. 앞의 것은 16세기 때부터 위의 것은 19세기 초반부터 마셔온 보드카다. 둘 다 순 귀리로 만든다. 싸고 전통이 있는 술이다. 주브루브카는 병 속에 '들소 풀'을 넣어 독특한 향기가 난다. '들소 풀'은 주브르(Zubr)라는 폴란드 들소가 주로 먹는 풀이다.

- 본문 326쪽 '보드카는 폴란드가 원조?' 편에서 인용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국가 '주브루브카'는 폴란드의 전통있는 보드카 이름이었다. 이 짧은 분량의 꼭지에서 전통있는 보드카 브랜드 역사까지 설명해주는 것은 이 책을 쓴 저자분의 능력이고, 그저 마구 읽어서 뇌 속에 쟁여두면 필요할 때 필요한 책의 필요한 페이지에서 마구 팝업! 하는 것은 이 책을 알차게 읽은 독자인 나의 능력이다. 자, 당신도 읽고, 팝업!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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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2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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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에 대해 알고 싶어져서 아래의 책 5권을 연달아 읽었다. 한 권만 읽고는 그 책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것 같아서 다 읽은 후 비교하며 한꺼번에 간단히 리뷰 남긴다.

 

십자군 전쟁 : 그것은 신의 뜻이었다!              / W. B. 바틀릿 지음   / 한길 히스토리아

십자군 : 기사와 영웅들의 장대한 로망스        / 토마스 F. 매든 지음 / 루비박스

십자군 이야기 2                              / 시오노 나나미 지음 / 문학동네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 아민 말루프 지음     / 아침이슬

살라딘 : 십자군에 맞선 이슬람의 위대한 술탄 / 스탠리 레인 폴 지음 / 갈라파고스

 

이 중, <십자군 이야기 2>는 가장 편파적 시각으로 서술된 책이다. 1편을 읽다가 지나친 영웅 사관이 못마땅해서 도중에 덮어 버렸다. 계속 사 읽을 생각이 없었는데 발리앙 이블린을 가장 많이 묘사한 책이 이 책이어서 할 수 없이 주문해 읽었다. 역시나, 이번 책에서도 서술의 단점들이 우수수 보인다.

 

2편은 1차 십자군의 성공에 따른 예루살렘 왕국과 주변 십자군 국가들의 성립과 수호, 에데사 함락으로 촉발된 서구의 2차 십자군, 살라딘의 등장과 하틴전투, 원래대로 예루살렘이 이슬람에 속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진다. 1차 십자군 성공 후 그 지역에 정착한 자들이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노력, 그를 이해 못하고 종교적 타락으로 생각하는 신출내기 십자군 유입자들과 정착자들 사이의 갈등, 경제적 이권을 둘러싼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의 현실, 각 종교 기사단에 대한 해설이 자세한 장점이 있다.

 

생생한 인물 묘사로는 위의 5권 중 최고이다. 문제는 그 묘사 과정에서 일차 사료를 편파적으로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저자의 특성인 '힘있고 재능있는 남성에게 반한 상태'에서의 예찬식 서술이다. 예를 들어 보자. 258쪽, 문둥이 왕 보두앵 4세의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서술한 장면에서 보면, 대비인 아녜스의 국정 개입을 막고자, 즉위후 왕이 친어머니인 그녀를 왕궁에서 추방했다는 일화가 나온다. 하지만 다른 사료에는 왕이 모후 추방 후,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소년다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곧 그녀를 다시 불러 들였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시오노는 추방 부분만 언급하며 보두앵 4새의 능력을 예찬한다. 또 313쪽, 하틴 전투에서 포로로 잡힌 샤티용을 살라딘이 처단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기가 막힌다. 이 부분은 좀 길게 인용하겠다.

 

    하틴 전투는 이미 7월 4일 오후에 끝났다. 그런데도 살라딘의 천막 앞으로 끌려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갈증을 호소하듯 입으로 크게 숨을 쉬고 있었다.

    그것을 본 살라딘은 찬물을 가져 오게 해 먼저 왕인 뤼지냥에게 권했다. 그러나 뤼지냥은 마시지 않고 옆에 서 있던 샤티용에게 잔을 건넸다.

    이를 본 살라딘은 버럭 화를 냈다. 너 같은 놈한테 줄 물은 없다고 외치며, 살라딘은 샤티용을 포로 대열에서 쓸어내 칼로 베어버렸다. 곧바로 달려온 술탄의 근위병이 샤티용의 머리를 잘랐다.

- 본문 313쪽에서 인용

 

이 대목을 보면, 아무리 곧 처형할 적장이라도 물 한 모금의 관용을 베풀지 않고 버럭 화를 내며 베어버린 살라딘이 잔인하고 비인간적으로 느껴진다. 그까짓 물 한 모금? 그런데 당시 이슬람 관습에서는, 포로에게 먹을 것이나 마실 것을 제공하는 것은 그를 살려준다는 무언의 약속이었다. 살라딘은 뤼지냥은 살려줄 생각이었지만 여러 차례 무장하지도 않은 순례단을 공격하던 샤티용까지는 살려줄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다. 그런데 뤼지냥이 살라딘이 내려 준 잔을 무심코 샤티용에게 돌리자, 살라딘은 자신이 샤티용까지 살려줄 의도라고 주위에서 오해할까봐 격한 액션을 취한 것이다. 결코, 이 부분의 격렬함은 살라딘의 인성과 상관없다. 이 사건을 다룬 다른 책의 저자들은 이 이슬람 관습이 다 설명한다. 시오노의 이 책에만 이 설명이 빠졌다. 저자는 왜 그랬을까? 이 정도는 일반 독자들이 다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해서였을까? 이 사료는 접하지 못한 것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이 책 224쪽부터 12쪽에 걸쳐 아랍 측 원사료도 길게 인용한 것으로 보아, 저자가 이 사실을 안 접했을 리가 없다. 나는 십자군 측 유럽 측에 호의적으로 서술하는 저자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신의 의도에 맞춰 그 부분 설명은 생략하고 서술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시오노 저자의 이런 면을 경계한다. 자신의 의도와 시각에 맞게 그 사료만 인용하고 그 사실만 설명하는 점.

 

대중역사서를 읽으면서 주의할 점이 바로 이 점이다. 역사서에 있는 내용이 다 사실이고 옳은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저자의 의미 부여가 다 정당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비전문가 취미 독서가인 우리는 각 사건의 세세한 내용을 모르니 그것을 어떻게 파악하냐고? 오, 노노! 그건 인용 사료에 대한 전문성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책 전체를 다 읽고 난 후, 일관되게 느껴지는 저자의 '포즈'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여튼, 로마인 이야기이건 십자군 이야기이건, '이야기'에 해당하는 일본어는 '物語 : 모노가타리'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소설 장르이다. 즉, 개연성 있는 뻥이다. 시오노 나나미를 읽을 때에 이 단어의 의미를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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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 기사와 영웅들의 장대한 로망스
토머스 F. 매든 지음, 권영주 옮김 / 루비박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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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십자군에 대해 알고 싶어져서 아래의 책 5권을 연달아 읽었다. 한 권만 읽고는 그 책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것 같아서 다 읽은 후 한꺼번에 간단히 리뷰 남긴다.

 

십자군 전쟁 : 그것은 신의 뜻이었다!              / W. B. 바틀릿 지음   / 한길 히스토리아

십자군 : 기사와 영웅들의 장대한 로망스        / 토마스 F. 매든 지음 / 루비박스

십자군 이야기 2                                         / 시오노 나나미 지음 / 문학동네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 아민 말루프 지음     / 아침이슬

살라딘 : 십자군에 맞선 이슬람의 위대한 술탄 / 스탠리 레인 폴 지음 / 갈라파고스

 

이 중, <십자군 : 기사와 영웅들의 장대한 로망스>는 가장 흥미롭게 술술 읽힌다. 일단 책이 1차, 2차, 3차, 4차,,,, 하는 식으로 세계사 교과서에서 암기한, 우리에게 익숙한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에피소드 소개, 각 사건이 전후 관계에서 갖는 의미 등을 적절히 저자가 해석해 주는 점도 쉽게 읽히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인 십자군사가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진 일 위주로 진행되는 반면, 이 책은 알비 십자군, 발트 십자군 등 유럽 각국 자국내의 십자군도 많은 분량을 들여 서술한다. 특히 십자군 국가의 붕괴 이후 후기 십자군 역사를 서술하는 부분은 이 책의 장점이다. 침략사는, 침략한 주체가 그 역사가 끝났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침략사가 끝났는지 지속되는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침략당한 지역의 사람들이 결정할 문제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김태권의 만화처럼 비판 위주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당시 중세 유럽인들이 품었던 신앙심 부분은 정확히 인정한다. 중세를 부정하여 자신들의 우월함을 과시하려는 근대 유럽인들의 희화화된 중세관이 보이지 않아 좋다.

 

특히 마지막 장인 10장에서 십자군이 남긴 유산을 서유럽과 중동으로 각각 나누어 보는 시각이 좋다. 중세 이후 잊혀졌던 십자군 역사가 다시 재조명 되는 이유, 쿠르트 족 출신이기에 당시 이슬람쪽에서도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던 살라딘이 최근에 이슬람권에서 영웅으로 재발굴되는 이유 등을 알 수 있다.

 

표지 디자인이 좀 싸 보이지만 괜찮은 책이다. 루비박스 출판사는 실용서나 소설도 많이 내지만, 유럽사 중세사 문화사 오컬트 관련해서 좋은 책도 많이 내어 관심 갖고 보고 있는데, 표지에는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 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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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전쟁 그것은 신의 뜻이었다! 한길 히스토리아 1
W. B. 바틀릿 지음, 서미석 옮김 / 한길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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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십자군에 대해 알고 싶어져서 아래의 책 5권을 연달아 읽었다. 한 권만 읽고는 그 책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것 같아서 다 읽은 후 한꺼번에 간단히 리뷰 남긴다.

 

십자군 전쟁 : 그것은 신의 뜻이었다!       / W. B. 바틀릿 지음   / 한길 히스토리아

십자군 : 기사와 영웅들의 장대한 로망스        / 토마스 F. 매든 지음 / 루비박스

십자군 이야기 2                                         / 시오노 나나미 지음 / 문학동네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 아민 말루프 지음     / 아침이슬

살라딘 : 십자군에 맞선 이슬람의 위대한 술탄 / 스탠리 레인 폴 지음 / 갈라파고스

 

이 중, <십자군 전쟁 : 그것은 신의 뜻이었다! >는 가장 기본적이고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편이다. 읽기는 좀 따분하나,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2>를 읽은 후 비교해보면 이 책의 이런 점이 장점임을 알 수 있다. 저자의 주관적인 논평이 위에 열거한 책들 중 가장 없는 편이다. 그런데 너무 담백하게 서술하고 지나치기에 오히려 그 사건이 후의 역사와 관련해 갖는 의미라든가, 숨은 뉘앙스를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솔직히, 이 책은 초쇄 나온 2004년에 구입했으나 관심있는 부분만 발췌독하고 완독은 못했다. 지루해서. 이제야 좀 지식이 생겨서 완독했다.)

 

책은 1차 십자군 시작 이후 아크레 함락까지 정확히 195년만을 서술한다. 후기 십자군이나 십자군 역사가 현대에 갖는 의미 등에서도 말을 아낀다. 전 유럽적, 기독교 세계의 역사로서의 십자군사라기 보다는 프랑스 위주 우트르메르(Outremer, Outre-mer '해외의', '바다 건너의'라는 의미의 프랑스어로서 십자군전쟁으로 얻은 프랑크인들의 영토를 가리키는 말) 역사를 서술한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책이 호들갑스럽지 않아서, 십자군사에 관심있다면 가장 기본적으로 볼 만한 책이다. 이슬람쪽에 편파적 서술도 없고, 지나친 서구 미화도 없다. 단, 비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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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몰락한 왕의 역사 - 동물 위계로 본 서양 문화사
미셸 파스투로 지음, 주나미 옮김 / 오롯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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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유명한 중세유럽사학자인 저자의 아주 매력적인 역사책이다. 곰의 역사를 통해 서유럽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지적인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아주 재미있어서 읽는 내내 저절로 신음 소리를 흘렸다. 책 오른쪽 면의 남은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이 괴로웠고, 이런 멋진 책을 쓰는 저자에게 질투가 일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언제 이런 경지에 올라 보나! 너무 심술이 나서 읽은지 오래 되었지만 리뷰도 안 쓰다가 이제야 쓴다.

 

책의 구성은 제1부는 '숭배 받는 곰 - 구석기시대에서 봉건시대까지'이고, 제2부는 '싸우는 곰 - 카롤루스대제에서 루이 성왕까지', 제3부는 폐위당한 곰 - 중세 말에서 현재까지'이다. 통사식 구성이다. 1부에서는 구석기 시대부터 유럽 각지에서 보이는 동굴 속 곰 숭배 흔적에 대한 여러 견해를 소개한다. 곰과 관련한 신화를 통해 켈트족과 게르만족들 사이에 곰 숭배가 널리 퍼져 있음을 설명한다. 곰은 곧 신이자 왕이었던 것이다. 각 왕가나 민족 시조 신화에도 곰은 조상으로 등장한다. 2부에서는 기독교 포교 과정을 통해 그리스도의 경쟁자인 곰을 왕좌에서 끌어내리는 과정을 추적한다. 기독교로 개종이후 유럽 군주들은 곰 사냥에 나선다. 곰과 관련한 축제는 기독교 성인의 축제로 대체하며 곰에 악마의 이미지를 덧씌운다. 그리고 사자를 동물의 왕으로,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존재로 밀어준다. 이는 실제 숲에서 볼 수 있어 그 위력을 숭상할 수 있는 곰보다 상상만으로 그려지는 사자를 왕좌에 앉히는 것이 대중들의 정신세계를 콘트롤하는 것이 더 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구약 성경이나 실제 사자가 사는 북아프리카 소아시아 등지에서 이미 넘어온 사자의 부정적 이미지였다. 이 부분은 '레오파르두스'라는 다른 사자 종을 만들어 떠 넘긴다. 3차 십자군에 참전한 '사자심왕 리처드'의 예에서 볼 수 있듯, 이제 사자는 기독교 군주의 상징이 되었다. 13세기가 되면 곰은 확실히 사자에게 졌다.

 

이렇게 이 책은 유럽 중세사에서의 곰에 대한 기독교의 승리 과정을 보여준다. 정말이지 내가 그동안 읽은 중세 유럽사와 문화사 쪽 빈틈을 속속 채워주는 책이었다. 좀 비싼 편이기는 하지만 이런 역사책은 대개 초판이후 절판이다. 소장 가치가 있다. 책 앞 부분의 컬러 도판과 뒤의 참고 문헌도 잘 실려 있다. 1부 구석기 시대의 곰 관련해서 나카자와 신이치의<곰에서 왕으로 : 국가, 그리고 야만의 탄생>을 같이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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