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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 기사와 영웅들의 장대한 로망스
토머스 F. 매든 지음, 권영주 옮김 / 루비박스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십자군에 대해 알고 싶어져서 아래의 책 5권을 연달아 읽었다. 한 권만 읽고는 그 책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것 같아서 다 읽은
후 한꺼번에 간단히 리뷰 남긴다.
십자군 전쟁 : 그것은 신의 뜻이었다! / W. B. 바틀릿 지음 / 한길 히스토리아
십자군 : 기사와 영웅들의 장대한 로망스 / 토마스 F. 매든 지음 / 루비박스
십자군 이야기 2 / 시오노 나나미 지음 / 문학동네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 아민 말루프 지음 / 아침이슬
살라딘 : 십자군에 맞선 이슬람의 위대한 술탄 / 스탠리 레인 폴 지음 / 갈라파고스
이 중, <십자군 : 기사와 영웅들의 장대한 로망스>는 가장 흥미롭게 술술 읽힌다. 일단 책이
1차, 2차, 3차, 4차,,,, 하는 식으로 세계사 교과서에서 암기한, 우리에게 익숙한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에피소드 소개, 각
사건이 전후 관계에서 갖는 의미 등을 적절히 저자가 해석해 주는 점도 쉽게 읽히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인 십자군사가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진 일 위주로 진행되는 반면, 이 책은 알비 십자군, 발트 십자군 등 유럽 각국 자국내의 십자군도
많은 분량을 들여 서술한다. 특히 십자군 국가의 붕괴 이후 후기 십자군 역사를 서술하는 부분은 이 책의 장점이다. 침략사는, 침략한 주체가 그
역사가 끝났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침략사가 끝났는지 지속되는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침략당한 지역의 사람들이 결정할 문제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김태권의 만화처럼 비판 위주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당시 중세 유럽인들이 품었던 신앙심 부분은 정확히 인정한다. 중세를
부정하여 자신들의 우월함을 과시하려는 근대 유럽인들의 희화화된 중세관이 보이지 않아 좋다.
특히 마지막 장인 10장에서 십자군이 남긴 유산을 서유럽과 중동으로 각각 나누어 보는 시각이 좋다. 중세 이후 잊혀졌던 십자군 역사가 다시
재조명 되는 이유, 쿠르트 족 출신이기에 당시 이슬람쪽에서도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던 살라딘이 최근에 이슬람권에서 영웅으로 재발굴되는 이유
등을 알 수 있다.
표지 디자인이 좀 싸 보이지만 괜찮은 책이다. 루비박스 출판사는 실용서나 소설도 많이 내지만, 유럽사 중세사 문화사 오컬트 관련해서 좋은
책도 많이 내어 관심 갖고 보고 있는데, 표지에는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 늘 아쉽다.